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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가격이 1.45%나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거래 가격은 더 크게 움직였다.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들에서 고점 대비 30~40% 하락한 이른바 ‘초급매물’이 일부 거래되면서 ‘폭락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폭락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에 팽배한 가운데,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해 건설사 부도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전세가격 급락 및 금리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동산 침체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예측의 3원소 - 금리와 전셋값, 미분양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지난 2월부터 빠르게 진행된 탓에 시장에 큰 충격이 왔다며 그 때문에 전셋값 급락, 미분양 폭증, 집값 폭락 등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장기 하락세 지속과 물가 인상 둔화 여부에 관해선 금리 인상 중단 및 금리 안정화 시기가 언제 오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꺾인 시점은 2021년 11월, 집값 바닥은 2023년 3월에서 2024년 2월, 전세가 저점은 2025년 2월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동시에 금리 및 규제 변화에 달린 만큼 단언할 수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지난 13일 발표된 11월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인 7.3%보다 낮은 7.1%로 나타난 데다, 7월 9.1%를 기록한 이래 반년간 하락세를 이어간 점을 들며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것도 부동산 비관론에 대한 반박으로 나온다. 연준이 통화정책 속도 조절론으로 돌아서면 한국은행도 환율이 안정된 상황에 굳이 금리로 시장 개입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전세가격과 미분양, 결국 금리가 내려가야 부동산 회복
사당동 일대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2021년 4월에 7억5천만원에 거래됐던 전세가 올해 11월에는 4억5천만원으로 하락"했다며, "금리가 오른 만큼 이자 비용이 올라 전세자금대출을 받았다면 사실상 비슷한 금액의 이자"라는 계산을 내놨다. 2%~3%대 금리일 때 7억5천만원의 이자와 대출 이자가 4%를 훌쩍 넘은 현재의 4억5천만원의 이자금액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자 비용은 비슷비슷한 셈"이라며, 금리 상승이 전세가격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고, “전세가격이 1년 반 사이에 무려 40%나 하락한 만큼, 향후 금리가 오를 때까지 전세가격이 다시 2021년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미분양 폭증에 대해서도 "금리 상승이 대출이자 부담을 증가시켜 예전 같은 구매력을 낼 수 없음에도 건설사들이 무리한 가격 책정을 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미분양 잔량이 집값 하락을 부추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 평가했다.
'금리 앞에 장사없다', 전셋값과 미분양은 후속 지표
올 초 0.25%였던 미국 기준금리가 최근 4.5%까지 올랐다. 한국은행도 미국 금리 인상에 맞춰 작년 말 1%에서 최근 3.25%까지 올렸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를 예측하면서도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다. 미국 금리 인상의 주원인이 급속한 소비자물가 상승이었고, 다시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 등의 예측 불가능한 원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두 나라의 전쟁이 소강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휴전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정상화된다면, 지난 1년간 급격하게 인상된 금리가 오히려 시장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재차 금리의 방향성이 '하락'으로 바뀌어 시장이 호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혼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