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지분 경쟁 불붙은 고려아연, 주가 200만원 도달

지분 경쟁 불붙은 고려아연, 주가 200만원 도달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고려아연 주가 200만원까지 껑충
임시 주총 앞두고 장내 매집 가열
이달 19일 권리락 우려, 투자 유의

고려아연 주가가 200만원을 찍었다. 2017년 3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전 200만원을 돌파한 후 7년 9개월 만에 주가 200만원을 기록한 종목이 나온 것이다.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장내 지분 매수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풀이된다. 다만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가지려면 이달 18일까지 주식을 보유해야 해 ‘권리락’ 우려도 한층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거래일 연속 상승, 시총 6위까지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일 고려아연 주식은 코스피시장에서 2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19.60%(32만9,000원) 뛴 것으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달 25일만 해도 고려아연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20위였다. 하지만 8거래일 연속 주가가 뛰면서 메리츠금융지주, LG화학, 삼성물산, POSCO홀딩스등을 차례로 제쳤다. 고려아연은 이날도 시가총액 순위 10위로 출발, KB금융, 기아, 삼성전자우,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5위인 현대차와의 격차도 1조4,200억원까지 좁혀졌다.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한 것은 MBK·영풍 연합과 최 회장의 지분 매입 경쟁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MBK·영풍 연합과 최 회장 측 모두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기타법인이 220억원, 기타금융이 780억원 순매수했다. 베인캐피털, 유미개발, 영풍정밀 등 최 회장의 특별관계자들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0.32% 지분을 장내 매입해 17.50%로 지분율을 높였다.

최 회장 백기사 베인캐피털, 165만원에 매입

특히 최 회장의 백기사 베인캐피털은 165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취득할 정도로 지분 확보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베인캐피털은 이달 3일 평균 151만5,505원에 5,184주를, 4일에는 165만4,713원에 5,875주를 매입했다. 각각 78억원, 97억원 규모다. 가장 낮은 매입 단가가 지난달 25일의 91만467원으로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89만원) 보다 높다. 베인캐피털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매수 자금으로 썼으며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1.41%에서 1.56%로 증가했다.

이 외에 유미개발 1만7,665주(0.09%), 영풍정밀 7,670주(0.04%), 최정운 전 서울대 교수(150주) 등이 장내 매입에 동참해 베인캐피털을 포함하면 총 6만6,623주(0.32%) 지분을 샀다. 이로써 최 회장과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17.50%로 0.32%포인트 늘어났다. 다만 MBK·영풍 연합의 지분율(39.83%)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최 회장의 우호군을 모두 더해도 약 5% 안팎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이 공개매수에 이어 장내 매수까지 나서면서 고려아연은 유통주식 수가 적은 ‘품절주’에 가까워졌다. 그만큼 주가 상승 폭도 가파를 수밖에 없다. 고려아연 하루 평균 거래량은 지난 10월 평균 32만5,000주였으나, 이달 들어서는 10만 주 수준으로 불어났다.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 종료 후 주가 21% 뚝

주가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고려아연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그런 만큼 권리락 시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고려아연은 내년 1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해당 주총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은 오는 20일로, 결제까지 2거래일 시차를 고려할 때 오는 18일까지 확보한 주식만 주주총회에서 표가 된다. 오는 19일부터 권리락일에 들어가면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미사이언스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이후 주가가 폭락했다. 경영권 분쟁을 호재로 인식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분쟁 종료 이후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3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초부터 3개월간 이어지던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 임종운·종윤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 5인이 주주들의 과반 득표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주총이 열린 당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4만4,350원이었지만, 이튿날 주가는 3만8,300원으로 하루 만에 13.64% 급락했다. 이후로도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져 10거래일 새 3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 통합 결정을 발표한 1월 12일 종가(3만8,400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며 주가가 최고로 치솟았던 1월 16일 종가 5만6,200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37.72%나 고꾸라진 것이다. 시가총액 역시 1월 16일 3조9,314억원까지 치솟았으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3월 28일엔 3조1,026억원으로 감소했고, 이어 10거래일 만에 6,500억원 이상 증발하며 2조4,520억원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코스피 부진은 착시" 국내 증시 상황, 삼성전자 빼면 양호하다?

"코스피 부진은 착시" 국내 증시 상황, 삼성전자 빼면 양호하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외국인, 물량 쏟아낸 줄 알았는데" 삼전 빼면 오히려 순매수
트럼프 당선으로 반도체 시장 변수 속출, 시장 우려 확산
부진한 HBM 경쟁력, 中 'D램 저가 공세' 등도 악재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압박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의 평가와 달리 한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크게 부진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제외한다면?

25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8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17조7,000억원을 매도했으나,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면 오히려 4,500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달 5일 미국 대선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는 2조2,000억원어치 주식을 매도했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5,300억원 순매수였다.

주가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삼성전자 하락분을 빼고 보면,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2.2%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대만, 중국 본토, 일본, 대만 증시에 비해서는 부진하나 프랑스, 브라질, 멕시코보다는 양호하다”고 짚었다. 이어 “외국인 투자가들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제외하면 반도체, 자동차, 화학, 건설, 미디어 섹터에 대해서는 매도 우위이나 기계, 조선, 통신, 유틸리티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뒤흔든 '트럼프 리스크'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유독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국의 반도체 관세 도입 우려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전부터 반도체지원법(Chips Act)으로 인해 보조금이 부자 기업에 돌아가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을 비판해 왔다. 트럼프 2기 정권이 들어서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 중인 반도체지원법이 수정·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지원법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 법안의 수정 가능성이 제기돼 국내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 제재가 강화되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수출 부문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반도체 지원법을 통한 보조금 지원 규모 축소와 대중 수출 통제 동참 요구 증가로 대중 수출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D램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 등 추가적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HBM·D램 나란히 부진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내 경쟁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시점 가장 큰 악재로 지목되는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의 부진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례적으로 HBM3E 8단 제품의 주요 고객사 공급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지만, 12단 제품과 HBM4 등 차세대 제품에서 경쟁사와의 시장 진입 시점에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며 "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단기간 내 추세 상승 논리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로부터 HBM을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차후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황 CEO는 지난 23일 홍콩 과학기술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납품 승인을 위해 작업 중이며,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모두 공급받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주력 제품인 D램 시장 상황 역시 좋지 못하다. 삼성전자의 시장 입지가 중국 기업들의 물량 공세에 밀려 점차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D램 시장 1위 업체인 CXMT의 생산 능력(웨이퍼 기준)은 2년 전 월 7만 장에서 올해 말 20만 장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베이징과 허페이에서 확장 중인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은 월 30만 장까지 상승하게 된다.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중국 D램 업체 푸젠진화도 구형 D램 제품 DDR4를 주력으로 양산하며 생산 능력을 월 10만 장 이상까지 늘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의 D램 판매가가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점이다.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소비자용 DDR(더블데이터레이트)4 가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D램 업체 제품의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저가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전반적인 시장 가격은 하락하게 되고, 삼성전자 역시 실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구형) 제품 공급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는 별도 설명 자료를 내기도 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코스피 PBR, 올해 들어 최저치 경신하며 '밸류다운'

코스피 PBR, 올해 들어 최저치 경신하며 '밸류다운'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수정

코스피 PBR 0.85로 1년 만에 최저
나홀로 1배 미달·변동 폭도 역주행
트럼프 당선 등 '미래 악재' 선반영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거 금융위기 수준인 0.85배까지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기술력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통상 마찰 리스크, 중국발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올해 들어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앞세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주력했지만,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저평가 현상이 연초보다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PBR, 블랙먼데이 이후 내림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PBR은 지난 13일 연중 최저치인 0.85배를 기록한 이후 15일까지 3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1일 0.84배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국내 상장기업의 가치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초 코스피지수 PBR은 0.9대 후반에서 출발해 우상향 곡선을 그려 왔다. 지난 3월 21일에는 1배를 넘어섰고 7월 9~16일에는 1.03배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8월 5일 블랙먼데이(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를 계기로 주가 급락장을 거치면서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추세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8월 1일 이후 1배를 밑돌며 소수점대로 내려선 코스피지수 PBR은 아덜 11일에는 0.89배까지 내려가 현재까지 0.9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2월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상장사 2,601곳 중 72.0%인 1,873곳의 PBR이 감소했다.

美 PBR 5배 수준, 日·英도 1배 넘어서

문제는 이 같은 저평가 현상이 유독 한국 증시에서만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PBR이 0.85배에 그쳤던 15일,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PBR은 5.15배에 달했다. 선진시장(DM)으로 분류되는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와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도 각각 1.65배, 1.43배 수준이었다. 한국과 함께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되는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니프티(Nifty)50 지수(3.74배), 대만 자취안(加權) 지수(2.53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1.12배) 모두 1배 수준을 넘어섰다.

코스피의 나 홀로 부진 속에 주요국 PBR이 역주행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코스피지수 PBR은 올해 초 0.97배에서 현재 0.85배로 0.1배 넘게 감소했다. 반면 미국 S&P500(4.29→5.15배), 일본 닛케이225(1.31→1.43배), 대만 자취안(2.12→2.53배) 등 주요국 증시는 올해 들어 랠리를 이어가며 PBR 역시 증가했다. 영국 FTSE 100 지수(1.6→1.5배), 인도 니프티50 지수(3.2→3.0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1.2→1.0배)는 소폭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와 달리 모두 1배 수준을 상회했다.

증권가는 주요국 간의 통상 마찰,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의 여파로 지수가 조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이 미래의 악재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코스피 수준이 역대급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길 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우려가 최대가 되는 시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이 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현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반응이 과도한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나쇼크·팬데믹 등 위기마다 '과매도'

과거에도 코스피 가격이 언더슈팅(과도하락) 구간에 진입한 사례가 있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을 제외하고 코스피지수가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이다. 2007년 10월 2,065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시작으로 기업들이 줄도산하자 이듬해 10월 938까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가 반토막(-54.5%)이 난 것이다. 앞서 외환위기 때는 72.5%, 2002년 닷컴 버블 때는 55%가량 폭락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차이나쇼크로 인한 애플의 실적 부진으로 코스피지수 PBR이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0.85배로 하락했다. 당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내수 부진까지 더해져 중국의 성장률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부진 우려에 PER은 9.36배로 9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급락하며 각각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PBR이 0.77배까지 하락했다. 이 시기는 팬데믹으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이탈이 발생한 시점으로 2020년 1월 2,277이었던 코스피가 두 달 만에 1,457까지 급락했다. S&P의 부정적인 전망도 불안감을 키웠다. 당시 S&P는 "한국 기업은 교역 의존도가 높아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취약하다"며 "밸류체인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가 급감하면 기업의 신용등급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실제 당시 주가 급락하면서 전체 시가총액이 1,500조원에서 1,200조원대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10兆 투입, 반등 계기될까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10兆 투입, 반등 계기될까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하반기 들어 외국인 5조원 던지며 급락세
10조원 매입 후 3조는 소각, 7조는 활용 방안 논의
시총 3%에 달하는 규모, 단기적 투심 회복 기대 확대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함께 뒤따른다.

'4만전자' 다음날 '10조 자사주 매입' 발표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우선 3개월간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장내 매수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단기 반등 포인트가 될 것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닷새 연속 밑돈 뒤 단행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결정은 2015년과 2017년 이후 세 번째"라며 "2010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 추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후) 주가는 단기 상승세를 시현하며 반등 계기로 분명히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도 주주가치를 높이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단기 주가 반등 재료로는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앞서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 상승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말 11조4,000억원, 2017년 초 9조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는데 2017년의 경우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이후부터 주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며, 9개월여 만에 50%가량 상승한 바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번 자사주 매입 공시는 투자자들에게 주가 5만원의 하방 지지선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2015년이나 2017년의 특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보다는, 2014년의 주가 안정을 위한 자사주 매입 결정과 유사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주가 상승은 주주환원책보다는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에 달려 있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믿음도 회복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은 성장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정책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 하방 지지선 형성

삼성전자 주가가 바닥이라는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PBR이 1배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를 포함해 총 6번(2008년, 2011년, 2014년, 2015년, 2018년)이다. 과거 5번 모두 PBR이 1배 밑으로 떨어진 지 2~3개월 이내에 1배를 회복했다. 2008년과 2011년에는 한 달도 안 돼 PBR 1배 이상으로 올랐다. 주가 저평가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얘기다. 올해는 지난달 2일부터 PBR이 1배 밑으로 떨어졌다. 과거 주가가 떨어졌다가 회복됐던 복원력을 감안하면 지금이 주가 바닥에 가까운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삼성전자 주가의 저평가는 외국 경쟁 기업과 비교해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9조1,000억원과 9조7,800억원이다. 반면 대만 TSMC는 각각 7,597억 대만달러(약 32조7,000억원)와 3,253억 대만달러(약 14조원)이다. 매출은 삼성전자가 더 크고, 순이익은 TSMC가 4조2,000억원가량 더 많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319조원으로 TSMC(약 1,155조원)의 28%밖에 안 된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도 TSMC가 30.2배로 삼성전자(11.4배)의 거의 3배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버는 돈의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 자산 가치와 주가를 비교한 PBR 역시 TSMC가 6.73배로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향후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직면한 지배력과 관련한 문제는 △4조원 이상의 상속세 납부 부담 △여당의 스탠스인 금산분리 강화 (보험업법 개정)에 따른 삼성생명의 전자 지분 매각 가능성 △2015년 이재용 회장의 경영 불승계 선언 등인데, 이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일부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총수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실행한 주식 담보 대출 조건 유지를 위해선 삼성전자의 주가가 △홍라희 여사 기준 5만8,300원 △이부진 사장 6만3,100원 △이서현 대표 5만8,700원을 상회해야 한다. 하지만 저지선인 5만원이 뚫리면서 향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매입과 매각은 별개 "10조 모두 소각해야"

다만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이 단기 반등 재료 이상의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간 비슷한 종류의 이벤트 이후 주가는 단기 반등을 소화했지만, 결국 중장기 주가의 상승폭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였다는 것이다. 김동원 연구원은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6세대인 HBM(고대역폭메모리)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더블데이터레이트)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자사주 매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전량 소각으로 이어져야만 장기적 주가 상승 여력이 힘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만일 전량 소각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백기사에게 넘기거나, 주가 상승 시 시장에서 처분할 경우 본래의 목적과 달리 향후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에만 힘을 실어주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7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의와 관련한 논평에서 금년 내에 10조원 모두 매입해 즉시 소각하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약 104조원(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에 달하고, 영업활동을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매년 60조원을 넘는 만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소각 여력이 상당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차기 이사회에서 삼성전자 이사회가 10조원 자사주 연내 매입·소각, 매년 시총의 3~4% 자사주 매입소각, 밸류업 계획 연내 공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CEO 승계 계획, 나스닥과 한국 주권 동시 상장 등을 논의하고 결의할 것을 권유한다"고 전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트럼프 당선 호재" 美 증시로 몰리는 국내 자금, 韓 증시는 찬밥 신세

"트럼프 당선 호재" 美 증시로 몰리는 국내 자금, 韓 증시는 찬밥 신세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삼성전자도 힘 못 쓰네" 외국인·개미 나란히 '팔자'
미국 증시로 몰리는 뭉칫돈, 높은 수익성·대선 등 영향
자산가들 줄줄이 한국서 등 돌려, 돈도 사람도 떠난다
usa_stock_fe_20241111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중심주의'를 앞세워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가운데, 역대급 상승장을 이어가는 미국 증시로 뭉칫돈이 몰려드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 외면하는 투자자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각각 1,306억원, 1,6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5일 미국 대선을 전후해 국적을 불문하고 매도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주식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8거래일 동안 연달아 순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이에 '저점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 역시 줄줄이 등을 돌렸다.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증시로 대거 이동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이달 7일 기준 1,013억6,571만 달러(약 141조8,613억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는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관련주 △S&P500지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몰렸다.

미국 증시는 '활황'

시장은 미국 주식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수익률을 꼽는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식은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주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 이후 미국 S&P500지수는 12.1% 상승하며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7.8% 하락하며 주요 20개국 중 러시아(-19.8%), 튀르키예(-17.1%)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는 최근 치러진 대선에서 대규모 법인세 감세를 내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둔 이후 상승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트럼프가 승리를 선언한 지난 6일부터 S&P500지수는 사흘 만에 3.6% 뛰었다. 이와 관련해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심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당선이 한국에는 리스크, 미국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시장의 돈이 오직 미국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난 점도 미국 증시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각)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낸 성명에서 기존 연 4.75~5.00%이었던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연 4.50~4.75%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에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이다.

airport_money_fe_20241111

"상속세 부담 너무 커" 자산가들도 탈한국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자금을 넘어 '사람'까지 속속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해(미국 회계연도 기준) 주한 미국 영사관이 투자이민(EB-5) 비자를 발급한 건수는 365건으로, 2022년(171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6월 한 달간 투자이민 비자를 발급한 건수만 105건으로 평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상속·증여세 부담에 지친 자산가들이 세금 부담이 적은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의 상속세는 2000년 최고세율이 45%에서 50%로 높아진 뒤 변동이 없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상속세율(25%)을 훌쩍 웃도는 수준임은 물론,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식 상속 시 최대 주주에게 적용되는 20% 할증 평가를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고세율은 60%가 된다.

반면 미국의 상속세율은 40%로 한국보다 낮으며, 면세 한도 역시 훨씬 크다. 2018년 트럼프 정부가 개정세법(TCJA)을 시행하면서 상속세 공제 한도가 두 배가량 확대된 결과다. 미국의 공제 한도는 매년 물가를 반영해 조정되는데, 올해 최대 면세 한도는 1,361만 달러(약 187억원)로 지난해(1,292만 달러) 대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부모 각자에게 유산을 상속받을 경우 자녀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공제 혜택 규모는 2,722만 달러(약 375억원)에 달한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 '주가조작 전과' 부문장 후임으로 디셈버운용 대표 등용

카카오페이증권, '주가조작 전과' 부문장 후임으로 디셈버운용 대표 등용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수정

카카오페이증권, 홀세일 수장 교체 단행
'주가조작 가담' 박지호 부문장 해임 후 디셈버운용 대표 선임
적자 늪에 빠진 리테일, 홀세일로 방어 목표
kakaopaysec_FE_20241108
카카오페이증권 본사 내부/사진=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이 2대주주인 박지호 홀세일 사업부문장을 해임하고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박 부문장은 과거 주가조작에 가담했던 전과가 있는 인물로, 증권업계는 카카오페이증권이 박 부문장 선임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호 부문장 선임 4년 만에 위촉 계약 해지 통보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달 10일 박지호 홀세일 사업부문장을 해임했다. 해임 사유는 위촉계약 해지다. 눈길을 끄는 건 박 전 부문장이 카카오페이증권의 2대 주주라는 점이다. 박 전 부문장은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 지분 27.07%를 보유하고 있다. 또 카카오페이증권의 전신인 바로투자증권과 신안캐피탈 등을 설립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박 전 부문장이 카카오페이증권의 임원으로 선임된 건 지난 2021년이다. 당시 박 전 부문장의 취임은 증권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박 전 부문장이 2004년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가 검찰에 적발돼 구속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당시 구조조정 대상기업의 유상증자(펀딩)에 참여하면서 주식시세 차익을 받는 조건으로 작전세력에게 거액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구속기소됐고, 이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카카오페이증권은 박 전 본부장 임명을 강행, 업계에선 이례적 사례로 평가됐다.

임원 선임과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 될 요인은 없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5조에 '금융관계 법령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금융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증권사의 경우 법적 문제의 소지가 없더라도 주가조작에 가담했던 인물은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는다.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증폭돼 결국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박 전 부문장의 해임도 이 같은 전력에 발목 잡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kakaopaysec_JUNG_FE_20241108
정인영 카카오페이증권 투자금융그룹장/사진=디셈버앤컴퍼니

IB 강화 위해 엔씨소프트 출신 인사 영입

카카오페이증권은 박 전 부문장의 후임으로 정인영 전 디셈버앤컴퍼니(December & Company) 대표이사(CEO)를 영입해 투자금융그룹장으로 임명했다. 국내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디셈버앤컴퍼니를 창업해 10년 동안 일궈낸 정 그룹장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정 그룹장은 졸업 후 게임 개발자로 일하다가 2003년 한국기업투자 투자전략팀장으로 이직해 기존 하던 업무와는 완전히 다른 벤처캐피탈(VC)업계 투자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엔씨소프트 투자경영실장을 역임했고, 이후 2013년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을 창업했다. 일반 대상 '맞춤형 투자자문 서비스'를 그가 가진 공학기술과 접목해 제공하겠다는 정 그룹장의 비전에 공감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지도 함께했다.

디셈버앤컴퍼니 대표 시절인 2019년 4월에는 인공지능(AI) 기반 투자 서비스인 핀트(fint)를 출시했다. 전문사모운용 비즈니스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 업무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카카오페이증권과의 인연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해 디셈버앤컴퍼니를 나오면서다. 정 그룹장은 카카오페이증권의 홀세일부문 영토 확장을 책임지고 이끌 예정으로, IB 업무를 총괄하고 신규 프로덕트 및 사업 기획, 관련 투자 활동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토스증권은 '흑자', 카카오페이증권은 '적자'

그러나 업계는 정 그룹장이 카카오페이증권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지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금융투자 부문에서의 성공 이력이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이다. 정 그룹장의 주요 성과로 거론되는 사업은 핀트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익성 지표가 저조해 반쪽짜리 성과라는혹평이 뒤따른다. 더욱이 정 그룹장은 디셈버앤컴퍼니를 설립하고 10년 넘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정 그룹장이 대표직을 내려놨던 지난해 상반기 디셈버앤컴퍼니는 1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런데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은 경쟁사인 토스증권과 달리 4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연간 당기순손실은 △2020년 68억원 △2021년 170억원 △2022년 480억원 △2023년 513억원 △2024년 3분기 62억원 등으로 모회사 카카오페이에 적자 부담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토스증권은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캐시카우로 등극했다.

두 증권사의 사업구조는 리테일에 집중돼 있는 만큼 수익의 절반이 중개 수수료에서 나온다. 이들의 실적 격차가 커진 배경에도 수수료 수익이 있다. 특히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극명하게 갈랐다. 토스증권의 사용자들이 올 상반기 해외주식을 사고판 거래대금은 총 68조7,785억원으로, 이는 한국예탁결제원에 집계된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의 16%를 차지한다. 이에 따른외화증권 투자중개 수수료는 650억원으로 작년 337억원 대비 92.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증권의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 성장률도 165%로 선방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토스증권과의 격차가 여전하다. 관련 수익은 56억원으로 토스증권이 벌어들인 금액의 10분의 1수준이다.

금융업에서 미래 수익의 가늠자로 활용하는 예수부채에서도 토스증권이 앞서가고 있다. 토스증권의 투자자예탁금은 9,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성장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전년 대비 64% 늘어난 8,032억원을 기록했지만, 토스증권과 1,800억원가량의 차이를 보인다. 이뿐 아니라 자기자본에서도 토스증권이 앞선다. 토스증권의 자기자본이 작년 말 1,612억원에서 올 상반기까지 1,992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은 1,917억원에서 1,719억원으로 줄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국장 떠난 동학 개미 56만 명, 금투세 폐지에 복귀할까

국장 떠난 동학 개미 56만 명, 금투세 폐지에 복귀할까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증권사 주식 앱 이용자, 3분기 들어 감소
1월 1,400만 명에서 9월 1,200만 명대로
금투세 폐지, 동학 개미들 국장 돌아올까
stock_app_FE_20241105

증권사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 개미(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국장을 뒤로하고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린 것이다. 증권업계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함께 동학 개미가 국내로 복귀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단기적 모멘텀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식 앱 사용자 56만 명 이탈

5일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국내 주식 거래 점유율 상위 6개 앱(키움·KB·삼성·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증권)의 이용자는 1,346만6,493명으로 집계됐다. 1월(1,402만4,258명)과 비교하면 약 56만 명이 줄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의 글로벌 상승장 소외 현상에 금투세 혼선까지 계속되자 동학 개미들이 국내 시장을 떠난 영향이다. 반면 국내 개인들의 해외 투자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시행 논란이 일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고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발길을 돌렸다”며 “실제로 지난달 30일 투자자 예탁금은 49조5,973억원으로 지난 1월 26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약세장에 실망, 앱 사용자 뚝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주식 앱 사용자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지수 움직임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지난 2022년 9월에도 전월 대비 45만 명의 앱 이용자 감소를 보였는데, 9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가 12.8% 하락하는 등 약세장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 여파에 동학 개미의 좌절감이 커지자 9월 이용자 수도 1,200만 명대로 뚝 떨어졌다.

다만 그나마 9월 앱 이용자 수가 바닥을 다지면서 10월 들어 다시 주식 앱에 접속하는 동학 개미들도 포착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0월 접속자 수는 지난달(1,249만 명)보다 98만 명이나 늘었다.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2,770억원, 1조1,680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5조원 가까이 순매수해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도 했다.

Financial-investment_001_FE_20240411

금투세 폐지로 결론, 개미 투심 회복 기대

이런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금투세 폐지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개인 수급 회복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이에 하나증권 투자전략팀은 “그간 국내 증시의 가장 큰 이슈였던 금투세 도입 여부는 외국인 수급뿐만 아니라 일일 거래대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며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한 만큼, 국내 수급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동학 개미들의 활동이 활발한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수급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코스닥 시장에서 10월은 거래대금과 수익률 모두 최악의 시기를 겪는데 올해는 금투세 우려로 연중 내내 코스닥 거래대금이 위축돼 왔다”며 “금투세 폐지와 함께 연말연초 코스닥 시장의 반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제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까지 확인해야 증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2015년 대만의 양도소득세 폐지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대만 가권지수는 단기적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기업 실적 우려가 지속되면서 상승 추세로 돌아서지 못했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법안 폐지 이후 일주일 동안 대만 가권지수 수익률은 2.3% 반짝 올랐지만 6개월 동안엔 2.7% 내렸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상장폐지 요건 완화’ 후 동전주 기업 35% 증가, 작전 세력 타깃 주의보

‘상장폐지 요건 완화’ 후 동전주 기업 35% 증가, 작전 세력 타깃 주의보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2년새 동전주 급증, 주가 1,000원 미만 224곳
변동성 크고 주가 조작에 취약, 작전세력의 장난감
K-밸류업 가로막는 동전주, 시장 퇴출 필요
penny stock_FE_001_20241104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penny stock)’가 최근 2년 동안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의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한 뒤 나타난 현상이다. 주가가 급락한 부실기업의 증시 퇴출 지연은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밸류업에 방해가 된다. 더욱이 이런 종목은 테마주 투자에 이용되거나 ‘작전 세력’의 목표물이 되기도 쉬워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전주 속출, 2년간 35% 급증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동전주는 지난달 말 기준 224개에 달했다. 주가가 100원이 안 되는 종목도 같은 기간 1개에서 5개로 늘었다. 지난 10년간 신규 상장 종목의 수정 공모가가 평균 1만3,357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종목의 주가가 얼마나 많이 내려갔는지를 알 수 있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시총이 약 2,400억원인 SK증권은 최근 507원에 마감했고, 시총 1,800억원 규모의 건설주 동양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 1,000원 이상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4거래일만 제외하고 그 아래였다. 이 외에도 한국제지(주당 945원), KEC(882원), 한국캐피탈(559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805원), 에이비프로바이오(557원) 등 시총이 1,500억원을 넘는 동전주 종목이 수두룩하다.

동전주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11월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한 뒤부터다. 당시 거래소는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 형식적 상폐 사유에 해당하던 내용을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로 완화했다. 아울러 코스닥시장 종목이 5년 연속 영업손실 시 실질 심사를 받도록 한 규정 등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등 한국의 상장 기업 수가 2021년 말 2,506개에서 현 2,680개로 174개 늘어나는 사이 동전주는 139개나 증가하게 됐다. 관리종목, 투자주의 환기 종목으로 지정된 이른바 '좀비 상장사'도 2021년 말에는 각각 10개, 11개였지만 지난달 말 기준 32개, 42개로 늘어났다. 전체 동전주 224개 가운데 거래가 한 건도 없었던 종목도 44개나 됐다. 성장 기업 진입과 부실 기업 퇴출의 선순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다.

penny stock_FE_002_20241104

600% 뛰었다가 폭락, 작전 세력 먹잇감

요건이 완화된 뒤 동전주의 거래량이 다른 종목을 넘어서는 일도 잦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의 동전주 거래량은 평균 130만2,178주(거래량이 0인 종목 제외)에 달했다. 이는 같은 날 동전주를 제외한 전체 종목 평균 거래량(39만1,758주)의 3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적은 돈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동전주의 특성상 테마주 투자의 대상이 되거나 주가 조작 세력의 목표물이 되는 일이 잦아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투자자가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이 폭락하는 배경에도 동전주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미국과 홍콩 증시에서는 국내 투자자가 많이 매수한 동전주가 급락하는 일이 반복됐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관초홀딩스, 키즈테크홀딩스, 중천호남집단, 중보신재그룹,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이홈하우스홀딩스 등 파악된 주식만 40여 개사에 이른다.

이들 종목은 국내 투자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짧게는 열흘에서 길게는 1년간 주가가 2배에서 30배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루 이틀 만에 최대 97%대까지 떨어지면서 상승세를 타기 이전으로 돌아갔고, 수년이 지나도록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관초홀딩스는 2019년 7월 열흘 만에 주가가 2배 급등했는데 그 뒤에는 국내 투자자의 475만2,260달러(약 65억원)에 달하는 매수세가 있었다. 잠시 조정받던 주가는 같은 해 8월 2거래일 만에 무려 93.99%가 빠졌고, 한때 29.7홍콩달러에 달하던 주가는 현재 1홍콩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국내 증시도 투기 세력의 놀이터가 되긴 마찬가지다. 2022년 폭락한 '베트남개발1'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스피 종목이었던 베트남개발1은 2022년 하반기,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다는 상한가(30% 상승)를 단 40일 만에 8번이나 찍으며 그해 11월 9일 기준 257원에 장을 마감했다. 당시 베트남개발1의 거래량은 2억2,380만 주로, 2,422개 상장 주식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가총액이 354억원밖에 되지 않는 소형주가 연일 상한가를 찍으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전월인 2022년 10월 11일엔 주당 498원까지 올라서면서 2007년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찍은 바도 있다. 한국거래소가 같은 달 6일 베트남개발1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고, 뒤이어 19일엔 펀드 운용사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내 공시까지 냈음에도 거래가 줄어들긴커녕,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2022년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무려 600%나 급등했던 베트남개발1은 투기 세력이 빠지자마자 폭락했고 개미들은 하루아침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솜방망이 처벌에 '범죄자 놀이터' 된 韓 증시, 밸류업 발목

문제는 동전주와 같은 비우량 종목이 국내 증시 밸류업의 발목을 잡고 있음에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최장 540일간 유지될 시 상폐되도록 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최근 요건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상폐를 반년 이상 앞당겨 부실기업 투자로 인한 투자자 위험 요인을 빠르게 제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반해 국내 증시는 들어오기는 쉽고 나가기는 어려운 방향으로 역주행하는 실정이다.

동전주 투자가 투기·도박과 다름없는 초(超)고위험 상품 취급을 받는 데다 주가 조작과 같은 불공정 거래가 끊이지 않음에도 처벌은 미미한 수준에 그친 점도 문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대법원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단일 범죄로 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 35명 중 집행유예 없는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5명에 불과하며, 최대 벌금액은 20억원에 그쳤다. 이 역시 증권시장을 교란하고 부당이득을 거둔 이들에게 징역 수십년형에 수천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상 주가조작 등에 대한 양형기준이 낮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불공정거래로 얻거나 회피한 손실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으나,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300억원 이상의 주가조작도 15년형을 초과할 수 없다. 간혹 시세조종에 관여한 인물이 징역 20년을 선고받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과거 같은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고 횡령이나 사기 등 다른 범죄 형량이 가중된 영향이다. 이와 함께 한국에선 미국과 달리 주가조작범에게 천문학적인 벌금도 기대하기 어렵다. 현행법상 벌금액수는 ‘부당이득액’의 3~5배인데, 검찰과 금융당국이 산정한 부당이득액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올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된 만큼 시장에선 향후 솜방망이 처벌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불공정거래로 검찰 수사가 끝난 이에게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우면 최대 40억원 내에서 결정할 수 있다. 그동안 판례로만 존재했던 부당이득 산정방식(총수입-총비용)도 법률에 정식으로 명시됐다. 또 시세조종 기간 외부요인이 미치는 영향이 컸다면, 외부요인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부당이익을 계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3자연합' 공개 지지 선언 하루 만에 번복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3자연합' 공개 지지 선언 하루 만에 번복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모녀‧신 회장 ‘3자연합’ 지지 선언 철회
주주연대 내부 불협화음 및 주가 폭락 영향
證 "주가 하락은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탓"
songyungsuk imjuhyun shindongguk 20240704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이사 회장/사진=한미약품그룹, 한양정밀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가 3자연합(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공개지지를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일부 주주들의 반발과 함께 한미사이언스의 주가 폭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입장 선회

2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서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준용 대표는 3자연합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주주연대 운영진, 카톡방, 양측 답변서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나름대로 의견 수렴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소통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전날인 1일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3자연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한 것이다.

이날 기준 액트에 모인 한미사이언스 주주는 1,244명으로, 지분으로 따지면 2.16% 수준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액트를 탈퇴했기 때문이다. 전날 2.26% 수준이었지만 하루 만에 0.10%의 지분이 이탈한 것이다. 일부 주주는 "한미사이언스 주가를 지속적으로 부양할 경영진을 지지할 것"이라며 "임시 주총 전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Hanmi_FE_001_20241101NN

“밥상 걷어찬 결정” 내부 반발

소액주주연대가 입장을 다시 선회한 배경엔 내부 반발과 주가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반발이 이어진 데다 1일 발표가 한미사이언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한때 27%까지 하락했으며 종가 기준 24.08% 내리며 장을 마감했다. 이에 한 소액주주는 “경영권 경쟁으로 계속해서 주가가 오르고 있었고 재료가 있던 밥상을 걷어찬 결정이었다”며 “서로 경쟁하며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마치 신 회장과 모녀 측이 이긴 것처럼 됐다”고 질타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준용 대표는 결국 “주주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대표 자격이 없는 개인의 일방적인 지지 선언 및 해프닝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또한 그는 “나는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올해 단 한 주도 매각한 사실이 없고 형제‧3자연합‧언론 등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대가를 받거나 약속을 받고 움직인 적이 없다”며 “나 또한 이번 주가 하락으로 온전하게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 시 기업 역량 훼손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 장기화 시 기업 전체 역량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재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 역시 경영권 분쟁 때문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실제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애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한미약품 이사회로도 번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된다면 한미약품 기업 역량이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견조한 상반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3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621억원과 510억원으로 하향된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와 유사했다"며 "예상을 밑돈 실적은 분기별 지출 변동성과 일회적 요인이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28일 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 안건과 신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해 처리하기로 한 상태다. 3자연합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면 분쟁이 일단락될 수 있지만, 소액주주가 입장을 번복한 데다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해야 하는 만큼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워크아웃' 태영건설, 거래 재개 첫날 급등 "경영 정상화 탄력 붙나"

'워크아웃' 태영건설, 거래 재개 첫날 급등 "경영 정상화 탄력 붙나"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한국거래소, '태영건설 상장 유지' 결정
자본잠식 해소, 감사의견 '적정'
자산매각·주식거래 재개 모두 ‘순항’
taeyoung_work out_20240502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알짜 보유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데 이어 주식시장 거래까지 재개됐다. 자본잠식으로 거래가 정지된 지 7개월 만이다. 태영건설은 앞으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 등을 통해 사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 7개월 만에 주식거래 재개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된 태영건설의 주식은 오전 9시 40분 기준 5,8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23.62%가 올랐다. 기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 신청 과정에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워크아웃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자산손상 및 추가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면서다. 이에 2023년 재무제표 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미달, 완전자본잠식 등 2가지 사유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태영건설은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해 기업개선 계획서를 제출해 2025년 4월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올해 무담보 채권자 출자전환, 지주사의 영구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상반기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도 벗어났다. 또 지난달 27일 재감사를 통해 2023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 2개를 모두 해소했다. 거래소에 주식거래 재개를 위한 심사 자료를 제출했고 지난 23일 거래소로부터 심의대상 적격 판정을 받고 일주일 만에 거래 재개 승인을 받았다.

taeyoung_buliding_20240827
태영건설 본사 전경/사진=태영건설

에코비트·여의도 사옥 매각 등 유동성 확보 고삐

그간 태영건설은 건설 경기가 아직 부진함에도 보유 자산을 빠르게 매각하고 기존 사업장의 분양과 입주, 부동산 PF 사업장 준공 등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계획을 이행해 왔다. 태영그룹은 산업은행과 기업개선 계획을 위한 이행약정(MOU)을 맺은 직후 자산매각에 나섰고, 지난 8월 폐기물 처리회사인 에코비트 지분 전량을 2조700억원에 매각하는 대형 딜도 성사했다. 이 중 태영그룹 몫은 지분구조상 절반인 1조350억원이다.

이를 통해 태영건설은 재무 부담을 대거 덜어냈다. 이어 태영인더스트리, 평택싸이로 등을 정리했고 블루원 소유의 골프장 디아너스CC 등 보유 부동산도 매각했다. 그 결과 태영건설은 상반기 별도기준 자산총계 자산 총계 2조7,556억원, 부채 총계 2조3,508억원, 자본 총계 4,048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 총계가 –5,61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6개월여 만에 경영 정상화 기반을 다진 셈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서울 중구 세운5구역 재개발 사업지분 및 시공권을 GS건설에 넘겼고, 여의도 본사 사옥인 태영빌딩도 SK디앤디의 자산운용사가 설립한 CR리츠에 2,251억원에 매각했다. 태영건설은 사옥 토지 및 건물을 담보로 1,900억원의 자금을 차입한 상황이라 이를 상환한 이후 잔액을 쥐게 된다. 최근에는 부품 제조회사 오트로닉에 루나엑스CC도 넘겼다. 여기에 테이크호텔 광명 등 남은 자산 처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워크아웃 신청 1년 만에 성과, 조기졸업 가능성도

업계에서는 잇따른 자산 매각과 주식 거래 재개로 태영건설의 재무적 구조조정이 사실상 완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건전성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신용등급도 회복된 상태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에 대해 종전 ‘CCC’ 등급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워크아웃 개시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복귀하면서 주식 거래가 재개된 만큼, 각종 수주 및 영업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문가들은 시장 신뢰가 향후 자금 조달에서 유리하게 작용해 경영 정상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제 굵직한 계열사나 보유자산 매각은 거의 다 진행됐다. 아무래도 시장에서 관심 있는 우량자산, 매물들이라 경기 영향을 덜 받은 거라고 본다”며 “3년 약정기간 기업개선계획을 잘 이행해 지속적으로 기업 정상화를 위한 성과를 내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