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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장 부정대출 등 내부통제 부실 재차 노출한 우리금융, 지배구조 개선 역량에 의문 확산

전 회장 부정대출 등 내부통제 부실 재차 노출한 우리금융, 지배구조 개선 역량에 의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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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횡령 사고에 전 회장 부정대출까지, 우리금융 신뢰도 '수직 낙하'
지분상 완전 민영화 이뤘지만,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부실함 노출한 셈"
소비자 신뢰도 하락 현실화, 지난해 상반기엔 예수금 12조원 빠져나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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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현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을 둘러싼 부정대출 논란이 확산하면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임종룡 현 회장이 직접 내부통제 강화를 역설한 가운데 재차 유사한 이슈가 발생한 만큼 우리금융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면서다. 이에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작업이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민영화가 본격화한 이후로도 지배구조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이 부정대출 사건으로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전 회장 부정대출 '파장'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벌어진 손 전 회장 친인척의 부정대출 파장은 임 현 회장에 대한 책임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우리금융 측의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비판이 거세진 영향이다. 우리금융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힐난도 터져 나왔다. 앞서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에서 손 전 회장의 이름이 거론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 측이 "(해당 사건은) 전 회장 때 벌어진 것으로 현재 경영진과는 무관하다"며 선 긋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서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선 해당 사건으로 임 회장이 실제 책임을 물을 수 있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금융에서 일선 지점 직원부터 회장에 이르기까지 보기 드문 대형 금융사고가 잇달아 터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의 발생 시기와 인지 시점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벌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일 올해 초부터 이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임 회장과 현직 사외이사들도 책임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우리금융이 25년에 걸쳐 시행해 온 완전 민영화도 인정받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배구조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이 이번 사건으로 하여금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10월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주식양수도 관련 기본협약을 맺으며 민영화 작업 마무리 수순을 밟았다. 이 계약으로 우리금융은 올해 말까지 예보와 구체적 내용을 담은 별도의 주식양수도계약을 맺고 우리금융지주 잔여 지분 약 936만 주(1.2%)를 넘겨받는다. 우리금융이 예보의 잔여 지분을 모두 품으면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한 정부나 공공기관 지분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지분 측면에서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게 된 셈이다.

다만 진정한 민영화를 인정받기 위해선 CEO 선임 등에서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그간 국내에서 민영화한 기업들을 보면 정부나 공공기관 지분 매각 이후 외풍에 따라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일이 잦았다. 대표적으로 KT의 경우 2002년 민영화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 인선 과정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국민은행은 2003년 민영화 이후로도 10년 넘게 회장 인선 과정에서 외풍에 시달렸다. 허술한 지배구조 아래 '이름만 민영화'를 이룬 사례를 시장이 거듭 목도해 왔단 뜻이다. 지배구조 개선 및 구조적 안정성에 대한 시장 내 중요도가 높아진 이유다.

또 내부통제 부실, 악재 커진 우리금융

임 회장도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 임 회장이 "인사 평가, 내부통제, 사무처리 과정, 경영승계 절차 등 조직에 부족한 점이 있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한 혁신을 지속하겠다"며 "이를 통해 고객, 주주, 시장뿐 아니라 임직원들에게도 깊은 신뢰를 받는 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것도 지배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단 의지를 표출한 것이었다.

문제는 잇단 횡령 사건으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거듭 노출됐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우리은행 내부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금감원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8년간 8회에 걸쳐 697억3,000만원가량을 횡령했다.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는 대외기관에 파견을 간다며 허위로 구두 보고를 한 뒤 무단결근을 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우리은행은 해당 직원의 비위 행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통장·직인 관리자가 분리되지 않은 데다 결재 전 사전 확인이나 사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무단결근 건에 대해선 파견을 나간다는 직원의 말만 믿고 파견 기관에 별다른 확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결국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최소 8년 동안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우리은행 측은 윤리의식 내재화를 강조했다. 임 회장이 직접 나서 내부통제 강화를 역설하기도 했다.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통해 하반기를 대반등의 기회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이었지만, 이번 손 전 회장 친인척 부정대출 사건으로 또다시 내부통제 먹통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더 큰 신뢰 추락의 악재를 맞게 됐다.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개선 역량에 의문점만 더해진 셈이다.

woori internal control FE 20240813

증권가 "신뢰도 하락 가속할 가능성 있어"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선 반복되는 내부통제 미비 사태로 우리금융의 소비자 신뢰도가 수직 낙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 사고가 발생한 뒤 대책을 발표하고 시정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사고가 터지는 패턴이 반복된 탓이다. 시장 일각에선 내부통제를 뒷전으로 미루고 인수합병(M&A) 등 외형 확장에만 집중하는 우리금융의 안이한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금융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뢰도 하락에 따른 경쟁력 약화 현상이 이미 가시적으로 나타난 바도 있다. 당초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업계에서 KB국민은행의 뒤를 이은 '빅2' 은행이었다. 당시 우리은행의 대출금 잔액 비중(24.1%)은 신한은행(22.9%)이나 하나은행(16.3%)보다도 큰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은행은 만년 4위였던 하나은행에 역전당하면서 4등 은행으로 고착화됐다. 대출금 잔액 비중은 23.2%대로 하락했고, 예수금의 경우 2022년 말 286조3,100억원(23.9%)에서 지난해 상반기 274조2,800억원(23.0%)으로 12조원 급감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새마을금고가 위기설로 한 달 사이 17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뱅크런(대규모 자금이탈) 사태'를 겪었는데, 탄탄하다는 인식이 강한 시중은행에서 12조원이나 빠져나간 건 해당 은행의 평판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내부통제 강화 및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시장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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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350억 부정대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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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회장 친인척 차주에 42건, 총 611억원 대출
대출 시행한 지점장 퇴직 감사 과정에서 적발
100억원 횡령 이어 올해마 두 번째 금융 사고
20240812 wooribank

우리은행이 지난해 3월 퇴임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 규모의 부정 대출을 해 준 사실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법령 위반 소지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검사 과정에서 확인된 차주와 관련인의 위법 혐의 등에 대해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부정 대출 616억원 중 269억원 연체·부실

11일 금감원은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점검 결과,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11개 법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42건, 총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취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자금 사용자로 의심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 규모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중 부정적 대출은 28건, 총 350억원 규모다.

특히 손 전 회장이 은행장·지주 회장이 되기 전 대출 건은 4억5,000억원에 불과했으나 손 전 회장의 지배력이 생긴 이후에는 대출액이 급격히 불어났다.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손 전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우리금융 회장과 은행장직을 겸직했고 지난해 3월 퇴임했다.

28건의 부정 대출 건은 대출 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부정 대출의 상당수는 연체 등 부실로 이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남은 대출 건수는 25건, 총 304억원으로 이 중 19건, 총 269억원에서 기한이익을 상실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금융은 손실 예상액을 82억원~158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차주가 허위로 의심되는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별도 사실 확인 없이 대출을 실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A법인에 대해 부동산 매입자금 대출(1차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후 리모델링 공사자금 대출(2차 대출)을 실행할 때 차주가 제출한 부동산 등기 등본상 해당 부동산 실거래가(20억원)가 차주가 대출 신청한 매매계약서상 매매가격(30억원)에 미달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해당 대출과 관련해서는 차주의 사문서위조, 사기 등 혐의가 발견돼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부정 대출의 다수는 우리은행 전 선릉금융센터장을 맡은 본부장 A씨가 취급했다. 이런 사실은 우리은행이 임 모 씨가 퇴직할 때 진행한 감사에서 일부 드러났고 지난 4월 우리은행은 A씨를 면직했다. 이후 금감원은 올해 6월 다른 사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던 중 손 전 회장 관련 부정 대출에 대한 제보를 받고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금감원과 우리은행 모두 해당 대출과 관련해 손 전 회장이 어떻게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20240811 wooribank fe

은행권 횡령액 절반이 우리은행에서 발생

이번 일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700억원대 횡령 사고 이후 '내부통제 시스템을 쇄신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지난 6월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사고에 이어 2개월 만에 350억원대 부정 대출 사건이 또다시 적발된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적발한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계속해서 금융사고가 빈번히 발생한 만큼 금융사로서의 신뢰를 되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별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 달까지 6년여간 발생한 금융권 횡령액은 1,804억원으로 조사됐다. 횡령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은행권으로 횡령액은 1,533억원(85%)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은행에서만 735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하며 은행권 횡령액 절반을 차지했다. 심지어 지난 6월 발생한 우리은행 직원의 100억원대 횡령 사고는 '사기'로 분류돼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규모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우리은행 준법감시실 인사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선임할 때 내부통제 강화가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였다"며 "두 달 뒤 자회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가 조병규 행장을 추천할 당시에도 조 행장이 우리은행의 준법감시조직 개편을 이끌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 행장은 2018년부터 2년간 준법감시인으로 재직하면서 새로운 내부통제 시스템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9년 조 행장은 기존의 자금세탁방지주를 자금세탁방지센터로 승격하고 준법지원부를 준법감시실로 확대하는 한편 그룹장 직속의 준법감시팀을 신설했다. 준법감시 지원조직의 인력도 확대했다. 2022년 말 준법감시실 50명, 법무실 31명, 자금세탁방지센터 46명 등 총 127명에서 2023년 말 준법감시실 59명, 법무실 32명, 자금세탁방지센터 46명 등 총 137명에서 10명이 늘어났다.

임종룡 회장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을 것"

하지만 100억원대 횡령 사고 이후 그룹 내부에서는 인력이나 조직 확대가 아니라 준법감시인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준법감시인 선정에 있어 준법감시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준법감시 전문 이력보다는 내부 상황에 정통한 인물을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달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준법감시인을 교체했다. 새롭게 선임된 전재화 준법감시인은 지주사의 준법지원부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최초로 준법감시 이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이와 함께 내부통제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현장 영업 실태를 상시 점검하는 암행 조직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직이 본점 소속으로 출범하게 되면 단순 불완전판매 적발에 그치지 않고, 일선 영업점의 준법 사항 전반을 확인하는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과거부터 불완전판매 등을 자체 적발하기 위해 '미스터리 쇼퍼(비밀 평가원)'를 운영해 왔지만, 준법감시 차원에서 광범위한 모니터링을 위한 상설 조직을 가동하는 것은 우리은행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임종룡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이번 부정 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주신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이어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꿔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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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사업장도 다시 들여다본다" 금융 당국, '부동산 PF 연착륙' 압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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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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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부동산 PF 사업장' 내달 말 사업성 재평가
6월 평가서 ‘정상·보통’ 등급 만기연장 진행 사업장 대상
경기 침체 및 건설사 부실 우려 확대, 예외 없이 보수적 평가
project financing FE 001 20240812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추가 사업성 평가를 주문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상반기 사업성 평가에서 정상 등급을 받은 PF 사업장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지난 6월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을 고려, 부동산 개발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는 방향으로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대주단의 평가도 보수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상 등급 PF 사업장, 9월 말 사업성 재평가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사는 오는 9월 말께 3분기 PF 사업장 사업성 평가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PF 사업성평가 기준 최종안을 마련해 각 금융사에 전달했다. 당시 금감원은 새로운 기준에 맞춰 분기별로 PF 사업장의 사업성과 건전성을 분류하고 사후 관리를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PF 사업성은 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 등 4단계로 분류된다. 이 중 ‘유의’ 또는 ‘부실 우려’에 해당하는 사업장의 재구조화·정리 계획을 금융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사들은 이날까지 금감원에 PF 사업장 재구조화·정리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지난달 계획 제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정리 계획 이행을 완료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는 만큼, 이날 사업장의 재구조화·정리 계획 제출을 완료했다면, 내년 2월 9일까지는 구조조정을 완료해야 한다.

3분기 사업성 평가에서는 앞서 양호 또는 보통 등급을 받아 구조조정에서 제외된 사업장이 재평가를 받게 된다. 이전 평가에서 정상 등급을 받았더라도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분양률이 답보 상태에 있다면 유의나 부실 등급을 받을 수도 있어 안심하긴 이르단 의미다. 특히 이번 평가에선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반영하기로 했다. 이달 초 미국 고용지표 부진을 도화선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당국은 이같은 불확실성까지 반영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솎아내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유의·부실 우려 등급을 받은 사업장 가운데서도 PF 대출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경우 즉시 경·공매에 착수해야 한다. 기존에는 6개월 이상 연체된 경우 경·공매 대상이었다. 또 공매 진행 기간은 1개월 이내로 하고, 유찰될 경우 1개월 이내에 다시 공매를 진행해야 한다. 기존에는 공매 유찰 때 재공매까지 3개월 간격을 둘 수 있었으나 2개월 축소된 것이다.

3분기 평가에서는 예상 공정률과 분양률 진척 상황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지난 3개월 동안 얼마나 분양률을 끌어올렸는지, 예상 공정률을 맞추고 있는지 등을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3·4분기의 만기연장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최근 PF 사업장의 만기연장은 대부분 3~6개월 단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3개월 단위로 만기연장된 PF사업장들은 다시금 긴장해야 할 상황이다.

또한 대주단들의 보수적인 평가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제2금융권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최대한 부실 PF사업장을 솎아내고 경·공매와 청산을 통해 제2금융권으로의 부실 전이를 막자는 취지다. 저축은행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4.07%에서 올해 3월 말 11.26%로 1년 새 무려 7.19%P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6.96%에서 3개월 만에 11.26%로 4.30%P나 뛰어오르며 부실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평가에서 유의와 부실우려 등급을 받은 사업장은 경·공매 등을 진행하고 2~3회 이상 유찰될 경우 손실상각 등 ‘청산’ 단계로 이어진다. 청산 단계에서는 최대한 대주단의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PF사업장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자산을 분리매각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PF Construction company collapse 20240625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 지속 증가 추세

금융당국의 이번 재평가 방침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실 사업장이 급증하면서 경·공매 대상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단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당국은 전체 부동산 PF 사업장 5,000여 곳 중 90% 이상이 정상 사업장으로, 2~3% 사업장만 경·공매로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대다수의 사업장은 지금도 정상 사업장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위험' 등급을 받은 건설사가 3월 기준 1,000곳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HUG 상시 모니터링 현황을 보면 공사 보증거래 업체 가운데 위험성이 있는 관찰·주의·경보 판정을 받은 업체는 모두 986개다. 이는 지난해 3월 870개보다 116개(13.3%) 많고 2022년 3월(679개)과 비교하면 무려 307개(45.2%)나 증가한 규모다.

특히 부실 위험이 가장 높은 '경보'로 분류된 업체는 86개(대기업 4개, 중기업 30개, 소기업 52개)로 2년 전(35개)보다 2.4배 늘었다. '주의' 단계 업체도 250개(대기업 12개, 중기업 82개, 소기업 156개)로 2년 전 137개의 1.8배로 늘었고, '관찰' 단계 역시 650개(대기업 119개, 중기업 161개, 소기업 370개)로 같은 기간(542개) 1.2배로 증가했다. 정상으로 보기 힘든 위험 업체가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project financing FE 02 20240812

롯데건설·신세계건설, 부동산 침체에 유동성 위기까지

실제로 부동산 PF 사업장들은 2년여에 걸친 시장 침체로 대부분 부실 위기에 놓여 있는 상태다. 2020년 전후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계속되자 자본만 투입해도 금융사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부동산 PF를 통해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2022년 이후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레고랜드 사태발 유동성 공급 경색 △물가 인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사업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중소형 건설사에만 국한된 양상이 아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대형 건설사들도 부동산 PF 리스크 부담이 상당한 모습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6월 시공능력평가 상위 50대 건설사 중 39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PF 차입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대출 잔액은 46조3,63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조1,479억원(15.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 대비 부동산 PF 차입금 비중이 100%를 넘은 건설사도 9곳으로 2022년 말보다 2곳이 더 추가됐다. 이 중 코오롱글로벌(351.7%), 두산건설(300.8%), SGC E&C(289.6%), 신세계건설(208.4%), 롯데건설(204%) 등 6곳은 부동산 PF 차입금 비중이 200%를 넘었다. 규모만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잔액은 현대건설이 9조9,06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롯데건설 5조3,891억원, GS건설 3조3,01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도 현대건설이 7조2,7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건설(4조5,351억원), GS건설(2조393억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분양과 부동산 PF 문제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태영건설에서 시작된 부동산 PF 위기와 건설 경기 침체 이후 주택공급이 많은 대구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서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미수금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37억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미청구공사액도 23억원 넘게 늘면서 부도설까지 돌았다. 이에 모기업인 이마트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급한 불은 껐지만 PF 부실이 계열사 및 모기업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건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건설은 지난 2월 금융사 및 롯데 그룹사와 함께 2조3,000억원의 PF 펀드를 조성, 총 5조4,000억원의 PF 우발채무 중 2조3,000억원을 만기로부터 3년 연장했다. 또 지난해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등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자금보충 약정을 통해 롯데건설을 지원하며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가 건설 기업 살리기에 동원되면서 릴레이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더욱이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2년 롯데건설은 강원중도개발공사가 기업회생신청을 했던 레고랜드 사태 당시 5,000억원을 단기차입을 한 바 있다. 한 달 뒤에는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 주주사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했고, 은행권 대출과 담보 차입 등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조달도 추진했다. 국내 5대 그룹사인 롯데그룹이 뒤에서 지원하는 건설사가 유동성 위기에 수차례 긴급 자금 수혈을 했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PF발 건설사들의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하반기 전망도 '먹구름'

이렇듯 건설사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 △공사비·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미분양 심화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분양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전월(7만2,129가구)보다 2.6%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사업 주체가 지자체에 보고하지 않거나 축소 등 거짓으로 신고해도 보고를 강제하거나 검증할 방법이 없는 만큼 업계에선 미분양 주택이 이미 10만 가구를 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경영 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신규 수주 감소 및 건설투자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설 수주는 감소세가 지속돼 전년 대비 10.4% 감소한 170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1.3% 줄어 302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PF 사업장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경영난에 처하는 건설사들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건설업체들은 대부분의 PF 사업장이 연대보증으로 얽혀 있는 만큼 일부 사업장이 부실로 판명 나면 연쇄적으로 다른 사업장까지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아 우려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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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사생활이 주가 하락의 원인? 주가는 영업 성과에만 영향 받아야 하는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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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하이브 방시혁 의장, 미국 주거지 부근에서 BJ과즙세연과 함께하는 영상 노출
누리꾼들, 방 의장과 여성BJ 간의 관계에 대한 오해로 주식토론방에서 갑론을박 벌이기도
성추문 의혹에 하이브 주가까지 하락, 방 의장의 개인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비벌리 힐즈(Beverly Hills) 사진이 화제다. 8일 오후 BJ과즙세연과 방 의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유명 관광 명소인 비벌리 힐즈에서 만남을 가진 사실이 사진으로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둘 간의 관계에 대한 억측이 돌았다.

이어 9일에는 하이브 주가가 전일 대비 6.31%(11,600원) 내린 72,200원으로 마감했다. 7일 하이브의 주요 엔터테이너 중 한 명인 슈가의 음주 운전 사실 적발과 더불어 2분기에 매출 기록을 세우며 끌어올린 주가 상승분을 이틀 만에 완전히 반납한 셈이 됐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방 의장이 여성BJ와 추문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억측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흔히 우려하는 '오너 리스크(Owner risk)' 사건이 터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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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방시혁 의장 (가운데), BJ과즙세연 (좌측), BJ과즙세연의 언니 (우측) / 출처=아이엠 워킹 유튜브 영상

'오너 리스크', 사업주의 대외 활동을 막는 방해 요소

금융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를 계산하는 '현금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DCF)'이 있다. 그 외 유사 자산의 거래 가치 등을 비교하는 비교법(Comparables) 등도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오너 리스크를 현금할인법의 범주에 넣고 계산을 진행한다. 기업주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이 영업 현금 흐름에 타격을 줄 수 있고, 기업의 미래 현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구속으로 인한 카카오 그룹의 주가 하락은 위기에 처한 카카오 그룹의 중요 의사 결정을 핵심 주주이자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직접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시장의 우려 때문이다. 해외에서 오너 리스크의 최근 사례로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의 연이은 우파 발언으로 X(구 트위터)에 광고주들이 이탈하고, X의 영업 이익률이 악화된 것을 들 수 있다. 기업주의 개인적인 발언, 신변의 변화 등이 주가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중에는 사업주의 관상을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광고주들도 연예인을 홍보 모델로 기용할 때 자칫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광고 상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논란과 무관한 모델을 기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방 의장의 비벌리 힐즈 사진이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준 것도 여성BJ와의 활동이 향후 하이브의 영업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장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주들이 회사의 경영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소한 발언 하나를 시장이 왜곡해 판단할 경우 오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기업의 외부 대응(IR)팀은 미디어를 통한 회사의 활동 및 기업주의 활동으로 목표한 대로의 의도가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연예인들이 파파라치들의 추적에 사생활이 없다는 불평을 하는 것만큼이나 사업주들도 대외적인 행동에 몸 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불평이 나오는 것도 당연할 수밖에 없다.

기업주는 회사의 얼굴, 위치에 걸맞는 품위 갖춰야 추문 피할 수 있어

기업주는 광고 모델 이상으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만큼, 많은 기업주들은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은둔형 경영자'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초반, 사업 초창기에 언론사들의 기사를 보은 포털 서비스를 키우려던 시절 이후로 이해진 의장을 대면해 본 적이 없다는 기자들이 많은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장은 사업 성장과 더불어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 위해 부장판사, 부장검사 이상의 법조계 고위직에 있었던 인력을 네이버 대표로 내세우다 2017년에나 네이버 자체 인력인 한성숙 대표를 임명하기도 했다.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방 의장이 하이브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될 만큼 거대 기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소 엔터테인먼트 기업 관점에서 기업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직접 연예인을 발굴하고 시장에 상품으로 내놓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하는 것이 업계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제 3자에게 업무를 맡기다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의 분쟁 같은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처럼 연예계 관계자를 직접 만나고 있는 사실이 외부에 노출됐을 때 따라오는 추문을 고려해야하는 위치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주가 하락에 하이브 주식토론방에서는 방 의장과 BJ과즙세연 간의 관계에 대한 억측과 추문으로 게시판을 꽉 채울만큼 방 의장의 이미지가 악화된 것도 문제다. 향후 역량있는 여성 엔터테이너를 섭외할 때마다 이번 사건을 빌미로 또 다시 성추문이 확대될 수 있다. BTS라는 남자 아이돌 그룹을 운영할 때는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성추문 위험 탓에 여성 엔터테이너의 역량보다 성적 요소가 더 강조되어버릴 수도 있다. 방 의장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뼈 아프게 배워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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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로 3조원 '상테크 시장' 붕괴, 상품권사·간편결제사도 피해 키워

티메프 사태로 3조원 '상테크 시장' 붕괴, 상품권사·간편결제사도 피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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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유동성 확보하려 10% 할인해 상품권 판매
간편결제사도 충전 한도 높여가며 '상테크족' 유혹
정부, '상품권 돌려막기' 근절 위한 제도 개선 추진
20240809 tmon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한 논란이 상품권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티메프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손해를 보면서도 상품권 할인율을 높였고, 간편결제사도 충전 한도를 높여 '상테크(상품권+재테크)'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티메프의 기업회생 신청과 해피머니의 채무불이행 선언이 이어진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간편결제사에 일차적인 환불 부담을 지라고 요구했지만, 간편결제사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상품권 돌려막기'의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뒤늦게 상품권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티메프·상품권 발행사·간펼결제사가 만든 '상테크 생태계'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발생한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상테크'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테크'는 온라인 쇼핑 등에서 카드 대신 상품권을 사용해 카드 결제보다 더 큰 이득을 얻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로 티메프에서 8~10% 할인된 가격으로 해피머니·북앤라이프·컬처랜드 등이 발행하는 상품권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권을 간편결제 포인트 액면가로 전환하면 차익을 남길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사용처에서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 이른바 '상테크'가 유행했다.

통상 티메프에서 7%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판매할 경우 이를 간편결제 포인트로 전환하려면 소비자는 8% 전환 수수료율을 지불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보면 소비자가 손해를 보기 때문에 상품권 매매가 성립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신용카드사는 상품권 구매를 결제 실적에 포함해 항공사 마일리지 등 각종 적립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사에서 지급하는 각종 혜택을 고려하면 전환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이득이 되는 구조다.

그런데 티메프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권의 할인율을 최대 10%까지 높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간편결제 포인트 전환에 따른 수수료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내는 완전한 '상테크 상품'이 된 것이다. 상품권 발행사도 상품권 판매량이 바로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상품권의 환급처인 간편결제사들은 충전 한도를 높여 상테크를 부추겼다. 이렇게 티메프, 상품권 발행사, 간편결제사가 구축한 '상테크' 시장은 연간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편결제사들 "핀 번호 수령한 상품권은 환불 의무 없어"

하지만 상테크 자금 흐름의 맨 앞에 있던 티메프가 정산금 미지급 사태로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면서 돈을 지불한 소비자자뿐 아니라 상품권 발행사, 간편결제사가 모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업계에 따르면 상품권 발행사는 매달 10일 간편결제사에 정산금을 지급하는데, 티메프가 회생 신청에 들어가면서 판매대금을 받지 못해 정산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달 상품권 발행사들이 간편결제사에 지불하지 못하는 대금은 최소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간편결제사가 일차적으로 환불 부담을 지라고 요구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물품 판매나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했을 때 간편결제사가 이를 따라야 한다. 이에 대해 간편결제 업계는 티메프를 통해 상품권을 사면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핀 번호가 발송되는데 이 시점부터 상품 수령이 모두 이뤄진 것이라며 핀 번호가 발송된 상품권에 대해서는 환불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해피머니 등 상품권 발행사에 환불 책임이 있다는 주장인데 해피머니의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 역시 큐텐으로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해 도산 위기에 놓였다. 해피머니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만큼 업체로부터 현실적으로 환불받는 건 불가능하다. 피해자들의 환불 요구에 해피머니의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자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예치금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이마저도 개별 문의에서는 아직 관련 기관과 전문가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피머니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아웃백, KFC, 빕스 등 외식 브랜드와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계, 네이버페이 등 가맹점들이 사용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이에 일부 피해자는 해피머니아이앤씨 대표를 사기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하는 한편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금융감독원 민원실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수한 상황이다 보니 전례가 없어 환불 의무가 누구에게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240809 pg fe
상품권을 현금화해 차익을 보려는 상테크 관련 SNS 게시물들/출처=구글

'제2의 해피머니 사태' 원천 차단, 상품권 관리 강화한다

상품권 돌려막기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정부는 상품권 시장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개선안을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상품권 판매시장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제2의 '해피머니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앞서 정부는 1961년 상품권법을 제정하고 상품권 시장을 관리했다. 그러나 1999년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제약한다'는 이유로 해당 법을 폐지했고 이때부터 상품권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상품권법 폐지 이후 인지세만 납부하면 누구나 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연간 발행 한도나 발행업자 자본 규모처럼 충족해야 하는 조건도 없었다. 수많은 유통업체가 상품권을 발행했고, 이커머스에서는 페이나 포인트 같은 선불충전금의 형태로 진화했다. 이러다 보니 발행사가 보유 자산으로 상품권 판매대금을 충당할 수 없음에도, 추가로 상품권을 발행해 급전을 막는 것도 가능했다. 실제로 해피머니아이앤씨는 몇 년째 자산 총계보다 부채 총계가 큰 자본 잠식 상태였지만 계속 상품권을 발행했다.

정부는 무분별한 상품권 발행을 제한하고 판매 대금을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것을 막는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선불충전금 발행업체의 등록 면제 기준을 강화해 모바일 상품권을 규율 대상에 포함하고 선불충전금의 50% 이상을 제3의 기관을 통해 별도 관리하도록 했다. 여기에 선불충전금에 대해 100% 예치·신탁을 의무화한다. 선불업자가 파산해도 선불충전금의 환급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발행 잔액 30억원, 연간 총발행액 500억원이 넘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해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별도 관리 방식 중 '예치'를 허용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예치'는 당기 말까지 금액을 맞추기만 하면 돼 발행사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전자금융거래법을 추가 개정해 관리 대상이 되는 업체의 기준을 낮추거나 연간 발행 한도에 제한을 두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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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A 최대어 ‘에코비트’ 매각, 칼라일·케펠·IMM 3파전으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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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비트 본입찰 9일 마감, 숏리스트 모두 참여
거캐피털, 케펠인프라와 컨소시엄 이뤄 도전장
몸값 눈높이 간극 여전, 적정 인수가 산정이 관건
Ecorbit 002 FE 20240809 new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의 핵심 자구책으로 꼽히는 국내 최대 폐기물 매립 업체 에코비트 매각전이 국내외 사모펀드(PEF) 간 3파전으로 좁혀졌다. 거캐피털파트너스와 케펠인프라스트럭처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다. 홀로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보다 합종연횡을 이뤄 경쟁력을 높이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위험도를 낮추는 한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에코비트 매각 본입찰 마감, 칼라일·케펠·IMM 참전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에코비트 본입찰에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비롯해 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미국), 케펠인프라·거캐피털(싱가포르·홍콩)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5월 말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와 스톤피크 등 국내외 다른 사모펀드들도 참여한 바 있다.

에코비트 매각은 태영그룹 핵심 계열사인 태영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위기를 맞고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추진됐다. 태영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지분 50%씩을 들고 있으며 매각 대상은 이들이 보유한 지분 전량이다. 매각 주관사는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매각 측은 이르면 다음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당초 에코비트 본입찰의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는 IMM 컨소시엄과 케펠인프라, 거캐피털, 칼라일그룹 등 4곳이 선정됐다. 그러나 거캐피털이 케펠인프라와 합종연횡하면서 3파전으로 압축됐다. 거캐피털은 그동안 케펠인프라과 접촉해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해 왔다. 운용자산(AUM)이 50조원에 달함에도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폐기물 등 인프라 쪽에는 예산을 별로 배정해 놓지 않은 데다 한국에서도 트윈시티 남산, 덕수궁 디팰리스 등 부동산 외에 이렇다 할 투자 이력이 없었다는 점도 경쟁력에 의문을 품게 했다.

반면 케펠인프라는 AUM이 88억 달러(약 12조원)로 적지 않으며 이미 국내 폐기물 업체를 인수해 운영 중인 만큼 강자로 평가되고 있지만, 지난 2022년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7,700억원에 인수한 폐기물 소각 전문 업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가 발목을 잡고 있다. 고점에 무리하게 산 데다 최근 폐기물 소각 시장이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케펠인프라는 에코비트를 인수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Ecorbit 001 FE 20240809

IMM컨소시엄, 칼라일그룹도 에코비트 인수에 강한 의지

다른 참여 사모펀드들의 체급도 상당하다. 전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칼라일은 이번 에코비트 인수를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우리은행·하나은행·KB증권·삼성증권 등으로 인수금융 대주단을 꾸리는가 하면, 홍콩 등 글로벌 팀이 한국 사무소 담당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실사에 임하는 등 인수 의지가 상당하다. 칼라일의 한국 기업 경영권 인수는 2021년 하반기 투썸플레이스가 마지막이었다. 이번 에코비트 인수가 성사되면 3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다시 대형 딜로 기지개를 켜게 될 전망이다. 칼라일은 운용자산 8조원 규모의 아시아파트너스 6호와 인프라펀드를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IMM 컨소시엄은 과거 폐기물 관련 회사 등 인프라성 자산에 다수 투자했던 경험을 앞세워 인수를 노린다. IMM 컨소시엄은 해외 사모펀드와 비교해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회사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는 강점을 가진다. IMM인베스트먼트는 EMK를 인수해 안정적으로 운영한 뒤, 케펠인프라에 매각하는 등 차익을 거둔 전례가 있다.

IMM PE도 2019년 인프라 자산 성격이 짙은 산업용 가스 회사 에어퍼스트를 1조3,000원에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끌어올렸고, 지난해 지분 30%를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매각하며 1조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자금도 충분히 조달 가능한 상황이다. IMM PE는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금) 2,000억원이 남은 로즈골드5호 펀드를, IMM인베스트먼트는 AUM 6,800억원의 인프라펀드 9호를 동원해 자금을 확보했으며, 오는 9월 1조3,000억원을 목표로 결성 중인 인프라펀드 10호의 동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관건은 매각 가격 눈높이

향후 관건은 매각과 인수 양측의 가격 눈높이 조정이다. 금일 마감된 에코비트 본입찰은 '바인딩 오퍼(binding offer)'로 진행됐다. 법적 구속력을 지닌 거래요청서로, 숏리스트 3곳이 제출한 금액이 사실상 계약 금액이 될 전망이다. 에코비트의 연결 매출액은 2021년 6,117억원, 2022년 6,427억원, 2023년 6,744억원으로 매년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16.3%로,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5%) 보다 10% 포인트 이상 앞선 수치다. 현금창출력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2,008억원으로 여기에 10~15배의 멀티플을 적용하면 에코비트의 몸값은 2조~3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IB(투자은행) 업계는 매각자 측과 원매자 측의 에코비트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대한 시각차가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매각자 측은 적어도 3조원 이상, 원매자 측은 많아야 2조원을 마지노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원매자들은 매각 측의 눈높이가 고점에 있다는 입장이다. 근거로는 에코비트의 수처리 매출비중은 지난해 기준 53%로 높지만 EBITDA의 절반 이상이 폐기물 매립 사업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매립 잔존 용량과 그에 따른 공정 가치 산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반면 매각 측은 수집·운반은 물론 소각과 매립,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 밸류체인을 갖춘 타사에 비해 저렴한 에코비트의 원가 구조에 대한 충분한 가치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덕에 고정비가 적어 수익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폐기물 처리시설은 운영비용이 대형화될수록 고정비가 줄어들고 소각 및 매립시설 또한 관리인원이 소수만 필요해 인건비 등 고정비성 비용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에코비트 원가구조에서 인건비성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40% 내외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폐기물 처리업계도 에코비트 매각가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코비트의 매각 결과에 따라 매물로 나와 있는 국내 폐기물 처리 업체의 매각가가 재산정될 수 있어서다. 이에 한때 인기 매물로 통했던 폐기물 매립·소각업체 인수합병(M&A) 거래는 올스톱 상태다. 에코비트의 적정 몸값이 책정되면 이를 토대로 매각가 협상을 이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 등의 우려로 M&A 마무리가 여의치 않은 형편이지만 에코비트의 매각가 책정을 계기로 거래 활성화의 물꼬가 터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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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發 나비효과' 이커머스 지각 변동, 'C커머스' 성장세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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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오아시스, 점유율 확대 기대감에 주가 상승
네이버쇼핑·SSG닷컴·G마켓·11번가도 반사이익
쿠팡 요금 인상, C커머스 공세로 시장 재편 전망
20240809 ecommerce
출처=게티미이지뱅크

큐텐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 이른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태 이후 마켓컬리가 티메프의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란 기대감에 컬리의 주가가 급등했고 네이버쇼핑과 신세계그룹 계열의 SSG닷컴·11번가·G마켓도 회원 수를 늘리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여기에 쿠팡의 요금 인상,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점유율 확대가 더해지며 시장의 재편 가능성이 대두된다.

티메프 점유율, 마켓컬리·오아시스로 이동 가능성

8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컬리의 장외 몸값은 전날 1만2,300원을 기록해 티메프 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달 23일 1만2,600원과 비교해 1.5% 올랐다. 지난달 31일에는 1만3,4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7월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티메프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의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8%를 컬리가 가져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컬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커머스 업계가 호황을 맞은 지난 2022년 1월 주가가 11만6,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해 컬리가 기업공개(IPO)를 연기하면서 주가가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뒤 최근까지 1만원대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2022년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면서 한때 기업가치가 4조원에 달했지만, 반복되는 적자와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금세 내리막길을 걸었다.

컬리는 최근 수익성 개선과 매출 확대를 계기로 '티메프 사태'에 따른 이커머스의 점유율 공백을 확보하고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컬리는 2015년 창립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5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 론칭한 핵심사업인 '뷰티컬리'는 누적 거래액 3,000억원을 달성하며 1분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최근에는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론칭해 매출을 더욱 늘린다는 전략이다.

티메프 사태의 충격이 이머커스 시장 재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면서 오아시스의 주가도 '깜짝' 상승했다. 티메프가 기업회생 신청한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주가가 6% 넘게 올랐다. 이는 지난 5월 10.69%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의 재무 건전성이 화두로 떠 오르면서 오아시스의 내실 있는 운영과 안정적인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새벽 배송 전문업체로는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내며 이익잉여금의 규모를 확대했다.

'탈쿠팡족' 노리는 경쟁사,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춘추전국 시대가 저물게 되면서 자본력을 확보한 이커머스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큐텐이 정산 주기를 늘리고 상품권의 할인율을 과도하게 높이는 등 방만한 운영으로 사태를 키우는 동안 기존 이커스들은 오히려 체급을 줄이며 조직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일례로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과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최근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수장을 교체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시장 1위 쿠팡의 멤버십 요금 인상이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쿠팡은 이달 7일부터 멤버십 요금을 월 7,890원으로 58% 인상했다. 쿠팡은 "소비자들이 로켓배송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고객 이탈을 우려하기보다는 요금 인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멤버십 혜택을 강화할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탈쿠팡족'을 잡기 위한 경쟁사들의 멤버십 개편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2등 주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티메프 사태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평가받는 네이버쇼핑은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9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티메프 사태로 많은 이용자와 판매자 여러분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통감한다"며 "신속한 소비자 보호 조치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앞으로도 빠른 정산 등 판매자와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더욱 고민하며 가맹점과의 상생과 이용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들도 수혜를 입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G마켓의 이용자 수는 520만3,992명으로 전월 대비 4.7% 증가했다. 11번가도 733만965명으로 2.9% 늘었다. 해당 기간 티몬과 위메프의 이용자가 각각 434만6,979명, 399만2,628명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SSG닷컴도 '쓱배송 클럽' 출시 이후 신규 가입 회원의 68%가 타사 멤버십에서 이동해 왔다고 밝혔다. 쓱배송 클럽 출시 효과에 해당 기간 전체 멤버십 신규 가입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었다.

20240809 aliexpress

알리익스프레스 이어 알리바바닷컴까지 국내 진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략에 따른 시장 재편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결제액은 3,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1~7월 누적 결제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결제액 2조3,227억원과 맞먹는다. 7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합계 이용자 수는 1,601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6%나 급증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국내에서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유오피스를 떠나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 정식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도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알리바바닷컴은 최근 한국 기업 전용 B2B 웹사이트 '한국 파빌리온'을 정식으로 출범하고 5,000여개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B2B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시장 개편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쿠팡이나 네이버만 생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커머스들의 재무적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소비자나 판매자 양측 모두 상위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이 독과점 체제가 되면 판매자에 대한 처우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수수료나 비용 인상 외에도 납품을 강요하는 등 갑질 문제가 발생해도 이커머스 플랫폼은 '단순 중개업'으로 보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의 공습을 오히려 반가워하는 시선도 있다. 쿠팡과 네이버에 맞설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이 판매자나 소비자에 더 나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은 국내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배송의 전 과정을 계열사가 전담 관리해 판매자 입장에서는 물류에 신경 쓸 일이 없고 부대비용도 들지 않는다. 이렇게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편의가 판매가격 인하로 소비자 후생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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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역대급 주가 폭락'에 일주일 만에 태세 전환 "당분간 금리 인상 없을 것"

일본은행, '역대급 주가 폭락'에 일주일 만에 태세 전환 "당분간 금리 인상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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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일본은행 금리 0.25%p 인상
금리 인상 당시 연내 추가 인상 시사하기도
강력한 매파 메시지에 엔저에서 엔고 전환
20240808 japan fe

일본은행(Bank of Japan, BOJ)이 금리 인상 신중론으로 선회했다. 전격적인 긴축을 단행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지 1주일 만이다. 지난 6월 금리 인상 결정 당시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량 감소 등 매파적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속화됐고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은행의 판단 미스를 지적하는 국내외 비판에 일본은행이 한발 물러서자 최근 반등세를 보이던 엔화 가치가 다시 하락했고, 일본 증시도 장중 3% 가까이 오르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일본은행, '비둘기파' 발언에 아시아 증시 훈풍

7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홋카이도에서 열린 금융경제간담회 강연에 참석한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융·자본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매우 낮다"면서도 "일본은행은 완화적인 금융 조건을 유지해 경제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연 0~0.1%에서 0.25%로 인상하고 아시아 증시가 폭락 사태를 겪은 후 나온 첫 공식 발언이다. 일본은행발 '비둘기파' 발언에 아시아 증시에는 곧장 훈풍이 불었다. 닛케이225가 전일 대비 1.19%, 코스피는 1.83% 상승했다. 대만 자취엔은 TSMC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효과까지 더해져 3.87%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206억원 순매도해 전일 1,677억원 순매도에서 매도 규모를 크게 줄였고 개인은 2,952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환시장도 회복세를 보였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이날 오전 144엔대 중반에서 거래되다가 우치다 부총재 발언 이후 약세로 돌아선 뒤 이날 오후 3시 146.95엔에 거래됐다. 지난 5일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65.63원으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날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 이후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며 엔화당 원화값은 전일 950원에서 937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20240808 boj fe

日 금리 인상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속화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일본의 금리 변동과 맞물려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투자자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리 인상 당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제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과 일치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0.5%를 금리 인상에 벽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며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매파적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한 달 전만 해도 달러당 162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140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 5일 닛케이평균은 12.4% 하락하여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지난 5일 주요국 증시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블랙 먼데이'의 배경 중 하나로 '엔화'를 꼽았다.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증시가 개장하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싼 엔화를 빌려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고금리 통화나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만 세계적으로 20조 달러(약 2경6,700조원)로 추산된다. 그동안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제로 금리를 장기화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초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변곡점이 됐다. 당시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과 함께 국채 매입량을 점진적으로 절반까지 감축하는 '양적 긴축'까지 단행했고, 이는 엔화 강세를 가속했다.

문제는 엔화의 가치가 오르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더욱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규모가 역대 최대인 데다 그 대상도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민간 자본, 일본 기업 등 매우 폭넓고 다양했지만 이에 대해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실제로 그동안 세계 주요국 가운데 제로 금리를 유지해 온 일본이 거의 유일하게 공짜로 돈을 빌려줬기 때문에 엔화 대출을 받아 미국의 국채와 부동산, 미국·대만의 기술주, 멕시코 페소화 등 신흥시장에 투자한 사례가 많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고 흐름에 더 이상 엔화를 싸게 빌릴 수 없게 되면서 시장에서는 해외 자산을 처분하고 엔화를 갚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고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일주일간 주요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청산 자금이 2,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증시 폭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 엔 캐리 자금 이탈의 여파로 코스피의 하락 폭이 41.3%에 달했다.

금융시장 요동치자 일본은행의 '판단 미스' 지적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일본 안팎에서 일본은행의 '판단 미스'와 갈지자 행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지난 5일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자산 폭락 사태를 두고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상한 일본은행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던 기존 정책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라쿠텐 증권도 "일본은행은 경제 지표와 시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며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했다는 것은 통계자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매파적 기조가 시장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엔화 약세에 베팅하고 기술주는 매수하는 기조를 유지해 온 헤지펀드들이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기술주를 처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량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2~3년간 엔 캐리 트레이드의 자금 흐름이 많이 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최근의 금융시장 변동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직접적 청산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엔달러 환율과 연동된 추종형 펀드 자금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건은 앞으로의 엔화 추이다. 미국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거나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일 금리차가 축소돼 '엔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엔고'가 되면 엔화와 연계된 자금의 이탈이 일어나면서 주요국 증시에서 매도세가 확대되고 매수세가 급감해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FT는 "헤지펀드에 이어 다른 투자자도 처분에 나서면 더 많은 거래가 청산될 수 있다"며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빅컷에 나설 경우 엔화 강세로 이어져 청산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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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에 두산그룹 사업 재편 계획 빨간불, 국민연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눈길

주가 하락에 두산그룹 사업 재편 계획 빨간불, 국민연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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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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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한 두산그룹 3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줄었다.
두산에너빌리티 2대 주주 국민연금이 사업 재편에 '키' 될 듯
청구 규모 한도 초과 시 사업 재편 취소, 일각선 '강행할 것'이란 의견 나오기도
doosan down FE 20240808

두산그룹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절차에 적신호가 켜졌다. 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이 도래할 때까지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이 대거 나와 합병 성사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두산그룹은 우선 국민연금의 동향에 시선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사업 재편 계획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3사 주가 하락세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떨어졌다. 6일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1만6,870원이었는데, 이는 매수예정가 2만890원에 80% 수준이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3만4,950원과 6만3,4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의 69%와 78%에 불과한 정도다. 그나마 이날 국내 증시가 반등하며 주가가 일부 회복됐지만, 여전히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단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에 증권가에선 주가 급락 사태에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단 의견이 나온다. 주식매수청구권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단 것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의 합병·영업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법정 사항에 대해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는 경우 해당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 소유의 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현재 두산그룹 3사가 공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이 각각 6,000억원, 5,000억원, 1조5,000억원이다. 만일 주주들의 매수청구가 쏟아져 예정된 한도를 넘어서면 두산그룹은 합병 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사업 재편에 변수

증권가에선 두산그룹 주주의 다수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데다, 애초 이번 합병 공시가 나올 때부터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의 기업가치 산정 기준을 두고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을 둘러싼 리스크가 그만큼 커졌단 뜻이다.

이 중 특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건 두산에너빌리티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 계획이 급격히 꼬일 수 있어서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은 4,341만9,037주로 지분율이 6.78%에 달한다. 이 지분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인 2만890원을 대입해 계산해 보면 국민연금이 청구할 수 있는 대금은 9,07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는 것만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한도 6,000억원이 훌쩍 넘을 수 있단 것이다.

국민연금 측은 아직 두산그룹 사업 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기업 합병을 무산시킨 전례가 이미 있어서다. 앞서 지난 2014년 국민연금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해당 기업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의 83%, 93%까지 떨어진 탓이다. 두산그룹 3사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두산그룹에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여지가 충분히 있단 의미다.

bobcat doosan FE 20240808

리스크 가시화 수순, 두산그룹 합병 계획 철회할까

두산그룹 측은 우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한도를 넘어설 경우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사업 재편 계획을 전면 취소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주식매수청구권이 한도를 초과하면 그룹 재무 구조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두산그룹 3사의 현금성 자산은 주식매수청구권 한도에 못 미치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별도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현금성 자산은 4,852억원이며,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1분기 말 기준 각각 3,668억원, 244억원 수준이다. 과도한 매수 청구에 따라 현금 유출이 심화하면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이 미쳐 기업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무리하게 사업 재편을 이루기엔 부담이 지나치게 큰 상황인 셈이다.

다만 일각에선 두산그룹이 매수 청구를 감안하고 사업 재편 강행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주식매수청구권 한도 도달에 따른 계약 해제는 의무 조항이 아닌 만큼,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의지에 따라 합병이 진행될 수도 있단 것이다.

함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던 SK와 한화의 동향이 나쁘지 않단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SK는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때 SK이노베이션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11만1,943원, 주가는 8일 기준 9만6,300원으로 시세 차익이 약 11% 수준에 머물렀다. 시세 차익 규모가 20~30%대에 이르는 두산그룹 3사보다 양호한 정도다.

한화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개편 작업을 진행하기가 용이해졌단 평가를 받았다. 앞서 한화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공개매수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재편을 진행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저조한 참여로 목표의 65%를 달성하는 데 그쳐서다. 그런데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지분을 매입하기 유리한 조건이 마련됐다. 주가가 낮을 때 지분을 매입하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증시의 급등락이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일정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사업 재편 강행 여부를 둘러싼 두산그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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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동산 PF발 쇼크” 은행권 건설업 연체율 급등, 건전성 악화 경고음

“부동산 PF발 쇼크” 은행권 건설업 연체율 급등, 건전성 악화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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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건설업 연체율 증가세, 부실채권 털어내도 연체율은 상승
건설업 2금융권 3개월 이상 연체 고정이하여신 20%, 전년비 4.5배↑
이익은 사유화·손실은 국유화, 대규모 공적 자금 투입 연착륙 대책
NPL FE 001 20240807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2년 새 2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의미로, 금융 위기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나서 100조원에 가까운 자금 수혈 등 연착륙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 원인은 방치한 채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익은 사유화되고 손실은 국유화된다는 비판이다.

건설사 10곳 중 4곳이 ‘한계기업’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건설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0.50%로, 전년 동기(0.38%)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2분기 말(0.23%)에 비해선 2배 넘게 올랐다. 올해 1분기 말 0.78%까지 오른 연체율을 겨우 낮추긴 했으나, 지난 5년 내 분기별 연체율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0.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은행(0.50%), 하나·우리은행(0.36%) 순이다. 지난 2년간 연체율이 가장 많이 오른 곳도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32%에서 올해 2분기 말 0.76%로 0.44%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0.41%포인트, 우리은행 0.13%포인트, 하나은행 0.07%포인트 올랐다.

건설업 대출 연체율 상승 배경에는 한계기업이 있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으로 건설업 전체가 휘청이면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한 데 따른 결과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는 국내 건설기업 중 25.6%가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잠재적 부실기업’은 42.6%에 달했다. 10개 기업 중 4곳은 정상적인 채무 상환이 어렵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을 떼인 자산으로 간주해 상각하거나 자산유동화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매각하는 조치를 한다. 은행이 부실채권을 처분하면 이 채권은 보유 자산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자산이 감소하긴 하지만 연체율은 낮아진다. 문제는 자산건전성 유지를 위해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고 있음에도 그 규모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4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2조5,09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824억원)의 1.5배에 달한다. 2022년 상반기(7,352억원)와 비교하면 3배를 훌쩍 상회한다.

NPL FE 002 20240807

2금융권 부실지표, 9년 이래 최악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비은행권의 건설업 대출 잔액은 60조7,000억원으로, 이는 한은이 해당 업종 대출 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나눠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대출 규모뿐 아니라 부실대출 지표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비은행권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상호금융‧저축은행은 1일 이상 원금 또는 1개월 이상 이자 연체 기준)은 각각 7.42%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1분기(3.38%)와 비교하면 1년 사이 2.2배로 높아졌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비은행 NPL 비율은 19.75%로, 1년 전(4.41%)의 4.5배, 2년 전(2.22%)의 무려 8.9배 수준이다.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2013년 건설업종의 NPL 비율이 30%를 웃돌았는데, 당시 수준에 빠르게 근접하는 모습이다.

PF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과 증권사는 당장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 인식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저축은행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올 2분기부터는 캐피털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은행 업계는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하는 만큼, 지금과 같이 고금리 기조에서는 곧바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금리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충당금을 계속 쌓을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나빠지고, 대출 여력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심화하게 된다. 더욱이 은행권의 경우 PF 대출 규모가 전체 대출에 비해 크지 않고 대부분 선수위 대출로 이뤄져 있으나 비금융권에는 후순위 대출이 많기 때문에 위험 수준이 훨씬 크다.

사실상 '무담보' PF 대출

국내 자본시장의 뇌관이 된 부동산 PF 대출의 담보는 '미래 수익성'이다. 시행사의 자기 자기자본은 고작 3%며, 나머지 97%는 건설사의 보증을 통해 빚으로 일으켜 충당한다. 주요 선진국의 PF 자기자본비율이 30~4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담보에 가깝다. 이렇다 보니 국내 PF 사업장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그 파장이 건설사와 금융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얽히고설킨 보증의 고리를 타고 금융 시스템과 사회 전반에 연쇄적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레고랜드 사태가 단적인 예다. 지난 2022년 강원도가 레고랜드 지급 보증을 거부하면서 자본시장의 근간인 신뢰가 흔들렸고 이로 인해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돈줄이 말라붙었다.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는 7,000억원의 금융권 PF 자금이 투입됐던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까지 미쳤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 PF가 기존 채권의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려고 했으나 이를 사겠다는 투자자가 전무했던 것이다. 결국 만기를 하루 앞두고 채권 재발행에 성공하며 가까스로 사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중소형 사업장의 자금줄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이에 결국 한은이 나섰다. 당시 한은은 2022년 부동산 사업 대출 비중이 높아 위기의 진원지로 꼽히던 증권사에 6조원을 지원했다. 증권사가 갖고 있는 채권을 직접 사주는 방식으로, 3개월이 지나면 이를 증권사가 다시 사가야 하는 조건을 달았다. 석 달간의 대출을 해준 셈이었다.

PF criteria FE 20240807

부동산 PF에 94조 나랏돈 수혈

이번 부동산 PF 부실 사태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대규모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연착륙 대책을 내놨다. 안정성 우려가 전체 시장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94조원 규모의 자금을 풀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PF 보증 30조원, 건설공제조합 보증 10조원, 준공 전 미분양 대출보증 5조원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을 가려내기 위한 옥석가리기 작업에 돌입, 각 금융사가 제출한 PF 사업장 사업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점검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각 금융사들은 만기 연장을 3회 이상 실시한 금융사에 대한 자체적인 사업상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정부가 사업장 평가를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하고 관리 대책을 밝힌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유의 등급의 경우 재구조화와 자율매각을 해야 하고 부실우려 등급은 상각 및 경·공매를 추진해야 한다. 시장은 전체 PF 대출 규모 230조원 중 5~10%가량이 유의 또는 부실 우려 판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하반기 중 '부동산 PF 제도개선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제도개선 방안에는 △PF 대출 시 사업성 평가 강화 △PF 시장 참여자의 건정성 유지 위한 방안 마련 등의 조치가 담길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PF가 2011년 저축은행 위기부터 최근까지 반복적으로 한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정부가 부실이 터진 이후의 뒷수습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PF를 통해 거둬들인 막대한 이익은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차지하지만, PF가 위기에 빠지면 국민 혈세로 이뤄진 공적 자금이 동원된다. 실제로 100조원에 가까운 나랏돈이 투입될 정도로 연일 난리지만 책임을 진 건설사는 한 곳도 없다. 되려 일부 악성 차주들은 현재 직면한 위기만 넘기고 보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집값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부실 정리를 미루며 버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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