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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AI 노동비용 충격, 성장 기회와 격차 위험 함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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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3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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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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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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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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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노동비용 급격한 하락, 지식 노동 비용 구조 변화
반복 업무 자동화 확산, 인간 판단 영역은 유지
절감된 비용 활용 방향, 서비스 품질과 접근성 향상 관건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I 노동비용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2024년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텍스트 업무 자동화를 위해 100만 토큰당 약 10달러(약 1만3,500원)를 지불했다. 그러나 2025년 3월에는 2.50달러(약 3,400원)로 1년 만에 75% 하락했다. 일부 플랫폼은 입력 토큰 100만 개당 0.10달러(약 135원), 출력 토큰당 0.40달러(약 540원)까지 낮췄다. 토큰은 인공지능이 텍스트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최소 단위로, 영어 단어 한 개나 한글 몇 글자에 해당한다.

이 같은 변화로 문서 요약, 보고서 작성, 기초 코딩 같은 반복 업무는 건당 수십 원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지식 노동의 비용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비용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연구개발, 행정, IT, 교육 등 지식 노동 중심 조직들은 업무 방식이 바뀌기도 전에 예산과 비용 구조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사진=ChatGPT

생산성 충격의 본질

거시 경제학자들은 AI 혁신이 생산량을 확대하고 서비스 단가를 낮추며, 장기적으로 전체 경제의 생산성을 끌어올린다고 본다. 중요한 점은 단순한 도구의 도입이 아니라, 업무 단가 자체가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AI 노동비용 경로(AI labor cost channel)’로 불리며, 정책 문서 작성, 민원 응대, 데이터 정리, 채용 공고, 기초 코드 작성 등 반복적 과업에서 AI가 비용을 절감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실증 연구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고객지원 부문에서는 생성형 AI 도입 후 시간당 처리 건수가 평균 15% 늘었고, 경험이 부족한 직원의 성과는 30% 이상 개선됐다. 글쓰기 실험에서는 작업 시간이 40% 단축되고 품질은 개선됐다. 이는 개별 사례가 아니라 특정 업무의 비용이 임금 수준과 맞먹을 만큼 빠르게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기술혁신이 거시경제 지표에 미치는 효과: 산업 생산(그래프 A),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그래프 B), 총요소생산성(그래프 C) (단위: %)
주: 기간(X축), 항목- 산업 생산 증감률, 물가변동률, 생산성 변화(각 그래프 Y축)

비용과 형평성의 과제

지식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투입은 노동이다. 연구개발 중심 산업에서는 전체 비용의 3분의 2 이상이 인건비에 쓰인다. 미국 경제 전반에서도 농업을 제외한 산업에서 노동소득 비중은 오랜 기간 평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AI 노동비용 단가가 빠르게 낮아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먼저 도입한 기업은 비용 절감 효과로 수익성을 높이고, 경쟁이 확산되면 기업의 산출물 판매 단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압력이 발생한다.

기업은 단순히 외부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일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문서 작성·평가·지원 체계를 직접 생산하는 생산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절감된 비용을 어디에 투입할지가 관건이다. 품질 개선과 접근성 확대에 활용될 수도 있고, 반대로 낮아진 판매 단가 경쟁 속에 흡수돼 사라질 수도 있다.

조직 운영과 예산 관리

AI 활용의 효과는 형식이 정해지고 검증 가능한 업무에서 가장 뚜렷하다. 상담 응대, 행정 문서 초안, 데이터 처리 코드 작성 같은 반복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런 과업은 토큰 단가에 따라 비용을 계산하고, 사용량을 추적하며, 최종 채택된 결과물 기준으로 단가를 산출하면 된다. 관리 지표는 명확하다. 결과물당 투입된 토큰 양, 검토 후 채택 비율, 절감된 인력 시간이다. 정책은 ‘투입 시간’이 아니라 ‘산출물 단가’를 기준으로 전환돼야 하며, 인력은 반복 작업 대신 판단이 필요한 과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업무가 AI로 대체되지는 않는다. 2025년 카네기멜론대 연구에 따르면 심층 조사에 사람 대신 AI 모델을 투입했을 때 맥락은 누락됐고, 참여 동의 같은 윤리적 요건도 지켜지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일부 코드 리뷰는 가능했지만, 일반적인 업무로 확대하기는 어려웠다. 반복 작업은 AI가 효율적이지만, 사람의 경험과 판단이 필요한 영역은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조달과 계약 과정에서는 인간 판단이 필수적인 과업을 반드시 구분해 보호해야 한다.

시장 경쟁과 단가 변동

2025년 들어 주요 업체가 비혼잡 시간대 API 요금을 최대 75% 인하하며 저가형 모델을 출시하고, 입력 처리 범위도 넓어졌다. 그러나 AI 사용 단가가 항상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 정액제를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사용자는 계정 단위로 사용 한도를 설정하고, 초과 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AI 노동비용은 수요와 기능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시장 단가로 관리해야 한다.

AI 도입으로 기업이나 기관의 수익성이 커지더라도, 절감 효과가 실제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는 시장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번역, 전사, 문서 처리처럼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가격이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독점성이 강한 시장에서는 절감된 비용이 가격 인하보다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확장에 먼저 쓰일 수 있다. 특히 공공 부문은 계약 단계에서 AI 노동비용 지표를 반영해야 한다. 검증된 산출물 단가, 허용 모델 유형, 캐시 활용률, 토큰 단가 인하 반영 조항 등을 포함하면 기술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을 관리 가능한 변수로 전환할 수 있다.

인력과 형평성

AI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 효과는 주로 경력이 짧은 근로자에게 크게 나타났다. 신입과 초년차 직원이 업무 효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교육 전략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입사 초기 2년 동안 프롬프트 작성, 검토 절차, 판단 기준 등을 체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일자리 대체 위험은 직종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노동기구(ILO)의 분석에 따르면 행정직과 저숙련 직종, 특히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은 분야가 자동화에 더 취약하다. 따라서 책임 있는 도입은 인력 감축이 아니라 재배치로 이어져야 한다. 공감과 재량, 맥락적 이해가 필요한 업무를 유지하고, 반복 작업에서 절약된 비용을 이 영역에 투입해야 한다.

AI 활용 확대가 자산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상위 10%의 자산 비중(그래프 A), 하위 50%의 자산 비중(그래프 B)(단위: %)
주: 기간(X축), 자산 비중(Y축)

예산과 우선순위

텍스트 기반 업무의 처리 비용은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낮아졌다. 교정, 요약, 초안 작성 같은 사무직 과업이 이제는 매우 낮은 비용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AI 혁신은 생산성을 높여 전체 비용 구조를 낮추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문서 작성이나 지원 업무에서 이미 시간 절약과 품질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목소리와 참여 동의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대체할 수 없는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정책 방향은 분명하다. AI를 측정 가능한 노동 투입으로 관리하고, 검증된 산출물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AI 사용 단가가 낮아지면 계약 조건에 반드시 반영해야 하며,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 절약된 자원은 교육·복지·현장 지원 등 사람에게 직접 돌아가는 서비스에 투입돼야 한다. 그렇게 할 때 AI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접근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Labor Cost Is the New Productivity Shock in Education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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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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