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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매출 올려도 적자" 대규모 영업손실 기록한 오픈AI, AI 거품론 현실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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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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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매출 급성장에도 영업손실 78억 달러 달해
"사실상 수익 내는 AI 기업은 엔비디아뿐" AI 버블 우려 확산
위기 속 등장한 오픈AI 신규 서비스 '소라2', 평가 극명히 엇갈려

오픈AI가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연구개발(R&D) 및 서버 운영 비용, 인건비 등 지출 부담이 가중되며 손실이 좀처럼 메꿔지지 않는 양상이다. 오픈AI 외에도 대다수 AI 기업이 이 같은 고비용 성장 문제에 맞닥뜨린 가운데, 증권가 등에서는 조만간 'AI 버블'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적자의 늪' 빠진 오픈AI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오픈AI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3억 달러(약 6조원)로 2024년 연간 매출(약 37억 달러)을 16%가량 웃돌았다. 유료 구독 모델, API, 기업 솔루션 부문 매출 등이 빠르게 증가하며 외형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하지만 매출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비용이 불어나며 영업손실은 78억 달러(약 10조9,000억원)에 육박했다.

적자의 주된 원인은 R&D 비용이었다. 오픈AI는 차세대 AI 모델 개발과 기존 챗GPT 운영 고도화를 위해 상반기에만 67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투입했다. 판매·마케팅 비용 역시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로 2024년 한 해 동안 쓴 비용의 두 배를 웃돌았다. AI 업계 특유의 치열한 '인재 전쟁'에도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쓰였다. 오픈AI는 핵심 인력 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상반기 약 25억 달러(약 3조5,000억원)를 직원 주식 기반 보상으로 지급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막대한 지출은 현금 유출로 이어졌다. 오픈AI의 상반기 순 현금 유출액은 25억 달러에 달했다. 다만 오픈AI는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약 175억 달러(약 24조5,000억원)의 현금과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운영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회사는 2025년 연간 매출 목표를 130억 달러(약 18조2,000억원)로 설정하는 한편, 연간 현금 소진 규모는 85억 달러(약 11조9,000억원) 선에서 억제할 계획이다.

AI 버블론 고개 들었다

이처럼 수익이 투입 비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고비용 성장'은 비단 오픈AI를 넘어 글로벌 AI 업계 자체의 문제로 꼽힌다. 시장 곳곳에서 막대한 규모의 AI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 이렇다 할 성과를 내는 기업을 찾아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은 2024~2025년 AI 데이터센터에 총 7,500억 달러(약 1,041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2029년까지 전세계에서 이뤄질 AI 투자는 3조 달러(약 4,164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시점 눈에 띄게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 있는 AI 기업은 사실상 대량의 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판매하는 엔비디아뿐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조만간 'AI 버블'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흘러나온다. 최근 도이치뱅크는 AI 투자 증가세가 무한정 이어질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AI 열풍이 미국 경제의 경기 침체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투자 지출이 계속 증가하지 않는다면 지속될 수 없는 성장 구조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거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AI 관련 투자가 급격히 감소해 2022년 수준으로 회귀할 경우, S&P500 기업의 내년 매출 성장 전망치가 30%가량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더해 기업 간 순환 투자도 문제로 지목된다. 주요 AI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거래를 주고 받으면서 주가를 부양하는 자본 순환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최근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000억 달러(약 140조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이는 오픈AI가 오라클과 3,000억 달러(약 420조5,400억원)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등장한 것이다. 오라클은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매하는 핵심 고객으로, 수백억 달러를 엔비디아 칩 구매에 활용하고 있다. 오라클이 엔비디아에 지불한 칩 구매 비용이 오픈AI로 흘러 들어가고, 이 자금이 다시 클라우드 계약을 통해 오라클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처럼 고객이 투자사가 되고, 투자사가 고객이 되는 구조는 과거 닷컴 버블 시기 엄청난 혼란을 몰고 온 바 있다. 당시 시스코, 노텔, 루슨트 등 통신장비 기업들은 고객사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면서 공격적으로 장비 구매를 유도했다. 이는 버블의 확산 및 붕괴가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았고, 시장은 과잉 공급 및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으로 인해 막대한 충격을 받았다. 

오픈AI의 AI 소셜앱 '소라2' 홍보 동영상 중 일부분/사진=오픈AI

'소라2' 출시, 전환점 될 수 있나

오픈AI는 위태로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속속 출시, 추가적인 매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동명의 AI 영상 제작 앱을 기반으로 한 AI 소셜앱 소라2를 출시하기도 했다. 사용자들은 자신을 촬영해서 AI 영상을 만드는 기능에 환호했다. 소라2가 인기를 끌며 비공개 초청 코드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약 11~45달러(약 1만5,400~6만3,1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메타의 바이브(AI 영상 생성)가 지루한 AI 찌꺼기라면 자신을 주제로 한 소라2는 놀랍도록 재밌다"라고 호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딥페이크와 저작권 침해 등 윤리적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소라2에는 정치인·연예인 등을 활용한 딥페이크 영상이나 유명 IP를 무단 활용한 영상들이 무분별하게 게재되는 중이다. 오픈AI는 유명인 묘사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비유명인의 딥페이크 영상에 대한 검열 장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논란은 오픈AI가 'AI로 인류를 발전시킨다'는 사명(使命)을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소라2의 출시 다음날인 2일 테크 리뷰어 런너 투샤르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3일 '우리는 (AI로) 암을 치료하기 위해 "7조 달러(약 1경원)와 10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을 거론하며 "이제는 개인 맞춤형 광고로 판매되는 AI 찌꺼기 영상을 출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올트먼 CEO는 직접 답글로 "과학을 할 수 있는 AI를 만들고 연구 성과를 AGI에 집중하려면 그만한 자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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