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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 인수 줄다리기, '1조3,000억원' 가격 두고 논쟁 본격화

효성화학 특수가스 인수 줄다리기, '1조3,000억원' 가격 두고 논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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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 가격 협상 돌입, 우협 측 "몸값 고평가"
재무 상황 악화 일로 걷는 효성화학, "몸값 조정 크지 않을 가능성 높아"
석유화학산업 부진 심화, 원인은 중국의 공격적인 석유화학 시설 증설
hyosung IMMPE FE 20240807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 본격화한 가운데 매각 측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측이 몸값을 두고 '밀당(밀고 당기기)'을 이어가고 있다. 몸값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단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다만 효성화학이 특수가스를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재무 안정성이 악화한 탓에 자금 유입이 시급한 상황이어서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가격 두고 '밀당'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최근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몸값을 낮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전 제시가 1조3,000억원이 고평가됐다는 인식에서다.

컨소시엄 측은 특수가스가 주력 제품인 삼불화질소(NF3)를 장기 계약이 아닌 스팟성(일시적) 공급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 삼아 몸값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가스 업체 에어퍼스트의 경우 범용성이 높은 제품을 판매하며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납품하고 있지만, 특수가스는 그렇지 않다"며 "이번에 책정된 몸값은 과하게 높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효성화학 특수가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6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산업용 가스 관련 기업들의 EBITDA 멀티플은 최고 10배 수준이다. 원익머트리얼즈가 지난해 EBITDA를 기준으로 10.6배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인정받았고, 동성화인텍이 9.1배, 태경케미컬이 6.9배, 덕양산업 2.7배가량이다. 만약 10배의 멀티플을 효성화학 특수가스에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총 6,000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컨소시업 입장에선 6,000억원 선의 가격을 정하는 게 이익이란 의미다.

적자 시달린 효성화학, 지나친 가격 조정은 부담일 듯

다만 컨소시엄이 효성화학 특수가스의 몸값을 6,000억원대로 깎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통상 기업 매각 시 우협 선정 단계에서부터 수정안(마크업)에 가격 조정 제한을 두는데, 그 조정 폭이 최대 10% 수준으로 설정돼 있어서다.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하더라도 1조1,700억원이 최대 한계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효성화학 입장에서 지나치게 낮은 몸값을 수용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NF3 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발맞춰 갈 수밖에 없는 만큼 일반적인 산업용 가스 기업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증설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효성그룹의 NF3 생산 능력은 2007년 1,300톤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설한 결과 현재 1만 톤까지 늘었다. 여기에 오는 2026년까지 1만7,500톤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운 만큼 미래 성장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성화학의 재무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단 점도 몸값을 함부로 낮출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효성화학은 2022년부터 이어진 대규모 영업적자로 인해 부채 비율이 3,500%에 달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자기자본 924억원 대비 차입 부담이 과중하다. 여기에 2분기 추가 손실이 더해질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베트남 법인 매각까지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 내 알짜 사업부인 특수가스를 헐값에 매각하진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이에 컨소시엄 측은 우선 자금 마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건 IMM PE의 5호 블라인드펀드(로즈골드 5호)다. 2021년 10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펀드 파이낸싱을 활용해서다. 회사를 운영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대출금을 갚는 기존 인수금융과 달리 펀드 파이낸싱은 펀드의 캐피탈 콜(Capital Call, 출자 요청)을 통해 은행에 돈을 갚는다. 대출 담보가 PEF의 캐피탈 콜인 셈이다.

IMM PE가 펀드 파이낸싱을 활용한 이유는 IRR(내부수익률) 제고 측면이 크다. 통상 GP(위탁운용사)의 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 IRR이 자주 활용되는데, 여기엔 시간 가치가 내재돼 있다. 수익률이 같아도 투자 기간이 짧을수록 IRR이 올라간단 의미다. 이런 가운데 펀드 파이낸싱을 활용해 대출금으로 회사를 인수하면 투자 기간이 같더라도 펀드 자금이 실제로 투입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어 명목상 투자 기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 사전 작업이 이미 시작됐단 의미다.

china petrochemical FE 20240807

특수가스 인수 후 '엑시트' 가능할까

다만 시장 일각에선 효성화학 특수가스 인수로 IMM PE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매각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가능할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 효성화학 특수가스 자체만 보면 알짜 사업부라 할 만하다. 실제 효성화학은 지난해 기준 특수가스 사업에서만 매출 1,68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효성화학 전체 매출 비중의 6%, 영업이익 비중의 11.9%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최근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특수가스 부문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커지기도 했다. 일본의 화학공업사 간토텐카공업에 따르면 올해 NF3 수요는 2022년 수요 수준까지 회복되고, AI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오는 2027년까지는 매년 10% 이상의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석유화학산업 전반의 부진이 예상되고 있단 점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던 중국이 석유화학 시설을 공격적으로 증설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수직 하락한 탓이다. 실제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로, 3년 전인 2020년 42.9%에 비해 6.6%p나 떨어졌다. 이렇다 보니 전체 수출액도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456억 달러(약 62조원)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이처럼 '떨어지는 해'로 전락한 화학 가스 시설을 인수하겠다고 나설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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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상장' 후폭풍, 높아진 문턱에 IPO 예비심사 철회 러시

'뻥튀기 상장' 후폭풍, 높아진 문턱에 IPO 예비심사 철회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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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월 상장 심사 철회 건수 22건, 미승인도 6건
'파두 사태 논란' 이후 보수적으로 변한 심사 기준 영향
거래소, 신청 제한 기간 늘리고 자의적 판단 지양 방안 검토
KIND IPO FE 001 20240806

증시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기업들의 심사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뻥튀기 상장 논란 이후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대폭 강화되면서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업 자체적으로도 허들이 높아진 만큼 미승인까지 가기 전에 자진 심사 철회 방식으로 후일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관사의 실사 업무 책임을 강화하면서 IPO 주관 업무 기준이 한층 더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상장 추진 기업 '심사 철회' 증가세

6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간 기업 22곳이 한국거래소로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심사 진행 과정에서 철회를 택한 것으로 파악왰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개 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중 철회를 택했던 것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코스닥 시장 신규상장 추진 기업의 상장 심사 철회가 17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 상장 기업의 심사 철회가 5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한국거래소의 심사 미승인 6곳까지 포함하면 총 28곳 기업이 IPO 첫 관문으로 꼽히는 상장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셈이다.

업계는 올해 심사 철회 기업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6월 27일 ‘상장 예비 심사 지연 해소를 위한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심사 적체를 해소하려는 방안이지만, 상장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더 빠르게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과거 거래소는 상장 심사 과정에서 적격성 문제가 발견되면 곧바로 미승인 결론을 내기보다는 해당 기업이 해소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줬으나, 최근 이같은 기조가 반전됐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IPO 추진 기업들의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자진 철회까지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축소됐다. 특히 지난달 들어 심사 철회를 택한 3곳 기업 모두 상장예비심사 청구 이후 철회까지 4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 이피캠텍의 경우 2개월 만에 철회를 택했다. 업계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심사 철회 기업 수가 작년 기록인 연간 28곳은 물론 2021년 36곳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년간 이어진 공모주 과열 양상도 상장 기업들의 주가 하락과 냉각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요예측 후 공모가 상단 초과 행진도 최근 멈춰 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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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사태' 이후 심사 기조 변화, 초유의 '상장 무효'도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 심사 철회 배경에는 지난해 ‘파두(FADU)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의 심사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된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는 상장 전 증권신고서에서 연간 매출액 추정치를 1,202억원으로 발표했으나 정작 상장 직후 어닝쇼크를 내며 부실 상장 논란을 일으켰다. 금감원에 따르면 파두의 실제 매출액은 2분기 5,900만원, 3분기 3억2,000만원으로 크게 미달됐다. 특히 2분기 분기보고서에는 공시 의무가 없던 터라 이 사실은 상장 후 4개월이 지난 시점인 11월 분기보고서가 나온 뒤에야 알려졌다. 공시된 파두의 연간 매출액 역시 224억7,000만원으로 애초 내세웠던 잠정치보다 6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벗어났다.

사태는 파두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IR(기업설명) 자료를 통해서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도 제대로 안내하지 않으면서 더욱 악화했다. 결국 파두의 뻥튀기 상장은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시장은 실망감을 넘어 ‘사기 상장’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실적 쇼크에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파두 주가는 실적 공시 이튿날인 지난해 11월 9일 곧장 하한가로 직행한 데 이어 10일에도 21.93% 하락했다. 공모가 3만1,500원에 상장 후 4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1만원대로 고꾸라진 것이다. 이에 상장 당시 1조5,0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1조원 가까이 붕괴되며 8,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업체 이노그리드의 IPO가 무산된 것도 파두 사태와 같은 맥락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6월 18일 밤 제10차 시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노그리드의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 승인 결과 효력 불인정을 결정했다. 취소 사유는 '심사신청서의 거짓 기재 또는 중요사항 누락'이다. 이노그리드가 최대주주의 법적 분쟁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신청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이노그리드는 올해 3월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단순 오타, 주요 재무제표, 법적 분쟁 발생 가능성 등 크고 작은 이유로 증권신고서를 무려 7차례나 정정했다. 문제가 된 최대주주 법적 분쟁 부분은 6차 정정 신고서에 기재됐다. 하지만 과거 최대 주주였던 법인과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 간 이노그리드 주식 양수도 및 금융회사의 압류 결정 관련 분쟁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사측은 해당 분쟁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기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거래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노그리드는 향후 1년 이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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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금감원, 재발 방지 마련 속도

거래소가 이미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에 심사효력을 불인정한 건 1996년 코스닥 시장이 문을 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당국과 물밑 조율을 거쳐 상장 취소 처분을 받기 전에 상장을 자진 철회하고, 문제되는 부분을 해소한 뒤 재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파두 사태를 계기로 기조가 강화된 것이다.

최근 상장한 발행사 측 관계자에 따르면 거래소는 영업이익은 물론 매출을 뒷받침할 계약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거래소 내부적으로도 발행사에서 제시하는 '추정 실적'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상장 작업에 착수한 발행사로 하여금 특정 주주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계약 내용의 시정을 요구했다는 전언도 나온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선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부실상장 방지 대책을 마련한 것도 파두 사태의 후속 조치 일환이다. 아울러 부실 검증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한국거래소도 재발 방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장예비심사 신청제한 기간을 1년에서 3~5년으로 늘리고, 신청서 서식을 개정해 필수기재 사항에 대한 자의적 판단을 지양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상장심사 통과가 어려워지자 주관을 맡고 있는 증권사들도 IPO 일정 연기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는 주관 경쟁을 해야 하는 증권사들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IPO 건별 완주 성과가 증권사들의 주식자본시장(ECM) 주관 순위를 가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ECM 전체 주관 1위와 2위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으로 1,000억원가량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발행 규모 측면에서 이미 3,000억원을 넘긴 3~5위 증권사(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들을 제외한 6위~10위 증권사(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SK증권·DB금융투자)들은 발행 규모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특히 발행 규모가 조 단위인 유상증자가 또다시 진행되지 않는 한, IPO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둘 경우 ECM 전체 순위에 무리 없이 안착할 수 있다. IPO 주관도 5건의 IPO를 완료한 NH투자증권을 제외하면 모든 증권사들이 1~2건의 IPO 딜만을 완주한 상태다. 딜 한 건을 더 완주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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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파산에 동양·ABL생명 인수전 새 국면, 우리금융이 유리한 고지 점하나

안방보험 파산에 동양·ABL생명 인수전 새 국면, 우리금융이 유리한 고지 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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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시도 실패 반복한 中 안방보험, 결국 파산 절차 본격화
동양·ABL생명-우리금융 인수 탄력 받았지만, 가격 신경전은 여전
우리금융 약점 노출에 우려 확산, "동양·ABL생명 인수 완주 못 할 수도"
anbang insurance FE 20240806

최근 보험사 대규모 정리에 돌입한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안방보험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한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안방보험이 파산하면 다자보험그룹도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두 생명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 온 우리금융지주가 매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안방보험 파산 절차 돌입

6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금융 부문을 총괄 감독하는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안방보험에 대한 파산 절차 진행을 승인했다는 내용을 공고했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주석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이 2004년 세운 민영 금융그룹이다. 한때 총자산 2조 위안(약 38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민영회사로선 이례적으로 중국 금융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런 안방보험이 파산을 결정한 건 2020년부터 진행해 온 민영화 시도가 빈번히 실패한 탓이다. 안방보험 파산이 마무리되면 안방보험 구조조정을 위해 세워진 다자보험도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아울러 다자보험과 안방보험이 보유 중인 동양·ABL생명 지분도 조속히 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다자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42.01% 및 ABL생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33.33%를 소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권에선 안방보험 파산이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지분 인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쌓이면서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유일하게 동양·ABL생명 원매자로 나선 상황이라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다자보험과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동양·ABL생명 동시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엔 두 생보사 인수를 위한 실사도 진행했다.

다자보험이 보유 자산을 조속히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란 점도 우리금융에 호재다. 새 원매자를 찾는 것보다 MOU를 체결한 우리금융에 두 생보사를 패키지로 매각하는 게 다자보험 입장에서도 더 유리해서다. 이에 대해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중국 측이 동양·ABL생명 매각을 위해 국내외 금융사와 투자자들을 다방면으로 접촉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타진하는 건 다자보험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ABL Woori tongyang FE 20240806

강력한 인수 의사 내비친 우리금융, 동양생명은 '기업가치 제고' 주력

현재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의지도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생보사 인수를 위해 기존 계획을 철회할 정도다. 당초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에 강한 애착을 보여 왔다. 인력 구조조정이 이미 이뤄진 데다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보험 부문 등을 대폭 줄이고 신계약서비스마진(CSM)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둔 점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아서다.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한 실적 개선도 이뤄진 상태였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매출은 3,000억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생보 업계 우량 매물 중 하나인 동양생명과의 협상 물꼬가 트이면서 우리금융의 마음이 돌아섰다. 우리금융이 등을 돌린 가장 큰 요인은 자산 규모다. 동양생명의 자산 규모는 32조원으로 롯데손보의 14조원과 비교하면 2배를 상회한다. 여기에 ABL생명을 패키지로 품으면 합산 자산은 50조원에 육박한다.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급속도의 외형 성장이 가능해진단 의미다. 다자그룹이 여러 차례 국내 시장 철수 의지를 피력한 만큼 가격 협상이 비교적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단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유일하게 원매자로 나선 상황에서 우리금융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단 것이다.

이에 동양생명 측은 우리금융과의 M&A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기업가치 높이기에 주력하겠단 입장이다. 기업가치를 키워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우리금융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모습을 노출하지 않겠단 취지다. 사실상 동양생명과 우리금융이 가격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동양생명은 우선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실적을 견인한 게 보장성보험으로 분석되는 만큼 성장 요인을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게 골자다. 실제 동양생명이 1분기 동안 거둔 보장성보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2,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급증했다. 특히 건강보험이 같은 기간 60% 확대됐다. 전략의 성과가 이른 시일 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CSM 확대에 성공했단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1분기 신계약 CSM은 2,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었다. CSM은 보험사의 몸값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 지표가 된다. 통상 보험사는 만기가 20~30년에 달하는 장기상품이 많기에 전통적인 기업 가치평가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때문에 보험사의 가치는 CSM과 자기자본을 합하는 내재가치(EV)로 평가한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1분기와 같은 CSM 성장을 향후에도 이어간다면, 매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며 "동양생명의 가치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4대 금융지주 중 CET1 비율 최하위권, 인수 능력에 의문 제기되기도

다만 이들의 가격 신경전이 장기화하면서 우리금융의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이다.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현재 12%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말과 동일한 수치로, 분기 최대이익을 기록한 바 있음에도 CET1 비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만큼 CET1 비율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가 현실화하면, 인수 가격에 따라 CET1 비율이 또 감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인수 가격이 1조9,000억원을 넘으면 CET1 비율 하락 부담이 커진다는 게 대체적인 시선이다. 삼성증권은 동양·ABL생명 인수 가격이 1조4,500억원일 경우 CET1 비율 차감이 0.13%p, 1조9,000억원일 경우 0.26%p, 2조3,500억원일 경우 0.45%p, 2조8,000억원일 경우 0.65%p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가격 문제로 동양·ABL생명 인수를 완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그간 우리금융이 M&A 타진 과정에서 '저렴한 가격'을 중요시해 왔단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실제 우리금융이 지난 5월 인수를 타진한 한국포스증권도 소형 증권사였고, 최근 인수 의사를 철회한 롯데손보 역시 가격이 맞지 않아 발을 뺀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동양·ABL생명은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는 우리금융의 눈높이엔 맞지 않을 수 있단 뜻이다.

우리금융도 이런 점을 의식해 동양·ABL생명을 무리해서 인수하진 않겠단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5일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동양생명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오버페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M&A 불발 가능성을 우리금융 측에서 직접 시사한 셈이다.

문제는 CET1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오히려 동양·ABL생명을 인수해야만 한단 점이다. 우리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CET1 비율이 가장 낮은 이유는 은행을 제외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계열사가 전문해서다. CET1 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이익잉여금을 쌓아 자본을 늘리던지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을 줄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일정한 수익이 나오고 있는 동양·ABL생명은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의 인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도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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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둔화에 강력한 침체 시그널, 연준 9월 금리 인하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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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쇼크, 7월 실업률 2년 만에 최고치
시장에서는 美 연준의 통화정책 실패 비판
연준 신중론 속에 9월 빅컷 가능성도 제기
20240805 deflation

미국 실업률이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최근 고용시장과 생산 관련 지표가 부진하자 이미 경기 침체 사이클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내리는 '빅컷'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상황인 만큼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美 실업률, 1년 전보다 0.9%P 올라 경기 침체 우려

3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2%P 오른 4.3%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17만6,000명 증가에 훨씬 못 미쳤다. 미국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46.8로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 수주가 부진하면서 경기 확대와 경기 축소의 분기점인 50을 4개월 연속 하회하는 모습이다. 선행지표인 신규 수주 지수는 전월 대비 2.6포인트 하락한 45.9로 집계됐고 생산지수도 6월 48.5에서 7월 45.9로 한 달 새 2.6 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처럼 고용률 둔화 등 관련 지표가 둔화를 가리키자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의 법칙(Sahm's Rule)'을 들어 경기 침체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9년 거시경제학 전문가인 클라우디아 삼(Claudia Sahm) 박사가 내놓은 삼의 법칙은 미국의 경기 침체 여부를 감지하는 이론으로 최근 3개월간 실업률이 1년 전 저점 대비 0.5%P 상승하면 경기 침체가 온다고 본다. 실제로 미국의 평균 실업률은 최근 3개월간 증가했고 7월 실업률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초 기록한 최저치인 3.4%보다 0.9%P 높다.

블랙록·골드만삭스 등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 놓쳐"

더욱이 연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이후에 실업률이 더 증가했다는 점도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연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너무 오랫동안 고금리 기조를 끌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도 전에 이미 경기 침체가 도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비판했다. 이날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준은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강행했어야 했다"며 "미국의 고용시장 둔화는 연준이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쳤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높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했다"면서 "결국 고용시장이 버티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지고 있으며 미국 경제를 둘러싼 침체 경고음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4일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도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경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15%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20240805 fed fe

연준 "특정 한 달의 지표에 과도하게 반응해선 안 돼"

특히 금리 인하 폭을 두고 연준과 시장의 괴리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은 연준이 9월과 11월 FOMC에서 연달아 50bp(0.05%P)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고 일각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까지 기다리지 않고 긴급회의를 소집해 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9월 기준 금리를 50b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확률은 71.5%까지 높아졌다.

다만 연준 위원들은 아직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오스틴 굴스비(Austan Goolsbee)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특정 한 달의 수치에 과도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토마스 바킨(Thomas Barkin)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과 관련 있다"며 "7월 고용 보고서에서 경기 둔화 흐름이 나타났지만 11만4,000개 신규 일자리는 적당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 상황에서 패닉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속보치)은 2.8%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와 직전 분기 성장률 1.4%를 크게 상회했다. 고금리 기조에도 소비 지출과 재고 투자가 늘어나면서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최근 실업률 상승세도 수치만 보면 낮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흥분해서는 안 된다"며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경제가 곤경에 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은, 부동산 공급 대책과 금융·통화 정책의 조합 필요

미국의 경기 침체는 한국 경제에는 복합적인 불안 요소다. 연준이 경기 침체 시그널에 대응해 금리 인하의 속도와 강도를 높일 경우, 한국은행도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위축으로 2분기 GDP 성장률이 -0.2%로 역성장한 상황에서 내수 회복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빚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가격 인상과 늘어나는 가계 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전세 사기, 대출 금리 하락, 정책 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9주 연속 상승했고 전셋값도 63개월 연속 올랐다. 서울 집값이 인근 지역 상승세를 이끌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45주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가계 부채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3월부터 월평균 5조원가량 증가했지만. 지난달에는 7조6,000억원가량 늘어나며 증가 폭을 키웠다.

외환시장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는 2021년 6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년간 강세가 이어졌는데 이러한 '강(强)달러 현상'은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연동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자산의 가치가 하락해 낮아져 달러에 대한 선호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첫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된다면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연말에는 1,200원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환율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한은도 국내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시기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연준의 발표 뒤 열린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그 시기와 폭은 불확실하다"며 "우리는 금융 안정 리스크가 상존하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이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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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트릿지에 우군 자처한 FI들, 애그테크 업계 침체·투자자 추가 이탈 가능성 등 위기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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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본잠식 상태 빠진 트릿지에 FI, "트릿지 지속 성장 지원하겠다"
투자자 지원 아래 최악 면한 컬리, 트릿지도 비슷한 수순 밟을까
애그테크 업계 침체에 부정적 시선도, "추가 투자 유인 부족할 수도"
tridge Unicorn FE 20240805

국내 최초 애그테크(Agtech·농업기술) 유니콘 기업 트릿지(Tridge)의 자금난이 심화하자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직접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원을 시사한 FI들은 트릿지의 사업모델 전환 방책에 신뢰를 표하며 우군을 자처하는 모양새다. 이에 트릿지의 미래 전망에 빛이 드리웠단 평가가 나오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그테크 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빠져 FI들이 추가 투자를 이룰 동기가 부족한 만큼 향후 투자자 이탈이 가속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트릿지 위기설에 FI '지원사격' 본격화

5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2일 일부 트릿지 FI들이 공동 입장문을 내고 트릿지에 대한 지속 성장을 지원하겠단 입장을 내놨다. 이날 입장문 발표에 함께 이들은 포레스트파트너스,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브릿지인베스트먼트 등이다.

FI들이 트릿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건 최근 트릿지가 자금난에 처하는 등 상황이 어려워져서다. 실제로 트릿지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자본총계가 -5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4월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을 제기했고, FI 중 하나인 DS자산운용은 트릿지 지분가치를 0원으로 전액 감액했다. DS자산운용은 2022년 트릿지에 500억원을 투자했지만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모두 손실 처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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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식 트릿지 대표/사진=트릿지

FI 측 "트릿지 성장 이어 나갈 것"

트릿지는 2015년 설립된 농식품 스타트업으로, 해외 농산물을 직접 트레이딩하는 것을 비롯해 글로벌 농·축·수산물 무역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트릿지는 전 세계 약 120억 건에 달하는 농·축·수산물 무역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 푸드테크 분야에 혁신을 일궈냈단 평가를 받으며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2년에는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펀딩을 성사시키면서도 기업가치 3조6,000억원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동안 트릿지가 유치한 누적 투자 규모는 시리즈 D 펀딩을 포함해 총 1,41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위기가 가시화하자 트릿지는 사업모델을 바꿔 흑자 전환을 꾀하기 시작했다. 농수산물 플랫폼으로서의 특성을 줄이고 데이터 서비스로 사업을 강화하겠단 게 골자다. 이에 대해 트릿지는 "기존 거래액(GMV) 중심의 '이커머스 모델'이 아닌 데이터 기술력에 기반한 'B2B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구독 모델'로서 훨씬 더 수익성이 높은 사업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사업모델의 지속적 강화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농식품 부문 글로벌 B2B 데이터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동 입장문 발표에 참여한 FI들은 트릿지의 새로운 사업모델 및 성장 가능성에 신뢰를 내비쳤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투자를 지속해 온 포레스트파트너스와 SBVA는 "각종 지표의 지속적 성장과 더불어 전 세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세일즈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트릿지 기업가치는 거듭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낙관한다"며 "지난해 선보인 인텔리전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가 올 상반기에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트릿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브릿지인베스트먼트도 "트릿지는 사업적 성숙도를 끌어 올리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작업을 병행해 왔다"며 "당장의 영업손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트릿지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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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등 유사 사례도 있지만, 일각선 회의적 의견도

이에 트릿지의 IPO(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했다. 앞서 트릿지는 올해 흑자 전환을 이룬 뒤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IPO에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릿지는 국내와 미국 시장 모두에서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의 지원으로 최악의 상황을 면한 컬리의 전례도 기대를 키운다. 앞서 지난해 5월 컬리는 기존 투자자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로부터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기업가치가 1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위기가 가시화했음에도 투자자들이 자금을 마련해 준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컬리에서도 투자자 이탈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기업가치가 6,000억원대까지 떨어지면서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서 인정받은 4조원 대비 무려 85% 떨어진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선 적자가 이어질 경우 컬리 투자자들이 기한이익상실(EOD)을 통한 투자금 일부 회수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유통업 특성상 점유율 유지를 위해선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데, FI 입장에선 컬리에 추가 투자할 요인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도 트릿지의 IPO 계획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트릿지가 컬리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경우 위 같은 부정적인 흐름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DS자산운용 등 이미 트릿지를 이탈한 FI가 나타난 만큼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DS자산운용의 뒤를 이어 트릿지 이탈이 가속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애그테크 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빠져 있단 점도 악재다. 실제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Pitchbook)이 공개한 ‘애그테크 보고서(Agtech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애그테크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39% 감소했다. 동기간 엑시트에 성공한 건수도 14건에 불과했다. 트릿지가 당장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FI가 추가 투자를 단행할 유인 동기가 부족할 수 있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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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리 내려야 할 타이밍을 놓치게 만든 부동산 정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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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필요 있지만 부동산 거품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 언급
부동산 관계자들, 정부 정책 실패로 일부 지역 부동산에만 거품 생기는 중 지적
건설사들 수익성 고려없이 단순히 규제 완화에만 초점 맞춘 탓, 수익성 높은 지역에만 공급 이뤄져
공급 축소에 신규 분양 물량에만 수요 몰리는 시장 왜곡 해결해야 금리 인하 가능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계획을 늦추기로 결정하면서 8월 들어 본격적으로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생성형AI 개발 등으로 투자금을 끌어갔던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빠지는데다, 7월 실업률이 예상치 4.1%보다 높은 4.3%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일각에서는 9월로 금리 인하를 늦추는 것이 정책 실수라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결정했어야 하는 시점에 부동산 거품 우려로 실기(失期)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에 이어 장기간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이 이미 생존의 기로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는데다, 주요 건설사들마저 위기설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PF를 넘기 위한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되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금리 인하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발목을 잡았다는 평들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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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양극화, 원인은 서울·경기 지역 공급 부족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탈 동조화' 혹은 '양극화'를 지적한다. 부동산 시장이 전국에서 고르게 상승, 하락을 반복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만 수요가 몰리고 그 외 지역에서는 대규모 미분양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원의 실거래 가격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각각 3.1%, 1.8% 상승했다. 지난해 내내 서울 10%, 수도권 6.6%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방은 0.3% 상승에 그쳤다. 서울도 외곽지에서는 경매 낙찰가율이 70~80% 근처를 오가는 반면, 용산구, 성동구 등에서는 100%를 넘기고 있어 실질적으로 서울 주요 지역의 체감 아파트 가격은 10% 이상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관게자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양극화가 극심하게 된 주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지적한다. 서울 시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 지역으로 평가받는 금·관·구, 노·도·강 지역에서도 계속해서 신규 아파트 물량 공급이 이어졌다면 베드 타운이 형성되는 것을 넘어 인근 지역의 주거 환경을 바꾸는 효과를 내면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의 마곡 지역 일대도 LG사이언스 파크 등의 주요 대기업 입주와 더불어 15단지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대세 상승기를 겪은 바 있다.

최근 들어 서울 강남 일대를 비롯한 '상급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것은 공급 물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가격 방어 확률이 높은 곳, 기존 주거 환경을 그대로 이어 받을 수 있는 곳에 대한 시장 수요만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신규 발주 물량 감소로 2025년에 서울시내 전체에 실질적인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3만5천세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23년 대비 물량 감소를 지적받는 2024년 중에도 월 3만 세대의 신규 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비해 충격적일만큼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 닥친 것이다.

부동산 살리려 쓴 정책이 되려 부동산 시장을 죽인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부동산PF로 인한 위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각종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이 되려 서울·경기 지역 공급 부족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기만 했지, 시장의 공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전혀 없었던 탓에 수익성이 뛰어난 일부 지역에만 지원 효과가 났고, 그 외 지역은 규제 완화의 이득을 사실상 보지 못했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이 꼽는 공급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과다하게 치솟한 건설 비용 축소를 위한 비건설 부분 정책이다. 대외 변수인 고금리, 고유가, 고 원자재 가격 등은 정부도 제어가 불가능한만큼 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노동력 공급 감소에 따른 건설 비용 상승 부분만큼은 정부 차원에서 대응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건설 현장이 사실상 불법체류 인력들을 채용해야 할 만큼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추가 인력 확보를 위해 건설 현장에 배정될 수 있도록 현재의 고용 허가제를 확대 개편했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비용 문제로 인한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큰 건설사들에게 수익성 개선책 대신 건설 규제만 풀어줬기 때문에 공급 불균형이 야기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한다.

금리 내리기 위한 부동산 정책 공조 필요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국내 내수 침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 인하가 유효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금리 인하시 야기될 부동산 폭등에 대한 우려가 큰 탓에 금리 인하를 결정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정부는 사실상의 관치 금융을 통해 대출 규제를 통한 부동산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지난 7월에만 가계대출 잔액이 7조2천억이나 늘었다. 39개월 만에 최대치다. 대출 문턱을 높여도 가계 대출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과거 2008년~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탈출하던 2012년, 이명박 정권은 대규모 토지, 미분양 물량 매입 정책을 통해 지방은 미분양 물량 해소, 수도권은 대규모 아파트 공급 전략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일궈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권이 2013년 이후 재정 안정화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이명박 정권에서 구축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꼽는다. 최근 가계 대출 잔액 증가, 상·하급지로 양극화된 부동산 시장, 일부 지역 부동산 거품 우려도 내수 진작을 위한 금리 인하까지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은 지난 2012년과 정반대로 공급 부족을 낳은 정부의 부동산 실패 탓이라는 분석이다.

국무회의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향해 기자들이 "정부의 입김이 중앙은행 의사 결정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 총재는 "거꾸로 한국은행의 입장을 정부 정책 결정에 고려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나"는 반박을 내놨다. 과거 한국은행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깨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떨치지 못했으나, 향후 1년간 금리 인하 결정은 거꾸로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금통위에서 이미 금통위워들이 부동산 거품이 더 커지지 않는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정책 조절은 한국은행 혼자 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불편함을 표현했다. 이제는 한국은행이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합리적인 지원을 해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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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고금리 시대, 美 연준 '9월 금리 인하' 유력

저물어가는 고금리 시대, 美 연준 '9월 금리 인하'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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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파월 의장 "금리 인하에 적절한 시점 가까워져"
연내 3차례 인하 시사, 9월 0.5%p 인하 '빅컷' 가능성도
유럽, 中 이어 英 기준금리 인하, '고금리 시대' 막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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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유럽, 캐나다, 중국, 영국 등 주요국이 올해 들어 이미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미국도 연내 추가 인하를 준비하는 등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고금리 사이클이 2년 반 만에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한국도 한·미 금리 차, 물가 상승률 둔화,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동결한 연준, 9월에는 인하 가능성 시사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그러나 연준은 경제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 인하에 적절한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고용 시장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월 의장은 "오늘 회의에서 이번 달 금리 인하를 진지하게 논의하기도 했다"며 "연준은 최근 경제 상황이 제약적 금리를 되돌리기(dial back) 시작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해서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0회'에서 여러 차례 인하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9월, 11월, 12월 세 차례의 FOMC가 예정돼 있어 최대 3회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 섣부른 기대감은 불어넣지 않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피벗(정책 기조 전환)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월가에서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리 선물 시장 지표로 연준의 금리 정책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4시 기준 시장 참가자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25%p 내릴 확률을 86.5%로 보고 있다. 특히 9월에 금리를 0.5%p 한꺼번에 인하하는 '빅컷'의 확률도 13.5%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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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주요국 경기 부양 위해 금리 인하 이어져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 된다. 당시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인 0∼0.25% 수준까지 낮췄다가 인플레이션이 악화되자 2022년 3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한 번에 0.5%p를 올리는 '빅스텝'과 0.75%p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반복하면서 지난해 7월에는 2001년 닷컴 버블 이후 최고치인 5.25∼5.50%까지 올랐고, 현재까지 1년 넘게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은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 돌입한 상태다. 먼저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올해 6월과 7월에 2개월 연속으로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5.0%에서 4.5%로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4.25%로 인하했고, 예금 금리와 한계 대출 금리도 0.25%p씩 내렸다. 중국도 지난달 22일 대출우대금리(LPR)를 0.1%p 내렸고, 1일 영국 중앙은행(BOE) 역시 2020년 3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5.25%에서 5.0%로 0.25%p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주요국의 금리 인하 흐름을 두고 2년 넘게 이어진 고금리 사이클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각국의 금리 인하가 빠르거나 동시에 진행되지는 않을지라도 결국 금리를 내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세계 23개 주요국 가운데 향후 18개월 이내에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일본뿐이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는 연내 인하에 들어갈 예정이다. 글로벌 기준금리도 내년 말까지 평균 1.55%p 내려갈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팬데믹 이후 빠르게 금리를 올렸던 것과 달리 금리 인하는 완만한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움직임도 저마다 다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은 예금 금리를 향후 두 차례 더 인하하며 현재 3.75%에서 연내 3.25%까지 내리고 영국은 연말까지 한 차례 더 인하해 기준금리가 4.7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연내 익일대출금리를 0.5%p 인하해 4.25%까지 내릴 것으로 추산되며, 중국인민은행은 1년 중기 대출금리를 현재 2.5%에서 연내 2.3%까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 통화정책 변곡점 맞아, 10월 인하 가능성 높아

연준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도 변곡점을 맞았다. 현재 시장에서는 내수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세 둔화로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설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한국과의 금리 차가 2.0%p로 줄어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며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의 경기와 물가 지표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가리키고 있다. 실제로 그간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2%대에 머무르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마이너스(-0.2%)로 전환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은이 공개한 7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도 "물가상승률 하락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약한 내수 경기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가 10월 금리 인하의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지난해 1월 3.5%까지 높이고 1년 6개월 이상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긴축은 고물가·고환율 등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고금리가 이어지는 동안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 내수 및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치솟는 등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한은에 있어 큰 부담이다. 불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최근 불붙은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8% 오르며 19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약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경기 등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같은 부동산값 상승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가계부채 규모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낳는다.

여기에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해 국내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르면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면서도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하에 기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살핀 뒤 움직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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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피해 구제에 금융권 우려 목소리 ↑, 은행권 선정산대출 규모만 4,000억원가량

티메프 피해 구제에 금융권 우려 목소리 ↑, 은행권 선정산대출 규모만 4,000억원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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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연쇄 도산 우려 확산, 당국 "5,600억원 규모 지원하겠다"
우려 쏟아내는 금융사들, 피해자들도 "대출 이자 큐텐에 청구해야" 볼멘소리
은행권 선정산대출 신규취급액 4,000억원, 티메프 사태에 은행권도 덩달아 '위기'
tmon wemap leebokhyeon FE 20240802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정산금 미지급 사태로 입점 업체의 연쇄 도산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금융 당국이 대응 방안 논의에 나섰다. 금융권과 함께 피해 업체를 지원하는 대책안도 마련했다. 이에 금융권은 당국의 방침을 따르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간 기업의 부실에 정부가 나서는 건 시장자본주의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란 이유에서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금융권도 피해를 봤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은행권의 경우 티메프 입점 업체에 융통한 선정산대출 규모만 약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메프 사태 대응 나선 금융 당국, 은행권도 협조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 당국은 티메프 미정산 사태 및 은행권 선정산대출 현황을 점검,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선정산대출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물건을 판매한 뒤 이커머스로부터 정산되지 않은 금액)을 먼저 대출 형태로 먼저 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이커머스로부터 정산금을 대신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의 금융 상품이다.

간담회를 마친 뒤 당국은 금융권 전반에 티메프 사태 피해 구제를 요청했다.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5,6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계획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금융위는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피해 업체 금융지원 회의'를 열고 △기존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긴급자금 지원(최소 5,600억원 규모) 계획 등을 구상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과 정책금융기관은 최대 1년의 만기 연장 등 지원을 통해 협조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선정산대출 취급 기관도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은 최소 3,000억원 규모의 보증부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해 긴급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각선 구제 방책에 비판적 의견도, "시장자본주의 원칙 깨는 행위"

다른 업권에서도 티메프 사태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우선 네이버파이낸셜 등 결제대행업체(PG사)는 지난달 28일부터 티메프에서 결제한 금액의 결제 취소를 재개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도 환불을 위해 이의제기 신청 절차에 돌입하고 결제 취소 거절 안내를 받은 사용자의 중재 신청을 받고 있다. 국내 8개 카드사 역시 지난달부터 티메프에서 물품과 서비스를 결제하고 상품을 받지 못한 소비자에게 우선 주문 취소와 환불을 해주고 있다. 

다만 금융사들은 당국의 피해 구제 지침에 동참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거듭 내고 있다.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수 있단 이유에서다. 티메프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지 오래됐고 지난 국회에서 이커머스 등의 거래대금과 선불충전금을 별도 계좌로 관리하도록 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이 제정될 정도로 이커머스의 대금 정산 관행이 공론화된 바 있단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신전문금융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부실을 정부가 해결해 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시장자본주의 근본 원칙을 훼손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국의 구제 방책에 볼멘소리를 쏟아내는 피해자가 적지 않단 점도 부담을 키운다. 가장 불만이 큰 지점은 5,6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계획이 대부분 대출 형태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티몬·위메프 사태 소상공인 피해 대책 간담회'에 참가한 피해자들은 "대출 형태의 지원은 피해 기업 및 소상공인의 피해를 오히려 키우는 일"이라며 "연이율도 3~4%나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티메프 혹은 이들의 모회사 큐텐에 정부가 대출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대출 이자를 피해자들에게 청구하는 건 결국 티메프 사태에 대한 후폭풍을 피해자들에 전가하는 것과 진배없음을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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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선정산대출 부담도 여전

선정산대출에 따른 은행권의 부담이 이미 큰 상황이란 점도 문제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티몬과 위메프 은행 선정산대출은 신규취급액 기준 약 3,885억3,800만원에 이른다. 지난달 25일까지 잔액 기준으론 총 1,076억5,200만원이 남아 있다. 더군다나 입점 업체들이 은행 대출을 갚아 잔액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티메프 측의 정산 여부가 확실히 공개되지 않은 만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티메프 판매자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올해 티몬 판매자들에 2,098억7,900만원, 티몬월드에 1,052억1,800만원, 위메프엔 498억1,900만원을 대출해 줬다. 잔액 기준으론 각각 티몬 557억8,900만원, 티몬월드 365억6,800만원, 위메프 126억9,300만원이 남아 있다. 티메프 사태에 은행권도 덩달아 위기에 빠질 수 있단 의미다.

불안정한 흐름도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인터파크쇼핑과 AK몰에 대한 선정산대출을 중단하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두 업체에 대한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AK몰 대상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SC제일은행 역시 같은 시점에 인터파크쇼핑에 대한 선정산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티메프 사태의 여파로 PG사들이 판매대금을 묶은 탓이다. 미정산 금액은 인터파크쇼핑 35억원, AK몰 150억원가량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들의 무분별한 선정산 대출이 티메프 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SC제일은행의 경우 티몬월드에서 물건을 판매한 셀러에게 선정산대출 최대한도를 3배 이상 늘려주는 등 특혜를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쇄도했다. 최대 대출 한도 뿐만 아니라 대출 대상 조건에서도 특혜를 줬다. SC제일은행의 선정산대출 대상은 연 매출액 500억원 이하인 셀러인데, 티몬월드의 경우 연 매출액 1,300억원 이하 셀러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우대 조항을 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SC제일은행이 티몬월드 셀러의 대출 한도를 높이면서 티몬월드의 거래 규모가 늘어난 탓에 미정산 피해가 커졌다"며 SC제일은행을 집중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금융 당국은 우선 은행들이 선정산대출을 내주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당국은 지난달 30일 티메프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의 피해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정점으로 지목된 큐텐 자금 흐름부터 시중은행의 선정산대출 영업 정책까지 점검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피해 업체를 지원함과 동시에 티메프 사태의 근원을 파악해 피해 확산을 억제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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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략에 힘 싣더니" 롯데칠성음료, 글로벌 자회사 성장세 딛고 상반기 매출 2조원 돌파

"해외 공략에 힘 싣더니" 롯데칠성음료, 글로벌 자회사 성장세 딛고 상반기 매출 2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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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발판 삼아 외형 성장 이룩한 롯데칠성음료
필리핀펩시 자회사 편입 등 M&A로 현지 영향력 확대
필리핀펩시 품으며 발생한 차입금 부담, 차후 변수 될까
lotte chilsung 20240801

롯데칠성음료의 상반기 매출이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음료 사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글로벌 실적 개선세가 내수 부진을 상쇄하며 성장세를 견인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필리핀펩시의 종속기업 편입 등 롯데칠성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 움직임이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내수는 빨간불, 해외 시장은 초록불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 증가한 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전체 기준 매출은 2조361억원,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18.1% 늘었다. 롯데칠성의 상반기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2분기 롯데칠성의 국내 음료 사업 부문은 비교적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해당 기간 음료 사업 부문 매출은 5,379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354억원으로 26% 미끄러졌다. 에너지 드링크와 스포츠음료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 탄산, 커피, 생수, 주스 등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부진이 이어진 결과다. 원재료비 상승, 생산 능력 확대로 인한 고정 비용 부담 증가 역시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내수 부진으로 인해 발생한 '빈틈'을 메운 것은 해외 시장이었다. 롯데칠성의 2분기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393.6% 증가한 3,850억원, 영업이익은 113.3% 상승한 21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필리핀법인(PCPPI)은 매출(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10.6%)과 영업이익(62.2%)이 나란히 급성장하며 글로벌 부문 총매출의 74%를 점유했다. 파키스탄과 미얀마의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롯데칠성의 글로벌 시장 공략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롯데칠성은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 해외 사업을 확장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 글로벌 신사업 전담 부서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1월에는 러시아에 'LOTTE CHILSUNG BEVERAGE RUS LLC'라는 이름의 법인을 새롭게 설립, 러시아 사업 조직·인력 확대를 꾀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1990년 '사이다'를 시작으로 러시아에 진출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에 각각 판매 사무소를 두고 영업을 이어온 바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2월 3년 이상의 해외 사업 관련 경험, 해외 인수·합병(M&A) 업무 경험자 등을 조건으로 내세워 경력직 채용을 단행하기도 했다. 세부 업무로는 국내외 M&A 동향 분석, M&A 전략 수립 등이 제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롯데칠성이 해외 M&A 관련 인력을 채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시장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칠성이 지금까지 M&A에 적극적으로 나선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라며 "(롯데칠성이 적극적인 해외 M&A를 추진하는 것은) 내수 시장보다 성장 기회가 많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최근 롯데칠성은 해외 기업과의 M&A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지난해 9월 필리핀펩시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편입 이후 이후 현지 시장에서는 마운틴듀, 펩시콜라 등 필리핀펩시의 탄산음료가 인기를 끌었고, 법인 매출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필리핀은 열대 계절성 기후로 음료 사업을 확장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라며 "필리핀펩시는 롯데칠성 편입 전에도 현지 음료 업계 2위를 유지하던 안정적인 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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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펩시 M&A가 몰고 온 부담

다만 일각에서는 필리핀펩시 M&A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부담이 차후 롯데칠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칠성은 앞서 2010년 필리핀 펩시의 지분 34.4%를 1,170억원에 취득했다. 필리핀펩시가 단순 판매 법인을 넘어 음료·소주 상품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생산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롯데칠성은 2013년과 2018년에 추가 지분 매입으로 지분율을 42.22%까지 끌어올렸고, 2020년 필리핀펩시의 지분 31.36%(555억원)을 공개 매수하면서 73.58%까지 지분을 늘렸다.

최종적으로 지난해 9월 롯데칠성은 필리핀펩시를 공동 경영하던 '펩시코(PEPSICO)'로부터 경영권을 확보, 필리핀펩시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롯데칠성의 차입금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롯데칠성은 필리핀펩시 자회사 편입 당시 식별 가능 순자산의 공정가치(자산총계-부채총계)를 1,904억원으로 책정했다. 당시 필리핀펩시의 총차입금은 2,246억원, 차입금 의존도는 34.2% 수준이었다. 

필리핀펩시를 품에 안은 롯데칠성의 작년 연결 기준 차입금은 전년 말(1조4,870억원) 대비 8.1% 증가한 1조6,074억원까지 치솟았다. 롯데칠성이 지난해 지출한 이자 비용은 544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필리핀펩시 인수는 롯데칠성의 외형적인 성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필리핀펩시의 극적인 실적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한동안 이익 측면에서는 오히려 족쇄가 될 위험도 있다"며 "재무적 투자자인 펩시코와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압박 속 필리핀펩시가 2030년까지 필리핀 증권거래소에 재상장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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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금리 인상에 엔화 가치 상승세, 한국 수출에도 '호재'로 작용하나

일본은행 금리 인상에 엔화 가치 상승세, 한국 수출에도 '호재'로 작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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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추가 인상'까지 시사한 일본은행, 슈퍼 엔저 시대 막 내렸다
일각서 엔캐리 청산 우려 나오지만, "유동성 공급 정책 이어지는 만큼 가능성 적어"
엔화 가치 상승 전망에 한국 수출 개선 기대감도 확산
japan interestrate increase FE 20240801

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향후 환율이 더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엔캐리 트레이드(엔캐리)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일본은행이 당분간 유동성 공급 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만큼 급격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시선에서다.

일본은행 연 0.25%로 금리 인상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연 0~0.1%에서 연 0.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마이너스 금리(연 -0.1%)를 해제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국채 매입을 줄이는 양적 긴축도 결정했다. 국채 매입액을 월 6조 엔(약 56조원) 규모에서 단계적으로 감액해 오는 2026년 1분기 월 3조 엔까지 줄이겠단 계획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임금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등 '물가 2%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실제 6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27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일본은행도 이날 내놓은 7월 '경제·물가 전망 리포트'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을 2.5%, 내년은 2.1%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며 "임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며 물가의 기조적 상승과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 전망이 실현되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도 있다"고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정치권의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집권 자민당 2인자인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지난달 22일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일본은행에 대해 "단계적 금리 인상 검토를 포함해 통화정책 정상화 방침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 재무성은 이날 6월 27일~7월 29일 환율 개입(엔 매수·달러 매도) 총액이 약 5조5,000억 엔(약 51조5,000억원)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4~5월(약 9조7,000억 엔·)에 이어서 또 개입한 것인데, 그럼에도 엔저가 멈추지 않자 일본은행의 역할을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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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조정에 '엔캐리 청산' 우려↑

일본의 금리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선 슈퍼 엔저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크게 내려서다. 실제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화 환율은 지난달 31일 한때 150.08엔까지 급락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내리면 일본과의 금리 차이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일각에선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채권을 비롯해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해 왔던 엔캐리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글로벌 주식·채권시장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통상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불리는 일본 투자자들이 엔캐리를 통해 투자한 해외자산 규모는 최대 20조 달러(약 2경6,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이 향후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돌입할 경우 자금 일부가 일본에 돌아가면서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캐리 청산 우려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이 당분간 상당 규모의 유동성 공급 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만큼 엔화 강세가 급격하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시선에서다. 일본은행 차원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긴 했지만 실제 추가 인상이 단행될지 불투명하단 점도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차루 차나나 삭소 캐피털 마켓의 통화 전략 책임자는 "기준금리 인상은 일본은행의 가장 매파적인 움직임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면서도 "Fed가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면 엔화 약세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출 호황기 접어든 한국, 일본 금리 인상으로 수혜 입을 듯

한편 시장에선 일본의 금리 인상이 수출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경제학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화폐 가치가 오르고, 이로 인해 환율이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전문가들도 이론상 금리 인상이 일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실제로 수출이 위축되진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슈퍼 엔저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상만으론 엔화 가치가 충분히 절상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에 대해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지금 올린 금리만으로는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추세가 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엔화가 최악으로 떨어졌을 때보다 약간 평가 절상된 정도일뿐 여전히 엔화 가치가 과거 어느 때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한국 연간 수출액이 역대 최초로 일본 수출액을 넘어설 수 있단 기대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일본 기업과 수출 경쟁을 펼치는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통상 엔저는 한국 기업에 악재로 여겨진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1% 떨어질 때마다 한국의 수출액 증가율은 0.61%p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엔저 시대가 저물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오를 수 있단 뜻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은 "(일본 금리 인상으로) 일본과 수출 경쟁을 펼치는 자동차나 석유제품 등 분야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관광수지 적자도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 수출 업황 자체가 호황이란 점도 기대를 키운다. 실제 한국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약 454조원)를 기록하면서 역대 2위 실적을 냈다. 반면 일본 상반기 수출액은 약 3,386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한국 수출액과 비교하면 38억 달러(약 5조1,500억원)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지난 4월까지 양국 간 수출액 차이가 70억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점차 격차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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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