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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총 광고비는 2021년 대비 1.6% 성장해 약 15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온라인 광고 점유율은 50.9%로 전년 대비 0.7%p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전체 광고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오는 2023년 말에는 총 광고비 규모가 16조8,981억원으로 성장하고 온라인 광고 점유율도 2022년 대비 2.3%p 증가한 52.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광고 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온라인 광고 도구를 적극 활용해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커넥티드 TV 및 OTT 광고의 부상
최근 광고 업계에서 특히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는 CTV 및 OTT 광고의 부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애드버타이저 퍼셉션과 CTV/OTT 광고 솔루션 제공업체 프레미온이 실시한 '2023 CTV/OTT 광고주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CTV/OTT를 사용하는 광고주의 3분의 2가 광고비 지출액을 평균 23%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TV/OTT 광고를 늘린다는 응답이 65%로, 이러한 트렌드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풀퍼널 마케팅 목표 달성을 원하는 광고주들이 최근 리니어 TV 시청자가 감소함에 따라 디지털 TV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가정의 시청 습관을 조사한 광고 플랫폼 이노비드는 케이블 가입을 끊거나(코드 커팅) 케이블 TV를 전혀 시청하지 않는(코드 네버) 가구의 비율이 2023년 말까지 4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스트리밍 디바이스를 보유한 가구는 8,400만 가구로, 기존 TV 보유 가구 수인 7,800만 가구를 추월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발 빠른 광고주들은 기존 케이블 TV 광고 전략에 커넥티드 TV(CTV)를 통합하거나 새로운 채널을 통한 더 효율적인 광고 집행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CTV/OTT 광고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한 미국 광고주 대부분은 디지털, 소셜 미디어, 리니어 TV에서 예산을 빼 오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기부에서 발행한 ‘2022 방송통신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지상파 광고비는 매년 감소하다 2021년부터 소폭 반등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의 온라인 광고비, 특히 모바일 분야는 방송 광고비의 2배에서 3배를 상회하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방송 광고에 대한 수요가 유튜브나 IPTV, OTT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과 TV의 장점을 결합한 CTV 광고
CTV 광고는 스마트 TV, TV 스틱, 게임 콘솔, IPTV 셋톱박스 등 인터넷과 연결된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 표시되는 광고를 일컫는다.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디지털 광고처럼 운영할 수 있는 데다, TV에서도 모바일 광고처럼 개인화된 타겟팅 광고를 제공할 수 있어 광고주 입장에서 매우 활용도가 높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에 따르면 CTV 광고는 주요 광고주의 87%가 필수 광고 매체로 인식하고 있으며, 연간 광고 지출액은 5,000억 달러(약 631조1,500억원)를 넘어섰다. 시장 규모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톰 콕스(Tom Cox) 프레미온 사장은 "광고주들은 CTV 광고를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다른 채널에 할당된 예산을 삭감하고 CTV 광고 예산을 늘리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CTV가 마케터들이 풀 퍼널 브랜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채널로 발전했음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프레미온의 예산 관리 측면에서도 변화가 일었다. 기존의 통합/하이브리드 구매팀이 CTV/OTT 예산의 절반 이상을 관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리니어 TV 및 디지털 광고팀 내에서 보다 종합적 마케팅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CTV/OTT 광고의 가치와 영향력
86%의 CTV/OTT 광고주들은 CTV/OTT의 가치가 황금시간대 TV와 같거나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며, 44%는 더 우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TV/OTT 광고의 효과에 대한 광고주들의 강한 확신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광고주 10명 중 7명이 특정 오디언스를 타겟팅할 수 있다는 점을 CTV/OTT 광고의 주요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또한 프리미엄 동영상 콘텐츠, 브랜드 안전성, 광고 사기(Ad Fraud) 방지는 CTV/OTT 광고주가 반드시 고려하는 주요 사항이다. 무려 97%의 광고주들이 프리미엄 동영상 콘텐츠 광고가 ROI 성과 목표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는 점을 비춰볼 때 고품질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고주의 87%는 CTV/OTT 광고 계획 및 전략에서 '브랜드 안전성'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이는 광고가 게재되는 컨텍스트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광고주의 84%가 우려를 표명한 '광고 사기'도 주요 관심사다. 특히 '광고 사기를 매우 우려한다'고 응답한 광고주는 30% 이상으로, 사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국내 CTV 광고 시장 전망
광고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고 게재 플랫폼의 다양화 및 다각화가 필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미 90% 이상의 스마트 TV 보급률을 자랑하는 국내 시장은 CTV 광고를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OTT 이용률이 급증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스마트 TV와 앱 활용에 능숙해졌으며, 기존의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의 탄탄한 인프라는 CTV 광고 시장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 플러스도 국내 광고 요금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CTV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삼성과 LG 스마트TV, 티빙, 웨이브 등이 광고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CTV 광고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