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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농업 스타트업 긴트가 165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SGC파트너스, 한화투자증권, 신한자산운용, HG이니셔티브, JB인베스트먼트, 중소기업은행, CKD창업투자, 프라핏-벡터신기술투자조합 등이 참여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250억원이다.
2015년에 설립된 긴트는 트랙터를 포함한 농기계, 건설장비 등 이동 수단과 생산 장비의 효율 증대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기존 농기계를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루바 오토 프로(PLUVA auto pro) 등 최첨단 농업용 로봇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자 제어부터 자율주행까지, 농기계의 첨단화
긴트의 중점 사업 모델은 단계별로 적용 가능한 통합 지능형 CAV(CONSTRUCTION AND AGRICULTURAL VEHICLES) 솔루션이다. CAV 제조사들이 자동화·첨단화된 차량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각종 솔루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제조사는 전자식 차량을 개발 단계에서 긴트의 전자 제어 솔루션 'GINT Control'을 활용할 수 있다. 해당 솔루션을 활용해 기계식 차량 대비 개발 기간을 단축하되, 성능과 개발 자유도를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 제어 솔루션이 적용된 장비의 운전자는 다양한 작업기를 간편하게 통합 제어할 수 있다. 'GINT Connect' 제품을 이용하면 개발 차량을 손쉽게 'GINT Cloud'에 연결, 원격 환경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플루바오토 자율주행 키트'는 트랙터, 이앙기, 관리기 등 다양한 자주식 장비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자율 주행 솔루션이다. 운전자는 해당 키트를 부착해 모바일 앱에서 간편하게 농기계를 제어할 수 있으며, 경로 생성/주행, 메모리 주행, AB 직진/커브와 같은 첨단 자율 가이던스 기능도 제공받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바람, 농사도 사람 대신 로봇이
세계 인구가 2022년 기준 약 80억 명에서 2050년에는 97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식량 소비량 역시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령화 등으로 인해 농업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농업의 지속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에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농업 분야의 첨단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농업, 특히 농기계에 투입되는 첨단 기술은 효율성 증대와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트랙터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농기계와 농업용 스마트 로봇이 사람의 빈자리를 메꾸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농작물의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가공, 저장 등 농업의 전 과정에 걸쳐 첨단 농기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열린 '2022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 박람회'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 농기계 등 첨단 농기계 개발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관련 산업 발전을 독려한 바 있다.
국내 첨단 농기계 산업 동향은?
긴트 외에도 다수의 국내 기업이 농기계 첨단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농기계 전문 기업 TYM은 GPS 기반의 위치추적 기술, 작업 경로 생성 기술, 자동변속 및 조향제어 기술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탑재된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했다. 농업기계 글로벌 제조사인 LS엠트론은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을 통해 5G 기반 정밀농업 서비스를 구축, 국내 최초로 직진 주행뿐만 아니라 회전도 가능한 자율작업 트랙터 ‘스마트렉(SmarTrek)’ 제품을 개발했다.
대동그룹의 모회사인 농기계 제조·판매 업체 대동은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로봇 사업에 진출했다. 무인화된 자율 작업 농기계 등 미래 사업을 위한 기술을 확보, 광범위한 로봇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대동은 KIRO와 오는 2025년까지 △농작물 자율 운반을 위한 추종 로봇 △경운, 파종, 수확 등 농작물 전주기에 활용 가능한 전동형 로봇 관리기 △실내용 배송 로봇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애그테크(Agtech, 농업과 기술의 합성어)’가 다양한 형태로 실용화되는 추세다. 전통적 농업에서 인간이 수행하던 역할을 AI와 빅데이터가 대체하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AI, 자율주행 등 연관 기술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국내 애그테크 시장 역시 점진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과연 긴트는 자체 기술력을 필두로 국내 첨단 농기계 시장의 선두 주자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