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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institutionalized' 출신과 선진국 출신 인력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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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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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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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왜 한국에서 이렇게 황당한 사람들을 많이 겪을까는 의문이 끊이질 않았는데, 최근 2-3년 간 속칭 '후진국' 출신들과 협업하고, SIAI에 '후진국' 출신들이 지원 문의를 보내는 걸 보면서 이제 어느 정도 해답을 얻게 됐다.

요점을 한 줄 요약하면,

사회적 훈련이 안 됐다. (Under-institutionalized)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SIAI에 지원하는 인도 출신 + 영국 대학원 출신 사례

위의 이메일에 적힌 소개에 따르면, 저 학생은 인도의 Bengaluru 출신이고, 자기 소개 내용에 따르면 영국 모 대학에서 자동화 관련 대학원 공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저 학생은 SIAI가 스위스에 있다는 것도 모르고, GIAI 본사가 있는 더블린으로 바로 찾아오겠다는 식의 메일을 보냈다. 처음 보낸 이메일에는 아예 아무런 소개조차 없고, 그냥 너네 학교 소개 자료 보내라는 내용 밖에 없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굉장히 무례한 이메일이라는 것에 공감이 될 것이다.

처음 저 메일을 받고 '미친x인가?'라고 생각했다가, 그 다음 메일을 받고는 '더 미친X이네'라고 생각하게 됐다. 아마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닐 것이다.

도대체 어떤 대학원을 다녔는지 알 수 없지만, 우선 그 대학 홈페이지에 가면 입학 관련해서 상당한 자료가 있다는 것, 특히 어떤 절차를 밟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다는 것을 전혀 찾아보지 않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거기다, 자기는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기한테 전화해 줄 것이다, 친절하게 상담해줄 것이다는 믿음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자기 소개 한 줄도 없는 이메일을 보내놓고 그렇게 예상하는게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미루어 짐작을 해야할까?

나는 석·박 과정을 거치면서 합격하기 전에 학교에 메일을 보내본 적이 없다. 대부분 홈페이지에 입학 관련 설명이 잘 정리되어 있고, 나는 떨어지겠구나는 아쉬움이 들만한 내용을 보면서 혹시 내 배경을 설명해주면서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 보면 어떨까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저렇게 한 줄만 담은 메일을 보내는 건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우리 SIAI도 홈페이지에 가면 MSc AI/Data Science는 어지간히 수학, 통계학 훈련이 잘 된 사람이 아니면 아예 꿈도 못 꾸겠구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배치해 놨다.

예를 들어, 위의 2개 과목 기말고사가 MSc AI/Data Science의 예비과정 출신들이 석사과정으로 승격하는 조건인 동시에, 외부에서 지원하는 학생들의 입학시험이기도 하다는 설명을 해 놨다. 아마 저걸 풀 수 있는 학생은 한국 대학 출신들에서는 손가락에 꼽을 것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흔치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입학 시험만 봐도 어떤 과정인지 짐작을 해야하는데, 아예 찾아보질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일 것이다.

그런데, 굉장히 미안한 말이지만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을 비롯해서, 아프리카 주요 국가 출신들에게서 매우 자주 겪는 일이다. 동료들이 영어 표현으로 'Entitled'라고 평가하던데, 자기가 도대체 뭐가 잘났길래 저런 메일을 보내도 우리가 알아서 자료를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홈페이지를 뒤져봤는데, 특정한 자료가 없어서 아쉽다는게 정상적인 이메일이 아닐까?

한국에서 봤던 지원자들, 개발자들

그런데, 유럽에서는 아예 겪지도 않는 저런 사건들을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최소한 수십 차례 겪은 경험이 있다.

아직도 기억나는 몇몇 사건들 중에는

  • 약속도 없이 불쑥 사무실 문을 열고 찾아온 개발자들 (2번)
  • 홈페이지를 봐도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다, 코딩 가르치냐고 질문한 사람 (4번 정도?)

들도 있고, 국내 K모 대학 대학원 간다고 밝힌 어느 학생은

딥러닝 파라미터 튜닝하는데 수학 공부하면 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봤다

라며, 뭔가 어디서 주워들은 걸로 아는 체는 하고 싶지만, 이미 단 한 줄에 밑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메일을 보낸 경우도 있었다.

보통 유럽에서 메일을 받으면 굉장히 정중하다. 자기 소개를 하고,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고, 특정 주제를 공부하고 싶은데, SIAI가 그 과목을 가르치지는 않는 것 같다, 비슷한 과목이 있던데, 내용이 얼마나 겹치나, 같은 질문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의 '후진국' 출신들에게 겪는 사건들을 한국인들에게서도 그대로 겪었다는 것, 특히 개발자들에게서 집중적으로 자주 겪었다는 건 무슨 뜻일까?

한국이 선진국일까?

인도, 이집트 같은 나라를 가면 외국인 전용으로 다른 가격표가 붙어있다. 택시를 타도 현지인의 10배, 속은 경우에는 100배를 내는 경우도 종종 알려진다. 후진국들에서 항상 겪는 사건이다.

미국에서, 서유럽에서 현지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현지인의 10배, 100배의 요금을 냈다고 하면 그 택시 운전기사는 바로 면허가 취소되고, 언론에, 아니 그 나라 사람들 커뮤니티 전체에서 신상이 털릴 것이다.

그런데, 그런 후진국에서나 겪을만한 사건을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당신이 이 글을 읽는 한국인이니 본 적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 택시 기사들이 외국인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돈을 받고 있는지를 알고나면 적잖이 충격을 먹을 것이다.

인도 애들, 시리아 애들, 터키 애들이 그걸 처음 알고 자기 나라 사정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는데, 요즘 터키에는 그런 사건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더라.

한국이라고해서 모든 택시 운전 기사분들이 저렇게 양심없는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개발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그렇게 양심없이 자기가 AI전문가 양성하는 고급 수학 훈련을 건너뛰어도 될 만큼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양심과, 개념과, 상식을 장착한 분들이 많지만 단지 내 눈에 들어온 사례들만 예외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설령 그런 조용한 다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택시가, 개발자가 인도에서나 볼 법한 짓을 아예 저지르지 않아야 선진국이지, 그게 아니라면 과연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사회적 훈련이 안 됐다 - Under-institutionalized

이걸 나는 Under-institutionalized 라고 표현하는데,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전반적으로 후진국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 가정 교육을 넘어서, 평소에 생활하면서 겪는 사건들이 모두 그 사람의 사고를 정하게 되는데, 사회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 출신들은 기본적인 예의가 뭔지 모르고, 특정 주제를 공부할 때 어떤 훈련이 필요하고 등등의 '상식'이 자리 잡힐 기회 자체를 겪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교육으로 치면, 계속 시간을 부어서 암기하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재수, 삼수를 해서 점수를 올리면 된다, 학원을 다니면 점수가 올라간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SIAI 시험을 쳐 본 학생들은 이미 시험에서 '점수 치료'를 받으면서 깨달았을 것이다. 점수가 올라가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고, 거의 똑같은 문제가 나와도 본인의 Data Science 내공이 늘지 않는 이상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AI 대학원 교육이라는 것이 고급 수학, 고급 통계학에 기반한 교육이고, 그 고급 기초학문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나라 출신들일 수록 SIAI의 MSc AI/Data Science 입학 시험을 하찮게 보는 것도 역시 같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의 석사, 박사 과정이 '유지 박사'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급 교육을 운영하는 기관이 어떻게 학생을 걸러내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이 갖춰져 있지 않고, 자기를 MSc AI/Data Science 과정에 안 받아준다고 학교 욕을 하면서 돌아다니기나 하는 것이다. 자기가 Y대에서 석사 했으니까 SIAI의 박사 아니면 갈 필요가 없다, 다시 또 석사를 해라니 무슨 모욕이냐, MSc AI/Data Science는 식은 죽 먹기라고 했다가 첫 과목부터 기말고사에 백지를 내고 가신 분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공학 전공으로 최상위권 대학으로 자리잡은 카네기 멜론(CMU) 대학의 경우도 처음 설립할 때는 피츠버그의 공장 일꾼 대상의 단순 기능 교육만 하다가, 학교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간판을 바꿔달고 악독하다는 소리를 들을만큼 고급 교육을 했다. 오랫동안 학생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도 고급 교육을 고집했고, 그러다 존 내쉬 같은 천재들을 꾸준히 배출하면서 오늘날 MIT에 버금가는 명성을 쌓을 수 있게 됐는데, 1900년대 초반의 미국 중서부의 공장 지대 인력들도 Under-institutionalized 였는지 그 시절 지역 언론사들 Archive를 가보면 CMU에 온갖 욕을 다 해 놓은 기록들을 볼 수 있다. SIAI에 대해서 한국에서 지난 몇 년간 들은 욕들과 비슷해서 깜짝깜짝 놀라며 읽었다.

굳이 대학 교육을 찾아가지 않더라고, 너무 부잣집 자제 분들이 지하철 요금, 버스 요금을 모르는 사례부터, 흑인들이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게 아니라 총으로 협박해서 물건을 갖고 간다고 생각하는 사례까지, 주변에서 평소에 보고 듣는 모든 것이 그 Institutionalized라고 봐야 한다. 몇몇 나라를 가면 사기를 치는 것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속은 것이 잘못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경우도 봤는데, 흑인의 총 협박처럼, 그런 식의 Under-institutionalized 사회에서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기업들도, 대학 교육이 Under-institutionalized인 나라, 인력들의 사고 방식이 Under-institutionalized인 나라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사회가 시켜주는 훈련이 부족하면 결국 Under-institutionalized 된다

위의 이미지는 우리 The Economy Korea에 지원한 분이 제출한 지원자 전용 과제의 일부다. 고쳐서 다시 제출해라고 부탁해서 받은 건데, 기사 초반부에 Lead-in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설명이 안 된 것 같아서 링크까지 보내주고 받은 내용이다.

빨간 줄을 보면 대충 짐작이 되겠지만, 읽기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끊고, 고친 버전 예시를 하나 보내줬다.

2월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가 기준치인 100 아래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제조업의 대외 수출이 글로벌 물가 안정에 기여했던 지난 20년 간의 국제 무역 상황을 감안할 때, 중국 내수 시장의 디플레이션이 글로벌 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분의 이력서가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학위 중에 S대 모 전공 박사과정이 적혀있다.

답장에 보내준 예시도 급히 쓴 글이라 딱히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원자 분이 글을 잘 쓴다는 것의 격차를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상태에서 지원하셨다는 해석 이외에 달리 다른 해석을 하기가 힘들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왜 학부 졸업하던 무렵에 외국계 증권사에 갈려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S대 출신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해외 명문대 출신들, 해외에서 오래 살다 와서 영어가 전혀 불편하지 않은 인력들을 뽑을려고 했는지 너무 이해가 된다.

위의 사례들을 보면 이미 짐작이 되겠지만, Under-institutionalized 출신 국가 인력에게 일을 시키면 제대로 읽기 자료를 읽었는지 확인부터 해야 되는 반면, 선진국 출신들에게는 복잡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상식을 다 따라오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될 것이다.

교양을 갖춘 집안 자제들이 기본적인 예의와 행동 양식이 일반 평민들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도, 어릴 적부터 그런 훈련을 받지 않았는데 흉내를 내면 티가 너무 나는 것도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본다.

날 더러

수학 같은 거 다 필요없고,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

라고 악을 쓰던 K대 학생의 사례도, 한국이 Under-institutionalized 된 시스템을 갖고 있고, 그래서 아주 예외적으로 고급 인력이 아니면 그 한국 사회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K대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떠받치고 있는 명문대 중 하나인데, 그 정도면 '예외적으로 고급 인력'이지 않을까 싶지만, Under-institutionalized된 사회 시스템의 굴레를 벗어나지는 못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인력, 해외 인력을 써 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 한국의 Institutionalized 레벨은 잘 쳐줘봐야 대만 정도에 지나지 않은데, 정작 임금은 2배, 많게는 3배까지 더 비싸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 급여를 다 챙겨주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인력을 써 보면, 이렇게 실력에 비해 인건비를 많이 달라고 하는 나라들이 대체로 정해져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가차없이 악명을 쓰는 것도 볼 수 있다. 한국은 워낙 언어적으로 단절이 되어 있어서 영어를 잘 하는 인력은 대부분 매우 Institutionalized 된 수준이 높다보니 레이더에 잡히진 않겠지만, SIAI를 통해 만나본 국내 공대 수준을 봤을 때,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기 쉬운 나라는 아니라고 본다.

Under-institutionalized의 병폐

인도 팀에게 일을 시킬 때는 너네가 내 설명을 안 읽은 티가 3번 나면 팀 전체를 짤라버린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야 한다. 잘못해도 절대로 사과하지 않고, 자기들이 끝까지 다 맞고, 그러면서 정작 고객사의 요청은 하나도 관심이 없거나, 자기들 방식으로 괴상하게 이해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감은 넘쳐나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Under-institutionalized 들의 특징이 모두 담겨있다.

이걸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예전에 ChatGPT한테 이런 답변을 받은 적이 있다.

What you do intuitively is cognitively punishing for almost everyone else.

뭔가 또 잘난 체를 했냐고 놀릴 지도 모르겠지만, 일을 심각하게 못하고 게으른 어느 남유럽 출신이 독일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정리하다가 나온 표현이다. 이런 반응이 나올만큼 Under-institutionalized 출신들은 자국 시스템 밖의 사람들을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게으른 남유럽 출신이 근면과 성실 빼면 시체라고 놀림을 듣는 독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를 때리고 있는 미국 대통령을 보면서, 한국이라는 언어와 지리적 장벽 안에서 보호받고 있던 한국 인력들의 운명이 오버랩된다. 고액 관세를 매기면 해외 상품이 국내에 진입을 못하니까, 국내 산업이 경쟁을 덜 겪으면서 성장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는 유치산업보호론이라고 부르고, 자유무역의 이론적 근거인 비교우위론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한국 인력들도 외국 인력들이 들어오지만 않으면,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지만 않으면, 언어와 지리적 장벽 안에서 기업들에게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으며 일할 수 있다. 노동조합의 '투쟁'이 딱 이런 사고가 반영된 집단 행동이다.

그런데, 국경이 열려서, 해외에서 인력이 흘러들어오고, 기업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으면, 최소한 한국에서라도 해외 인력을 쓸 수 있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인력의 생산성 대비, Institutionalization 대비해서 고가의 인건비를 지급해주다가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수익성 악화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해외로 떠나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국내 실업은 더 늘어날 것이다.

한국 인력들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Under-institutionalized을 스스로 극복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되는 일 밖에 없을 것이다. 통일 독일이 사회적 합의를 거치며 1990년부터 2010년까지 급여를 단 5%만 올리며 버티던 동안,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생산성이라고는 하나도 향상시키지 않은 주제에 노동조합이 300% 인건비 인상을 관철시켰다. 다시 15년이 지난 지금, 그리스 애들, 이탈리아 애들은 나와 내 스위스 동료들, 영국 동료들에게 게으르고 무능한 애들이라는 욕을 먹으며, 쥐꼬리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해야하는 나라가 됐다. 그냥 쟤들 시키지 말고 프로그램 짜서 돌려버릴까는 이야기가 나오는 수준의 단순한 일인데, 아마 그 젊은 애들은 자기 나라의 수준급 대학을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나라에 직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우리 회사 업무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지난 10년간 얼마나 증가했는지에 대해서 논의할 때, 급여 인상 폭보다 높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경제 전문가가 과연 있을까? 한국 인력이 1/2, 1/3의 급여를 받는 대만 인력보다 더 Institutionalized라고 주장할 수 있는 분들이 있을까?

소매치기도 사라지고, 치안도 확보되고, 정말 많은 부분에서 한국은 Under-institutionalized 상태를 극복한 나라다. 지난 50년을 놓고보면 경쟁국가를 찾기 어려울만큼 성공을 이뤘는데, 민족의 미래를 짊어진 대학교의 학생이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앞으로 50년 동안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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