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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제조-후공정까지" 中 AI 반도체 생태계, 정부 지원 업고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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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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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자체 AI 반도체 설계 나서는 中 기업들
제조·후공정 등에서도 두각, 자체 생태계 확립되나
산업 성장 배경에는 대규모 정부 투자 존재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자립에 속도가 붙고 있다. AI 반도체 설계는 물론, 제조·후공정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며 자체적인 산업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지난 십여 년간 꾸준히 이어져 온 중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자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온다.

中, 자체 설계 AI 반도체 활용 시작

지난 11일(현지시각) 미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중국 테크 기업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자체 설계한 반도체로 인공지능(AI) 모델을 훈련 중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알리바바는 올해 초부터 자체 반도체인 ‘젠우(Zhenwu)’를 사용해 소규모 AI 모델 학습에 착수했다”며 “바이두는 자체 개발한 쿤룬 P800 칩으로 자사 어니(Ernie) AI 모델의 새 버전을 학습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딥시크 쇼크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중국이 AI 모델을 넘어 이를 학습하고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자립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다.

이전까지 중국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이 부족해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구매해 왔으며, 이마저도 미국의 규제에 부딪혀 엔비디아의 대표 제품인 B100이나 H100이 아닌 성능이 떨어지는 H20 칩을 사용해야 했다. 지난 4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이마저도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이후 미국은 7월 엔비디아의 H20 중국 수출을 재허용했지만, 그 사이 중국의 자체 생산 제품의 성능은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대체할 만큼 향상됐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자체 개발한 어센드 910 시리즈를 선보이며 최대 800TFLOPS(FP16 기준)의 연산 성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H100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캠브리콘은 범용 공급자 포지션을 굳히며 FP8 기반 저정밀 연산 기술을 통해 자국산 AI 반도체의 최적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GPU 전문 스타트업 비런테크는 BR100 시리즈를 앞세워 고성능 칩 시장을 정조준 중이며, 상하이에 본사를 둔 메타엑스는 H20 대비 메모리 용량을 늘린 C600 칩을 공개했다.

AI 반도체 독립 현실화

주목할 만한 부분은 중국이 단순 칩 설계를 넘어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제조 부문의 주도권을 쥔 기업은 SMIC(중신궈지)다. SMIC는 화웨이 어센드 910B와 기린 9000S 칩을 7나노 공정으로 만들어 냈다. 최첨단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과의 협력 없이 심자외선(DUV) 멀티패터닝 기술만으로 AI 반도체 제조에 성공한 것이다. 

패키징과 테스트로 이어지는 후공정 부분에서도 중국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JCET, TFME, 화톈커지(Huatian) 등 다수의 현지 OSAT(후공정 전문 기업)는 세계 10위권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기업은 2.5D/3D 적층, TSV 기반 3D 패키징 기술을 확보했으며, 화웨이 어센드 칩의 듀얼칩 통합 패키징을 외부 도움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리소그래피 기계 개발에도 속도가 붙는 추세다. 지난달 중국은 자체 개발한 전자빔 리소그래피 기계 '시지'(Xizhi)를 공개했다. '시지'는 8nm 수준의 회로를 새길 수 있는 장비로, 위치 정확도가 0.6nm에 달해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 다만 대량 생산에서는 기존 DUV 및 EUV 장비에 비해서는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화웨이의 경우 자체 EUV 장비 개발을 추진 중이며, 2026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자금이 등 밀어줬다

이처럼 중국이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4년 '국가 반도체 산업 발전 추진 요강' 발표를 기점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을 본격화했으며, 같은 해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ICF·빅펀드)'를 조성해 1기 반도체 기금으로 1,387억 위안(약 28조200억원)을 지원했다. 이후 2019년에는 2,041억 위안(약 41조2,400억원) 규모의 2기 빅펀드를 출범했고, 지난해에는 3기 빅펀드를 조성해 3,440억 위안(약 69조4,900억원)을 투입했다.

각 지방정부도 반도체 산업 육성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상하이시는 지난 3월 5억3,000만 위안(약 1,041억원) 규모의 3단계 반도체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앞서 설립한 1, 2단계를 포함한 펀드 규모는 400억 위안(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5월에는 선전시가 50억 위안(약 9,8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전용 펀드를 출범하기도 했다. 해당 펀드는 선전시와 선전시 룽강구 지방정부가 출자했으며, 국유기업인 선전캐피털그룹이 운용을 맡았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는 자국산 반도체 우대 정책을 시행, 그간 중국 반도체 시장 전반을 점령해 왔던 엔비디아를 밀어내는 데도 힘을 쏟는 중이다. 국유 기업은 물론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등 민간 빅테크 기업에도 자국산 칩을 쓰도록 권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정책은 시장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국유 통신 대기업 차이나모바일은 2024년과 2025년에 사들일 191억 위안(약 3조7,170억 원) 규모의 AI 서버용 반도체 전부를 화웨이 제품으로 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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