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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티맥스데이터'와 결별, 티맥스A&C 정상화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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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 티맥스데이터 지분 전량 양도
티맥스소프트 재인수 때 A&C 담보 잡혀
A&C 자금난으로 슈퍼앱 사업 좌초 위기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사진=티맥스그룹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티맥스데이터 지분 전량을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넘기며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로써 티맥스데이터는 컨소시엄이 경영을 맡게 됐다. 티맥스그룹은 티맥스A&C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 측 지분 전량 무상증여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에 티멕스데이터 보유 지분 22.4% 전량을 무상증여했다. 앞서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은 지난 8월 티맥스데이터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72%를 취득한 바 있다. 박 회장이 보유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기존 공동 경영체제는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의 단독 경영으로 전환됐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티맥스티베로를 지배하고 있는 티맥스그룹 내 중간지주회사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고, 티맥스티베로는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다.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며 향후 IPO(기업공개)까지도 가능한 그룹 내 알짜회사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 중견기업 IT 신화를 썼었던 티맥스소프트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600억원(2022~2023년 기준)에 달한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사진=티맥스그룹

티맥스A&C 일부 지분 담보 해제

박 회장 측이 이 같은 알짜회사의 보유 지분을 무상으로 넘긴 것은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받을 당시 설정한 담보를 해제하기 위해서다. 앞서 박 회장은 2022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던 티맥스소프트 지분 60%를 지난 8월 콜옵션(투자자 지분을 수년 후 다시 살 수 있는 권리)을 통해 되찾아오면서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컨소시엄이 티맥스데이터에 투자한 1조1,000억원 중 8,500억원이 티맥스소프트 재인수에 쓰였다.

당시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은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티맥스A&C 지분 일부에 대해 질권을 설정했다. 티맥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티맥스A&C는 슈퍼앱 플랫폼 ‘가이아’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슈퍼앱은 티맥스그룹의 미래 먹거리이자 박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회사가 1997년 창립된 이래 25년 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베이스(DB), 운영체제(OS),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집약해 만든 차세대 플랫폼이다.

당초 티맥스그룹이 조단위 자금을 조달하게 된 이유도 연간 1,000억원이 필요한 슈퍼앱 때문이었다. 그동안 티맥스그룹은 ‘린드먼아시아 → 메리츠증권 → 스카이레이크 → 캑터스·스틱 컨소시엄’ 순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스카이레이크가 티맥스그룹 내 티맥스소프트에 투자할 당시만 해도 박 회장은 콜옵션이 있었지만 이번에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이 투자한 건에 대해선 콜옵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박 회장은 더 이상 티맥스소프트·티맥스티베로 경영권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심연에 빠진 티맥스A&C

이번 무상 증여는 티맥스A&C의 회생을 위한 결단이기도 하다.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분 일부가 담보로 묶여 있던 탓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질권 해제를 위해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현재 티맥스A&C는 임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직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올 9월 약 1,200명이었던 직원은 600명 수준으로 줄었다.

티맥스A&C의 재정난은 지난 10월 시작된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회사는 지속적인 적자 기조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 법인카드를 없애고 복지포인트, 사우회 경조금, 피트니스 시설 지원금을 중단했다. 심지어 직원들 점심 식대마저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티맥스A&C가 거의 모든 비용 측면에서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 회장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사모펀드(PEF)와 신기술사업금융회사들이 티맥스A&C의 성장성을 주목하며 투자를 고민하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티맥스A&C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이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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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 中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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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에이블리에 1,000억 규모 투자 단행
신주에 200억원, 구주에 800억원 투입
"재무 구조 개선하기는 역부족" 자본잠식 이어지나
사진=에이블리코퍼레이션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첫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에이블리는 신주 기준 3조원대 가치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게 됐다. 다만 시장은 알리바바가 구주 위주 투자를 단행한 만큼, 재무 구조 개선 등 에이블리의 수혜는 사실상 미미할 것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알리바바, 에이블리 지분 5% 취득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최근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첫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고 자금을 납입받았다. 알리바바는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구주와 새로 발행된 신주를 합쳐 5% 안팎의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가 한국 이커머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첫 사례다. 

에이블리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신주 기준 3조원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1월 프리 시리즈 C 투자 유치 당시 9,000억원대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몸값이 세 배로 불어난 셈이다. 국내에서 몸값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네이버 ‘크림’ 이후 1년 만이다. 이번 투자 유치와 관련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 유치 작업이다 보니 프로세스가 길어졌지만 협상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플랫폼의 빠른 성장세와 지난해 흑자 전환을 포함해 성과 지표가 좋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구주 매각

알리바바 측에 구주를 매각한 것은 코오롱인베스트먼트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에이블리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4~5배 수준의 차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평균 2,000억~3,000억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에이블리에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번 투자에서 구주 가치를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에이블리에 처음 투자한 것은 지난 2019년 5월이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당시 '코오롱 2017 4차 산업혁명 투자조합'과 '코오롱 2017 신산업 육성투자조합'을 앞세워 총 30억원을 투입했다. 에이블리가 발행한 상환우선주(CPS)를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43만원이다. 이듬해 7월에는 동일한 펀드를 활용해 30억원을 추가 베팅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225만4,509원이었다.

마지막 투자는 2022년 1월이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코오롱 2021 이노베이션 투자조합'을 활용해 CPS 신주 928주를 5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약 539만원이었다. 세 차례 투자를 통해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투입한 자금은 110억원에 이른다. 이번 구주 매각은 코오롱 2017 4차 산업혁명 투자조합, 코오롱 2017 신산업 육성투자조합이 보유한 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2개 펀드 모두 내년 3분기와 4분기 만기를 앞두고 있어 포트폴리오 회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무 구조 개선 효과 의문

에이블리가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것은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는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양대 산맥'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이블리는 2015년 출시된 지그재그보다 늦은 2018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 주요 지표에서 지그재그를 앞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 최초로 올해 거래액 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10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79만 명으로 업계 1위다.

투자 유치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도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제출한 지난해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지난해 매출 2,595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대비 45.46% 증가했고, 744억원이던 영업손실은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부채총계가 1,672억원으로 자산총계 1,129억보다 많아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다만 시장에서는 에이블리가 이번 투자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에이블리에 실질적으로 투자된 금액이 2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총 1,000억원 규모인 알리바바의 투자금은 에이블리가 최근 새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식 제9종 1,096주(1주당 1,826만4,840원)에 200억원, 기존 주주가 보유해온 구주에 800억원이 각각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그간 구주 투자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온 만큼, 앞으로 이어질 투자가 재무 구조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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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나선 SK스퀘어, 英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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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제고에 속도 내는 SK스퀘어
팰리서캐피탈, 밸류업 계획에 긍정적 평가 제시
"행동주의 펀드 속내 알 수 없다" 시장 우려 여전 

SK스퀘어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시장이 SK스퀘어의 10대 주주 중 하나인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의 '속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투자 주체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인 만큼, 팰리서캐피탈의 차후 행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SK스퀘어의 밸류업 계획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지난 21일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지주회사 가운데 최초로 'NAV(순자산가치) 할인율'을 기업가치 제고 목표로 설정하고, 현재 NAV 할인율을 2027년까지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SK스퀘어는 차후 이를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 보상 체계 등과 연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SK스퀘어는 자본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자기자본비용(COE)' 개념을 기업가치 제고 목표에 추가했다. 자기자본비용을 초과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실현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SK스퀘어의 2024년 3분기 기준(직전 12개월) ROE는 10.3%로 코스피200의 같은 기간 ROE(5%)보다 높다.

2027년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PBR은 회사의 시장 가치가 장부 가치 대비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해석한다. 현재 SK스퀘어의 PBR은 올해 3분기 기준 0.73배로 국내 주요 지주회사 평균치를 웃돈다.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도 추가로 발표했다. 올해 4월에 매입 완료한 1,0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11월 25일부터 3개월 이내 추가로 1,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 완료해 소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팰리서캐피탈 홈페이지

팰리서캐피탈 '호평'

SK스퀘어의 이 같은 계획을 접한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은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25일 팰리서캐피탈은 성명서를 내고 “SK스퀘어 이사회 및 경영진과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회사의 변화를 위한 행동 계획에 대해 건설적으로 인게이지먼트를 이어 왔다”며 “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의미 있고 건설적인 걸음을 내디딘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팰리서캐피탈은 SK스퀘어 지분 1% 이상을 보유 중인 10대 주주 중 하나로, 회사 이사회 및 경영진과 1년 넘게 관여 활동을 전개해 왔다.

팰리서캐피탈은 이어 “SK스퀘어가 밸류업공시에서 제시한 목표치인 NAV 할인율을 50% 이하로 축소할 경우 SK스퀘어 주주들은 최대 47%의 투자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 CIO는 “SK스퀘어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는 회사에 대한 저희의 투자 이론에 대한 지지이며 유익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한명진 대표이사와 그의 유능한 팀은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환원에 초점을 둔 자본 배분, 그리고 주주가치 창출 계획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팰리서캐피탈은 발표된 방안의 포괄적인 실행, 의미 있는 추가적인 자본환원, 이사회를 강화하기 위한 적절한 후보자 선임 등을 위해 앞으로도 SK스퀘어와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물밑에선 압박 가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팰리서캐피탈의 속내에 대한 의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관련 시장은 앞서 팰리서캐피탈이 지난 10월 SK스퀘어 지분을 1% 이상 매입했을 때부터 팰리서캐피탈의 '계획'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해 왔다"며 "투자 주체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인 만큼, 우호적인 투자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팰리서캐피탈이 물밑에서 SK스퀘어에 밸류업 계획의 목표치 상향을 촉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팰리서캐피탈은 SK스퀘어에 △자사주 6,000억원 매입·소각 △NAV 할인율 축소 △이사회에 팰리서캐피탈 구성원 또는 독립이사 선임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시점 팰리서캐피탈은 주주제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SK스퀘어와의 조율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경우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SK스퀘어 측은 팰리서캐피탈 등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팰리서캐피탈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우호적인 관계”라며 “모든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며 의견을 반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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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낮으면 손실" 다가오는 롯데글로벌로지스 IPO, 롯데그룹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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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내년 상반기 상장, LLH 엑시트 예정
롯데지주·호텔롯데, 손실 피하려면 2조 몸값 인정받아야
비교기업 주가 약세, 높은 구주매출 비중 등 부담 커
사진=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공개(IPO)가 유동성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는 롯데그룹의 거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IPO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일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대주주인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그 손실을 메꿔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시장 악재, 높은 구주매출 비중 등을 고려하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목표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 IPO 본격화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통상 청구서 제출 후 상장까지 6개월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시기는 내년 4월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예정) 주식 수는 4,164만4,166주며, 이 중 공모(예정) 주식 수는 1,494만4,322주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공동 주관사는 KB증권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슈다. 이번 IPO가 2017년부터 FI로 참여하고 있는 엘엘에이치(LLH)의 엑시트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LLH가 소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주식 수는 747만2,161주(지분율 21.9%)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7년 총 2,789억원을 들여 취득한 물량이다.

LLH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최소한의 수익을 담보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 상태다. 풋옵션 행사 단가는 주당 평균취득단가(3만7,337원)에 연복리 3%를 얹어 계산한다. 2017년으로부터 8년이 지난 시점인 내년 상반기 기준 1주당 풋옵션 단가는 4만7,298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LLH 소유 주식(747만 주)에 다시 적용하면 전체 풋옵션 행사가는 3,53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1조 몸값' 인정받을 수 있을까

LLH의 엑시트가 걸려 있는 만큼 롯데글로벌로지스 IPO는 목표 밸류(기업가치)가 명확한 딜로 평가된다. 예심청구서에 기재된 상장 예정 주식 수(4,164만4,166주) 기준 LLH의 투자 밸류는 1조5,548억원이다. LLH 입장에서는 공모 밸류가 이보다 높아야 수익이 난다는 의미다. 풋옵션 행사가(4만7,298원)와 상장 예정 주식 수를 고려한 밸류는 1조9,697억원 수준으로, 공모 밸류가 이보다 낮을 경우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등이 LLH의 손실을 메꿔야 한다. 사실상 1조9,697억원 밸류가 손실 회피를 위한 마지노선인 셈이다.

문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 제고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피어그룹(비교그룹)에 속하는 CJ대한통운과 한진이 나란히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피어그룹의 최근 한 달간 PER은 CJ대한통운이 8.1배, 한진이 10.3배 수준이다. 두 기업 PER의 평균치(9.2배)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올해 연간 예상 순이익 504억원(상반기 순이익 252억원의 연간 환산액)에 곱하면 예상 기업가치는 4,637억원 안팎에 머물게 된다. 이를 상장(예정) 주식수로 나눈 공모가는 1만1,135원으로 풋옵션 행사 가격을 크게 밑돈다.

일각에서는 G마켓 '스마일배송' 물량 이탈이 롯데글로벌로지스 기업가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6월 신세계와 CJ대한통운은 G마켓 스마일배송 물량을 CJ대한통운이 단독으로 담당하는 내용의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G마켓 스마일배송 물량은 월 200만~250만 건, 연간 2,400만~3,00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당 매출액을 2,000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기존에 스마일배송을 담당했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분기당 120억~150억원가량의 매출 타격을 입게 되는 셈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절반?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 물량의 절반이 구주매출이라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구주매출이란 기업이 상장할 때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으로, 새로 주식을 발행해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파는 ‘신주 발행’과는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전체 공모주 중 구주매출의 비중이 높으면 투자 매력이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기존 투자자들이 상장 후 보유 지분을 대량 매각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상장 후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이슈가 부각됨은 물론,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성이 낮다고 해석할 위험도 커지게 된다. 구주매출 공모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 역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IPO 이후 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공모 금액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구주매출 비중 탓에 IPO에 실패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SM상선은 신주발행 50%, 구주매출 50%의 공모 구조로 IPO에 도전했으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2021년 11월 IPO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신주발행 25%, 구주매출 75%로 IPO를 추진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2022년 1월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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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문턱 넘은 두산 사업구조 개편안, 주총·주식매수청구권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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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선안, 4개월 만에 '당국 승인'
다가오는 주주총회, 소액주주·외국인 표심이 쟁점
두산로보틱스 주가 하락세, 주식매수청구권 리스크 확대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두산그룹이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었다. 지난 7월 두산로보틱스가 합병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한 이후 4개월 만에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시장의 이목은 다음 달 예정된 주주총회 표결,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 등 여전히 남아 있는 '변수'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두산그룹 합병 계획 승인

22일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이달 12일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증권신고서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일부 사업 부문을 신설 법인으로 떼어내고, 여기에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합병해 두산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안인 셈이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장장 4개월이 소요됐다. 두산그룹은 지난 7월 15일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합병을 진행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시장은 두산그룹이 합병 비율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연간 1조원의 두산밥캣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적자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치를 과대평가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알짜 기업'으로 꼽히는 두산밥캣의 대주주 지배력이 대폭 확대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시장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 8월 이복현 금감원장은 “조금이라도 (증권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실제로 두산그룹은 금감원의 정정 요구 등을 이유로 7차례 증권신고서를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의 주식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로 만드는 안은 기존대로 진행하는 만큼, 차후 양 사의 주식 교환이 진행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주주총회 표결 진행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며 상황이 진전된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다음 달 예정된 두산그룹 주주총회의 향방에 집중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 두산에너빌리티 양 사 주주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의 분할·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으로,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 및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최대주주 두산이 의결권 기준으로 68.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안건 처리가 수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두산에너빌리티는 특수관계인 포함 최대주주 의결권 지분이 31%에 그쳐 다른 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의 약 65%를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쟁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소액주주의 경우 개편 과정에서 두산 측의 행보에 대한 반감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며 "현시점 두산의 개편안에 우호적인 개인 주주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 역시 주주총회 표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해외 원전 수주 기대감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외국인 주주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한 이후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1,872억원 규모의 지분을 순매수했다. 현재 전체 두산에너빌리티 발행 주식 중 외국인 보유 지분은 22.84% 수준으로 파악된다.

두산로보틱스 주식매수청구권 '빨간불'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도 변수로 꼽힌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의 합병·영업 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법정 사항에 대해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는 경우, 해당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 소유의 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격은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는 8만472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도를 최대 6,000억원, 두산로보틱스는 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우선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와 유사한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할·합병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거론됐던 두산로보틱스다. 당초 두산로보틱스는 주주총회 통과와 주식매수청구 규모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적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테마주로 분류된 두산로보틱스의 주가 역시 급락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21일 종가 기준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는 6만8,8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격과의 괴리율이 20~30%에 달한다. 보유한 주식의 평균 단가가 현재 주가 수준인 주주들이라면 주식매수청구를 통해 확정적인 익을 거둘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소액주주는 전체 주식의 약 25%(약 1,64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가격(8만472원) 기준 총 1조3,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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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약정 위반 해소하겠다" 급한 불 끈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설 가라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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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위험 직면한 롯데케미칼, 리스크 제한적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힘 잃을 가능성 커져
간판 계열사 경영난에 위기설 빠르게 확산

롯데케미칼이 재무 상황 악화로 인한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채권자 집회 소집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이 채권자, 정부 당국과의 조율을 통해 일시적 적용 유예(Waiver·웨이버)를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로 인해 최근 확산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롯데케미칼 '웨이버' 적용 가능성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날 재무 약정 위반 사유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채권자 집회 소집 공고를 냈다. 롯데케미칼의 공모 회사채에는 원리금을 갚기 전까지 일정 재무 비율을 유지하는 약정이 포함돼 있다. 기준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 3개년 평균 이자 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등 총 두 가지다.

이 중 이자보상배율이 현재 5배 아래로 떨어져 기한이익상실 위험이 생겼다. 올해 3분기 분기 보고서 기준 롯데케미칼의 3개년 평균 이자보상배율 추정치는 4.3배에 그친다. 게다가 롯데케미칼 회사채 관리 계약서에는 교차 부도 조항이 존재한다. 한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할 경우 나머지 회사채까지 연쇄적으로 기한이익상실 상태가 된다는 의미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회사채는 총 2조3,000억원 규모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일시적 적용 유예를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장 기한이익상실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 적용 유예는 채무자의 약정 위반에 대해 채권자가 처분(제재)을 유예하거나 면제해 주는 조치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주요 채권자, 정부 당국 간 소통을 통해 일시적 적용 유예에 대한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당국과 채권단이 롯데케미칼 채권의 이자보상배율 유지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시장 달군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에 일시적 적용 유예 조치가 적용될 경우, 최근 확산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역시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은 지난 16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한 이후 관련 내용의 지라시(증권가 정보지)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시작됐다. 지라시에는 롯데가 유동성 문제로 다음 달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 있으며,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직원 절반 이상을 감원할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이후 증권가에서는 유동성 위기는 과도한 우려라는 분석이 속속 제기됐다. KB증권은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는 아닐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라며 “자체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감안하면 현금 흐름은 우려보다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도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3조6,000억원의 현금 예금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 추정 부채비율은 78.6%로 높지 않다”면서 “코스피200 에너지·화학 업종의 순차입금 비율이 62.0%, 105.2%인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우려는 과도하다”고 짚었다.

롯데그룹 역시 루머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며 적극적 진화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21일 설명자료를 통해 10월 기준 총자산은 139조 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룹 전체의 부동산 가치는 56조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예금도 15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그룹 차원에서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경영난

이처럼 근거가 불명확한 '위기설'이 일파만파 확산한 배경에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경영난이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비상경영체제'를 공식 선포하며 계열사들의 위기관리에 집중해 왔다. 그간 고집해 온 공격적인 M&A(인수합병) 전략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그룹의 주요 핵심 사업군으로 꼽히는 화학과 유통이 줄줄이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다.

롯데그룹 화학 부문은 중국의 저가 공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통 사업은 쇼핑 부문의 부진이 다소 큰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해외 사업 호조세 덕에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다만 롯데마트와 슈퍼의 실적은 눈에 띄게 악화했으며, 롯데온도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 경쟁 속에서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호텔롯데 역시 면세점 사업의 불황으로 인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나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적이 줄줄이 악화하면서 계열사들의 차입금 부담까지 커지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롯데지주,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간판 계열사 3곳의 연결기준 총차입금(리스 부채 포함)은 29조9,509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2조168억원(7.2%) 증가했다. 이들 간판 계열사의 차입금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한창이던 2021년 말(18조3,997억원)부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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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3자 연합'에 반대표 던진 의결권 자문사, 국민연금 표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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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자문사 ISS·글래스루이스, 한미 '3자 연합' 제안 반대 권고
임 대표이사 고발로 경영권 분쟁發 법정 공방 본격화
개인·기관 등 주주 표심 향방도 변수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3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 이하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시장의 이목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집중되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 "3자 연합 제안 반대해야"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최근 한미사이언스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3자 연합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제안한 바 있다.

ISS는 "3자 연합은 거버넌스(지배구조), 실적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납득할 만한 대답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현 경영진의 중장기 전략 및 밸류업 계획은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지지를 받는 반면, 3자 연합이 제공한 사업 계획은 별다른 점이 없는 데다 대주주인 3자 연합 구성원을 신규 이사회 멤버로 선임해야 한다는 것도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 소유와 경영 분리 및 거버넌스 개선 차원에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3자 연합의 제안에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적으로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시 주총이 일주일가량 남은 만큼,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발전'에 변수 늘어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가 국민연금의 표심 외에도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19일 공시에 따르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외 3인의 그룹사 고위 임원, 그리고 라데팡스파트너스 김남규 대표 등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 부회장의 지분 매각 및 상속세 재원 확보를 지원하고, 올해 초 송 회장이 추진한 한미약품과 OCI홀딩스와의 합병을 주도했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고발 전 철저한 내부 감사와 법률 검토를 거쳤으며,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고발을 진행했다”며 “기업의 본연적 이익, 주주 수만 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고발 사항에 대한 모든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언론을 통해 공방전으로 흐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사항에 대한 부당함을 법적 절차를 통해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회사의 중요한 소송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게 돼 있다”며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형제 이사들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으로 소송을 남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 표심 잡기 나선 3자 연합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의 표심 역시 차후 분쟁 흐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3자 연합은 전문경영인 선임 등 방안을 앞세워 주주 설득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월 송 회장은 신 회장과 연합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 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그룹 고 임성기 창업주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가족과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 신 회장도 1,644억원의 사재를 동원해 송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을 실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역시 이 같은 내용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 3자 연합의 설명이다.

3자 연합이 추구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한미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3자 연합 측은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전문경영인과 함께 한미의 경영을 신속히 안정시키겠다"며 "소액주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회사와 주주가 모두 함께 발전하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탤 예정이며, 한미약품그룹을 그 어떤 제3의 세력도 넘볼 수 없는 탄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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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에 주주 반대까지"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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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페타시스 주가, 유상증자 소식 발표 이후 '햐항곡선'
"유상증자 순항하기는 어렵다" 얼어붙은 국내 증시
주주행동주의 열풍도 주가 하락에 영향 미쳐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한 이수페타시스의 조달 금액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유증 소식 발표 이후 주가가 유증 예정발행가 이하로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의 침체, 주주행동주의 열풍 등이 이수페타시스의 유증 움직임을 가로막았다는 평이 나온다.

미끄러지는 이수페타시스 주가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전날 2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일 대비 5.88%(1,250원) 상승한 수준이지만, 유증계획을 발표한 지난 8일 종가(3만1,750원)와는 격차가 크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일 시간외거래가 종료된 뒤 공시를 통해 5,500억원 규모의 유증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약 2,998억원을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제이오 인수에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이오 인수는 주식 및 출자증권을 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우선 내년 3월 7일 기존 최대주주 강득주 대표이사의 지분 575만 주를 1,581억원에 매수하고, 동시에 제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해 신주 546만 주를 997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제이오가 발행하는 4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인수한다. CB 전환에 따라 발행될 수 있는 신주 수량(215만 주)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이수페타시스가 확보하는 제이오 주식은 1,336만 주(지분율 33.3%)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유증 계획을 발표한 뒤 이수페타시스의 주가가 한 번도 유증 예정발행가(1주당 2만7,350원)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규모 유증에 대한 거부감과 이수페타시스와 제이오의 부족한 사업 시너지가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예정발행가를 하회하면 투자자들을 유증에 끌어들일 명분이 약화하며, 조달 금액이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증시의 침체

시장에서는 이수페타시스가 현재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수를 뒀다는 평이 비등하다. 최근 한국 증시가 '혹한기'를 맞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유증가 순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가 공시한 유증 규모는 4조5,807억원에 그쳤다. 작년(9조4,799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증 규모가 유럽발 재정 위기로 증시가 흔들린 2012년(3조2,234억원)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기업공개(IPO)를 포기하는 기업도 늘었다. 최근 한 달 동안 케이뱅크,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등 네 곳이 상장을 철회했다.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비상장사들은 국내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이 흔들리자 자진해서 시장을 등지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상장폐지에 나선 기업은 SK렌터카, 쌍용C&E, 비즈니스온, 제이시스메디칼, 커넥트웨이브, 락앤락, SBI핀테크솔루션즈, 코엔텍, 신세계건설 등 9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4곳) 대비 2배로 늘어난 규모다. 이달 15일부터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착수한 SBI핀테크솔루션즈 측은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모시장에서 자금 조달 필요성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은 집단행동 나서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에 불어닥친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 열풍이 이수페타시스 유증의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행동주의란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주행동주의자들은 배당금이나 시세차익에만 주력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부실 책임 추궁, 구조조정, 경영 투명성 제고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국내 증시 주주들은 액트·헤이홀더·비사이드 등 주주행동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소통하면서 의견을 결집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를 활용해 실제 주주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주주 간 응집력이 한층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다. 10월 말 기준 주주행동 플랫폼의 전체 가입자 수는 약 15만 명 수준이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0조원에 달한다.

이수페타시스 주주들 역시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결집한 상태다. 최근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들은 주주대표 선출에 나서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주주대표 후보자로 나선 한 소액주주는 “행동주의펀드와 함께 주주환원에 앞장서겠다”며 “소액주주 대표가 되면 행동주의펀드와 연대해 유증 철회, 제이오 인수 취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는 이수페타시스 주식 164만9,875주(지분율 2.61%)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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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끌어올려라" 야놀자, 나스닥 상장 앞두고 체질 개선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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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야놀자, '적자 누적'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사업 중단
구스토엑스·트러스테이·아파트테크 등 다수 기업 지분 정리
美 IPO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 움직임 본격화

국내 여행 플랫폼 1위 업체 야놀자가 오는 2025년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사업 재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매각 △Gusto X Pte. LTD.(이하 구스토엑스) 지분 매각 △트러스테이·아파트테크 관계기업 전환 △기업분할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매각 추진

19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사업을 중단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당기 중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과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재팬 관련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매각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은 나우웨이팅, 도도포인트, 야오더 등 외식업소의 매장 운영·고객 관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야놀자가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의 저조한 실적이 있다. 야놀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은 지난해 말 당기순손실 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3억원으로 전년 동기(68억) 대비 8.3% 줄었다. 여기에 올해 9월 모바일 기반 주문 솔루션 야오더를 앞세워 진출한 테이블오더 시장은 배달 플랫폼(배달의민족), 금융 플랫폼(토스), 통신사(KT) 등의 참전으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다.

지분 매각·지배구조 개선 박차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야놀자가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외로도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구스토엑스와 그 종속기업의 주식을 전부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구스토엑스는 지난 2022년 야놀자 싱가포르 법인과 '공차' 김여진 대표의 블루바스켓이 50 대 50으로 합작해 설립한 기업으로, 레스토랑 및 식음료(F&B) 유통체인에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의 온라인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업을 영위해 왔다.

트러스테이와 아파트테크의 지분율도 50% 미만으로 줄였다. 야놀자의 지분율이 50% 미만까지 하락하며 야놀자의 종속기업이었던 이들 기업은 야놀자의 관계기업으로 재분류됐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야놀자의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됐다는 의미다. 트러스테이는 입주민들을 위한 아파트 생활 편의 플랫폼 '홈노크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테크는 관리사무소를 타깃으로 집합건물, 공동주택 관리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공급한다.

야놀자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기업분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 사업 부문을 분할해 야놀자플랫폼을 신설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연구개발(R&D)사업 부문을 분할해 '와이넥스트'를 설립할 예정이다. 야놀자플랫폼은 야놀자의 또 다른 자회사인 인터파크트리플과 합병해 통합법인 '놀유니버스'로 재탄생한다. 야놀자의 100% 자회사가 되는 와이넥스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플랫폼,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관련 글로벌 클라우드 선행 기술 개발 연구를 담당하게 된다.

美 상장 노리는 야놀자, 기업가치 괴리 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야놀자의 매각·분할 움직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고려한 일종의 '전략'이라는 평이 나온다. 야놀자가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다. 야놀자는 현재까지 상장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야놀자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한다는 사실은 이미 업계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야놀자가 당초 올 3분기로 예상됐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야놀자가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는 것은 과거 인정받았던 기업가치와 현재 시장이 보는 기업가치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앞서 2021년 10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조1,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9조3,388억원이었다. 이후 야놀자의 미국 증시 상장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블룸버그는 기업가치를 70억 달러(9조5,800억원)에서 90억 달러(12조3,200억원)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 야놀자가 1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 7,667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3분기 누적) 기록한 매출액은 6,961억원, 영업이익은 494억원이다.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며 장외시장에서 야놀자의 시가총액은 3조8,837억(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까지 주저앉았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야놀자가 현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가치가 4~5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면 눈높이에 맞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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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 매각에 난항, ‘반도체 리스크’ 못 피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매각에 난항, ‘반도체 리스크’ 못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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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가격 수정안 1조원 미만
NF3 매출 75.9% 삼성전자에 의존
여타 사업 실적 부진, 자금 융통 시급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들과의 협상이 난항에 부딪혔다. 경영권 매각 대금을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발(發) 반도체 리스크가 산업계 전반을 휩쓴 데 이어 효성화학의 특수가수 사업부 매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1조3,000억원 수준이던 기업 가치, 1조 아래로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과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나,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컨소시엄이 인수 우협으로 선정된 지 넉 달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요원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효성화학과 컨소시엄의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양측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오랫동안 협의를 못하면 결국 협상을 접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매각 대금과 관련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은 최근 인수 가격 수정안을 1조원 미만으로 정해 효성화학 측에 전달했다. 올 상반기 투자설명서(IM)를 받았을 때와 비교해 시장 업황이 크게 악화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효성화학 측은 이같은 가격 조정안을 받아들일지 또는 소수 지분(마이너리티) 투자 구조로 바꾸는 식으로 대안을 찾을지 검토 중이다.

올 7월 컨소시엄이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 우협에 선정됐을 당시 효성화학에 제시한 가격은 지분 100% 기준 1조3,000억원이다. 이후 상세 실사를 마친 지난 10월에는 1조1,75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5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조3,000억원의 금액은 과하다는 게 컨소시엄 측 입장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져가더라도 현금창출력의 25배를 넘는 몸값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특수가스 매각 대금 절실한 효성화학

상대적으로 급한 쪽은 재무구조에 비상이 걸린 효성화학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유동부채는 2조9,118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1,475억원) 대비 35.6% 늘었다. 2022년(1조7,157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불어난 규모다. 이 때문에 효성화학은 매분기 금융이자로만 600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대주단에서는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에 대해 더 이상 만기 연장(웨이버)이 힘들다는 신호까지 내비치고 있다. 효성화학 입장에서는 특수가스 부문 매각 대금을 받아야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석유화학 업계 불황으로 여타 사업부의 실적 개선도 요원한 상황이다. 효성화학은 현재 내장필름(TAC) 사업부와 친환경 신소재 폴리케톤 사업부 매각을 위해 잠재 매수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모펀드 및 전략적 투자자(SI)로 꼽히는 대기업들은 물론, 벤더사들도 효성화학 제조사업부의 경쟁력 부족을 우려해 인수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야심 차게 투자했던 베트남 현지 100% 자회사인 효성비니케미칼은 폴리프로필렌(PP)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해 매년 3,000억원가량의 순손실을 거듭 중이다.

이 때문에 효성화학은 지주사인 효성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는데, 이마저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효성이 전액 인수하는 조건으로 발행해야만 했다. 지난달 단행한 500억원 유상증자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지주회사의 돈으로 자본 부족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효성화학 측이 매각 작업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삼성전자 CAPEX 축소, 타격 불가피

컨소시엄 입장에서도 시장을 휩쓴 반도체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수가스는 반도체 업황에 민감해 기업 매각 대금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부문 주력 상품은 삼불화질소(NF3)로, 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사용된다. 효성화학은 연산 8,000톤 규모의 NF3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량 기준으로 SK스페셜티, 중국 페릭에 이어 글로벌 3위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삼성전자의 자본적지출(CAPEX) 축소와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주요 고객사인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효성화학 입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NF3 사업 매출의 75.9%를 책임진 핵심 고객이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5.9%가 NF3에서 발생했는데, 이 중 4.4%를 삼성전자 매출이 차지했다. 올해 1~3월 NF3의 매출 기여도는 5.7%, 삼성전자는 3.9%에 달했다.

이같은 우려 속에서도 컨소시엄은 예정대로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영호 IMM PE 대표는 “(효성화학 NF3 펀드 레이징은) IMM PE와 스틱의 블라인드펀드로 준비한다”며 투자자 모집에 집중하고 있음을 밝혔다. 블라인드펀드는 기존 펀드와 달리 투자 대상을 사전에 정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금부터 조성한 이후 적당한 투자 대상이 확보되면 투자하는 선모집·후투자 방식이다. 대략적인 자금 운용 계획만 제시할 뿐, 상세 투자 계획은 투자자는 물론 PE도 미리 알지 못한다.

한편 효성화학 특수가스 매각 여파가 동종업계 SK스페셜티 매각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통상 비슷한 성질·유형의 거래에서는 앞선 계약의 가치 산정이 이후 거래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9월 말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우협으로 선정했다. 당시 한앤코가 제시한 SK스페셜티 기업가치는 4조2,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양측은 다음 달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SK㈜가 어느 정도 지분을 남길지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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