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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계정 공유 단속 나선 넷플릭스, 가격 올라도 '계정 공유'가 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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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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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 정책 韓 상륙, 이용자들은 "그래도 공유해야 더 저렴하다"
범위 넓혀가는 넷플릭스의 수익성 확보 정책, 일부 국가에서는 가격 인상 움직임도
저렴한 '4인 파티'에 익숙한 소비자들 반발, 업계에서는 "가격 오를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상륙한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계정 공유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한 계정을 3인이 공유할 경우, 가장 저렴한 광고 없는 요금제 '베이식' 대비 소폭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화질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고객은 대폭 뛴 요금에 반발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온라인에서 '넷플릭스 해지 인증'을 하는 이용자들도 속출하는 추세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넷플릭스 4인 파티(4명의 이용자가 프리미엄 요금을 나눠 내고 계정을 공유하는 모임) 요금이 너무 저렴했을 뿐, 계정 공유 단속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돈 내도 계정 공유하겠다' 소비자들의 선택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 이용자들에게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가구 내에 거주하지 않는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매달 5,000원을 추가로 지불하는 식이다. 같은 정책을 먼저 도입한 해외의 전례에 따르면, 유료 추가 회원 프로필 생성은 프리미엄 계정 최대 2개·스탠더드 계정 1개 선에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계정 공유 단속 소식이 전해진 뒤 국내에서 꾸준히 성행하던 '넷플릭스 4인 파티'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를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는 4인이 공유, 1인당 4,250원을 납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인원이 최대 3인으로 제한되며, 추가 회원권 2개를 더한 가격인 총 2만7,000원을 나눠 납부해야 한다. 1인당 9,000원가량으로 부담 요금이 대폭 증가한 셈이다.

납부해야 할 요금이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비싸졌지만, 여전히 '계정 공유'는 합리적인 선택지다. 프리미엄 요금제로 계정을 공유할 경우 여타 1인용 저가 요금제와 달리 고화질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해상도는 베이식 요금제(9,500원) 기준 HD, 광고를 함께 시청해야 하는 광고 스탠더드(5,500원) 기준 FHD 수준에서 제한된다.

최고 화질(UHD 화질)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요금제는 계정 공유 시 흔히 사용되는 프리미엄 요금제뿐이다. 추가 요금 납부를 통한 '3인 파티'가 결성될 경우, 베이식 요금제보다 소폭 저렴한 9,000원에 UHD 화질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고화질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익숙한 기존 '4인 파티' 이용자의 상당수가 기꺼이 인상된 요금을 지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수익성 확보해라', 넷플릭스의 과감한 결단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은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로, 실제 그 효과가 꾸준히 입증되고 있다. 계정 공유 단속 본격화 후 2개월 뒤인 지난 7월, 넷플릭스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2023년 2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가 589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이용자는 2억3,83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했다.

사진=넷플릭스

성장세는 이어졌다. 지난 3분기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 수는 2억4,715명으로 전 분기보다 876만 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0년 2분기(1,010만 명) 이후 최대 증가폭으로, 기존 계정 공유 이용자들의 납부 요금이 증가하는 동시에 신규 유료 이용 계정까지 급증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계정 공유 단속은 성장 정체기에 빠졌던 넷플릭스의 '돌파구'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일부 요금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미국 기준 ‘베이식’ 요금제는 월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9.99달러에서 22.99달러로 인상된다. 이번 인상 대상에 우리나라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차후 계정 공유 단속과 마찬가지로 점차 인상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는 "해지하겠다" 반발, 업계는 "당연한 수순"

기존 고객들은 계정 공유 단속에 대해 거센 반발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계정 공유를 장려했던 넷플릭스가 태도를 전환, 급작스럽게 요금을 인상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네티즌은 넷플릭스 구독 해지 인증 사진을 인터넷상에 게재하고 있다. 피클플러스, 링키드 등 OTT 계정 공유 매칭 플랫폼에서도 고객들의 가입 해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3월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정 공유를 통해 요금을 나눠서 납부하는 20~50대 넷플릭스 시청자의 62.8%는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이 시행될 경우 넷플릭스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추가 요금을 납부하고 넷플릭스를 계속 보겠다고 한 응답자는 7.7%, 계정을 새로 만들어 넷플릭스에 가입하겠다고 한 이들은 6.4%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미 관련 정책이 시행된 여타 국가의 사례에 비춰보면 국내 역시 차후 가입자 수가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계정 공유 단속'이 오히려 당연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넷플릭스 4인 파티 이용자들이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해 왔으며, 무작정 저렴함을 쫓다가는 양질의 콘텐츠를 잃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다. 계정 공유 이용자의 납부 요금이 눈에 띄게 인상됐지만,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통해 기존 요금 대비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가격 조정에 무작정 반발하기보다 소비자로서 '합리적인 선택'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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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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