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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국’ 유럽에서 존재감 키운 중국, 가격 경쟁력에 기술 완성도까지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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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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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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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장 점유율 2.7%→5.1%
가격 우위에 품질 개선 결합
높은 생산 효율성으로 시장 주도

중국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지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은 중국 브랜드의 공세를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로 불리는 독일에서 열린 대규모 모터쇼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기술력과 디자인 개선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 ‘웃고’ 한국 ‘씁쓸’

14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28개국에서 중국산 자동차 판매량은 총 34만7,135대로 집계됐다. 이는 18만1,897대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산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 역시 2.7%에서 5.1%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자토다이내믹스는 “BYD를 필두로 샤오펑, 립모터, 오모다, 재쿠 등 5곳의 중국 자동차 기업이 유럽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그간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 온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은 감소세를 그렸다.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63만1,027대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은 중국 자동차를 앞섰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1%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점유율 역시 뒷걸음질하는 모양새다. 지난 8월 기준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8.5%로 전년 동월 대비 0.7%P 하락했다.

중국산 자동차의 분전은 유럽의 높은 관세 장벽을 뚫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U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상계 관세를 부과해 왔다.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보조금 정책으로 가격을 크게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자국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게 관세 부과의 이유다. 중국 전기차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기존 10%였지만, 해당 조치로 관세가 17.8~45.8%까지 인상됐다.

전기차에 고율 관세가 붙자, 중국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하이브리드차에는 추가 상계 관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BYD의 중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씰 U’는 올 상반기 유럽 내 전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판매량 3위를 기록했으며, 재쿠의 소형 크로스오버 SUV ‘재쿠7’은 지난 6월 유럽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 순위 9위에 올랐다.

9월 6일~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샤오펑 야외 전시장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허샤오펑 샤오펑 CEO 웨이보

기존 ‘저가’ 이미지에 생활밀착형 기술 가미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장악을 꿈꾸는 중국 자동차업계의 야심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자동차 박람회 ‘IAA 모빌리티 2025’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달 8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중국은 2년 전인 2023년 대비 약 40% 늘어난 100여 개 업체가 부스를 차려 존재감을 키웠다. 메인 전시장인 메세뮌헨에선 BYD가, 도심 야외 전시장에선 샤오펑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UAM 택시 모형을 앞세워 관객 동선을 끌어당겼다.

기술·제품 측면의 키워드는 충전·주행거리·차종 다변화였다. BYD는 ‘5분 충전으로 400km 이상 주행’ 고속 충전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충전 인프라 불안 심리를 겨냥했고, 샤오펑은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고성능 스포츠 세단 ‘더 넥스트 P7’을 선보였다. 나아가 샤오펑은 전시 부스에서 패밀리 전기 다목적차량(MPV)인 ‘X9’의 실내 디스플레이를 적극 시연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 중국 업체들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저가’ 이미지를 충전·소프트웨어·실내 디스플레이 같은 생활밀착형 기술로 덮어쓰며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끌어올리는 전술을 펼쳤다. 특히 샤오펑은 ‘터줏대감’ 격인 폭스바겐 부스 바로 앞에 맞불 배치를 택해 눈길을 끌었고, 프레스데이에서도 대규모 프레젠테이션 러시를 이어가면서 무대의 중심에 섰다. 이는 곧 중국 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부터 기술·제품 완성도까지 주류 무대인 유럽의 한복판에서 정면 승부하겠다는 신호로 읽혔다.

핵심 원자재 확보에서도 우위

업계는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적극 공세가 비용 우위 전략과 맞물려 더 큰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관측이 일치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RJ 스카린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팟캐스트 채널 ‘에브리씽 일렉트릭(Everything Electric)에’ 출연해 중국의 낮은 생산 비용과 보조금이 서방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리비안은 아직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중국 전기차 경쟁사들의 기술적 우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산 차량들은 매우 기술적으로 발전된 제품이며, 서방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보다 앞서 있다”하면서 “예외가 있다면 우리(리비안)와 테슬라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높은 가격 경쟁력에 대해선 “마법 같은 기술이 아니라 낮은 자본 비용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짚으며 “정부 보조금이 지원된 개발과 낮은 노동 비용이 부품부터 차량 자체까지 모든 것을 저렴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스카린지 CEO는 특히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 확보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선 니켈 공급선을 확보해야 하지만, 미국 내 생산 기반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아무리 원한다 해도 미국 내에서 즉각적인 니켈 공급망을 구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현실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 자동차 업계가 중국의 공급망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자, 중국 전기차 공세에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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