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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투자자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는 엔젤라운지가 프리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투자 유치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엔젤라운지는 최근 10년간 800여 개의 기업에 투자해 3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만든 벤처투자 액셀러레이터(AC) 8곳과 제휴를 통해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엔젤라운지와 제휴한 AC는 더벤처스, 더인벤션랩, 매쉬업엔젤스, 빅뱅엔젤스, 서울대기술지주회사, 씨앤티테크, 액트너랩, 인포뱅크다. 투자자, 투자 자금 회수 경험이 있는 창업가, 기업 임원, 전문직 등 50여 명의 전문가가 엔젤투자자로 참여해 현재까지 개인투자조합 10개를 결성했다.
개인투자조합은 개인이나 액셀러레이터 등 법인이 최소 1억원 이상을 출자해 출자금액 절반 이상을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조합을 의미한다. 주로 창업 3년 미만 창업기업에 투자한다. 엔젤라운지는 벤처캐피탈(VC)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때 함께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개인에게 제공하고, 개인투자조합을 설립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멤버십 활동도 진행한다.
개인도 기관과 함께 벤처 투자...조합 결성, 관리 업무까지 대신해줘
엔젤라운지는 벤처 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엔젤투자자를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벤처기업에 개인이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 3,000만 원까지 100%, 5,000만 원까지 70%, 5,000만 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30%의 소득공제를 받는 혜택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세전 1억 5,000만 원 이상을 받는 고소득자가 연간 3,000만 원을 투자한다면, 투자금액의 100%를 소득공제 받아 약 1,250만 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엔젤 투자는 리스크가 큰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개인으로는 양질의 투자처를 발굴하거나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엔젤라운지는 파트너 AC들이 투자 금액이 높은 투자 단계나, 프리 IPO(기업공개) 단계의 투자처럼 개인 투자자는 참여하기 어려운 투자 기회를 소개한다. 엔젤라운지 관계자는 "신뢰할 만한 기관 투자자가 투자할 때 함께 투자할 수 있고,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벤처 전용 사옥에 공동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조합의 관리 대행 서비스를 통해 조합 운영의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결성계획서, 조합 규약, 조합원 명부 작성, 조합원 출자금액과 출자 이행을 증명하는 서류, 결성총회 의사록, 조합 명의로 개설된 금융기관 계좌의 잔액 증명서, 고유번호증, 개인투자조합 등록 신청서 등을 준비하고 조합 등록 신청 및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엔젤라운지는 번거로운 행정과 관리 업무를 대행해 고객들이 엔젤클럽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투자 시장 위축에도 여전히 뜨거운 '개인투자조합'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벤처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지난해 새로 결성된 개인투자조합은 수와 규모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987개 개인투자조합이 신규 결성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조합이 결성됐던 2021년 910개보다도 77개(8.5%) 증가한 규모다. 조합결성 규모도 6,800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되어, 전년 6,278억원에 비해 8%가량 늘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벤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열리면서 초기단계의 벤처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젤라운지는 오는 2027년까지 2,000여 명의 개인이 모여 100개 이상의 엔젤클럽을 조성하고,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엔젤투자를 논의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정우 엔젤라운지 대표는 "엔젤투자의 성공 요소는 좋은 기업의 발굴과 분산 투자, 회수를 위한 후속 관리"라며 "바쁜 개인이 혼자서 좋은 기업을 계속해서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