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티맥스데이터'와 결별, 티맥스A&C 정상화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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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 티맥스데이터 지분 전량 양도 티맥스소프트 재인수 때 A&C 담보 잡혀 A&C 자금난으로 슈퍼앱 사업 좌초 위기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티맥스데이터 지분 전량을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넘기며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로써 티맥스데이터는 컨소시엄이 경영을 맡게 됐다. 티맥스그룹은 티맥스A&C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 측 지분 전량 무상증여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에 티멕스데이터 보유 지분 22.4% 전량을 무상증여했다. 앞서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은 지난 8월 티맥스데이터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72%를 취득한 바 있다. 박 회장이 보유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기존 공동 경영체제는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의 단독 경영으로 전환됐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티맥스티베로를 지배하고 있는 티맥스그룹 내 중간지주회사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고, 티맥스티베로는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다.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며 향후 IPO(기업공개)까지도 가능한 그룹 내 알짜회사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 중견기업 IT 신화를 썼었던 티맥스소프트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600억원(2022~2023년 기준)에 달한다.
티맥스A&C 일부 지분 담보 해제
박 회장 측이 이 같은 알짜회사의 보유 지분을 무상으로 넘긴 것은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받을 당시 설정한 담보를 해제하기 위해서다. 앞서 박 회장은 2022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던 티맥스소프트 지분 60%를 지난 8월 콜옵션(투자자 지분을 수년 후 다시 살 수 있는 권리)을 통해 되찾아오면서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컨소시엄이 티맥스데이터에 투자한 1조1,000억원 중 8,500억원이 티맥스소프트 재인수에 쓰였다.
당시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은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티맥스A&C 지분 일부에 대해 질권을 설정했다. 티맥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티맥스A&C는 슈퍼앱 플랫폼 ‘가이아’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슈퍼앱은 티맥스그룹의 미래 먹거리이자 박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회사가 1997년 창립된 이래 25년 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베이스(DB), 운영체제(OS),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집약해 만든 차세대 플랫폼이다.
당초 티맥스그룹이 조단위 자금을 조달하게 된 이유도 연간 1,000억원이 필요한 슈퍼앱 때문이었다. 그동안 티맥스그룹은 ‘린드먼아시아 → 메리츠증권 → 스카이레이크 → 캑터스·스틱 컨소시엄’ 순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스카이레이크가 티맥스그룹 내 티맥스소프트에 투자할 당시만 해도 박 회장은 콜옵션이 있었지만 이번에 캑터스·스틱 컨소시엄이 투자한 건에 대해선 콜옵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박 회장은 더 이상 티맥스소프트·티맥스티베로 경영권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심연에 빠진 티맥스A&C
이번 무상 증여는 티맥스A&C의 회생을 위한 결단이기도 하다.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분 일부가 담보로 묶여 있던 탓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질권 해제를 위해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현재 티맥스A&C는 임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직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올 9월 약 1,200명이었던 직원은 600명 수준으로 줄었다.
티맥스A&C의 재정난은 지난 10월 시작된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회사는 지속적인 적자 기조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 법인카드를 없애고 복지포인트, 사우회 경조금, 피트니스 시설 지원금을 중단했다. 심지어 직원들 점심 식대마저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티맥스A&C가 거의 모든 비용 측면에서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 회장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사모펀드(PEF)와 신기술사업금융회사들이 티맥스A&C의 성장성을 주목하며 투자를 고민하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티맥스A&C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이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