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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초전도 양자컴퓨터 '톈옌-504' 개발, 미중 양자 패권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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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자의학硏 출범, 톈옌-504 출시도
美 구글, 105큐비트 '윌로' 공개
韓은 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에 머물러
중국 양자컴퓨터 주충즈(祖沖之) 2호/사진=중국과학원 양자정보·양자과학기술혁신연구원

양자컴퓨터 기술을 두고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내년은 UN(국제연합)이 정한 ‘국제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업계에서는 양자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가 붙는 ‘양자원년’으로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초격차 기술을 선봬는 한편 중국도 민·관 공조로 추격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 504큐비트급 양자컴퓨터 칩 출시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양자컴퓨터 기업 ‘오리진퀀텀컴퓨팅 테크놀로지’는 벙부의대와 함께 양자컴퓨터를 의학 연구에 활용하는 자국 최초의 연구기관 ‘허페이 양자컴퓨팅·데이터 의학연구소’를 출범했다. 방대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양자컴퓨터로 분석·관리하고 신약 연구 등에도 응용해 의학 분야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오리진퀀텀은 1월 자체 양자컴퓨터 ‘오리진우콩’을 출시해 137개국에 보급했다. 또 다른 기업 퀀텀시텍은 중국과학원과 504큐비트(양자정보처리 단위)급 양자칩 ‘샤오홍(Xiaohong)’를 개발하고 이를 탑재한 양자컴퓨터 ‘톈옌-504(Tianyan-504)’를 6일 출시했다.

톈옌-504는 500큐비트의 벽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나타내는 기본 단위로, 큐비트 수가 많을수록 더 복잡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 중국텔레콤양자그룹(CTQG)에 따르면 톈옌-504는 큐비트 수명, 판독 충실도 등 주요 성능 지표에서 IBM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컴퓨팅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번 톈옌-504 개발은 양자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급성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중국은 정부의 막대한 투자를 통해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경우, 머지않아 양자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의 최신형 양자칩 '윌로'/사진=구글

미국도 최신 양자 칩으로 승부수

미국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초격차를 꾀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구글은 최신형 양자칩 ‘윌로’를 공개했는데, 윌로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고질적 난제인 ‘오류정정’ 문제를 30년 만에 처음으로 해결, 큐비트를 늘리면서도 ‘임곗값 이하(Below Threshold)’의 오류율을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컴퓨터 성능을 높이려면 양자정보처리 단위인 큐비트 수를 늘려야 하지만 동시에 계산 오류도 잦아진다는 모순이 있다. 앞서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도 등장했으나 1,000번 계산에 1번꼴로 발생하는 잦은 오류를 정정을 통해 1조 번의 1번꼴로 줄이지 못하면 상업적 활용은 어렵다.

그런데 윌로는 큐비트들을 사각형 격자 구조인 ‘표면 코드’로 묶어 서로 오류를 보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이 모순을 풀었다. 큐비트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오류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구글은 큐비트를 17개에서 49개, 97개로 늘릴 때마다 오류율이 거의 절반씩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윌로는 특정 작업에서 현존 최강의 슈퍼컴퓨터 ‘프론티어’로도 10셉틸리언(10의 24제곱)년이 걸리는 작업을 5분 만에 해낼 수준의 연산 속도를 자랑한다. 앞서 구글은 2019년 양자 칩 ‘시카모어’를 활용해 기존에 1만 년 걸리던 문제를 몇 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 5년 만에 연산 속도를 천문학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하트문트 네벤 구글 퀀텀AI 대표는 “10자년은 우주의 나이를 훨씬 초월한 시간”이라며 “수많은 평행 우주에서 양자 계산이 이뤄지고 있고, 우리는 다중우주에 살고 있다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의 생각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IBM도 지난달 최신 양자칩 ‘퀀텀 헤론’을 공개했다. IBM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에 도입된 127큐비트급과 비교해 동일한 연산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112시간에서 2.2시간으로 50배 향상시킨 현존 최고 성능의 제품이다. IBM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과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등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글로벌 연구기관을 집중 공략 중이다.

엔비디아는 직접 양자컴퓨터를 만들지는 않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슈퍼컴퓨터 ‘에오스’를 앞세워 구글과 손잡았다. 실제처럼 양자칩 성능을 떨어뜨리는 노이즈(잡음) 환경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해 성능 시험을 지원한다.

한국 양자 컴퓨터 기술 2.3점 '꼴찌'

반면 한국은 양자기술을 인공지능(AI), 바이오와 함께 선점이 필요한 신기술인 3대 게임체인저로 정했음에도 글로벌 경쟁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20큐비트급 성능의 양자컴퓨터를 선보인 이후, 2030년대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로 미국과 중국을 추격하기 위해 내년 초 국가 컨트롤타워 ‘양자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연구개발(R&D)과 산업 육성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탄핵 정국으로 이마저도 차질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미국의 양자 컴퓨터 기술을 논문, 특허 등의 질을 따져 100점이라고 할 때 한국은 겨우 2.3점에 불과하다. 중국은 35점으로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고, 독일(28.6점)과 일본(24.5점), 영국(24점)이 뒤를 이었다. 캐나다(23.2점), 스위스(19.6점), 네덜란드(17.9점), 프랑스(16.1점)도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양자 센서 분야에서도 한국의 점수는 고작 2.9점이었다. 중국(40.9점)이 독일(40.7점)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를 차지했고, 영국(33.6점), 일본(31점), 스위스(29.3점) 순이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번 사태로 과학계도 위기에 놓였다”며 “리더십 재정비와 정책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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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속도 내는 GM, 로보택시 사업 투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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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크루즈 로보택시 개발에 추가 자본 투입 않는다
속도 붙는 GM 구조조정, 美·中서도 생산 시설 매각·폐쇄
"관세 리스크 몰려온다" 트럼프 당선이 영향 미쳤나 
GM의 자율주행 차량호출 서비스 크루즈/사진=크루즈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로보택시 사업에서 철수한다. 대내외적 악재로 재정난이 심화하며 투자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자회사 크루즈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과감히 중단해 지출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GM은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 내 공장을 줄줄이 매각·폐쇄하며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 로보택시 사업 철수 예고

10일(이하 현지시간) GM은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의 자본 배분 우선순위에 따라 크루즈의 로보택시 개발 작업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는 2016년 GM에 매각된 이후 자율주행 자동차 등 로보택시 관련 기술 개발·투자를 주도해 온 GM의 자회사다. 앞서 GM은 크루즈를 통해 2030년까지 로보택시 요금·구독으로 연 500억 달러(약 71조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선 '멀티 플랫폼 기술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한 바 있다. GM이 크루즈 인수 후 로보택시 사업에 투자한 비용은 10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들어 GM의 로보택시 사업 투자 부담이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쟁 심화, 전기차 전환 지연 등 악재가 누적되며 GM의 재정난이 가속화한 결과다.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GM은 결국 로보택시 사업에서 발을 빼며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택했다. GM은 로보택시 사업 관련 구조조정이 완료된 이후 연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가량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기존 크루즈 관련 GM의 연간 지출은 20억 달러(약 2조8,600억원) 수준이었다.

미국 미시간주 랜싱 소재 얼티엄셀즈 제3공장/사진=얼티엄셀즈

GM의 구조조정 움직임

GM은 신사업 외 부문에서도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A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미시간 랜싱 지역의 얼티엄셀즈 제3공장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구속력 없는 합의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로, 최종 매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각은 내년 3월을 전후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GM은 미시간 공장에 투자한 10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중국 시장에서도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GM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중국 내 합작 투자 사업의 지분 가치가 최대 29억 달러(약 3조7,000억∼4조1,000억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내 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에 27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GM의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비현금 특별항목 비용 등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경제매체 CNBC는 이 같은 비용이 순이익 감소를 초래할 수는 있지만, 월가에서 주시하는 이자·세전 이익(EBIT)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GM이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GM이 지분 50%를 보유한 중국 합작사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법인 'SAIC GM'을 설립하고 뷰익, 쉐보레, 캐딜락 등의 차량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해당 법인의 실적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중국 현지 완성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 등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년 약 14%였던 SAIC GM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6% 상당으로 급감했다. 올해(1~11월) 차량 판매량은 전년 대비 59% 급감한 37만 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은 총 3억4,700만 달러(약 4,900억원)에 달한다.

완성차 업계 휩쓰는 '트럼프 리스크'

GM의 경영 전략 변경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GM을 비롯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우려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취임 첫날(2025년 1월 20일)에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또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관세 장벽'은 미국의 완성차 업체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미국 투자분석 회사 울프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970억 달러(약 138조8,300억원) 상당의 자동차 부품과 400만 대의 완성차에 대해 이 정도 규모의 관세가 부과되면 이는 ‘파괴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어 "이미 차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이 대규모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인해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포드, GM 등이 유의미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40%를, GM과 포드는 각각 30%, 25%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 더해 GM과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트럭의 55%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한다. 스텔란티스는 멕시코에서 램 픽업 트럭과 대형 상용 승합차를, 포드는 멕시코에서 전기차 머스탱 마하-e와 브롱코 스포츠 유틸리티(SUV), 매버릭 소형 픽업트럭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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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는 키옥시아 'IPO 시계', 시총 7.4조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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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
공모가 주당 1만3,700원 확정
올해 日 증시 2번째 규모 IPO
키옥시아 메모리 생산 공정/사진=키옥시아

SK하이닉스가 간접 출자한 일본 반도체기업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가 도쿄증시에 상장한다. 공모가는 밴드 중간가인 주당 1,455엔(약 1만3,700원)이며, 자금 조달 규모는 추가 배정분을 포함해 1,200억 엔(약 1조1,340억원)가량이다.

IPO 재도전 키옥시아, 목표 시총 대비 '절반'

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9일 일본 금융당국에 상장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일정을 확정지었다. 키옥시아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7,840억 엔(약 7조4,000억원)으로, 이는 지난 10월 상장한 도쿄메트로의 시초가 기준 시가총액 9,470억 엔(약 8조9,4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키옥시아의 상장이 승인된 지난달 하순 시점의 예상 공모가는 주당 1,390엔이었지만, 투자자 사전 조사에서 수요가 공개 주식 수를 웃돌았던 점과 최근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공모가를 올렸다. 다만 당초 1조5,000억 엔~2조 엔(약 14조1,750억~18조9,000억원)을 목표로 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지분 19%

키옥시아는 도시바 반도체 메모리 사업이 독립해 2017년 4월 출범한 낸드플래시 제조사다. 2019년 10월 키옥시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15.1%로 삼성전자(35.2%), SK하이닉스+솔리다임(20.6%)에 이은 3위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약 4조원을 투자해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키옥시아 지분 19%와 함께 추가로 지분 15%를 매입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확보했다. 이번 IPO에서는 키옥시아 대주주인 베인캐피털 컨소시엄과 2대 주주 도시바가 지분을 일부 매각할 예정인 가운데 IPO 후 베인 캐피털 컨소시엄 지분은 당초 56.23%에서 51.30%, 도시바 지분은 40.64%에서 32.35%로 줄어들게 된다.

앞서 키옥시아는 당초 올해 10월 상장을 목표로 지난 8월 도쿄증권거래소에 IPO를 신청했으나 상장 시기를 연기했다. 반도체주가 세계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상장 후 시가총액이 목표 금액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키옥시아 제품에 있어 호재로 작용할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키옥시아는 지난 2020년에도 상장 신청 후 상장을 연기한 바 있는데, 당시에는 미국과 중국 갈등이 격화되며 사업 환경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이후 메모리 불황을 겪으며 실적이 오랜 기간 침체됐다. 지난해 미국 반도체업체 웨스턴디지털(WD)의 메모리 부문과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SK하이닉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하락 사이클 빨라진 낸드플래시

그러나 키옥시아는 2025년부터 AI용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하에 연내 상장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올해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도 고무적이란 평가다. 키옥시아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 439억 엔(약 3,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회계연도 2분기(2022년 3분기) 806억 엔(약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이후 첫 흑자를 낸 것이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2~3분기(일본 회계연도 기준 2023년 1~2분기)에만 2,316억 엔(약 2조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며 경영난을 겪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제무제표에도 조단위 손실로 반영돼 SK하이닉스의 적자폭을 키우는 원흉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키옥시아가 SK하이닉스의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난 것이 실적으로 입증됐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매출도 올해 1분기(일본 회계연도 기준 2023년 4분기) 3,221억 엔(약 2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452억 엔) 대비 31.4% 증가했다.

키옥시아는 상장 후 조달한 자금으로 AI용 최첨단 낸드플래시를 증산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9월엔 혼슈 동북부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의 새로운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AI 전용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낸드플래시 수요를 확보해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겠다는 구상이다. 영국 옴디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2025년 911억 달러(약 130조6,500억원)로, 올해보다 50%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변수다.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은 중국의 메모리 파상공세에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D램은 창신메모리(CXMT) 등이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을 키우면서 중국발 치킨게임 공포가 만연해 있는데, 업체 수가 D램보다 많은 낸드 시장의 경우 일부 업체들의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물량으로 레거시 제품부터 가격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으로 같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 사이클이 예년보다 유독 짧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장 내년부터 메모리 겨울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겨우 1년 남짓 만에 업황이 가라앉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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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xAI' 60억 달러 자금 조달, 오픈AI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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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 8.5조원 투자 유치 성공
7개월 만에 기업가치 2배 '껑충'
컴퓨팅 기가팩토리 구축해 AGI 개발 박차
사진=xAI 유튜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창업한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에퀴티 파이낸싱(equity financing·주식 발행에 의한 자기자본 조달)을 통해 추가 투자금을 확보했다. 머스크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더욱 강력한 AI 모델을 훈련, 선두주자로 도약한다는 구상으로 생성형 AI를 둘러싼 미 테크 기업들의 군비 경쟁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xAI, 신규 자금 확보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해 “xAI가 60억 달러(약 8조5,000억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60억 달러 중 50억 달러는 중동 국부 펀드가 투자하고 나머지 10억 달러는 다른 투자자들이 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xAI 기업 가치는 400억 달러(약 56조7,700억원)를 상회한다.

xAI가 투자를 유치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으로, 당시에도 xAI는 60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다. 주요 투자자로는 피델리티(Fidelity) 등 대형 자산운용사와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 바이 캐피탈(Vy Capital) 등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VC)이 이름을 올렸다. 펀딩 이후 xAI의 가치는 24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했는데, 반년 만에 가치가 두 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이는 민간 개발업체로는 오픈 AI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현금 실탄, 콜로서스 확충에 사용

지난해 설립된 xAI는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견고한 AGI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첫 번째 대규모언어모델(LLM) 그록(Grok)-1을 내놨고 이후 그록-1.5와 그록-2를 출시한 상태다. 그록은 머스크의 소셜미디어(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구동된다. 지난 8월에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xAI의 주요 비전 중 하나는 컴퓨팅 처리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xAI는 10만 개의 그래픽 카드를 갖춘 AI 훈련 시스템인 '콜로서스(Colossus)'를 조립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완전 자율 주행 기능도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다. 머스크는 이 시스템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트레이닝 시스템"이라고 자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머스크의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능력에 대해 감탄을 표한 바 있다. 미국 매체 테슬라리티에 따르면 황 CEO는 xAI 팀이 10만 개의 H200 블랙웰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러스터를 단 19일 만에 구축한 성과를 언급하면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머스크밖에 없다. 그는 엔지니어링, 건설, 대규모 시스템 확장에 대한 독보적인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콜로서스에 10만 개의 칩을 추가로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절반은 현재 콜로서스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H100 GPU보다 더 진보된 GPU인 H200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xAI는 콜로서스를 최소 100만 개의 GPU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xAI가 이 작업에 투자금을 주로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X

오픈AI 견제 본격화

머스크가 데이터센터 확충에 공을 들이는 건 AI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오픈AI를 추격하기 위함이다. 지난 달 말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중단시켜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같은 이유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설립 목표인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피하기 위한 비영리 임무' 취지 아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로 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오픈AI의 영리화·내부 자산 이동의 부당성과 시장경쟁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도 지적됐다.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을 저지해 자금줄까지 마르게 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때 동료였던 머스크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관계는 지난 2018년 오픈AI 이사회에서 머스크가 물러나면서 균열이 생겼다. 머스크는 오픈AI 초창기 펀드 제공자였지만, 자신이 원하던 그림으로 오픈AI가 가지 않자 올트먼에게 큰 불만을 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픈AI가 영리법인 형태로 일부 전환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까지 강화하자, 머스크는 "오픈AI와 MS가 AI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수차례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가처분 및 손해배상 청구는 네 번째 소송으로, 머스크는 올해 2월 말 오픈AI와 올트먼 CEO 상대로 처음 소송을 낸 뒤 6월 재판 시작을 하루 앞두고 소송을 돌연 취하했다. 머스크는 당시 제기한 소송에서도 올트먼이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하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 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8월 다시 제기한 소송에서도 오픈AI의 영리 행위를 문제 삼으며 손해 배상을 청구했으며, 지난 달 중순에는 소송 대상에 MS를 포함한 소장을 다시 법원에 제출했다. 당시 소장에서 머스크 측은 "MS와 오픈AI는 이제 경쟁자들이 투자 자본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 자신들의 지배력을 굳히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오픈AI를 견제하는 방식이 정부 규제와 같은 방법으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본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AI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려 할 때 머스크가 영향력을 발휘해 오픈AI를 견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경쟁당국이 사기업이 개발한 AI 제품을 정부 서비스에 도입하거나 에너지 공급과 같은 인프라를 세울 때 오픈AI에 불리한 선택지를 고르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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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실적 부진에 구조조정 나선 GM, 대규모 손실 떠안아

中 실적 부진에 구조조정 나선 GM, 대규모 손실 떠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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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장서 쓴맛 본 GM, 현지 공장 폐쇄·구조조정
美 미시간 랜싱 소재 얼티엄셀즈 제3공장도 처분 예정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줄줄이 '덩치 줄이기'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중국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미·중 무역 갈등, 중국 현지 전기차 브랜드의 급성장 등 악재가 누적되며 실적이 악화한 결과다. 이로 인해 GM은 4조원에 달하는 비용 손실을 보게 됐다.

GM, 中 사업 구조조정 착수

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M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중국 내 합작 투자 사업의 지분 가치가 최대 29억 달러(약 3조7,000억∼4조1,000억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내 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에 27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GM의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비현금 특별항목 비용 등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경제매체 CNBC는 이 같은 비용이 순이익 감소를 초래할 수는 있지만, 월가에서 주시하는 이자·세전 이익(EBIT)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GM이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GM이 지분 50%를 보유한 중국 합작사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법인 'SAIC GM'을 설립하고 뷰익, 쉐보레, 캐딜락 등의 차량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중국 현지 완성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 등으로 인해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년 약 14%였던 SAIC GM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6% 상당으로 급감했다. 올해(1~11월) 차량 판매량은 전년 대비 59% 급감한 37만 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은 총 3억4,700만 달러(약 4,900억원)에 달한다.

美 미시간 공장도 매각

GM은 중국 외 시장에서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일 A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미시간 랜싱 지역의 얼티엄셀즈 제3공장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구속력 없는 합의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로, 최종 매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각은 내년 3월을 전후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GM은 미시간 공장에 투자한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회수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수를 통해 미시간 제3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GM 외 다양한 전기차 제조사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차후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도요타를 비롯한 여타 자동차 제조 업체에 납품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해당 매각 건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를 위해 미시간 랜싱 지역의 얼티엄셀즈 제3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확정 시 공식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GM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독일 공장 10곳 중 최소 3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비용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근로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수천 명에 달하는 근로자를 해고하는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방안도 발표했다. 당초 2026년까지 100억 유로(약 14조8,900억원)로 책정한 비용 절감 목표를 40~50억 유로(약 5조9,500억~7조4,400억원)가량 상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폭스바겐은 중국 내 신장 위구르 자치지구 소재 공장의 매각도 확정했다. 해당 공장은 상하이자동차검증·기술혁신센터(SMVIC)가 인수할 예정이다.

푸조, 피아트, 지프, 크라이슬러 등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는 미국 미시간과 오하이오 공장 등에서 3,500여 명의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이다. 강력한 구조조정 흐름 속에서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도 경질됐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도 수요 감소 등으로 유럽 전체 인력의 14%에 해당하는 4,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3대 완성차 업체인 닛산자동차 역시 실적 악화로 2026년까지 전 세계에서 9,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닛산 직원 13만 명의 7%에 해당한다. 생산 능력도 20%가량 줄인다. 닛산은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를 약 3,000억 엔(약 2조8,000억원)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회사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닛산이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 주식 10%도 미쓰비시자동차에 매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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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엔비디아 대안' 모색 본격화, AI 학습에 아마존 칩 사용

애플 '엔비디아 대안' 모색 본격화, AI 학습에 아마존 칩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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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WS 행사 참석 '트레이니엄2' 사용 계획 발표
아마존과의 협업 공개 "이례적", AWS도 지지 표명
AI 학습·개발서 고가 엔비디아 칩 대체할지 주목
사진=애플

애플이 자사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사전 학습에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커스텀(맞춤형) AI 칩인 ‘트레이니엄2(Trainium2)’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고가의 엔비디아 칩이 아니더라도 AI 학습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 엔비디아 대안으로 아마존 AI칩 채택

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베누아 뒤팽 애플 기계학습·AI 담당 임원은 전날 열린 연례 아마존 콘퍼런스에서 아마존의 트레이니엄2를 활용해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전 학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트레이니엄2를 평가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사전학습을 통해 효율성이 최대 50%까지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뒤팽 이사는 “애플은 10년 이상 시리, 애플 맵, 애플 뮤직 등의 서비스에 AWS를 사용해 왔다"며 "우리는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아마존의) 인프라는 신뢰할 수 있고 전 세계의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또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마존의 인퍼런시아와 그레비톤 칩을 사용해 왔고 아마존의 칩은 40%의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졌다”며 “트레이니엄2를 평가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사전학습을 통해 효율성이 최대 50%까지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애플과 아마존이 협업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한다. CNBC는 “애플이 아마존의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아마존의 칩을 쓰겠다고 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및 구글 클라우드와 경쟁하는 AWS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새로운 AI를 개발하는 데에도 트레이니엄2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대다수 AI 학습, 고가 엔비디아 칩 활용

애플과 아마존의 협업은 대부분의 AI 교육이 고가의 엔비디아 칩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테크기업 등은 AI 학습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인 처리가 가능한 다양한 대안을 개발·모색하고 있지만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80%에 달해 울며 겨자먹기로 고가 칩을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의 커스텀 칩 접근 방식은 엔비디아 칩이 아니더라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아마존도 이날 트레이니엄2 칩은 일반 대여가 가능하다고 밝히며, 내년엔 트레이니엄3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맷 가먼 AWS CEO는 트레이니엄2 칩이 탑재된 새로운 데이터센터 서버를 선보이며 “엔비디아와 경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새로운 제품은 최첨단 생성형 AI 훈련과 추론을 위해 특별히 설계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글 데이터센터에 도입돼 있는 TPU/사진=구글

탈 엔비디아 시동거는 빅테크들

애플이 엔비디아 칩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애플은 지난 7월 말 공개한 논문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 학습에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프로세서유닛(TPU·Tensor Processing Unit)을 사용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TPU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이 모두 가능한 AI 반도체다. AI 반도체는 용도에 따라 AI 모델 구축 및 훈련에 사용되는 학습용과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기반으로 정교한 결과를 생성하는 데 최적화된 추론용으로 나뉜다.

AI 반도체업계에선 아직까지 학습용 AI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 GPU와 맞설 적수가 없다고 본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엔비디아는 AI 학습용 반도체 시장의 약 98%를 점유하고 있고, 경쟁사들은 거의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엔비디아의 GPU가 아닌 구글의 TPU를 선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학습용 AI 반도체 시장에 일어날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당시 CNBC는 “오픈AI, MS, 앤트로픽 등은 모두 자사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플의 발표는) 빅테크 기업들이 최첨단 AI 훈련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국내 AI 반도체 업체 한 고위 임원도 “구글이 본격적으로 외부 고객용 TPU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엔비디아의 지위가 공고했던 학습용 AI 반도체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국내 AI 반도체 업체들 역시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들이 탈엔비디아를 시도하는 건 비싼 비용과 공급 부족 문제 때문이다. 엔비디아 GPU의 개당 가격은 3만~4만 달러(약 4,200만~5,6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그럼에도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빅테크들도 사실상 GPU를 ‘배급’ 받아야 하는 처지다. 반면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되는 구글의 최신 TPU는 칩을 사용하는 데 시간당 2달러 미만에 불과하다.

탈엔비디아 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빅테크들은 자체 AI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애플은 대만 TSMC와 손잡고 GPU를 대체할 추론용 AI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부코드명 ‘ACDC’를 진행하고 있다. 오픈AI도 최근 새로운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사내 전담팀을 만들고, 미국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과 협력을 논의 중이다. AI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가 올해 최대 50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GPU 비용 부담으로 추정된다"며 "공급받기도 어렵고 비용 부담이 큰 엔비디아 GPU에서 벗어나려는 빅테크들의 움직임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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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발표, 삼성전자 등 한국도 타격

美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발표, 삼성전자 등 한국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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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마지막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안 내놔
HBM·신규 반도체 제조장비 등도 수출 통제
로이터 "3개사 중 삼성전자만 영향 전망"

미국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거래 제한 기업을 확대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 제한 등을 골자로 한 확대된 대중 반도체 및 반도체 설비 수출제한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이 2022년 10월 외국직접생산규정(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통해 중국에 대한 주요 반도체 생산국가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 이후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세 번째 조치다.

美 정부, 화웨이 공급업체 등 140여 개에 수출 제한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중국 140개 기업에 대한 신규 수출 제한 조치를 이날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칩 제조장비 기업 나우라(Naura) 테크놀로지그룹, 파이오테크(Piotech), 사이캐리어(SiCarrier) 테크놀로지 등 중국 업체들에 대한 장비 수출이 제한된다.

신규로 수출제한 조건을 적용받게 된 중국 기업에는 반도체 기업 20여 곳과 반도체 장비업체 100곳이 포함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중 스웨이슈어(Swaysure) 테크놀로지, 칭다오 시엔(SiEn Qingdao), 선전 펜순 테크놀로지(Shenzhen Pensun Technology Co.) 등 업체들은 중국의 첨단 칩 제조와 개발 노력에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화웨이와 협력 중이다.

아울러 신규 제재 대상에는 제조업체들뿐만 아니라 중국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Wise Road Capital)과 기술기업 윙테크 테크놀로지(Wingtech Technology) 등 투자회사 2곳도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 제조업체가 다른 나라에서 생산한 반도체 제조용 장비도 중국의 제재대상 공장에 보내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이스라엘, 대만, 한국이 이번 방침의 적용 대상이 됐다. 다만 네덜란드와 일본은 예외로 인정됐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런 FDPR 확대 조치는 엔터티 리스트에 실린 기업 중 16곳에 적용된다.

HBM2 이상 대중 수출도 금지, 삼성전자 영향

새로 확대된 FDDR 규정은 한국에도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업체들이 이들 기업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대중 수출 금지 품목에는 AI(인공지능) 훈련 등 고급 응용에 필수적인 HBM 칩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3개사가 만드는 'HBM2(3세대)' 이상 제품들에 이 조항이 적용되나,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이번 조치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자사에서 생산한 대부분의 HBM 제품을 미국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3분기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중국 매출은 49조4,274억원에 달한다. 2023년 연간 대중 매출인 42조2,000억원을 이미 넘어섰으며 2024년 연간 중국 매출은 반도체 호황이었던 2022년 매출(54조7,0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세계 지역별 매출에서도 1위에 올랐다. 2022년과 2023년에는 미주 지역이 중국보다 10조원가량 매출이 더 많았으나 올해 3분기까진 중국 매출이 미주 지역보다 3조원가량 더 많다.

삼성전자의 중국 반도체 매출 증가는 HBM 수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강화된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적용되기 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2와 HBM2E를 사들이고 있다.

중국, 삼성전자 수출 끊기면 타격

중국은 미국의 이번 규제로 HBM를 수입하기 어려워지면서 AI 기술 발전에 한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 AI 반도체 기업들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HBM 물량을 사실상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이 새 규제 도입하면 자체적으로 HBM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 모건스탠리도 CXMT의 HBM 상용화는 여전히 먼 미래의 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기술 규제가 메모리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약점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CXMT와 중국 협력사는 2022년부터 100여 건의 HBM 관련 특허를 출원했지만 상업화를 위한 길은 아직 멀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CXMT가 현재 HBM2 규격 메모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로 HBM2 생산에 들어가는 시점은 2025년 또는 그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생산 수율을 30% 이상으로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경우 “그럼에도 CXMT는 중국이 HBM 및 D램 자급체제 구축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기업”이라며 정부 지원이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미국 수출 통제 조치 예고와 관련해 “반도체 제조장비, 메모리 반도체 및 기타 품목의 대중 수출통제를 더 강화하고 136개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기업 목록에 추가하며 중국과 제3국 간 무역에 간섭하는 전형적인 경제적 강압행위자 비시장적 방법”이라며 반발에 나선 상태다. 중국은 “미국이 국가안보의 개념을 계속 확대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며 일방적인 괴롭힘을 행하고 있다”며 “미국의 통제 조치 남용은 여러 국가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거래를 심각하게 방해하고, 시장규칙과 국제경제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며,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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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만지작’,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중요”

트럼프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만지작’,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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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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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전기차 64% “보조금 때문에 구매”
캘리포니아, 친환경차 환급 제도 재도입 추진
전기차 업계엔 악재, 테슬라엔 호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폐지를 검토 중인 전기차 세액공제가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가격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액공제 폐지 시 전기차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원을 선언하고 나섰다.

올해 판매된 전기차 87% 세액공제 수혜

2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에서 판매되거나 장기 임대(Lease·리스)된 전기차 가운데 약 87%가 세액공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평균 세액공제 금액은 5,124달러(약 720만원)로 집계됐다. 조 바이든 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거해 미국 내 소비자들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차량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1,054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전기차 소비자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테슬라를 포함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 구매자 64%는 IRA에 따른 세액공제와 인센티브가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이는 가격을 꼽은 비율(36%)보다 28%p 높은 수치다. 대중 브랜드 전기차 구매자 중에선 49%가 세액공제 및 인센티브를 차량 구매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 또한 가격을 선택한 비율(39%)보다 높았다. 정부의 세액공제가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브랜드별 전기차 세액공제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폭스바겐이 81%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쉐보레(77%)와 테슬라(72%)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세액공제가 구매에 가장 적은 영향을 미친 브랜드는 도요타로, 21%의 소비자만이 차량 구매의 주요 요인으로 세액 공제를 택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IRA 축소 또는 폐지를 시사한 만큼 향후 전기차 판매량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업체들을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자동차산업이 성공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세액공제가 없어지면 자동차 산업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친환경 교통의 미래 약속”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세액공제가 없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 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약속하는 사례도 포착된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차기 행정부가 연방 차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면 캘리포니아가 과거 시행했던 친환경차 환급 제도의 재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앨 경우 즉각 개입해 캘리포니아에 깨끗한 공기와 친환경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화하겠다”면서 “우리는 친환경 교통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차량의 더 저렴하게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앞서 IRA 도입 이전인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무공해 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환급 제도를 운용해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14년간 투입한 예산은 14억9,000만 달러(약 2조원)에 달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59만4,000대 구매를 지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해당 제도를 통해 이산화탄소 390만 톤(t)과 미세먼지 195t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테슬라

세액공제 효과 못 누린 테슬라엔 긍정적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로 이익을 내는 업체는 테슬라가 유일하다”고 짚으며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판매에서 손실을 내는 만큼 세액공제는 테슬라의 경쟁사들에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세액공제가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업체들의 손실을 줄여줬지만, 더는 이와 같은 손실 만회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의미다.

리스 판매의 허점도 장기적으로는 테슬라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IRA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배터리 등 부품이 중국, 러시아, 북한 등과 관련된 외국우려단체(FEOC)에 의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리스 차량의 경우 해당 조건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업체들이 리스 판매를 폭발적으로 늘려온 이유기도 하다. 반면 테슬라는 잔존가치 하락 위험을 피할 목적으로 직접 판매를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기차 업체가 손실 확대 및 판매량 급감의 위기에 처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Dan Ives)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당선은 전기차 산업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다만 테슬라에는 엄청난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 또한 최근 테슬라 콘퍼런스콜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경쟁자들에 치명적(devastating)일 것”이라며 “우리도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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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시간 12~14개월" 위기의 닛산, 구조조정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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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구조조정 단행하는 닛산
시장 경쟁력 약화하며 영업이익 급감
앵커 투자자 모집, 지분 매각 등도 검토

일본 3대 완성차 업체인 닛산이 초유의 위기에 봉착했다. 주력 시장인 중국·미국에서 경쟁력을 잃으며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한 것이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닛산에 남은 생존 기간이 1년 남짓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닛산은 고강도 구조조정과 투자 유치를 통한 '활로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닛산, 최고경영진 줄줄이 사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닛산에서 스티븐 마 CFO(최고재무관리자)가 사임할 예정이며, 회사에 남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 CFO가 사임하면 우치다 마코토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한 모든 기존 최고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앞서 2019년 마 CFO와 함께 승진했던 아슈와니 굽타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년 5개월 전에 사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마 CFO의 사임이 지난달 7일 발표된 구조조정안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우치다 CEO는 당시 결산 설명회에서 실적 부진에 따라 직원 9,0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닛산 직원(약 13만 명)의 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더해 우치다 CEO는 생산 능력을 20%가량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공장을 언제 폐쇄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닛산의 글로벌 연간 생산 능력은 2020년 700만 대 수준에서 현재 500만 대 이하까지 저하된 상태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20%를 줄이게 되면 연간 생산량은 400만 대를 밑돌게 된다.

中·美 부진에 실적 '빨간불'

닛산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있다. 내년 3월에 마감되는 회계연도 기준 닛산의 영업이익은 1,500억 엔(약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신용등급도 미끄러졌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닛산을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평가했으며, S&P 평가 역시 투기 등급(BB+)에 머무르고 있다.

회사 곳간도 비어가는 양상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4~9월 닛산의 영업현금흐름은 -2,340억 엔(약 -2조1,810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지출 현금흐름(-2,143억 엔)을 더한 전체 잉여 현금 흐름은 -4,483억 엔(약 -4조1,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중 기록한 -5,046억 엔(약 -4조7,035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닛산은 비야디(BYD) 등의 저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공세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앞서 우치다 CEO도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이 예상과 달리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며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부족한 이유로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고 실책을 시인한 바 있다.

구조조정 외 활로는?

경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닛산 측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닛산이 향후 1년 성패를 좌우할 앵커 투자자를 모집 중”이라고 보도했다. 앵커 투자자는 피투자 회사 경영 전반 및 운영, IPO(주식 신규 상장) 등에 관여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닛산은 새로운 투자자로 은행이나 대형 보험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FT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닛산 고위 임원 두 명이 한 발언도 인용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닛산에 남은 마지막 생존 기간은 12~14개월”이라며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가 직접 1년 뒤 닛산이라는 기업 자체가 고꾸라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드러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또 다른 완성차 브랜드인 혼다가 닛산의 대주주로 올라서며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닛산이 혼다 및 미쓰비시와 함께 장기적으로 전기차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인 만큼, 이 같은 협력 관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닛산 관계자는 FT 인터뷰를 통해 “경쟁 브랜드인 혼다에 지분을 매각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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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중심 ‘저고도 경제’ 앞당기는 중국, 활용도 버거운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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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
중국 미래 전략산업 핵심 ‘드론’
한국은 점유율·인프라 모두 하위권
DJI의 농업용 드론 'T70'/사진=DJI

중국 정부가 자국 드론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가운데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DJI가 새로운 농업용 드론을 출시했다. 다양한 활용도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드론 기술력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연매출 6조원 목전에 둔 DJI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드론 제조업체 다좡이노베이션스(大疆创新·DJI)는 지난 26일 새로운 농업용 모델 T70을 정식 출시했다. 정해진 루트에 맞춰 비료 살포, 방제, 종자 파종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T70은 AI 기반 장애물 감지, AR 지원 비행 항법 등 다양한 첨단 시스템을 탑재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직전 모델 T60 대비 연료를 최대 25% 절약할 수 있어 대규모 작업에 적합하다는 게 DJI의 설명이다.

션 샤오준 DJI 글로벌 시장 책임자는 “우리는 농업을 더 쉽게 만드는 것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드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며 “산업의 확장과 사용자 수요의 증가에 따라 농업, 임업, 축산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활용할 수 있는 고급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출신의 왕타오 회장이 2006년 설립한 DJI는 2009년 첫 번째 에이스원(Ace One)을 시작으로 드론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A2, A3로 이어진 해당 시리즈는 압도적인 가격과 성능을 자랑하며 DJI가 내놓는 산업용 멀티콥터들의 기반이 됐다. 이후 2013년에는 첫 양산형 드론 팬텀1(Phantom1)을 출시하며 취미용 드론이 주를 이루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매출 301억4,000만 위안(약 5조8,000억원)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전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며, 북미 시장 매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국 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중국 정부도 드론을 비롯한 ‘저고도 경제’를 내세우며 그 활용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9월 중국의 국경일을 기념해 광둥성 선전에서 펼쳐진 세계 최대 드론 쇼는 저고도 경제 육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중국은 드론 1만197대가 동원된 해당 쇼를 통해 두 가지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하나의 컴퓨터를 활용해 최다 드론 동시 비행에 성공했고, 드론으로 만든 최대 항공 이미지 기록 또한 새로 쓴 것이다.

느슨한 규제에 개발도 판매도 일사천리

중국 내에서 드론은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 배경으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드론 관련 규정을 꼽을 수 있다.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드론은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유망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선전시에서는 1만 위안(약 190만원)만 투자하면 반년도 지나지 않아 드론 시제품을 만져볼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처럼 다양한 드론 기업들이 세워지고 제품도 우후죽순 쏟아졌지만, 이용자들을 관리할 별도의 규제는 마련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공항 등 비행금지구역에 드론이 진입하는 사고가 급증하자, 2017년 뒤늦게 드론 실명제를 도입했다.

매년 5월 개최되는 선전 드론박람회는 중국인들의 드론 사랑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500개 이상 업체가 참여해 2,000여 개 부스를 자랑하는 해당 박람회에서는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인 입장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드론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부터 데이트에 나선 연인, 심지어 가족 단위 입장객까지 다양하다. 이는 DJI 등 대형 드론 업체의 오프라인 매장 또한 마찬가지다. 드론이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문화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韓, 드론 준비도 12개 선진국 중 최하위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10억 달러(약 15조원)로 전년 대비 25.2% 성장했다. 2030년에는 548억 달러(약 74조원)로 5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심에는 중국 DJI가 있다. 드론 인더스트리 인사이트에 의하면 2021년 기준 DJI는 미국 시장의 76.1%를 점유했다. 이는 인텔(4.1%), 3D로보틱스(0.6%) 등 미국 기업을 크게 앞지른 수준이다. 가격과 가용성, 사용 편의성, 품질 등 여러 면에서 DJI 제품을 대체할 만한 제품이 없다는 평가다.

DJI의 독주 속에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2.6%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드론 산업 인프라 또한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영국 BT그룹에 의뢰해 진행한 ‘드론 준비도 조사’에서 12개 선진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활용에서도 버거운 실정이다.

향후 전망도 글로벌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드로니가 최근 발표한 각국 드론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드론 산업의 낙관 수준(Industry Optimism Level)은 6.3점으로 글로벌 평균(6.6점)을 밑돌았다. 이는 북미(7.2), 영국(6.7) 등 선진국은 물론 인도(7.8), 남아프리카공화국(7.2), 콜롬비아(7.1) 등 개발도상국보다도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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