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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업용 부동산 투자한 韓 금융사, 최악의 시장 상황에 대규모 투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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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수요 급감에 고금리까지, 美 부동산 시장 침체
메자닌 대출에 참여한 韓 금융사들, 헐값에 자산 매각
지난해 말 북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 35조원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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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 사태가 미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과거 저금리 시절 수익률이 높은 후순위 채권 위주로 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던 국내 금융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실률 상승과 고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담보 가치가 급락하자, 채무 변제 순위에서 밀리며 원금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는 손실을 보면서다. 올해 1,000조원이 넘는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국내 금융사들의 손실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 "韓 금융사, 美 부동산에 대한 베팅 실패로 돌아가"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한국의 위험한 베팅이 실패로 돌아가다(Risky Bet on US Office Towers Becomes Debacle in South Korea)"라는 기사를 게재하고 국내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투자 실패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이지스자산운용은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있는 '브로드웨이 1551번지' 오피스에 후순위 대출을 해줬다가 최근 대규모 손실을 보고 해당 채권을 헐값에 매각했다. 투자비 회수액은 원금의 3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도 뉴욕 맨해튼 핵심 오피스 지구에 위치한 '245 파크애비뉴' 빌딩의 인수 과정에서 메자닌 대출을 제공했다가 올해 초 해당 대출자산을 원금의 절반 가격에 처분했다. '메자닌 대출'은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시 변제 순위에서 밀려 사실상 구제가 어려운 중·후순위 채권에 해당한다. 당시 미국의 대형 부동산 투자회사 SL 그린 리얼티와 보네이도 리얼티 트러스트가 해당 건물의 매입을 주도했는데 현대인베스트먼트가 낮은 변제 순위로 참여했다가 손실을 봤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에 위치한 고층 건물 '가스 컴퍼니 타워'와 관련해 1,500억원을 투자해 메자닌 대출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건물주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원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내 금융사에 투자 자문을 했던 로펌 밀뱅크의 스펜서 박 변호사는 "한국 운용사들이 하방 시나리오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메자닌 대출에 참여했다가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투자금을 날리거나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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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美 부동산에 자금 몰리면서 후순위 채권에 투자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대체 투자'라는 이름으로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금융회사를 중심으로 2016년부터 급증했다. 당시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호황기로 자산 가격이 이미 크게 오른 시점이었고 이에 국내 금융사들은 호황장에 올라타기 위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었다. 그러다 미국 현지 은행들이 엄격한 대출 규제를 적용하자 그 틈새를 노려 메자닌 대출 등 중·후순위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현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마련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금융사들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유사한 중·후순위 대출 기회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여 왔다"며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한국 금융사들은 시장에서 통용되는 금리 대비 2%p 낮은 금리로 대출한 사례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 기간 한국 금융사의 메자닌 대출 규모는 크게 늘었다. 미국 모기지은행연합회(MBA)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210억 달러(약 29조원)에서 2022년 510억 달러(약 71조원)로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급격한 침체기에 들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고금리 압박이 장기화하면서 사무용 건물의 공실률이 상승했다. 그 여파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급락했고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건물 소유주들이 늘어나면서 은행 대출액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각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메자닌 금융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온 한국 금융사의 투자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2023년 말 기준 57조6,000억원으로, 이 중 북미 지역 투자액이 34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사의 단일 부동산 투자액 35조1,000억원 중 6.85%인 2조4,100억원 규모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한이익상실'은 이자·원금 미지급 등 사유로 채권자가 만기 전에 대출금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 상태로 해당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을 의미한다.

3년 내 만기 도래 대출금 3,000조원, 부동산 압류도 증가세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연체와 압류가 증가하는 등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연체와 압류의 증가는 일반적으로 부진한 시장 상황이 최저점을 향해 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돼 시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렙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연체율은 이달 기준 8.11%로 2013년 11월 8.58%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압류 집행도 증가세다. 그동안 미국 금융사들은 대출을 못 갚는 차주의 자산을 압류해 자금을 일부를 회수하는 대신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 하지만 최근 공실률이 팬데믹 이전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부실 부동산의 압류가 늘어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000만 달러(약 28조4,000억원)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건물주나 투자자 등이 상환해야 할 대출액의 규모가 여전히 큰 데다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이 늘어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트렙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금은 총 2조2,000억 달러(약 3,000조원)에 달한다.

美 금융권, 상업용 부동산이 금융 위기의 뇌관 가능성 우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향후 1년 내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 뇌관이 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조기 파산과 같은 금융권의 위기가 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는 과거에도 있었던 현상이지만 최근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일시적 원인이 아닌 근무 방식 등 구조적 변화로 촉발돼 금리 인하가 아닌 이상 쉽게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올해 1월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사태가 시장의 경계심을 심화시켰다. 자산 1,000억 달러(약 137조원)가 넘는 중형 은행인 NYCB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대비한 대규모 대손충당금으로 인해 예상 밖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NYCB가 한 달 만에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급한 불을 겨우 껐지만, 시장에서는 중소 은행들의 줄도산과 은행권의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부정적 전망도 이어졌다. 지난 3월 피치는 "이번 사이클에서 사무용 부동산의 가치가 35% 하락했다"며 "아직 금융 위기 당시의 47% 하락보다는 가치가 높은 상황이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하락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시기 S&P도 미국 지역 은행 5곳에 대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를 이유로 결국 해당 은행의 신용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무디스 역시 상업용 부동산 우려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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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왼쪽),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채 만기 도래 규모(오른쪽)/출처=한국은행

한은 "SVB 사태와 달리 시스템 리스크 발전 가능성 작아"

다만 한국은행은 미 금융권과는 달리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올해 3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중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리스크와 과거 위기의 비교 및 시사점'에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부실 규모가 크지 않고 금융기관과 당국의 대응능력도 개선된 점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SVB 파산 사태와 같이 고금리 충격이 주요한 원인이지만 과거보다 리스크 평가가 용이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사가 구조화 파생상품 발행에 적극 나서면서 리스크에 대한 평가 자체가 어려웠지만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단순 대출과 저당증권 형태로 리스크 평가 자체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평가했다.

SVB 파산 사태의 직접 원인이 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NYCB 등 중소은행에서 발생할 가능성도 작을 것으로 봤다. 당시 SVB 은행은 예금의 95%가 예금보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스타트업 등 거액 예금자로부터 조달됐지만, NYCB는 이 비율이 30%를 하회한다는 이유에서다. 통화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도 다르다. 한은은 "SVB 사태 당시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완화적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가 낮았지만, 현시점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이 확산될 조짐이 보일 경우 연준이 신속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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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사업 불황에 손실 커진 SKC, 'SK엔펄스 감자-현금 확충'으로 재무구조 개선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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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펄스 유상감자, SKC에 1,638억원 현금 유입될 듯
전기차 시장 확장에 편승했지만, 전기차 캐즘에 휘둘린 SKC
현금 부족한데 CAPEX는 평년 이상, 신사업 기반 마련 본격화 양상
SKC netprofit FE 20240730

SKC가 반도체 부품 자회사 SK엔펄스의 유상감자를 실시하자 SKC가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시장에서 나온다. SKC가 SK엔펄스의 지분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SKC는 전기차 캐즘 등 영향으로 주력 사업이 불황기에 접어들며 손실을 보고 있다. 신용등급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SKC가 감자를 실시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동기가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SK엔펄스 유상감자 결정, 발행 주식 28.33% 소각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엔펄스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감자를 결정했다. SK엔펄스 보통주 4,851만5,142주(자기주식을 제외한 발행 주식의 28.33%)를 소각하는 대가로 주주에게 주당 3,401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총감자 규모는 1,650억원이다. 감자 후 주식 수는 약 1억7,615만 주에서 1억2,763만 주로 줄어들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감자 소식에 시장에선 SKC의 현금 확보에 목적이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유상감자는 자본잠식을 피하거나 지배주주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은데, SK엔펄스는 현재 자본잠식 위험이 큰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SKC가 SK엔펄스의 지분 96.5%를 보유하고 있단 점도 이 같은 추론에 힘을 싣는다. 실제 이번 감자를 통해 SKC로 유입되는 현금은 총 1,6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캐즘에 SKC 적자 지속, 조달 창구도 사실상 막혀

SKC는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비롯해 화학, 반도체 소재 등 사업을 영위하며 꾸준히 외형을 불려 왔다. 지난 2020년 동박 사업 회사 SK넥실리스(옛 KCFT)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차전지로 소재를 넓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장에 편승하며 미래 성장성을 확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캐즘이 변수가 됐다. 전방 전기차 시장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면서 지난해 기준 2,16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76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6배 늘어난 수준이다. 적자가 쌓이며 재무구조도 악화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SKC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 자산)은 2조4,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8억원 증가했다. 동기간 부채비율도 170.6%에서 176.7%로 소폭 상승했다. SKC로선 자회사 유상감자를 통한 현금 확보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는 게 급선무인 상황이란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도 SKC의 신용등급(장기 A+, 단기 A2+)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줄줄이 하향하며 경고등을 켰다. '부정적' 전망은 향후 수개월 내 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단 의미다. SKC가 자력으로 신용등급을 개선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력 사업인 화학과 배터리 소재가 동반 침체하면서 실적 상승 여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여서다. 이익 체력을 보여 주는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만 봐도 지난해 마이너스(-) 437억원으로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322억원으로 적자 국면이다.

SKC의 주요 조달 창구가 사실상 막힌 상황이란 점도 부담이다. SKC는 그간 기업어음(CP) 시장을 주된 조달 창구로 활용해 왔다. 실제 SKC는 최근 2년간 매년 CP로만 4,0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엔 지난 2월 1개월물로 500억원, 5월 3개월물로 300억원 등 총 800억원을 발행한 데 그쳤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자비용(1,544억원)이 전년 대비 46.8%(492억원) 증가하는 등 부담이 확 늘어난 탓이다. SKC가 2022년 하반기 1,350억원, 2023년 하반기 1,200억원을 발행해 온 만큼 올해도 1,000억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되나, 부담을 감수하고 조달을 감행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SKC america money FE 20240730

'성장통' 강조하는 SKC, 평년 웃도는 CAPEX 감당 가능할까

SKC 측은 자사의 자금난을 '성장통'으로 보고 있다. 한계 사업 매각 후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데 막대한 자금이 활용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의 고난은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취지다. 실제 SKC는 CAPEX(설비투자)에 상당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C는 올해에만 약 8,000억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히며 이미 1분기 2,700억원 정도가 SK넥실리스 해외 공장 증설에 사용됐다고 전한 바 있다. SKC 관계자는 "현재 SKC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의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 '예견된 성장통'을 겪는 시기"라며 "하반기부터 사업 전반의 본격적인 판매 회복 등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단순 '성장통'이라기엔 현금 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SKC의 보유 현금은 지난해 말 5,31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9,039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SKC가 지난 2022년 이래 매년 3월 말께 보유 현금을 9,000억원대로 만들어 왔음을 고려하면 크게 특기할 만한 지점은 아니다. 오히려 SKC 측이 제시한 CAPEX 목표치 8,000억원이 평년을 크게 웃도는 수준인 만큼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SKC의 연간 CAPEX는 2020년 3,231억원, 2021년 3,469억원 등 3,000억원대였다가 2022년 7,654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2023년 1조49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CAPEX만 해도 2,843억원으로 웬만한 평년(2020년) 지출 규모에 육박한다.

이렇다 보니 최근 SKC는 보조금 수령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지난 5월 SKC의 반도체 유리 기판 계열사 앱솔릭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7,500만 달러(약 1,023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보조금 대상인 앱솔릭스 코빙턴 유리 기판 1공장은 세계 최초의 유리 기판 양산 공장으로, 연산 1만2,000㎡ 규모다. 앱솔릭스는 지난 2022년 11월 코빙턴 공장 착공에 나섰으며, 최근 1공장을 완공해 시운전 중이다. 이후 자체 샘플 테스트를 완료하고 올해 하반기부턴 본격적인 고객사 인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대한 자금을 끌어들여 신사업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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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급등에 NPL 대량 매각한 은행권, 건전성 관리 방책이 리스크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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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채권 기초 ABS 발행 금액 21% 감소, NPL 기초 ABS는 대폭 증가
제2금융권은 공동매각 진행, PF 정상화 펀드 가동하기도
NPL 투자사 좌불안석, "NPL 매각 규모 확대로 경·공매 유찰률 늘어"
NPL BANK FE 20240729

금융권 전반의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고정이하여신(NPL)을 털어내는 데 주력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는 연체율이 10%를 넘어설 위기에 처한 만큼 공동매각 등 방식을 통한 NPL 매각에 더욱 적극적인 모양새다. 다만 NPL 매각이 향후에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NPL 대량 매각으로 NPL 처리 여력이 소모될수록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NPL 기초 ABS 발행 급증, 전년 대비 87% 증가

29일 금융감독원은 '2024년 상반기 등록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실적'을 통해 NPL 기초 ABS 발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 ABS 발행 금액은 총 2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2%(2조5,000억원) 감소했으나 NPL 기초 ABS 발행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조1,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9,000억원으로 87%(1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택저당채권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출채권 기초 ABS 발행 금액이 21% 줄어든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NPL 기초 ABS 발행이 부쩍 늘어난 건 국내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NPL 매각에 나선 영향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3조2,704억원어치 NPL을 상·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조2,232억원)의 1.47배 수준일 뿐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3조2,312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문제는 차주들의 연체가 급속히 늘면서 은행들의 공격적인 상·매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NPL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단순 평균 NPL 비율은 0.28%로 지난해 1분기 말 0.27%보다 0.01%p 상승했다. 부문별로도 가계 부문이 0.17%에서 0.18%로, 기업 부문은 0.31%에서 0.33%로 0.31%에서 0.33%로 NPL 비율이 나란히 올랐다. 전체 자산의 질이 하락하고 있단 의미다.

저축은행도 NPL 털어내기, 10% 육박한 연체율이 원인

이 같은 추세는 제2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캐피탈·카드사의 연체 채권을 4,000억~5,000억원 규모로 모아 오는 3분기 NPL 전문투자회사에 공동매각할 예정이다. 여신 업계에서 공동매각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신협회는 2~3개의 자문사를 선정하고 나면 참여사와 공동매각 규모를 확정하고 9월 안으로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여신협회 측은 지난 6월 2,600억원 규모의 2차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도 가동했다. 당초 2,000억원을 들여 펀드를 가동할 계획이었으나 출자에 나선 캐피탈사가 투입 자금을 늘리면서 집행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펀드는 NPL을 사들이거나 PF 사업장에 유동성을 불어넣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펀드의 자금이 집행되면 중소형 캐피탈사가 PF 사업장의 NPL을 털어내거나 PF 사업장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저축은행도 1조원 규모의 NPL을 털어낼 계획이다. 우선 18개 저축은행이 모은 개인 무담보, 개인사업자 NPL 1,360억원어치를 F&I에 공동매각할 방침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조성한 5,100억원 규모의 2차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도 양수도 계약을 마쳤다. 여기에 더해 개별 저축은행의 대손상각이 3,000억원 이상 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처럼 제2금융권이 NPL 정리에 매진하는 이유는 치솟는 연체율에 있다. 특히 저축은행 업게는 연체율이 10% 선을 돌파하기 일보 직전인 상황까지 몰렸다. 실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은 8.8%로 단 3개월 만에 2.25%p 높아졌고,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로 범위를 좁히면 연체율이 9.96%에 달한다.

캐피탈사도 부동산 PF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캐피탈사의 PF 잔액은 25조4,000억원으로 은행·보험사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고, 연체율도 5.27%로 2020년 말 0.28%에서 18배 급등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역시 3.21%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저축은행처럼 연체율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LPL 정리를 통해 연체율이 두 자릿수로 높아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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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도 NPL 매각 본격화, 투자사들은 "회수 가능성 불투명"

이런 가운데 최근엔 새마을금고까지 NPL 털기에 나섰다. 부동산 PF 및 관리형토지신탁대출 등이 부실을 겪으면서 연체율이 급등한 탓이다. 실제 지난해 말 5.07%였던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올해 1월 6%대로 뛰더니 2월과 3월엔 7%대까지 반등했다. 이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6월 각각 2,000억원을 출자해 총 4,000억원 규모의 '새마을금고 금융 안정 지원펀드'를 결성했다. 캠코 차원에서 1조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PF 정상화 펀드'(캠코펀드)도 가동했다.

제2금융권은 앞으로도 공동매각을 통해 NPL 털기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공동매각을 활용하면 비교적 매각 규모가 작아 낙착률이나 가격 협상력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어서다. 다만 시장에선 NPL 매각이 향후에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미 은행권 전반이 NPL 매각 규모를 크게 확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에만 2조원 규모의 NPL을 매각한 바 있다. NPL 투자 전문회사들의 NPL 처리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단 의미다.

이렇다 보니 NPL 투자사들은 현 상황을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담보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NPL 매각 규모가 커져 부담이 늘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통상 NPL 투자사들은 금융사로부터 NPL을 매입한 후 채권 담보인 부동산을 경·공매 방식을 통해 매각한 후 수익을 낸다. 그런데 은행권이 NPL을 매각한 규모가 커진 만큼 담보인 부동산 공급도 증가해 경·공매 유찰 횟수가 늘어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공매 시장에선 한번 유찰될 때마다 기존 감정가의 20~30%를 떨어뜨리는 저감율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NPL 투자사 관계자는 "올해 NPL이 많이 나온다고 무턱대고 매입하다간 잦은 유찰로 인해 오히려 손에 남는 이익이 더 적을 수 있다는 고민이 생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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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공포 되풀이한 티메프 사태, '주먹구구식' 플랫폼 규제 허점 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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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미정산 사태 장기화, 정부 "5,600억원 유동성 공급하겠다"
PG업계 수난사 반복, 선환불 조치로 피해 뒤집어썼다
티메프-머지포인트 '데칼코마니', 플랫폼 규제 재정립해야 한단 목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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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기획재정부 차관(왼쪽 첫 번째)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메프, 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관련 관계부처 TF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여기에 모기업인 큐텐 측도 피해 구제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소비자 불편은 다소 해결될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와 비슷한 사건이 또다시 벌어진 셈인 만큼, 당장의 피해 구제를 넘어선 규제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티메프 사태에 유동성 공급 나선 정부

29일 정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문제 관련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판매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 최대 2,000억원 및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협약프로그램 3,000억원을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사 이차보전(이자차액 보상)에도 600억원을 지원한다. 총 5,600억원가량의 유동성을 투입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피해기업의 대출·보증 만기를 최대 1년 연장하고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 납부 기한을 최대 9개월 연장하는 등 세정 지원도 병행한다.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제반을 마련해 주겠단 취지다. 항공사·여행사 협의를 바탕으로 항공권 취소 수수료 면제도 지원할 계획이며, 이외 ▲카드 결제 취소 등 방식을 통한 소비자 환불 지원 ▲민원 접수 전담 창구 운영 ▲집단분쟁조정 신청 접수 등 소비자 지원 방침도 세웠다.

구영배 큐텐 대표도 티몬·위메프 정산·환불 지연 사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금번 사태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히 대처하겠다"며 "현장 피해 접수와 환불은 계속해서 실시할 예정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큐텐 보유 해외 자금의 유입과 큐텐 자산·지분 처분 및 담보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PG사 환불·셀러 미정산 등 '불씨' 여전

다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이미 대금을 지급받은 티몬·위메프가 지급결제대행(PG)사를 대상으로 환불 절차를 해주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 당국의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선환불 조치를 취해야 하는 PG사 입장에선 자신들이 피해를 뒤집어쓴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PG업계 전반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PG사들은 자금력이 있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영세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단 것이다.

티몬·위메프로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셀러) 피해가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란 점도 문제다. 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은 지난 22일 기준 위메프 195개사 565억원, 티몬 750개사 1,097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5월치 판매대금 미정산금만 산정한 것으로, 향후 6~7월 미정산분이 추가되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환불 지연 피해 소비자들의 고소·고발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소비자들은 이날 경찰에 모회사인 큐텐을 고소함과 동시에 환불대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심준섭 법무법인 심의 변호사는 "큐텐 사태와 관련해 서울강남경찰서에 소비자들의 고소·고발장을 접수한 뒤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이라며 "입점 업체들의 고소·고발장은 다음 달 2일 접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정산 사태의 파급이 연쇄적으로 확산하고 있단 의미다.

전문가들은 당초 티몬·위메프가 매상을 인식한 후 결제 플랫폼들로부터 대금을 전달받는 매출채권과 항공·여행사, 셀러 등에게 지급해야 하는 매입채무 간의 대금 지급일 차이에서 발생하는 운전 자본(Working capital) 관리 실패가 이번 사태의 주원인이라 봤다. 때문에 결제 플랫폼들과 셀러들은 시간이 지나면 미정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사태가 확대되면서 큐텐 그룹 전체가 장기간 자금 압박을 받아왔던 사실이 알려지자 운전 자본 관리 실패를 넘어선 기업 유동성의 문제로 인식이 바뀌었다. 소비자들의 법적 대응도 사실상 머지포인트 사태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의 '돌려막기'가 자행됐다는 사실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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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와 '닮은꼴'인 티메프, 발생 원인은 허술한 플랫폼 관련 법?

이처럼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시장에선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체 현금 없이 고객의 선결제 대금으로 서비스를 유치하다 자금 경색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두 사건에 공통 분모가 존재한단 것이다.

머지플러스는 2020년부터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고 음식점·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의 일종인 머지포인트를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사용처도 공격적으로 늘리며 1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으나, 2021년 8월 법률상 문제를 이유로 사용처를 축소해 환불이 쇄도했다. 이후 머지플러스는 설립 초기부터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티몬·위메프 역시 높은 상품권 할인, 선불충전금(티몬캐시), 선결제 후 상품권을 발송하는 선주문 형태의 판매 방식 등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공격적인 행보에 지난해 티몬 거래액은 전년 대비 66%, 위메프는 50% 상승했으나 자본잠식이 심화되며 판매자는 물론 소비자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3년 만에 닮은꼴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플랫폼 관련 법 규정이 지나치게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주먹구구식 규제가 이커머스 플랫폼의 비정상적 관행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단 시선에서다. 실제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자상거래법상 온라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가 환불 또는 청약 철회를 요구하면 판매자는 이를 3영업일 내에 돌려줘야 하지만, 플랫폼 거래 구조상 일차적인 환불 책임은 플랫폼 입점 업체들에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합법적으로 책임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판매자 정산 주기와 판매 대금 보관 방식 역시 허점이 있다. 통상 대기업 유통사는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 상품이 판매된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40~60일 이내에 판매 대금을 정산해야 한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엔 관련 규정이 없는 탓에, 티몬·위메프는 물건 판매 후 판매사에 정산하기까지 70여 일을 소요했다. 심지어 이 기간 이커머스 플랫폼 측이 카드사 등으로부터 받은 결제 대금을 입점 업체에 주지 않고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해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의 관리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티몬·위메프는 이커머스 플랫폼임과 동시에 결제를 대행하는 2차 PG기도 하다. 현행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위로부터 허가받은 업체는 경영상 취약점이 드러나면 경영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티몬·위메프 등 PG사는 '허가 업체'가 아닌 '등록 업체'라 관리 대상이 아니다. 정산 지연 사태를 두고 업계에서 "터질 게 터졌다"는 언급이 거듭 나오는 이유다. 결국 관리·감독 부실로 사건이 촉발된 만큼, 향후 업계 전반이 당국의 감시하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졌다는 평가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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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7주래 최강세, 155엔도 무너졌다 "38년 만의 슈퍼 엔저 막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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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금리 격차 감소 기대·안전 자산 수요가 엔화 지지 
日 정부 외환시장 개입 및 트럼프 엔저 문제 언급도 영향
엔화 강세 흐름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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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추이/출처=구글 파이낸스

속절없이 떨어지던 엔화 가치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시아 통화 약세’에 대한 경고성 발언과 미국-일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질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기록적 슈퍼 엔저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저리의 엔화로 다른 고금리 자산을 매입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도 풀리기 시작했다.

달러당 엔화 강세, 엔·달러 환율 153엔대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3.66엔까지 떨어졌다. 약 2개월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날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엔가량 하락했다. 현재 주요 10개국 통화(G10)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엔화는 약 7주 전만 해도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여겨졌던 ‘1달러=160엔’을 돌파하며 일본의 경제 버블 시기인 1986년 12월 이후 38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당시 시장에선 엔화가 160엔대에서 움직이는 ‘초(超)엔저 시대’가 지속될 것이란 비관론까지 나왔다.

최약세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엔화가 반등하기 시작한 건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부터다. CPI 상승률이 3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96.3%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전망도 엔화 가치 상승을 유도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축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다. 현재 연준은 22년 만의 최고 수준인 5.25~5.5%의 기준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BOJ는 0~0.1%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LSEG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일본은행이 오는 30~31일 개최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10bp 인상할 가능성을 67.2%로 점치고 있다. 이는 이번 주 초 40%에서 대폭 상승한 수치다.

"달러와 엔화 격차 크다", 트럼프 발언도 엔화 강세 견인

최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도 엔화 강세를 이끌었다. 총격 사건은 외환시장에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급격히 높인 것은 물론, 향후 엔저 흐름의 전환 가능성도 부각했는데, 이는 트럼프가 재임에 성공할 경우 양적 완화를 동반한 달러 가치의 하락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의 최근 발언도 엔화 매수에 불씨를 당기며 엔저가 흔들릴 가능성을 열었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우며 수출 촉진을 위해 달러화 약세를 지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통화 이슈를 언급하며 엔화 약세를 용인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큰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며 "현재 강한 달러 및 약한 엔, 약한 위안이라는 측면에서 통화의 깊이(the depth of the currency)가 엄청나기(massive)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달러와 엔, 달러와 위안의 불일치(discrepancy)가 믿기지 않는다(unbelievable)"며 “미국 제조업체들은 달러가 너무 비싸서 아무도 제품을 사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는 유지하면서도 미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에도 달러 가치를 낮춰야 한다며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트럼프의 발언에 달러인덱스는 즉각 반응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7일 미국 동부시간 오전 4시 반께 104에서 103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이자 200일 이동평균선이 가리키는 수치인 104.4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YEN FE 002 20240726

엔화 가치 오르자 '엔 캐리 트레이드' 위축

일본 정부의 개입도 엔저 기조에 제동을 건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당국은 11일 3조 엔(약 27조원) 넘는 자금을 외환 시장에 투입한 데 이어 12일엔 2조 엔(약 18조원) 정도를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1일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61.6엔대에서 157.4엔까지 올랐다.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에서 주요 지수가 하락하며 부각된 위험 회피 움직임도 엔저 탈피에 기여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를 하던 투기 세력이 엔화 매도 포지션을 축소하고 엔 매수에 박차를 가하면서다. 실제로 최근 엔저 추세가 완화되는 가운데 엔 캐리 트레이드에도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금리가 낮을 때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으나, 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그만큼 환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엔화로 투자한 자산을 팔고 자금을 회수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엔 캐리 자금은 올해 5월까지만 해도 57조2,640억 엔(약 51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조7,167억 엔)과 비슷한 수준에서 느는 추세였다. 유럽이 최근 잇달아 기준금리를 내리며 통화가치가 낮아진 반면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달러 독주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엔 캐리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슈퍼 엔저에 베팅하면서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겨왔다. 하지만 최근 엔저 추세 완화로 이같은 흐름에 반전이 생긴 것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시그널은 3개월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2조4,600억원으로, 2월 7조8,583억원, 3월 4조4,285억원에서 점차 순매수 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4월에만 7,580억원어치를 팔아치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하반기 엔화의 절상 움직임이 나타나는 와중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점진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요건이 충족될 것이라 보고 있다. 닛케이지수 하락 자체가 엔고로 이어지는 구조도 있다. 외국인은 통상 일본 주식에 투자할 때 같은 금액의 ‘엔 매도·달러 매수’를 통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헤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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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확대에 훈풍 탄 SK하이닉스, '아픈 손가락' 솔리다임·키옥시아 상장 추진 전망

AI 수요 확대에 훈풍 탄 SK하이닉스, '아픈 손가락' 솔리다임·키옥시아 상장 추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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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eSSD 수요 급증, SK하이닉스 매출 최고 기록 갈아치웠다
솔리다임 12분기 만의 흑자 전환 성공, 미 증시 상장으로 투자 재원 확보할 듯
키옥시아에도 긍정적 전망 확산, "상장 통해 평가손실 부담 줄일 수 있어"
SKhynix netprofit FE 20240726

SK하이닉스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적자 상황을 깨고 수익성이 나오기 시작한 만큼 기세를 몰아 상장한 뒤 투자금을 확보하겠단 취지다.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시장 일각에선 키옥시아도 마찬가지로 상장에 나설 수 있단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상장을 통해 그간 누적돼 온 평가손실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5조4,685억원

26일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꼽히는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은 16조4,233억원으로 2022년 2분기(13조8,110억원)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성과의 일등 공신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전년 동기 대비 250%나 증가했다. 지난 3월부터 5세대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 전망도 밝다. 올해 3분기부터 D램을 12개 쌓아 올린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들어가 4분기께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아직 HBM3E 8단에 대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AI 서버용 고용량 eSSD 수요가 급증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재 세계 최대 용량인 60TB(테라바이트) eSSD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솔리다임이 유일하다. 이렇다 보니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는 물론 델 등 서버기업도 솔리다임에 "다른 회사보다 먼저 60TB eSSD를 납품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solidigm Skhynix FE 20240726

흑자 전환한 솔리다임, 상장 추진 본격화

당초 솔리다임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을 인수한 이후 가파른 다운사이클이 시작돼 낸드 시장이 충격을 받은 탓이다. 실제 SK하이닉스가 1차 인수 대금을 지불한 지 1년 만인 2022년 하반기 미국 주도의 긴축정책이 본격화했다. 이에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메모리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고, 결국 데이터 고객사들이 주문을 줄이는 결과가 초래됐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솔리다임이 '계륵'으로 전락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1조2,739억원인 데 반해 순손실은 2조2,423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2조7,455억원)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순손실은 무려 10배까지 늘어난 수치다. 당시 솔리다임의 순손실은 SK하이닉스 전체 순손실(5조5,733억원)의 절반 수준을 차지할 만큼 컸다. 솔리다임으로 인한 차입도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상반기 말 차입금은 약 32조원으로, 전년 말(약 24조원)에 비해 8조원가량 증가했다. 적자 상황에서 설비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조달을 한 결과다. 시장 일각에서 솔리다임에 대해 '실패한 M&A'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AI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AI용 서버 수요가 급증, 솔리다임의 주력 제품인 eSSD도 활황세에 접어든 것이다. 이에 힘 입어 솔리다임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2021년 2분기 이후 12분기 만의 흑자 전환이다. 영업이익도 올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김석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2분기 eSSD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0% 늘었다"며 "올해 연간 기준으론 작년의 네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SK그룹은 솔리다임이 eSSD 분야에서 경쟁력을 얻은 만큼 나름의 '자생력'이 갖춰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SK그룹은 솔리다임을 뉴욕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을 통해 설비투자를 위한 투자금을 확보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4년 전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인수가격(약 10조원)과 미국 웨스턴디지털(WDC) 등 낸드플래시 경쟁사의 시가총액(약 32조원) 등을 감안하면 솔리다임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20~3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낸드 시장 훈풍, 키옥시아도 상장 재추진 나서나

솔리다임 상장 계획이 본격화하면서, 일각에선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키옥시아도 상장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키옥시아는 지난 2018년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분사해 설립됐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출범 당시 미국 베인캐피털이 구성한 펀드에 총 2조7,000억원을 출자했고, 전환사채(CB) 1조3,000억원을 인수한 바 있다. 베인캐피털이 구성한 컨소시엄은 키옥시아 지분을 56%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 이후 당시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침체하기 시작했고 이에 키옥시아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지난해 2~4분기 연결 회계 기준으로 2,540억 엔(약 2조3,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위한 거액의 자금 지출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키옥시아 상장 시나리오가 부상한 건 AI 수요 확산에 따라 솔리다임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등 '희망'을 한 차례 목도했기 때문이다. 키옥시아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단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대한 시황은 반등 궤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SK그룹이 솔리다임을 넘어 키옥시아 상장까지 성공하면 막대한 투자 재원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장 과정에서 키옥시아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지난 수년간 실적 부진으로 누적돼 온 수조원대의 평가손실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으로선 키옥시아의 지분 가치 상승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며 "낸드 시장 훈풍을 타고 엑시트(투자금회수) 기회를 노리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회의적인 의견도 나온다. 키옥시아의 상장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 탓이다. 키옥시아는 지난 2020년 10월 상장을 준비했지만 미국 정부가 키옥시아의 주요 거래처였던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로 철회된 바 있다. 2021년에도 상장을 준비했지만 시황 침체로 무산됐고, 이후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합병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지난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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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오르고 수신금리 내렸다", 오락가락 정부 정책에 인터넷은행 대출금리 ‘껑충’

"대출금리 오르고 수신금리 내렸다", 오락가락 정부 정책에 인터넷은행 대출금리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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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0.22%p 낮아질 때 인뱅은 0.38%p 상승
당국의 '가계부채 증가' 주범으로 지목된 후 대출금리 높인 영향
전문가들 "가계대출 급증은 아파트 쏠림 심화 및 정책 혼선 탓"
interest rates FE 20240725 001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올해 들어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소폭 줄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한 반면 인터넷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면서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출범 초기보다 낮아진 것을 비롯해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대출금리는 더 높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은행 3사 '예대금리차' 확대

25일 은행연합회의 은행권 예대금리차 비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예대금리차는 올해 1월 1.52%포인트(p)에서 5월 1.89%p로 0.38%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0.74%p에서 1.36%p로 0.62%p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으며, 토스뱅크(0.33%p), 케이뱅크(0.18%p)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31%p에서 1.10%p로 0.22%p 하락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 예대금리차가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NH농협은행(-0.6%p)이다. 이어 하나은행(-0.25%p), KB국민은행(-0.13%p), 우리은행(-0.11%p)이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만 예대금리차가 0.01%p 상승했다.

지난해 12월까지는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0.68%p)가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낮았으나, 반년 만에 상황이 역전되며 시중은행을 모두 웃도는 모습이다. 지난 5월 기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0.95~1.23%p다.

InternetBank FE 20240725 003

출범 초 수신금리 유지 부담, 정기예금 금리 줄줄이 하향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이유는 수신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간 인터넷은행 3사는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신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해 초만 해도 인터넷은행들은 파킹통장에 연 3%대의 파격적인 금리를 내걸며 고객들을 유인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연 4%의 정기예금 금리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들은 총 4,3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의 가입 고객수는 2,300만 명을 넘어섰고,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터넷은행들의 수신 금리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최대 연 4% 수준에 달했던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는 현재 연 2%대 초반으로 하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정기예금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기준)는 5번의 금리 인하를 걸쳐 연초 3.8%에서 현재 3% 초반까지 내려왔다. 토스뱅크 역시 정기예금 금리를 3차례 인하했다.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초 3.4%에서 최근 3.0%까지 내려왔는데, 이는 인터넷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서만 대표 정기예금 상품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를 10차례나 내렸다. 이로 인해 연초 1년 만기 기준 3.90%였던 코드K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 3.3%까지 떨어졌다.

인터넷은행들이 수신상품 금리를 인하한 배경으로는 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이 꼽힌다. 은행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대폭 내려가 이에 맞춰 수신금리도 인하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은행 출범 초기 고객 모집을 위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수신 전략 펼쳤지만, 과거의 파격적인 금리를 지속하기엔 비용적 부담이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높은 금리로 모객에 집중하는 전략보다 비용 관리 등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수신 전략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압박에 대출금리 인상

인터넷은행의 수신금리가 축소된 가운데 오름세를 지속한 대출금리는 예대금리차를 더욱 확대시켰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대출금리는 올해 1월 4.30%에서 5월 4.50%로 0.2%p 상승했다. 이른바 ‘금리 맛집’으로 불리던 인터넷은행의 대출금리가 인상된 원인은 가계부채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긴 주범으로 인터넷은행을 지목하자 대출금리를 올린 것이 예대금리차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인터넷은행은 대환대출 이용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내세워 대환대출 시장을 활성화시킨 바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절반이 넘는 비중이 대환대출로 유입되기도 했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달 열린 '인터넷은행 성과 평가 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들을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고, 정부의 압박에 인뱅 3사는 곧바로 대출금리를 올리며 문턱을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여신 성장 목표치를 연초 제시했던 20%에서 10%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 규제가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연초에는 금리 인하가 소비자 편익이라는 입장을 취하던 당국이 가계대출이 늘어나자 은행권의 금리 경쟁을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초 대환대출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직접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 경쟁을 유도한 것은 금융당국이다. 당국은 은행권에 고정형 상품 취급도 늘리라고 지시했다.

stress DSR FE info 20240725 002

韓 대출 시장의 구조적 문제, 부동산 시장 쏠림이 주담대 수요 '지속 자극'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급증의 근본적 원인이 사실상 국내 대출 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시장, 특히 아파트에 대한 쏠림 현상이 주담대 수요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은행권의 주담대 규모가 급증하자 금감원이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고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올렸지만, 그럼에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심리에 따라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출금리를 압박하는 관치 금융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정책 혼선은 되려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트레스 DSR(Debt Service Ratio·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연기다. 정부는 이달부터 기존보다 강화된 스트레스 DSR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DSR 한도를 더 조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급증한 전세사기 피해,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혼란 등 부동산 시장의 교란이 발생하자 2단계 시행 시기를 돌연 9월로 2개월 연기했고 3단계는 내년 7월로 미뤘다. 문제는 정부가 DSR 규제는 미루면서도 저금리 모기지 상품인 디딤돌 대출과 전세자금융인 버팀목 대출, 신혼부부 대출 등 정책 상품은 그대로 출시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주택 거래자들을 지원하는 듯한 시그널을 시장에 계속 보냄으로써 대출 수요와 집값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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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액 1조원 늘었다" 여전한 캐피탈사 부동산 PF 리스크, 당국은 구조조정에 박차

"연체액 1조원 늘었다" 여전한 캐피탈사 부동산 PF 리스크, 당국은 구조조정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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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연체에 허덕이는 여신전문금융업계
자구책 'PF 정상화 지원 펀드'는 그저 부실 이전 수단?
"구조조정 속도 내자" 금융감독원의 부실 PF 정리 압박
PF 20240725

국내 캐피탈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중·후순위 비율이 높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며 부실 위기가 본격화한 것이다. 캐피탈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의 자구 노력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직접 부실 PF 사업장의 경·공매를 유도하며 구조조정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위기의 캐피탈 업계

2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업계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5조4,000억원이다. 연체율은 5.27%, 연체액은 1조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여신전문금융사 중에서도 특히 캐피탈사가 부동산 PF 대출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을 고려, 약 1조원 이상의 연체액이 캐피탈 업계에서 발생했을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 규모 확대는 차후 캐피탈 업계에 있어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캐피탈 업계의 부동산 PF는 여타 2금융권 대출 대비 중·후순위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PF 사업의 중·후순위 출자자는 선순위 출자자의 자금 회수가 모두 이뤄진 후에야 돈을 받을 수 있다. 중·후순위 비율이 높을수록 대출 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캐피탈 업계의 전체 부동산 PF 대출 중 중·후순위 비율은 30% 수준이다.

부실 리스크가 확대되며 캐피탈사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미끄러지는 추세다. 한국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엠캐피탈(A-/안정적→A-/부정적)과 롯데캐피탈(AA-/안정적→AA-부정적), 오케이캐피탈(BBB+/부정적→BBB/안정적) 등 캐피탈사 세 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고수익 위험자산 신규 취급 제한과 부채 조달 비용 상승, 부동산 PF 대손 부담 확대로 업권 내 수익성 저하 추세가 뚜렷하다는 판단에서다.

여전업계 'PF 정상화 지원 펀드'의 허점

위기에 내몰린 여신전문금융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업계는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 1호 펀드’를 조성해 부실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한 바 있다. 당시 9개 캐피탈사(신한·하나·KB·우리금융·IBK·메리츠·BNK·NH농협·DGB)가 총 1,600억원을 출자했고, 해당 금액은 반년 만에 모두 소진됐다. 이후 올해 상반기 중 조성된 2,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 역시 현재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사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캐피탈사들이 조성한 펀드를 활용해 각 사가 보유한 PF 대출 채권이나 개발 부지를 사들였다. 펀드로 넘어간 부실 PF 사업장은 대출 건전성 분류에 따라 부실 우려가 있는 '고정이하' 여신에서 '정상' 여신으로 탈바꿈한다. 캐피탈사는 부실 PF 채권을 적당한 가격에 펀드로 넘겨 연체율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위험 사업장을 장부에서 떼어내 충당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해당 펀드의 악용 가능성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매도자(캐피탈사)가 한국투자리얼에셋에 넘겼던 사업장들을 부동산 시장 회복 이후 다시 매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해당 펀드는 위기를 일시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돌려막기’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들이 PF 정상화 펀드를 일종의 '파킹 통장'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정상화 펀드가 부실 이전 수단으로 이용되면 PF 부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펀드를 통해 부실을 이연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pf 2 20240725

경·공매 적극 유도하는 금융감독원

여신전문금융업계를 비롯한 제2금융권의 PF 부실 리스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1·2금융권에 다음 달 9일까지 ‘유의’나 ‘부실우려’ 등급을 받은 부동산 PF 평가 대상 사업장에 대한 정리 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유의’ 등급 사업장은 재구조화 또는 자율 매각, ‘부실’ 등급의 경우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 계획을 각각 제출하도록 했다. 당국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경·공매를 유도, 정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국의 지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이 3개월 이상 연체된 사업장은 경·공매에 즉시 돌입해야 한다. 공매 진행 기간은 1개월 내로 하되 유찰 시 1개월 이내에 다시 공매해야 하며, 경·공매 착수 시점부터 6개월 안으로 최종 완료 목표일을 설정해야 한다. 기존 경·공매 대상은 부동산 PF 대출이 6개월 이상 연체된 사업장이었으며, 유찰 시 재공매까지의 기간은 3개월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권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이들 업권이 부실 PF 정리에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4월 금감원이 2금융권 경·공매 규정을 별도로 만들어 시행한 이후 약 200건의 경·공매가 진행됐으나, 낙찰된 것은 1건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 5월 구조조정(유의·부실우려 등급) 대상 사업장이 전체의 5∼10%, 경·공매가 필요한 사업장이 전체의 약 2∼3%일 것이라 추산한 바 있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규모가 약 230조원임을 고려하면, 재구조화를 포함한 구조조정 물량 규모는 최대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내달 9일까지 금융권의 정리 계획을 제출받은 뒤 미비점이 발견되면 즉각 현장 점검과 경영진 면담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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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의장 구속에 카카오뱅크 향배 주목, 한국투자증권 대주주 등극 가능성은?

김범수 의장 구속에 카카오뱅크 향배 주목, 한국투자증권 대주주 등극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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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벌 규정에 의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박탈 가능성↑
카뱅 2대 주주 한투증권, 금융지주회사법상 최대주주 등극 원천 불가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카뱅 지분 인수 및 주식 매각 등 셈법 복잡
koreainvestment KAKAObank 001 FE 20240724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주인이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가 양벌 규정에 의해 김 의장과 동일하게 벌금형 이상의 형벌을 선고 받을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투증권의 카카오뱅크 인수는 금융지주회사법상 불가능해 주식 매각 등 셈법이 복잡해지는 데다, 당국의 고강도 규제도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쉽게 성사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김범수 의장 벌금형 이상 시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은둔의 경영자’, ‘벤처 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리는 김 의장의 구속 여파는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에까지 미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는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려면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최근 5년간 자본시장법 등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김 의장이 최종적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자본시장법상 양벌 규정에 의해 카카오 법인에 대해서도 벌금형 이상의 형량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카카오는 대주주 자격을 상실해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된다. 금융당국이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보유 주식 한도(10%) 초과분에 대한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어서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27.16% 중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카카오가 실제 처벌을 받아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리를 내줘도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당시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IT 기업으로 적용되면서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상장 직후 9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 2만원대 초반까지 추락했으나, 아직도 몸값은 비싸다는 평가다. 주가자산비율(PBR)이 1.5배 이상으로, 0.5배가량인 다른 금융지주보다 3배 가까이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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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사법 리스크에 한투證 최대주주 등극 주목

유력한 시나리오로 2대 주주인 한투증권에 지분이 넘어가는 것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당장 실현되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투증권의 지분율은 27.17%(1억2,953만3,724주)로, 카카오와 동일하다. 2022년 말 한투증권이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와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흩어져 있던 카카오뱅크 주식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지금의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현재 한투증권은 보통주 1주를 적게 보유하고 있어 카카오가 지분 매각 시 자연스레 최대주주에 오른다. 다만 금융지주 회사법상 지주회사의 증권사는 은행을 직접 지배할 수 없다. 한국금융지주는 한투증권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저축은행이 포함돼 있어 금융지주회사법 제28조의 적용을 받아 자회사를 통한 은행 지배가 금지돼 있다. 결국 카카오뱅크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한국금융지주가 한투증권의 지분을 인수하는 식의 지배구조 조정이 이뤄져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금융지주 "카뱅 인수 부담", 고강도 규제 직면 등 영향

그러나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뱅크가 자회사가 될 경우 은행지주사로 전환됨에 따라 이전보다 강화된 각종 규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시 의무와 자본적정성 규제 등이 엄격해지면서 사업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또한 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 형태로 상장사인 카카오뱅크를 보유하려면 금융지주회사법에 의거해 지분을 최소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 만큼, 카카오뱅크 주식 3%가량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거쳐야 하며,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8% 이상 유지 및 경기 대응 완충 자본도 쌓아야 한다.

앞서 한국금융지주는 2017년 카카오뱅크 지분 55.56%를 확보하면서 잠시 은행지주로 전환된 적이 있다.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임시로 최대주주를 맡고, 이후 카카오에 자리를 넘겨준다는 조건이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때 잠시 은행지주 자리를 맛본 한국금융지주가 은행업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고 보고 있다.

은행 업무의 리스크와 성장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은행 전문가를 영입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한국금융지주가 기조를 전환한 배경에는 '동일인 규제'가 있다. 은행지주는 의결권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정기적으로 금융당국의 심사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너 회사 입장에서 동일인 규제는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라며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에 욕심이 있었는데, 최근엔 이같은 의사를 피력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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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적립 이슈 재점화, 한투증권 2분기 어닝쇼크 전망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한투증권의 어닝쇼크 가능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기준을 높게 책정한 탓에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한투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2분기엔 PF 관련 위기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주요 증권사들이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이유다.

하지만 충당금 적립 이슈가 재점화하면서 2분기 실적이 현재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밑돌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1분기 대손충당금 잔액은 1조380억원이다. 적지 않은 수치로, 2분기에는 잔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바뀌면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부담을 높이는 요소다. PF로 들어간 국내 부동산 투자와 달리 한투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은 주로 펀드 형태로 해외부동산에 투자했는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은 부동산 펀드에 7조1,000억원을 투자해 9,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한투증권이 카카오뱅크 1대 주주가 되도록 금융당국이 승인해 줄지가 관건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가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인 만큼 기존 금융사가 인터넷 은행을 인수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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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악화에 손잡은 건설사들, 재건축·재개발 조합도 '컨소시엄' 환영하는 분위기

건설 경기 악화에 손잡은 건설사들, 재건축·재개발 조합도 '컨소시엄' 환영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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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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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악화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성 악화, 시공사 모집 어려워졌다
결국 단독 시공 선호 분위기 반전, 컨소시엄 구성 허용하기 시작한 조합들
'책임 소재 불분명' 등 문제 여전, 수분양자 사이 우려 확산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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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방화3구역 조감도/사진=서울시

건설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하면서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컨소시엄(공동도급)' 구성을 허용하고 있다. 단독 시공만을 선호하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특히 최근엔 100가구대로 조성되는 소규모 사업장에까지 컨소시엄 바람이 불고 있다. 그만큼 건설 경기가 침체했단 방증이다.

재개발 사업 '컨소시엄' 허용 사례 확대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방화3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시공사 입찰 참여 조건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했다. 지하 4층~지상 16층 아파트 28개 동 1,476가구를 짓는 방화뉴타운 주요 사업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 조합도 컨소시엄 입찰 참여를 허용했다. 지하 6층~지상 25층 높이의 아파트 22개 동 1,758가구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방과 수도권에서도 공동도급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지하 4층~지상 35층 14개 동 1,56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대전 가양1구역 재개발 조합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최근 SK에코플랜트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부개5구역도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당초 DL이앤씨 단독 수주가 유력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입찰에 불참하자 조합이 올해 초 입찰 지침을 변경해 컨소시엄을 허용했다. 이들은 지하 3층~지상 29층 20개 동 2,01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원인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건설 경기 침체

수주전의 입찰 방식 중 하나인 컨소시엄은 한 건설사가 아닌 2개 이상의 건설사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형태다. 건설사 입장에선 자금 조달을 분담할 수 있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사업 규모가 큰 곳은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래매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업계에선 컨소시엄보단 단독 시공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다. 장점에 못지않은 단점이 시공 과정에서 다수 드러난 탓이다. △하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 △같은 단지임에도 동별로 품질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요 정비 조합들이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기 시작한 건,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이 하락해 시공사를 모집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연초부터 두 차례 이상 입찰을 진행했지만 지금까지도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도 올 2월부터 입찰을 진행했지만 경쟁 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했다. 정비 조합 관계자는 "조합이 시공사를 가려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시공사 선정 무산이 지속되면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는 사례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consortium construction FE 20240724

각종 단점 여전하지만, 컨소시엄 추세 당분간 이어질 듯

문제는 컨소시엄의 단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가장 크게 대두된 문제는 역시 책임 소재 불분명이다. 시공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다 입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실례로 SK건설·대우건설·현대건설이 공동시공한 고덕그라시움은 지난 2019년 10월 입주를 앞두고 시공사가 서로 하자보수 및 공용 엘리베이터 설치 문제에 책임을 미루다가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렇다 보니 최근엔 컨소시엄 사업을 타진하는 시행사들에 주민들이 반발하는 사례도 생겼다. 앞서 지난해 6월 30일 산본1동1지구 재개발사업 시행사인 한국자산신탁은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포함하지 않은 채 시공사 선정 입찰 변경 공고문을 냈다. 컨소시엄까지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단 취지였지만, 주민들은 입찰 공고문에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불분명한 책임 소재로 인한 폐단에 수요자 측의 우려가 커졌음이 직접적으로 가시화한 셈이다.

다만 수분양자들의 우려와는 별개로 공동 컨소시엄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소시엄 방식이 건설사들 입장에선 유리한 지점이 많아서다. 컨소시엄 방식을 채택하면 건설사들은 자신이 맡아야 할 공사 면적이 줄어 부담이 적다. 또 건설사들 간의 홍보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점이 그만큼 크단 의미다.

건설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단 점도 컨소시엄을 확산하는 요인이다. 통산 건설 경기가 호황이면 컨소시엄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불황이면 그 반대다. 실제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이뤘던 2010년대 중반엔 조합들이 단독 시공을 통해 경쟁을 붙는 경우가 많았다. 5,816가구로 조성된 용산구 한남3구역 역시 규모가 컸음에도 조합이 '컨소시엄 불가' 조건을 내걸면서 현대건설이 단독 수주한 바 있다.

반면 부동산 불경기였던 2010년대 초반엔 단지 규모가 1,000가구 이상만 돼도 대부분 컨소시엄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2013년 은평구 응암10구역에 조성된 '백련산SK뷰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해당 아파트는 한남 4구역의 4분의 1 수준인 1,300여 가구였지만 SK현설(현 SK에코플랜트)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으로 수주했다.

최근엔 이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돼 100가구대로 조성되는 소규모 사업장에까지 컨소시엄 바람이 부는 양상이다. 지난해 7월 인천 부평 금성유성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이 입찰 공고문을 통해 컨소시엄 참여 허용 조건을 내건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간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하고 싶어도 못 했었는데, 최근 다시 컨소시엄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공사비 상승 등 문제로 건설사들이 경쟁입찰을 피하고 있기에, 사업 속도를 고려하면 컨소시엄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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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