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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OE '8.6세대 공장'에 모바일 OLED용 장비 투입, 삼성 카피 전략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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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8.6세대 OLED 투자 방향 선회
韓·中 OLED 기술력 차이 2~3년
프리미엄 OLED도 안심 못 해
BOE의 8.6세대 OLED 생산라인/사진=BOE

전 세계 디스플레이 기업 중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만이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공장 설립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공장을 그대로 카피하듯 생산라인을 설계해 온 BOE가 최근 다른 노선을 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8.6세대 공장은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급성장하는 IT OLED 분야에 특화한 공장임에도 BOE는 기존 모바일용 OLED 생산용 장비를 상당수 투입하는 모습이다. 8.6세대 OLED 공장 설립에 필요한 수조원의 투자 비용 대비 고객사 확보에 부담을 느낀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사양 OLED 패널 생산 난관 봉착

12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BOE는 OLED 생산의 핵심 장비인 증착기를 비롯한 1차 장비 발주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그런데 장비 발주 내역을 보면 IT OLED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대거 주문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과의 협의를 통해 아이패드, 맥북 등 IT OLED 물량 공급 협의를 어느 정도 마친 데 반해, BOE는 중국 내수 시장 외에는 글로벌 큰손 고객사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IT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있지만 고사양 OLED 분야에서는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술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IT OLED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제조사에 비해 기술력이 2~3년 정도 앞서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라며 “애플 등 주요 세트 회사들도 탠덤(Tandem) OLED나 저전력 백플레인 기술(LTPO)과 같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진입하는 데는 보틀넥(병목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투자금을 쏟아붓던 BOE도 8.6세대 공장 설립과 관련해서는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당 8,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추정되는 일본 캐논토키(Canon Tokki)의 증착기를 대거 들인 것과 달리 BOE는 가격대가 더 낮은 한국 선익시스템의 증착기를 도입했다. 선익시스템 증착기에서 생산된 OLED 패널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의 주요 제품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과거 6세대 OLED 설비 투자 시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카피하다시피 했던 BOE가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의 장비 발주 현황과 기술 도입을 지켜보며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中, 중소형 OLED 시장 장악력 확대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중국에 중소형 OLED 시장 영토를 내준 만큼 고사양 OELD 분야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팽배하다.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세계 중소형 OLED의 53.4%(출하량 기준)를 점유했다. 지난해 4분기(44.9%) 대비 8.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한국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55.1%에서 올 1분기 46.6%로 줄었다.

중국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별 회사별로는 삼성이 점유율 41%로 1위를 지켰지만, 1년 전(53.3%)보다는 크게 감소했다. 그 뒤를 BOE(17%), 비전옥스(12%), CSOT(10%), 톈마(9%) 등 ‘중국 4인방’이 이었다. 대형 OLED시장의 최강자인 LG디스플레이는 6위(점유율 6%)에 머물렀다.

이유는 두 가지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산 OLED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잇달아 출시한 점과 삼성·LG 제품을 주로 쓰는 애플의 판매량이 줄어든 점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삼성 OLED를 장착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20여 개에 달했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소형 OLED 패널을 내놓은 이후, 그 수가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궈차오(애국 소비)’ 움직임에 작년 4분기 24%였던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도 올해 1분기 15%로 추락했다.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는 한국이 주름잡고 있는 TV용 대형 OLED나 중국판이 된 LCD와 달리 한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경쟁 시장이다. 대형 OLED에 비해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데다 볼륨도 많다 보니 다들 차지하려는 핫한 시장이 됐다. 중국 기업의 OLED 추격 방식은 LCD 시장을 장악한 것과 비슷하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대량 물량 공세를 펼쳐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최근 한국 기업 출신 인재 영입은 물론, 기술 탈취 시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디스플레이업계를 추격 중이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8세대 투자 '신중론'

이에 반해 LG디스플레이는 아직 8세대 투자 여부도 결정짓지 못한 상태다. 지난 2021년 발표한 3조원 규모 6세대 중소형 OLED 라인 증설로 수요에 대응하고 필요한 부분만 핀셋 투자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애플 태블릿에 들어가는 주요 물량은 6세대 라인으로 충족이 된다”며 “내부에선 8세대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거금이 투입되는 투자를 당장 결정하기엔 재무 부담도 상당하다. LG디스플레이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215.3%에서 올해 1분기 279%까지 악화했다. 2013년 OLED TV 패널 라인에 5조원을 투자했지만 수율 달성 실패와 물동 확보 미비로 8년 적자를 감내해야 했던 쓰라린 기억도 투자 신중론에 한몫을 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수익성 확보와 애플과의 장기적인 협업을 위해선 8세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애플의 OLED 적용 범위가 태블릿에서 노트북, 모니터까지 확대되는 2026년부터 패널 업체 간 수주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패널 기술 사양을 충족하기에도 선진 라인인 8세대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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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년 갤럭시Z플립 시리즈에 엑시노스 2500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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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2500, 갤럭시 S25 대신 'Z플립' 시리즈 탑재
GAA 공정 조기 도입으로 수율 확보 늦어져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 대비 부족한 성능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되는 플립형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 FE’, ‘갤럭시Z플립7′ 등에 자사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3나노 2세대 공정이 안정화하며 양산 조건이 갖춰졌다는 전언이다. 다만 시장은 엑시노스 2500의 부진한 성능 등을 우려하며 상품성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엑시노스 2500 공정 안정화"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 모바일 AP 제품인 엑시노스 2500을 갤럭시 Z 플립 신제품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엑시노스 2500을 설계해 왔으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저조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수율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대비 부진한 성능 등의 영향으로 상품성 확보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파운드리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최초로 GAA 공정을 적용하게 되면서 그동안 양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 공정이 안정화됐고 양산에 돌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물량 확보가 안 돼 탑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Z플립 시리즈 프리미엄 모델에는 충분히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될 예정이던 '갤럭시 S25' 시리즈를 건너뛰고 수율을 안정화한 후 공급을 재타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W1000/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무리한 'GAA 공정' 도입이 발목

삼성전자 모바일 AP 양산의 '장애물'로 작용한 GAA는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의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각광받는 공정이다. 기존 핀펫 구조가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는 구조라면 GAA는 게이트가 채널 4면을 모두 감싸고 있는 구조다. 게이트와 채널이 접하는 면이 넓을수록 반도체 성능이 향상되고 동작 전압이 낮아지게 된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GAA 공정 도입 이후 수율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GAA 기반의 3나노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7월 업계 최초로 3나노 공정 기반의 웨어러블용 프로세서(AP) '엑시노스 W1000'을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제품 양산이 진행할 때는 60% 이상의 수율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W1000 공개 이후 삼성전자의 3나노 GAA 1세대 수율이 60%가 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수율 문제로 엑시노스 2500 양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3나노 공정의 수율과 품질 문제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수율은 2분기 기준 2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TSMC를 의식해 무리하게 신기술과 선단 공정을 도입하면서 수율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부문에서의 '오판'을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문에서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극자외선(EUV) 공정(5개 레이어)을 조기 도입했으나 기술 안정화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D램 10나노 1a(4세대) 공정, 1b(5세대) 수율은 여전히 부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1c(6세대)의 경우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앞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상태다.

엑시노스 2500, 성능 부진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3나노 GAA 공정의 안정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 시장이 엑시노스 2500의 상품성에 대한 우려를 좀처럼 지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엑시노스 2500의 성능이 여전히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시리즈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IT 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IT 팁스터 주칸로스레브(@Jukanlosreve)는 긱벤치6에서 삼성 엑시노스 2500 칩이 탑재된 갤럭시S25 플러스 시제품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포착했다. 엑시노스 기반 갤럭시S25+ 글로벌 모델이 긱벤치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긱벤치 자료상 엑시노스 2500 칩이 탑재된 갤럭시S25+는 싱글 코어, 멀티 코어 테스트에서 각각 2,358점, 8,211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긱벤치에서 최초 발견된 엑시노스 기반 갤럭시S25+가 기록한 점수(2,359점, 8,141점)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와 비교하면 싱글 코어 성능은 약 37%, 멀티 코어 성능은 약 29% 떨어진다.

해당 매체는 엑시노스 2500 칩과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의 성능 차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일부 모델에 엑시노스 2500 칩을 탑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은 예전에도 성능 차이가 있는 엑시노스 칩과 스냅드래곤 칩 기반 모델을 교차 출시한 적이 있으나, 엑시노스 2500과 스냅드래곤 8 엘리트의 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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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속도 내는 GM, 로보택시 사업 투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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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크루즈 로보택시 개발에 추가 자본 투입 않는다
속도 붙는 GM 구조조정, 美·中서도 생산 시설 매각·폐쇄
"관세 리스크 몰려온다" 트럼프 당선이 영향 미쳤나 
GM의 자율주행 차량호출 서비스 크루즈/사진=크루즈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로보택시 사업에서 철수한다. 대내외적 악재로 재정난이 심화하며 투자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자회사 크루즈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과감히 중단해 지출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GM은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 내 공장을 줄줄이 매각·폐쇄하며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 로보택시 사업 철수 예고

10일(이하 현지시간) GM은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의 자본 배분 우선순위에 따라 크루즈의 로보택시 개발 작업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는 2016년 GM에 매각된 이후 자율주행 자동차 등 로보택시 관련 기술 개발·투자를 주도해 온 GM의 자회사다. 앞서 GM은 크루즈를 통해 2030년까지 로보택시 요금·구독으로 연 500억 달러(약 71조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선 '멀티 플랫폼 기술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한 바 있다. GM이 크루즈 인수 후 로보택시 사업에 투자한 비용은 10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들어 GM의 로보택시 사업 투자 부담이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쟁 심화, 전기차 전환 지연 등 악재가 누적되며 GM의 재정난이 가속화한 결과다.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GM은 결국 로보택시 사업에서 발을 빼며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택했다. GM은 로보택시 사업 관련 구조조정이 완료된 이후 연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가량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기존 크루즈 관련 GM의 연간 지출은 20억 달러(약 2조8,600억원) 수준이었다.

미국 미시간주 랜싱 소재 얼티엄셀즈 제3공장/사진=얼티엄셀즈

GM의 구조조정 움직임

GM은 신사업 외 부문에서도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A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미시간 랜싱 지역의 얼티엄셀즈 제3공장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구속력 없는 합의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로, 최종 매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각은 내년 3월을 전후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GM은 미시간 공장에 투자한 10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중국 시장에서도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GM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중국 내 합작 투자 사업의 지분 가치가 최대 29억 달러(약 3조7,000억∼4조1,000억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내 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에 27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GM의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비현금 특별항목 비용 등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경제매체 CNBC는 이 같은 비용이 순이익 감소를 초래할 수는 있지만, 월가에서 주시하는 이자·세전 이익(EBIT)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GM이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GM이 지분 50%를 보유한 중국 합작사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법인 'SAIC GM'을 설립하고 뷰익, 쉐보레, 캐딜락 등의 차량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해당 법인의 실적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중국 현지 완성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 등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년 약 14%였던 SAIC GM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6% 상당으로 급감했다. 올해(1~11월) 차량 판매량은 전년 대비 59% 급감한 37만 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은 총 3억4,700만 달러(약 4,900억원)에 달한다.

완성차 업계 휩쓰는 '트럼프 리스크'

GM의 경영 전략 변경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GM을 비롯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우려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취임 첫날(2025년 1월 20일)에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또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관세 장벽'은 미국의 완성차 업체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미국 투자분석 회사 울프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970억 달러(약 138조8,300억원) 상당의 자동차 부품과 400만 대의 완성차에 대해 이 정도 규모의 관세가 부과되면 이는 ‘파괴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어 "이미 차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이 대규모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인해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포드, GM 등이 유의미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40%를, GM과 포드는 각각 30%, 25%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 더해 GM과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트럭의 55%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한다. 스텔란티스는 멕시코에서 램 픽업 트럭과 대형 상용 승합차를, 포드는 멕시코에서 전기차 머스탱 마하-e와 브롱코 스포츠 유틸리티(SUV), 매버릭 소형 픽업트럭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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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만난 롯데렌탈, ‘2.8조원 몸값’ 두고 의견 분분

새 주인 만난 롯데렌탈, ‘2.8조원 몸값’ 두고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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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2배 훌쩍 넘는 기업가치
‘고용불안’ 노조는 매각대책위 결성
투자금 회수 방안 다양한 어피너티

국내 최대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 롯데렌탈의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장 이후 줄곧 하락세를 거듭해 온 주가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롯데렌탈 내부에서는 어피너티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까지 커지는 모습이다. 어피너티는 이같은 우려에 지난 8월 인수한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을 향후 3년간 분리 경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당 7만7,115원에 지분 매각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6일 어피너티와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56.2%를 1조5,729억원(주당 7만7,115원)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거래는 내년 2월 중순 본계약 체결과 금융당국 승인을 거치게 되며, 최종 거래 종결은 6월 말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 이번 거래를 놓고 어피너티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목하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피너티는 업계 2위인 SK렌터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롯데렌탈을 무조건 사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며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이 다른 곳으로 넘어갈 경우, 어피너티가 보유한 SK렌터카는 매각 등에서 만년 2순위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피너티 입장에서는 1, 2위 업체를 모두 인수해 볼트온(Bolt-on·동종 업체들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 전략을 취하는 게 가장 최선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피너티가 롯데렌탈의 몸값을 현재 주가 대비 후하게 책정했다는 점도 시장의 관심사다. 주당 7만7,115원을 기준으로 책정한 롯데렌탈의 몸값은 지분 100% 기준 2조8,000억원이다. MOU 체결 당일인 지난 6일 기준 롯데렌탈의 시가총액과 주가가 각각 1조825억원, 2만9,550원(종가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번 인수합병(M&A)을 두고 시장은 물론 양사 내부에서도 롯데렌탈의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PEF는 향후 다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제때 매각하지 못하면 내부 구성원을 상대로 구조조정 등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렌탈과 롯데오토에버 노동조합은 매각 반대를 위한 연대체인 매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나선 상황이다. 매각대책위는 전날 성명을 내고 “그간 어피너티가 인수한 기업들은 아웃소싱,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심각한 고용불안을 야기한 바 있다”고 짚으며 “롯데렌탈을 인수하면 합병, 구조조정, 임금 삭감, 배당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결국은 재매각해 차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피너티 측은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향후 3년간 롯데렌탈을 SK렌터카와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매각을 위해서는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SK렌터카를 따로 매각한다면 상품성이 저하되는 만큼 두 회사를 합쳐 초대형 렌터카 기업으로 만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3년 넘게 공모가 밑돈 주가

반면 롯데렌탈의 주가가 그간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었던 만큼 제값을 찾은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 롯데렌탈은 지난 2021년 8월 상장한 후 단 한 차례도 공모가(5만9,000원)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처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시장 점유율이 전폭적으로 확대할 수 없는 롯데렌탈의 사업 구조를 꼽을 수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롯데렌탈이 21%로 1위, SK렌터카가 15%로 2위다.

이들 상위권 2개 업체를 제외하면 렌터카 시장 대부분을 현대캐피탈(13%)과 하나캐피탈(6%) 등 여신전문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렌탈업의 특성상 국내 시장을 상대로만 사업을 펼치는 탓에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게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캐피탈 등 여신전문업체들이 다수 들어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더해 렌탈업 특성상 저금리 자본조달이 회사의 경쟁력이 되는데, 상장 이후 줄곧 고금리 구간을 지나왔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롯데렌탈의 지난해 부채는 유동 부채 1조7,000억원, 비유동부채 2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유동부채는 금리가 1% 오를 때마다 이자비용이 170억원씩 늘어나는 구조다. 여기에 롯데가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열사의 지원 또한 기대할 수 없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꽃놀이패’ 쥔 어피너티

어피너티 입장에서는 롯데렌탈 인수에 투입된 자금 회수를 위한 선택지가 많다. 먼저 렌터카 시장 전망이 좋은 만큼 향후 SK렌터카와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렌터카 사업은 회사채·차입금을 통해 신차를 매입한 후 이를 3~4년간 소비자에게 빌려줘 대여료를 받고, 그 이후엔 중고차로 매각해 차익을 보는 구조다. 결국 신차를 얼마나 저렴하게 사들이느냐가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다. 롯데렌탈·SK렌터카는 시장 내 압도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점에서 유리하다.

IB 업계에서는 어피너티가 막대한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약정액)를 보유한 만큼 추가 자금을 투입해 밸류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 사업체는 쏘카다. 카셰어링 국내 1위 업체인 쏘카는 2대 주주인 롯데렌탈이 25.73% 지분을 들고 있다. 카셰어링은 본질적으로 ‘시간 단위’ 대여 사업이기 때문에 롯데렌탈이 기존 운영 중인 그린카와 연결하면 막대한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합친다는 전제하에, 합병 법인의 전체 기업가치(자기가본 가치 기준)는 3조6,200억원을 넘어야만 어피너티의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앞서 SK렌터카 지분 100%의 거래 대금이 8,200억원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허들은 더 높아진다. 결국 매수한 값의 2배 이상 가격에는 되팔아야 ‘남는 장사’가 되는 셈이다.

이번 거래가 무사히 종료된다면 어피너티는 롯데렌탈 지분 56.2%를 가져가게 되며, 롯데 측이 5%를 보유하게 된다. 이 외에 국민연금과 우리사주조합, 소액주주들이 각각 5.8%, 2.8%, 28.4%씩(9월 말 기준)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잔여 지분 43.8%의 시장 가격은 4,741억원 수준이다. 최근 주가가 10% 넘게 하락하며 시총이 1조원 근접한 수준으로 줄어든 탓이다. 이는 어피너티가 인수한 가격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다.

만약 어피너티가 현재 가격에 롯데렌탈 잔여 주식을 공개 매수해 자진 상폐한다면, 주당 인수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동시에 배당금을 대폭 늘려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수도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공개매수가 시작되면 주가가 오르는 만큼 현재 가격에 잔여 지분을 매입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어피너티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자진 상폐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롯데 측이 지분 5%를 남긴 이유 중 하나도 향후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 만큼 공개 매수 및 자진상폐를 논할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도 “어피너티가 과거 락앤락을 인수했을 때 잔여 지분을 공개매수해 자진 상폐한 이력이 있긴 하지만, 롯데렌탈은 규모 면에서 과거 케이스와는 차이가 커서 공개매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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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어피니티’ 둥지 옮긴 롯데렌탈, 경쟁사 SK렌터카와 한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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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중장기전략에 부합하지 않다 판단
기업가치 약 2조8,000억원 산정
장기렌탈 수요↑, 시장 전망 ‘맑음’

롯데그룹이 국내 최대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한다. 롯데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1조6,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또 어피너티는 올해 상반기 SK렌터카를 인수한 데 이어 롯데렌탈까지 품으며 시장 내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렌터카 1위’ 프리미엄 적용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총 56.2%를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어피너티와 체결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롯데렌탈의 미래 경쟁력과 지속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자를 선정했다”며 “향후 절차는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매대상 주식은 보통주식 2,040만 주(56.2%)로 호텔롯데 보유 지분 1,272만 주와 부산롯데호텔 보유 지분 768만 주다. 매매대금은 주당 7만7,115원으로 총 매각 대금은 1조5,729억원에 이른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약 2조8,000억원이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였던 2조3,000억원~2조5,000억원을 상당 폭 웃도는 수준으로, 국내 렌터카 1위 업체라는 프리미엄이 적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롯데는 지난 8월 비상경영체제 전환 이후 그룹의 중장기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부터 우선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그 가운데 롯데렌탈은 유통 중심의 그룹 성장 전략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매각이 결정됐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렌탈 매매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글로벌 진출 및 브랜드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롯데 측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매각 작업을 계속하는 동시에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 분류에 촉각

롯데렌탈은 2004년 KT그룹 내 차량렌탈 사업부였던 KT렌탈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0년 KT렌탈은 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면서 렌터카 업계 1위로 올라섰고, 2015년에는 롯데그룹으로 둥지를 옮긴 이후 지금까지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사무기기, 건설장비 등 사업 부문도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의 90%가량이 차량 대여 및 중고차 판매에서 발생한다.

어피너티는 지난 8월 업계 2위인 SK렌터카에 이어 1위 롯데렌탈까지 품게 됐다. 한국렌터카사업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롯데렌탈이 21%, SK렌터카가 15%로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지난 3월 8,500억원을 투자해 SK네트웍스로부터 SK렌터카 지분 100%를 매입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어피니티는 37%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갖게 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어피니티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될지 여부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관한법률’에서는 특정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하는 경우를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롯데렌탈·SK렌터카 합산 시장 점유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3위 사업자인 현대캐피탈(13%)을 비롯한 여타 업체들과 격차가 상당한 탓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다소 까다롭게 적용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를 통한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으며 “심사 과정에서 부분적 시정 명령이 나올 수도 있는데, 어피너티가 이를 감수하고 인수를 강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년 렌터카 시장 10조원 규모 훌쩍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어피너티가 롯데렌탈 인수를 강행하는 데는 자사의 렌터카 운영 능력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려는 의도가 짙게 작용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어피너티의 SK렌터카 인수를 둘러싸고 기존 회사가 보유하던 사업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 안정화한 조직에서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나면, 시장 내 입지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신용평가사들 또한 SK렌터카에 대한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소멸했다고 판단해 신용등급(장기)을 기존 ‘A+’ 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윤기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SK렌터카의 최대 주주 카리나모빌리티서비시스는 특수목적회사(SPC)며, 주요 출자자는 어피너티”라면서 “해당 구조를 통한 인수 방식은 일반적으로 출자자의 출자 구조, 추가 출자 여력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신용등급 결정 과정에서 반영됐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에 따른 상향 노치(단계)가 제거되면서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신용등급 하락에도 시장은 어피너티에 우호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며 시장 전망도 밝아지고 있는 것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기점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했고, 시장금리 또한 가파른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며 “금리 하락 국면에서는 렌터카 회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다시 전개하게 되고, 시장 성장세 또한 회복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차량이 소유의 대상에서 공유의 대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도 어피너티엔 호재다. 특히 롯데렌탈 주력 서비스인 장기렌터카의 경우 편리함과 경제성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더 큰 매력으로 다가서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렌터카 시장 규모는 2026년 10조4,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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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인터내셔널 'IPO' 재도전, 항공 날개 달고 글로벌 순항 목표

소노인터내셔널 'IPO' 재도전, 항공 날개 달고 글로벌 순항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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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인터, 내년 코스피 상장 추진
항공사 경영권 인수 가능성 재점화
숙박+항공 상품 등 수익 다각화 박차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이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IPO)에 다시 도전한다. 이번에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내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상장 자금을 기반으로 항공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으로, 항공·숙박·여행을 엮어 시너지를 내고 글로벌 레저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5년 만에 IPO 재추진

9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상장 대표 주관사로 대신증권을 추가 선정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을 맡게 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내년 상반기 늦으면 하반기에 한국거래소 코스피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019년 상장에 도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소노인터내셔널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9,153억원 △2020년 6,942억원 △2021년 7,422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2022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다시 회복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의 2022년 매출은 9,261억원, 2023년은 1억3,533억원으로 엔데믹 이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면서 상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장 조달자금으로 티웨이·에어프레미아 경영권 노려

시장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와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이를 티웨이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소노인터내셔널은 2010년 에어아시아의 국내 영업권을 획득하고 2015년에는 LCC(저비용 항공사)를 직접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항공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모두에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여기엔 지난해 그룹 회장에 오른 대명소노그룹 2세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의 의지도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지분을 잇달아 매입해 총 26.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예림당 및 티웨이홀딩스 지분율은 29.74%로, 최대주주와의 지분 차이가 2.97%p로 좁혀졌다.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인수한 건 지난 10월이다. 당시 소노인터내셔널은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537억원)를 JC파트너스로부터 매입했다. 내년 6월 11%의 추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도 확보한 상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리조트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닌 만큼 중장거리 노선을 보유한 LCC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은 미국 등 중장거리 노선에 강점을 가진 LCC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기준 국제선 항공시장 점유율에서 543만5,093명을 수송하며 시장 점유율 7.96%를 차지했다. LCC업계에서는 제주항공(10.78%)에 이은 2위다. 에어프레미아는 저렴한 비용으로 장거리노선을 운영하고, 기존 LCC 대비 넓은 좌석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항공업 진출이 단순히 수익 다각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숙박 및 항공 간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통합 LCC 출범 예고, 지각 변동 불가피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LCC업계 생존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 합병으로 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는 것 뿐 아니라 대한-아시아나(빅2) 소속의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까지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3사가 합병할 경우 단숨에 국내 1위 LCC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더욱이 빅2 소속을 제외하고 현재 운항하고 있는 LCC는 총 5곳(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으로 치열한 경쟁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과거 플라이강원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파라타항공이 최근 김포공항 인근에 사무실을 냈고, 사천공항 등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운항하던 하이에어도 다시 시장 재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 보니 이들 LCC가 사업확장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데 있어 빅2 5개사가 내놓는 노선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나올 5개 회사 노선은 국제선 22개와 국내선 14개에 달한다. 항공업계에서 이른바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노선이 포함된 숫자다.

이 중 티웨이항공은 양사 합병으로 인해 건네받은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4개 노선을 이전받았으며 현재 운항 중인 상황이다. 지난 3분기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적자전환했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유럽 노선 비중이 높지 않아 수익에 타격이 컸으나, 본격적으로 중대형기를 늘리면서 유럽 노선을 확장할 경우 수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사 ‘A330-300’을 비롯해 중대형기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국적사 최초로 ‘A330-900네오’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는 2026년부터 해당 기종 5대를 순차 도입하고 2027년 말까지 총 10대를 운영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7년까지 장거리 기재를 20대로 늘릴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강점인 미주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인기 노선인 인천~뉴욕 노선을 내년 1월 25일부터 매일 운항하기로 했다. 에어프레미아 뉴욕 노선은 지난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주 4회 운항했으나, 11월부터 주 5회로 편수가 늘어났으며 12월 임시 증편에 이어 내년엔 매일 운항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홍콩 노선에도 신규 취항하며 미국 노선을 비롯해 방콕, 나리타, 다낭과 함께 총 7개의 정기편을 운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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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플로우, 美 특허 소송 패소로 6,337억 지급 위기, 유증도 철회

이오플로우, 美 특허 소송 패소로 6,337억 지급 위기, 유증도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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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렛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서 패소
자기 자본 9배에 육박하는 핵폭탄급 배상금
연이은 소송 리스크에 유증 철회, 주가 급락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전문기업 이오플로우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수천억원을 배상할 위기에 처하자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이에 이오플로우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당초 예정된 3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는 등 패소 여파 수습에 나섰다.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의 영업비밀 침해 인정

9일 투자(IB)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지방 법원은 미국의 의료기기 회사 인슐렛 코퍼레이션이 이오플로우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인슐렛의 손을 들어줬다. 2005년 인슐렛은 세계 최초로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인 ‘옴니팟’을 개발했는데, 2022년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 개발에 성공한 이오플로우가 영업비밀방어법(DTSA)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인슐렛이 주장한 5건의 영업비밀 중 4건에 대해 이오플로우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면서 이 중 3건의 영업비밀 탈취 행위는 고의적·악의적(willful and malicious)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오플로우가 인슐렛에 손해배상(compensatory damages) 1억7,000만 달러, 징벌배상(punitive damages) 2억8,200만 달러 등 총 4억5,200만달러(약 6,337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이 배상금은 이오플로우가 보유한 자기 자본(722억원) 대비 877%에 해당하는 금액이자, 시가총액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오플로우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1심 배심원 평결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 측 관계자는 "미국 배심원 평결에 따른 배상액이 상당히 크지만 본 배상액은 최종 금액이 아니다"라며 "최근 항소 법원의 가처분 취소 재판에서 승소한 만큼 해당 재판의 판시 내용 등이 향후 본안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인슐렛 옴니팟(左)과 이오플로우 이오패치/사진=인슐렛, 이오플로우

유럽 가처분 소송서 승소하며 유통 재개

이오플로우와 인슐렛은 미국을 넘어 유럽에서도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유럽에서도 양 사 간 특허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오플로우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인슐렛은 지난 6월 말 이오플로우와 유럽연합(EU) 지역 유통 파트너사인 메나리니를 상대로 이오패치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유럽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영업정지 처분에 따른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아 주권이 매매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문제는 피소 사실이 대규모 유상증자가 결정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지난 8월 이오플로우는 823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의했다. 유증 전까지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 법원에서 인슐렛이 제기한 모든 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이 이뤄졌다는 사실만 알려져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 인슐렛이 유럽에서도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사실은 상당히 중요한 정보임에도 유증이 결정되고서야 증권신고서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뒷북 공시에 당시 이오플로우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유럽통합특허법원(UPC) 밀라노 중앙법원이 인슐렛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원고가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의 유효성이 피고가 제출한 제3자 선행 특허에 의해 의심되므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한다"고 판결하면서 이오플로우는 UPC 회원국인 오스트리아·벨기에·불가리아·덴마크·스웨덴 등 17개국에서 이오패치 유통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인슐렛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UPC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할 경우 이오플로우의 해외 판매의 걸림돌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패소 여파에 유상증자 철회, 소액주주만 피해

한편 이오플로우는 본안 소송인 미국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패소 여파로 지난 6일 당초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추진하려던 유증을 철회한 상태다. 운영·시설자금,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91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해 385억원을 조달하는 유증으로 오는 23일 납입이 예정돼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철회 사유는 '인슐렛과의 특허권 침해 소송 배심원 평결 패소에 따른 투자자 보호'로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이오플로우는 "최근 미국 지방 법원의 배심원 평결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주주와 신규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 유증을 부득이하게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 등이 당초 유증 참여를 위해 자금을 마련한 바 있어 유증 철회와 무관하게 확보된 자금은 회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오플로우의 유증 일정이 상당 기간 진행된 후에 철회가 결정된 탓에 기존 주주들의 피해는 복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유증에 따른 권리락(신주배당 권리 마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유증에 참여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권리락으로 인한 주가 하락만 겪고 유증 참여 권리도 잃어버린 셈이다. 당시 권리락으로 줄어든 이오플로우 시가총액은 109억원으로 전일 시총(823억원)의 13.24%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5일 신주인수권증서 '이오플로우19R'가 상장폐지되면서 권리락 이후 유증 참여를 위해 신주인수권증서를 매매한 투자자도 손실을 보게 됐다. 신주인수권증서는 유증 참여 권리를 부여하기 위해 발행한 가상의 종목으로, 유증 참여를 원하는 투자자는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수해 참여할 수 있지만 유증 자체가 철회됨에 따라 거래기간(11.18.~11.25.)에 이오플로우19R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돈만 날린 꼴이 됐다.

주가 사흘 연속 하한가, 상폐 우려도

줄소송에 이어 이오플로우를 둘러싼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최근 주가도 연일 하한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오플로우는 종가 기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 연속 하한가에 마감했다. 지난 3일 1만96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3,770원으로 65.6% 급전직하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이틀 연속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1만원을 돌파했지만, 일주일도 안 돼 다시 1만원선을 내준 것이다. 9일 장에서도 오전 10시 기준 10%대 하락하며 3,31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개인 투자자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한가를 기록한 사흘간 개인 투자자는 이오플로우를 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들의 평균매수가는 5,072원으로 현재가 대비 1,700원가량 높다. 아직 이오플로우를 팔지 않은 경우 손실률이 34.64%에 달한다. 1억원을 순매수했다면 3,400만원 이상 잃은 셈이다.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급락한 종목의 기술적 반등을 노린 매매 기법으로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오플로우의 상장 폐지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 시가총액이 3분의 1토막이 난 상황에서 항소심을 통해 배상금 규모가 이대로 확정될 경우 상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오플로우는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이오플로우가 차기 동력으로 밝혀왔던 비만 패치 개발에도 차질이 예상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도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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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 국내 출시 임박, 긴장 감도는 시장

스페이스X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 국내 출시 임박, 긴장 감도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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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 3사와 협력으로 사업 개시 전망
위성 12,000개 글로벌 인터넷망 구축 청사진
일반 이동통신 등 서비스 범위 확대 예정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내년 상반기 국내 론칭이 가시화하면서 우리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타링크의 서비스 타깃이 한정적인 만큼 시장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향후 서비스 확대가 예상돼 그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단 조언이 나온다. 글로벌 통신 시장 역시 지상 인프라 중심에서 우주 인프라와의 융합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내년 상반기 서비스 개시 전망

6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링크 단말기를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의 기술기준 일부 개정안 행정 예고가 오는 14일로 종료된다. 앞서 과기부는 지난 10월 15일 해당 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에 돌입한 바 있다. 행정예고가 끝나면 스타링크는 미국 스페이스X 본사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에 대한 승인,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통신 업계에서는 스타링크가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자회사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한 스페이스X는 SK텔링크, KT SA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손잡고 사업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통신3사가 스타링크 요금제를 재판매하고 마케팅에 협력하는 방식이다. 현재 스타링크코리아는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등을 마친 상태로, 내년 2~3월이면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는 요건이 모두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링크의 진출로 국내 통신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내 지상 통신기지국이 촘촘하게 구축된 데다 위성통신서비스 필요 영역이 한정돼 있어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스타링크의 1차 타깃이 통신이 잘 안 닿는 선박이나 격오지 같은 곳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스타링크) 서비스 가격도 비싼 편이라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지상 통신기지국을 이용할 수 없는 통신 소비자 사이에서는 우수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스타링크 서비스는 해양을 첫 번째로 공략하는 만큼 수요 자체가 적지 않다”며 “선박 운영의 경우 정지궤도위성(고도 3만5,800km) 서비스로 통신을 안정적으로 제공하지만, 선원들의 일상적 통신에는 저궤도 위성서비스가 사용돼 시장의 관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역시 저궤도 위성 통신의 정책 이슈 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기존 통신 서비스에 대한 보완적 성격이 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위성 통신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고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운용 인력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서비스 구조인 데다 발사체의 재활용을 통한 원가 경쟁력에서도 격차가 크다는 게 KISDI의 설명이다.

102개국 서비스, 가입자 300만 명 수준

애초 스타링크는 한국 서비스 시작 시점을 2023년 1분기로 예고했으나 계속 지연됐다. 그 사이 스타링크가 도입된 국가는 100개국을 넘어섰으며,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 또한 지난 9월 7,000개를 돌파했다. 2018년 2월 시험위성 두 대를 쏘아 올리며 망 구축에 나선 지 6년 7개월 만의 일이다. 2019년 5월 첫 위성 발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평균 3개의 위성을 하늘로 올려보낸 셈이다.

고도 200~2,000㎞에 머무는 스타링크 위성은 3만6,000여㎞ 상공에 떠 있는 일반 위성보다 지구에 가까워 다른 위성보다 전송속도가 빠르고, 지연시간 또한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위성의 고도가 낮은 탓에 통신 범위가 좁다는 단점도 있지만, 스타링크는 많은 수의 위성을 띄우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스페이스X는 2027년까지 스타링크 위성 1만2,000개를 올려보내 전 세계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위성을 계속 늘려 종국에는 4만2,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예정이다. 11월 말 기준 스타링크가 서비스 중인 국가는 102개며, 이용자는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사진=스타링크

위성 통신망 구축 총력전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통신 서비스가 세력을 넓히는 가운데, 과거 지상 인프라 중심의 네트워크는 점차 막을 내리는 모습이다. 지금은 스타링크의 주요 사업이 비교적 수요가 적은 무선 인터넷에 국한돼 있지만, 머지않아 스마트폰 이동통신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다이렉트투셀(Direct-to-Cell)’ 서비스가 대표적 예다.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테나만으로 위성을 연결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위성을 이용하는 탓에 다이렉트투셀의 품질은 지상 기지국을 사용하는 기존 통신사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실정이다. 지난 3월 스타링크가 삼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해 테스트한 결과 다이렉트투셀의 전송속도는 4G의 10% 수준인 17Mbps에 그쳤다. 이미 5G의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옮겨갈 만큼의 기능은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위성통신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중국은 민·군·관이 협력해 디지털 실크로드 펀딩과 연계한 궈왕(GW)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총 2만6,000개의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글로벌 통신·항법 시장을 동시에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 유럽연합(EU)은 지난 2022년 자체 저궤도 위성 통신망 구축 프로젝트 아이리스(IRIS)를 발표하고, 2027년까지 4조6,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 이동통신사 오렌지는 원웹과 위성통신 상용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영국이 지분을 인수한 원웹은 현재 634기의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이 국가 차원의 인프라 전략과 글로벌 협력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손 놓고 있으면 우리 통신 시장은 스타링크 같은 해외 사업자에 종속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짚으며 “국제협력을 통해 망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운용하는 전략을 통해 위성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삼 중앙전파관리소장 역시 “국내 위성통신 시장이 작다고 수익률 개념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며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해 핵심 역량 확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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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xAI' 60억 달러 자금 조달, 오픈AI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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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 8.5조원 투자 유치 성공
7개월 만에 기업가치 2배 '껑충'
컴퓨팅 기가팩토리 구축해 AGI 개발 박차
사진=xAI 유튜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창업한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에퀴티 파이낸싱(equity financing·주식 발행에 의한 자기자본 조달)을 통해 추가 투자금을 확보했다. 머스크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더욱 강력한 AI 모델을 훈련, 선두주자로 도약한다는 구상으로 생성형 AI를 둘러싼 미 테크 기업들의 군비 경쟁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xAI, 신규 자금 확보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해 “xAI가 60억 달러(약 8조5,000억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60억 달러 중 50억 달러는 중동 국부 펀드가 투자하고 나머지 10억 달러는 다른 투자자들이 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xAI 기업 가치는 400억 달러(약 56조7,700억원)를 상회한다.

xAI가 투자를 유치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으로, 당시에도 xAI는 60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다. 주요 투자자로는 피델리티(Fidelity) 등 대형 자산운용사와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 바이 캐피탈(Vy Capital) 등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VC)이 이름을 올렸다. 펀딩 이후 xAI의 가치는 24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했는데, 반년 만에 가치가 두 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이는 민간 개발업체로는 오픈 AI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현금 실탄, 콜로서스 확충에 사용

지난해 설립된 xAI는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견고한 AGI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첫 번째 대규모언어모델(LLM) 그록(Grok)-1을 내놨고 이후 그록-1.5와 그록-2를 출시한 상태다. 그록은 머스크의 소셜미디어(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구동된다. 지난 8월에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xAI의 주요 비전 중 하나는 컴퓨팅 처리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xAI는 10만 개의 그래픽 카드를 갖춘 AI 훈련 시스템인 '콜로서스(Colossus)'를 조립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완전 자율 주행 기능도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다. 머스크는 이 시스템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트레이닝 시스템"이라고 자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머스크의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능력에 대해 감탄을 표한 바 있다. 미국 매체 테슬라리티에 따르면 황 CEO는 xAI 팀이 10만 개의 H200 블랙웰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러스터를 단 19일 만에 구축한 성과를 언급하면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머스크밖에 없다. 그는 엔지니어링, 건설, 대규모 시스템 확장에 대한 독보적인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콜로서스에 10만 개의 칩을 추가로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절반은 현재 콜로서스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H100 GPU보다 더 진보된 GPU인 H200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xAI는 콜로서스를 최소 100만 개의 GPU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xAI가 이 작업에 투자금을 주로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X

오픈AI 견제 본격화

머스크가 데이터센터 확충에 공을 들이는 건 AI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오픈AI를 추격하기 위함이다. 지난 달 말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중단시켜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같은 이유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설립 목표인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피하기 위한 비영리 임무' 취지 아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로 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오픈AI의 영리화·내부 자산 이동의 부당성과 시장경쟁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도 지적됐다.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을 저지해 자금줄까지 마르게 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때 동료였던 머스크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관계는 지난 2018년 오픈AI 이사회에서 머스크가 물러나면서 균열이 생겼다. 머스크는 오픈AI 초창기 펀드 제공자였지만, 자신이 원하던 그림으로 오픈AI가 가지 않자 올트먼에게 큰 불만을 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픈AI가 영리법인 형태로 일부 전환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까지 강화하자, 머스크는 "오픈AI와 MS가 AI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수차례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가처분 및 손해배상 청구는 네 번째 소송으로, 머스크는 올해 2월 말 오픈AI와 올트먼 CEO 상대로 처음 소송을 낸 뒤 6월 재판 시작을 하루 앞두고 소송을 돌연 취하했다. 머스크는 당시 제기한 소송에서도 올트먼이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하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 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8월 다시 제기한 소송에서도 오픈AI의 영리 행위를 문제 삼으며 손해 배상을 청구했으며, 지난 달 중순에는 소송 대상에 MS를 포함한 소장을 다시 법원에 제출했다. 당시 소장에서 머스크 측은 "MS와 오픈AI는 이제 경쟁자들이 투자 자본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 자신들의 지배력을 굳히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오픈AI를 견제하는 방식이 정부 규제와 같은 방법으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본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AI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려 할 때 머스크가 영향력을 발휘해 오픈AI를 견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경쟁당국이 사기업이 개발한 AI 제품을 정부 서비스에 도입하거나 에너지 공급과 같은 인프라를 세울 때 오픈AI에 불리한 선택지를 고르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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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손잡은 배민·홈플러스, 새 국면 맞은 배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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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이커머스 공세에 배민과 '연합 전선'
급성장하는 퀵커머스 시장에 유통채널도 참전
배송 효율 높이고 예약 배송 등 서비스 다양화

'퀵커머스(Q-Commerce)'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와 배달플랫폼 간 합종연횡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퀵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에 이마트에 이어 홈플러스까지 입점하면서 유통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이들 기업의 협력이 물류 인프라와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성장한 쿠팡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민 플랫폼에 홈플러스 '마트 직송' 입점

4일 홈플러스는 배민 장보기·쇼핑 플랫폼을 통해 전국 108개 점포를 기반으로 한 '마트 직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트 직송'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당일 배송받거나,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춰 받을 수 있는 즉시 배송 서비스다. 홈플러스의 마트 직송 서비스는 전국 100여 개 매장에서 운영하며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상품과 신선식품, 가전, 완구, 의류, 리빙·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즉시 배송' 서비스를 배민에 입점시켰다. 즉시 배송은 고객 주문 후 인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서비스로 지난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즉시 배송 서비스가 배민 입점 후 성과를 거두자 이번에는 마트 직송까지 협업의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이번 마트 직송으로 고객 선택권이 확대돼 즉시 배송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홈플러스는 기대하고 있다.  

배민은 입점 마트 중 처음으로 사륜차 배송을 도입해 홈플러스 대형·중량 상품의 배송 효율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전자레인지, 밥솥과 같이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나가는 물건들도 배민 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아울러 최대 4일까지 예약배송 기능을 제공해 고객의 편의성을 최대한 높였다. 홈플러스 마트 직송은 배민 장보기·쇼핑 내 대형마트의 예약배송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한다.

출처=배달의 민족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 쿠팡 독주에 도전

이번 배민과 홈플러스의 연대는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쿠팡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강력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빠른 배송 서비스로 시장 1위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는 대형마트의 전통적 강점을 약화시키며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다양한 상품과 오프라인 상권 내 영향력을 갖췄음에도 온라인 경쟁력이 약하다.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로 새벽 배송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퀵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배달앱 제휴는 부족한 배송 역량을 보완하고 신선식품 등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열쇠다.

실제 홈플러스는 배민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기존에는 낮은 인지도와 제한적인 고객층으로 성장에 한계를 겪었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배민이 보유한 방대한 회원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기회를 얻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166만 명으로 업계 2위인 요기요(488만 명)를 크게 앞섰다.

배달앱 입장에서도 대형마트·SSM과의 제휴는 업계 2위로 올라선 쿠팡이츠를 견제할 수 있는 카드다. 배민은 홈플러스 입점으로 유통 채널 다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배민은 지난 2021년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전자랜드, 삼성스토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이마트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 이마트 등으로 협업의 범위를 확장 중이다. 지금까지 가전양판점, 편의점 4사, SSM, 대형마트까지 거의 모든 대형 유통 채널을 입점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배민은 이미 'B마트' 서비스를 통해 리테일 시장에 진출하며 직매입한 상품을 전국 70여 개 도심형 유통센터(PPC)에서 배송하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이는 단순히 배송 플랫폼의 역할을 넘어 리테일 생태계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최근에는 대형마트·SSM과의 협력이 더해지면서 음식 배달을 넘어 식료품·생필품·디지털·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물류와 상품군을 확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배민에 입점하면서 고객 선택지가 크게 확대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셀러들과 협력하며 고객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컬리

'퀵커머스' 도입되며 배달시장 경쟁 새 국면

업계에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외에도 다양한 유통 업체들이 잇따라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주문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만 해도 3,500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이듬해부터 급성장하며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5조원가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서는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자사 소비자 성향에 맞는 배송 서비스를 개발해 퀵커머스를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컬리는 올해 6월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출시하고 서울 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 일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컬리나우 도곡점'을 열고 서울 강남권역에서 즉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컬리나우는 고객들의 주문이 들어오면 서울 마포구의 PP(Picking&Packing·집품 및 포장) 센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배달 가능 지역에서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 사이 즉시 배송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즉시 배송 대상 상품은 컬리몰에서 판매 중인 상품 중 밀키트와 생활필수품, 뷰티 제품 등 4,500여개로 우선 주문이 가능한 품목은 현재 새벽 배송 상품의 10~20% 수준이다.

편의점 업계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며 업계 내 입지 굳히기에 돌입했다. GS25는 배달 주문이 많은 치킨·피자·떡볶이 등에서 신상품을 출시하며 '배달 음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CU도 완제품을 비롯해 군고구마, 닭꼬치, 핫도그 등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올해 9월까지 누적 배달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6.0% 확대됐다. 더욱이 해당 상품은 배달 1건당 객단가가 오프라인 매장 이용객보다 2.5배 높아 수익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올해 1~9월 앱 배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7% 증가했다.

이마트는 퀵커머스 철수, 관건은 '수익성'

다만 수익성이 관건이다. 앞서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퀵커머스 서비스를 접었다. 롯데마트와 롯데온은 지난 5월 퀵커머스 서비스인 '바로 배송'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바로 배송'은 롯데온의 롯데마트몰에서 제품을 사면 2시간 이내에 상품 배송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주문한 상품은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바로 출고된다.

롯데마트는 당초 퀵커머스 운영 점포 50개를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바로 배송 운영 점포를 30여 개까지 늘렸지만 올해 초 운영 점포 수를 15개까지 줄였고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오프라인 활동이 늘어나자,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배송 수요가 줄어들며 퀵커머스 사업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이마트도 수익성 등을 고려해 퀵커머스 사업에서 물러섰다. 이마트는 2022년 4월부터 논현, 반포 등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선보였던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 시범 서비스를 지난해 말 종료했다. 쓱고우는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활용해 소비자가 상품을 1시간 이내 배송하는 서비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며 이마트 역시 체질 개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있었던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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