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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보 유출 우려에도 국내 게임사-텐센트 '밀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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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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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 대부분 텐센트 클라우드 사용
올해 초, 美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등극
韓서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안 받아
사진=텐센트

최근 중국발(發)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관련 업계의 보안 불신이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챗봇 ‘딥시크’가 사용자 정보를 틱톡 운영사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고, 로봇청소기 등 중국산 IT 기기에서는 백도어(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숨겨진 비밀 통로) 의혹으로 불신이 확산됐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수집한 정보 제출을 의무화한 ‘데이터보안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여전히 중국 텐센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AWS보다 30% 이상 저렴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서울에 2개의 데이터센터(리전)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2020년 말 두 번째 센터를 열었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한국 및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게임·영상·커머스 등 대용량 트래픽 환경에 적합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한다.

텐센트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중국 내 최상위 게임사로 성장한 회사다.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금융과 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종합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QQ 플랫폼과 메신저 '위챗' 등이 대표적 사업이다.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위메이드·웹젠·시프트업 등 국내 주요 게임사 대부분은 텐센트 클라우드를 활용해 게임 서버를 운용 중이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중국 본토와의 연동이 용이하고, 데이터 전송 비용도 저렴해 대규모 트래픽이 생기는 게임업체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텐센트 클라우드 서울 리전의 데이터 전송 요금은 GB(기가바이트)당 0.0798달러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서울 리전(GB당 0.114달러)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1테라바이트(TB)를 전송한다고 가정할 때, 텐센트 클라우드는 81.7달러 선이지만 AWS는 116.7달러가 발생해 약 35달러 차이가 난다.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넷마블·카카오 등 국내 게임사 지분 보유

물론 국내 게임사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텐센트 클라우드를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지 퍼블리싱(유통) 파트너’ 역할을 하거나 중국 정부의 검열을 대비하는 데 텐센트의 노하우가 유리하고, 인터넷 회선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보니 게임업계 전반에 ‘텐센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더군다나 텐센트는 넷마블과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시프트업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프트업의 최대 주주는 지분 44.63%의 김형태 대표, 2대 주주는 지분 40.03%를 가진 에이스빌 Pte(Aceville Pte. Ltd)다. 2대 주주지만 김 대표와 보유 비중이 비슷한 이 회사는 싱가포르 소재의 텐센트 자회사다. 에이스빌 Pte는 2020년 9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시프트업 주식 29만 주를 취득했다.

그간 텐센트는 지속해서 시프트업의 지분을 늘려왔다. 국내에서는 2022년 지분 20%를 취득한 사실이 알려졌고, 2023년 10월 위메이드가 시프트업의 전환우선주를 에이스빌 Pte 외 1인에게 약 800억원에 처분해 추가 매입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보유 지분이 20%대로 추정됐지만 사실 40%가 넘는 지분을 들고 있었던 것이다. 향후 시프트업의 상장으로 얻을 이익 규모도 막대하다.

아울러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판권으로 운영 중인 '패스 오브 엑자일 2'의 개발사 그라인딩기어게임즈의 지분 역시 보유하고 있다.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최근 스팀에서 최고 이슈작이다.

재무적 관계뿐 아니라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게임 라인업도 화려하다. 앞서 언급한 '크로스파이어'와 함께 '던전앤파이터',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 등으로 한국 게임사들과 연결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의 2023년 연간 매출은 852억7,900만 달러(약 120조9,000억원)에 이른다. 크래프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은 텐센트를 통해 매년 수천억원의 수익 배분을 받는다. 엔씨소프트도 텐센트를 통해 '리니지2M'를 중국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텐센트의 영향력은 투자, 서비스, 판호 등 여러 방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美 국방부, CMC 목록에 텐센트 포함

다만 텐센트가 ‘중국 군 지원 기업’ 명단에 올라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안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국방부는 새로 발표한 ‘중국군사기업(CMC)’ 목록에 텐센트를 포함했다. 미국은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민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텐센트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가 국제 정보 보안 인증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보안 전문가들은 데이터 보호를 위해선 ‘모범사례 확인’ 이상의 실질적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등의 제도적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ISMS 인증을 획득했지만, 개인정보 처리까지 포함하는 ‘ISMS-P(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은 취득하지 않은 상태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인 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KT클라우드 등은 모두 ISMS-P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판호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문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라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당장 체감되는 상황은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수입한 게임들이 대체로 성공한 사례가 많아 자연스럽게 편중된 것 같다"며 "국내 게임사들의 정책이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한 콘솔과 PC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국내 게임사들도 텐센트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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