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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기조가 이어지면서 청약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심지어 흥행이 예상됐던 단지들조차 경쟁률이 눈에 띄게 저조하면서 내년 전망이 더 어둡다는 위기감도 흘러나온다.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이자 부담으로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매물이 증가하는 등의 압박이 청약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올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힌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성적을 받아 위기감은 더 커진 상태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도 흥행 대참패, 내년 전망은 더 어두워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7일 진행한 둔촌주공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에서 3,695가구 모집에 17,378명이 접수해 평균 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초 청약 접수 첫날인 6일 열린 1순위 해당 지역(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 청약에서 마감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 주택형이 예비입주자 500% 요건(청약 경쟁률 5대1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어 지난 7일 1순위 기타 지역(서울시 2년 미만 거주자 및 수도권 거주자) 청약까지 진행해 3,731명이 추가 신청하는 데 그쳤다. 결국 전체 주택형 16건 중 절반이 2순위 청약까지 넘어간 상황이 겹치자 흥행 참패를 넘어 미분양에 대한 우려까지도 조심스레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둔촌주공은 올해 초만 해도 '10만 청약설'이 나오기도 했던 단지였지만, 일부 49㎡A형의 경우 20점 가점자가 당첨돼 최저 가점을 나타냈다. 이밖에도 39㎡A(26점), 59㎡B(49점), 59㎡C(46점), 84㎡C·D(42점), 84㎡E(35점), 84㎡F(40점), 84㎡G(44점) 등 총 8개 타입은 당첨 가점이 50점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이렇듯 지난 2021년까지 70점대에서 청약 마감이 일어나던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단지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지역 아파트 최저 당첨 가점은 평균 44.5점으로, 가장 인기 세대인 84㎡에서 30점대가 나온 것이 청약 관계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년 전망은 더 어두워, 정부 대책 있나?
국내 뉴스, SNS, 커뮤니티 등에서 확인되는 부동산 시장 관련 빅데이터 여론은 내년에 쏟아질 것으로 재건축 물량에 대한 위기감과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청약' 및 '분양'에 직접 관련 키워드로 '내년'이 나타나는 가운데, '규제', '가격 하락' 등의 키워드가 나타나는 하늘색 키워드 그룹이 현재 시장에 대한 빅데이터 여론의 이해로 보인다. 이어 '재건축', '완화', 수도권' 등의 붉은색 키워드 그룹에선 가격 하락 및 정부 규제와 연결되어 나타나며 규제 완화를 통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침체', '우려' 등의 키워드가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키워드들과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녹색 키워드 그룹에선 건설사 부도에 대한 논란, 임대 시장 위기, 투자 시장 우려 등이 언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2012년 이명박 정권하에 실시되었던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을 변형해서 내놓고 있으나, 시장의 반응은 요지부동이다.
전문가들은 이자율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가 주원인인 만큼, 정부 정책으로 단기간에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둔촌주공 흥행 실패가 자칫 내년에 예정된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 후분양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절대 흥행에 실패할 리 없다는 이른바 '강남 불패'의 중심에 위치한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 후분양조차 내년 초부터 둔촌주공처럼 2순위로 청약을 받고 가점 20점대가 당첨되기 시작하면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