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중소벤처기업부·VC 협회, 'VFS' 고도화해 투명한 정보 공개한다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 IPO 시장 위축되며 VC 투자금 회수 난항 표준화된 정보 공개 소식에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 기대 실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 협회)가 '벤처투자펀드 운용정보시스템(VFS)'을 고도화한다. 벤처투자 업계 구성원에게 보다 투명하고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IPO(기업공개) 등 투자 자금 회수 기회가 급감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명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또 다른 자금 회수처인 '세컨더리 펀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실린다.
VFS 활성화로 정확한 벤처투자 정보 제공
VFS는 펀드 운용사가 출자자에게 펀드 운용실적, 자금 집행 현황 정보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다수의 운용사와 출자자를 위한 국내 벤처투자 플랫폼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중기부와 VC 협회는 이번 개편을 통해 △사용자 보고서 △펀드 벤치마크 비교 △가치평가 분석 △포트폴리오 성공 사례 △주요 지표 조기 경보 등 27개 신규 기능을 추가했다. 업종·업력·규모별 맞춤형 투자 실적 분석 등 6개 기존 기능은 성능이 한층 고도화됐다.
△사용자 맞춤형 정보 체계 제공 △출자 업무, 전자서류 관련 사용자 맞춤형 기능 제공 등 개인화 기능에도 힘을 실었다. 이용자는 운용사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직접 연계한 운용사 및 펀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통계, 시각화, 벤치마크 분석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출자자는 △운용사·펀드 보고서 △현장 실사 △핵심 인력 포트폴리오 확인 기능 등을 통해 투자 시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운용사는 다양한 출자자의 사업 공고를 확인할 수 있으며, 서식 자동 생성 기능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윤건수 VC 협회 회장은 "벤처투자의 표준화, 다국어 기능 등 지속적인 VSF 고도화는 해외 모험 자본 투자 유치와 국내 VC의 글로벌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시스템 기능 개선 등을 통해 업계 구성원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 '정보'로 바뀔까
업계에서는 이번 VFS 고도화가 벤처투자 시장의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VC 협회가 최근 발표한 ‘벤처캐피털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기부 소관 벤처투자조합 투자 규모는 5조 3,977억원(약 40억3,717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6조7,640억원) 대비 20.2% 급감한 수준이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투자 자금 회수 난도가 높아지며 신규 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VC 측은 펀드 만기 시점이 도래하기 이전 투자 기업 상장을 통해 투자 자금을 회수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어진 고금리 기조, 파두 '뻥튀기 상장' 사태 등으로 인해 IPO 시장 전반이 냉각됐고, 투자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는 VC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모험을 감수하고 신규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이 지나치게 컸다는 의미다. 이처럼 VC의 주요 자금 회수 통로가 막힐 경우, 세컨더리 펀드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세컨더리 펀드는 VC, 액셀러레이터, 엔젤투자자 등이 보유한 벤처 주식을 매입하는 펀드를 뜻한다. 유동성이 필요한 기존 투자자는 세컨더리 펀드에 지분을 판매해서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세컨더리 펀드는 한 차례 검증된 기업의 지분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 이번 VFS 고도화를 통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을 보다 명확히 식별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정보에 대한 '신뢰'를 발판 삼아 세컨더리 시장 전반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