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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외환보유고 통화구성으로 바라본 외화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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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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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고 통화구성 다각화돼
통화구성에 급격한 변화 불러온 전쟁
미국 달러 의존도 낮아진 건 맞지만, 달러 패권 붕괴는 아직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의 통화구성을 공개하는 추세다. 외환보유고는 미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등 다양한 외화로 구성돼 있는데, 그 비율을 공개한 것이다. 연구진은 최근에 공개된 외환보유고 통화구성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 달러가 여전히 국제 주요 통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의존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 달러 패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수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CEPR

투명성 강조의 일환 '외환보유고 통화구성 공개'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의 통화구성을 공개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통화구성이 공개되면 환투기 세력이 들어올 것을 우려해,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 꺼렸다. 그러나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책임감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변했고, 중앙은행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외환보유고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외환보유고 통화구성 데이터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다. 포크 레이저(Falk Laser) 실증 경제학자를 비롯한 2명의 연구진은 최근에 발표된 외환보유고 통화구성을 활용해 전 세계 외화 흐름을 파악했다. 데이터는 1996년부터 2023년까지 총 64개국의 자료로, △미국 달러(USD) △유로(EUR) △일본 엔(JPY) △영국 파운드(GBP) △캐나다 달러(CAD) △호주 달러(AUD) △중국 위안화(CNY) 등 7가지 주요 국제 통화에 기타 통화를 포함해 8가지 통화의 국가별 외환보유고 통화구성 정보가 담겨 있었다.

첫 번째 인사이트: 통화구성 다각화

연구진은 데이터에서 두 가지 인사이트를 뽑아냈다. 첫 번째 인사이트는 세계적으로 통화구성이 다각화됐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시각화를 통해 전 세계 통화구성의 변화를 알기 쉽게 표현했다. 그림 1은 지역별로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미국 달러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남미와 유로 지역이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 달러 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은 호주와 오세아니아였다.

그림 1. 지역별 외환보유고의 미국 달러 비중 변화/출처=CEPR
주: 지역은 대상 통화(여기서는 미국)가 되는 나라는 제외했으며, 달러 비중은 나라별 가중치 없이 평균 낸 값이다. 따라서 북미는 캐나다만 포함돼 대표성을 띠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림 2는 외환보유고에서 유로 점유율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평균적으로 유로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북미와 비유로(유럽 대륙에 속하지만,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 지역이었으며, 그다음으로 호주와 오세아니아가 유로화 비중이 높았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은 중위권으로 유로화 비중이 비슷했으며, 남미 지역이 유로화 비중이 가장 낮았다.

그림 2. 지역별 외환보유고의 유로 비중 변화/출처=CEPR
주: 그림 1과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됐으며, 이제 북미는 미국과 캐나다가 포함돼 있다.

그림 3은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 비중의 변화를 보여준다. 위안화 비중은 호주와 오세아니아, 아시아를 비롯해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 이는 많은 국가가 중국의 입지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 3. 지역별 외환보유고의 위안화 비중 변화/출처=CEPR
주: 그림 1과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됐으며, 이제 북미는 미국과 캐나다가 포함돼 있다.

연구진이 시각화한 그래프들은 지역별 외환보유고의 통화구성이 이질적으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는 외환보유고의 미국 달러 비중을 가장 높은 반면, 비유로 지역은 유로가 외환보유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지역마다 이질적으로 통화를 구성한 것은 나라마다 가진 고유한 역사와 지리적 위치에 의한 결과로 추측된다.

두 번째 인사이트: 전쟁에 따른 외환보유고 통화구성의 급격한 변화

두 번째 인사이트는 전쟁이 일어날 시 외환보유고의 통화구성이 급격히 변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통화구성을 완전히 재편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림 4, 5의 왼쪽 그림은 외환보유고의 달러와 유로 비중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상반된 행동을 보여준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달러 비중을 약 60%에서 2023년에는 80% 이상으로 늘렸다. 이와 대조적으로 러시아는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달러 비중을 2014년 약 40%에서 2021년에는 15% 이하로 크게 줄였다.

또한 눈여겨볼 만한 점은 러시아는 같은 기간 동안 위안화 비중을 크게 늘렸다는 점이다. 2014년 0%에서 2022년에는 약 25%까지 비중을 늘렸다. 이러한 변화는 전쟁이 일어나면서 생긴 경제 및 무역 제재, 지리적 분열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그림 4.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고 통화구성 변화/출처=CEPR
그림 5.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통화구성 변화/출처=CEPR

미국 달러 패권, 아직까지는 건재해

두 가지 인사이트를 종합해 연구진은 미국 달러 의존도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미국 달러는 국제 주요 통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환리스크를 줄이고자 외환보유고를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등 과거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던 통화를 외환보유고에 담기 시작했으며, 자연스레 미국 달러 의존도는 낮아졌다.

그럼에도 미국 달러의 위상은 향후 수년 동안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와 위안화라는 두 가지 경쟁 통화가 있지만, 두 통화가 넘어야 할 벽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중국을 필요로 하는 나라가 많아지면서, 위안화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위안화가 미국 달러와 비교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는 데에는 중국의 '낙후된 자본 시장'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자본 시장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선뜻 위안화를 보유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유로화는 EU 국가들의 경제력과 민주주의, 자유 시장, 개방 경제를 내세워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최근에 들어서는 과한 규제로 기술력이 미국에 밀리고 있다. 연구진은 중국과 유럽이 가진 문제점을 극복한다면, 충분히 미국 달러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문의 저자는 포크 레이저(Falk Laser) 실증 경제학자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Currency denomination of foreign exchange reserves: From taboo in the past towards disclosure and exciting research nowaday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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