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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수주에 사활, TSMC와 격차 좁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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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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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거듭해 온 삼성 파운드리, 2나노 부활하나
TSMC, 압도적 기술력과 수율로 반도체 시장 장악
삼성은 구글·퀄컴 등 이탈에 시장 점유율 하락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물량 수주를 위해 엔비디아, 퀄컴 등과 공정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가 처음으로 적용된 3㎚ 공정 수율이 안정화되면서 이를 개선한 2㎚ 공정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TSMC가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등을 수주해 격차를 벌리자, 삼성전자도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추격에 고삐를 죄는 양상이다.

삼성 파운드리, 2㎚ 성능 평가 최종 단계

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조만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퀄컴의 AP에 대해 2㎚ 공정 성능 평가 최종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현재 양산을 통해 수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엑시노스 2600′ 물량뿐만 아니라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2㎚ 공정 수율은 40%를 상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2㎚ 수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업계 선두 TSMC와는 격차가 있다. TSMC는 2㎚ 초기 수율을 60%까지 확보했다. 통상 수율 70~80% 수준에서 대량생산을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까지 수율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수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선단 공정 주도권을 TSMC에 내줬고, 이는 시장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단초가 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시장 점유율은 TSMC 61.2%·삼성전자 11.3%에서 지난해 4분기 TSMC 67.1%·삼성전자 8.1%로 벌어졌다. 삼성의 점유율은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TSMC와의 차이는 60%포인트에 달한다.

3㎚ GAA 수율 안정화에 2㎚ 수주 탄력 기대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GAA 기술을 처음 적용한 3㎚ 공정 수율이 최근 6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2㎚ 공정 수율 제고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 공정은 3㎚와 마찬가지로 GAA 기술이 적용되고, 3㎚ 공정을 개선해 개발됐다. 당초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GAA 기술을 처음 적용한 3㎚ 공정에서 수율 제고에 난항을 겪으며 이를 통해 양산된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 2500 사업이 좌초된 바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GAA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초기 수율을 잡는 데 어려움이 따랐지만, 이 같은 경험이 2㎚ 첨단 공정 수율 안정화에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퀄컴과 엔비디아는 TSMC와도 2㎚ 공정에서 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퀄컴과 엔비디아는 제조사 다변화 차원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도 양산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퀄컴은 모바일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등 AP를, 엔비디아는 GPU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업해 양산을 추진 중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대만 해협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TSMC에만 생산을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초기에는 수율이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최근 진행된 평가에서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고 전했다.

TSMC의 거듭된 가격 인상도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지난 3월 초 "TSMC가 올해 선단 공정 가격을 15% 이상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존에 알려진 5~10%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이미 일부 고객사에 이 같은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애플, 퀄컴, AMD 등 글로벌 팹리스가 TSMC에 생산을 의뢰하고 있지만, 해마다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애플, AMD 등이 삼성전자 2㎚ 공정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꾸준하다. 한 반도체 기업 임원은 "파운드리는 길게 보면 3년 뒤 물량까지 보는 장기 계약으로 진행한다"며 "2㎚ 기술력을 입증하면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릿수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사진=TSMC

엑시노스 2600에 마지막 희망, 절치부심 고객 확보 나서야

삼성전자는 3㎚ 이하 첨단 공정에서 TSMC와 격차가 벌어진 만큼 빅테크 수주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지난 9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 이하 첨단 공정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22%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또 2㎚ 공정의 잠재 수요가 3㎚ 공정을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에 TSMC는 대만 현지 생산라인뿐만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 팹에서도 2㎚ 공정을 가동할 계획이다. TSMC는 애플의 AP 물량을 수주해 양산에 돌입했으며,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도 애리조나 팹을 통해 2㎚로 양산할 예정이다.

2㎚ 수율이 이전에 큰 성공을 거뒀던 3㎚ 파운드리 초기 단계보다 높아졌다는 것은 TSMC 실적에 기여하는 효과도 더 빠르게 가시화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상시보는 애플 아이폰18 시리즈용 프로세서와 AMD의 차기 서버용 CPU, 엔비디아 ‘루빈’ 시리즈 AI 반도체와 인텔 고사양 프로세서가 모두 TSMC 2㎚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도 2㎚ 파운드리에 주요 고객사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언급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TSMC는 올해 4분기까지 대만 신주 공장에서 2㎚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월 3만 장, 내년 1분기까지 가오슝 공장에서도 월 3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2027년이면 두 공장의 2㎚ 반도체 생산량은 월 12만~13만 장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에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도 2㎚ 미세공정이 도입된다. TSMC가 2㎚ 파운드리 수율 향상에 힘입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삼성전자 및 인텔과 경쟁에서 강력한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공산이 크다.

이에 삼성전자는 TSMC와 2㎚ 파운드리 수주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던 양산 시점을 2분기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밝혔지만, 업계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TSMC가 이미 2㎚ 파운드리 수율을 대폭 끌어올린 데다 다수의 대형 고객사 위탁생산 주문도 선점한 만큼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현재 삼성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사는 엑시노스 2600 칩을 발주한 삼성전자뿐이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파운드리의 2㎚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먼저 2㎚ AP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를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을 열었다. 앞서 애플은 2020년 4세대 아이패드 에어에 A14 바이오닉 칩을 탑재하며 5㎚ 공정을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이후 아이폰 12 시리즈에도 적용했다. 2023년에는 아이폰 15 프로와 아이폰 15 프로 맥스가 A17 프로라는 3㎚ AP를 탑재한 최초의 스마트폰이었다.

애플은 올해 TSMC의 3세대 3㎚ 공정을 통해 A19 및 A19 프로 칩셋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 노드 숫자가 작아질수록 칩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 크기가 줄어들어 칩 내부의 트랜지스터 수와 밀도가 높아진다. 이는 AP의 성능 향상과 에너지 효율 증대로 이어진다. 엑시노스 2600이 내년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에 다시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 파운드리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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