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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애플·삼성 'XR 디바이스' 경쟁, '생태계' 주도권 잡는 기업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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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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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MR 헤드셋 '비전 프로'/사진=애플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eXtended Reality,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술을 통칭) 헤드셋 분야에서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사용자의 감각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전자 장치 작동 방법’에 대한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이 애플처럼 '고가' XR 헤드셋을 제작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편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XR 기기 제작에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도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XR 디바이스 제작을 위한 '하드웨어 생태계'가 점차 형태를 갖춰가는 가운데, 결국 차후 시장 성장의 관건은 플랫폼·콘텐츠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애플과 함께 XR 시장 '본격 참전'

앞서 애플은 지난 5월 연례 이벤트인 ‘WWDC 23’에서 3,499달러(약 456만원)대 첨단 초고가 헤드셋 'AR글래스 비전 프로'를 공개한 바 있다. 2016년 에어팟 이후 7년 만에 새로운 하드웨어를 선보인 것이다. 비전 프로는 손가락·눈동자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모든 앱을 조작할 수 있으며, 맥이나 아이폰과 연동해 가상 공간으로 작업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카메라 12개, 센서 5개, 마이크 6개, 자체 개발한 첨단 칩인 M2와 R1이 탑재됐다.

삼성전자의 특허 출원은 애플을 향한 '맞불'로 풀이된다. 과거 모바일 기반 VR 헤드셋 '기어VR'의 실패 이후 기회를 엿보던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손잡고 XR 동맹을 깜짝 발표, 시장 재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이뤄진 특허 출원은 삼성전자의 XR 시장 진출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실감 나는 증강·가상현실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선 시각·청각 외 사용자의 다른 감각, 예를 들어 촉각이나 후각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출원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XR 기기가 애플의 비전 프로와 유사한 '고사양 모델'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삼성은 애플 비전 프로와 유사하게 컨트롤러 없이 손동작만으로 가상 사물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의 몰입감을 정하는 디스플레이의 인치당픽셀수(PPI)는 3,000 이상으로, 이 역시 애플 비전프로(PPI 3,500)와 유사한 수준이다.

'거물' 기업 줄줄이 참전, 격화하는 시장 경쟁

애플의 '비전 프로' 공개를 기점으로 XR 기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구글, 메타, 샤오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IT 기기 업체들이 잇따라 XR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1,100만 대였던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은 2025년 1억5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 역시 2022년 약 69억 달러(약 9조700억원)에서 2027년 200억 달러(약 26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XR 기기 1위 사업자는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타다. 메타는 2014년 VR 기기 전문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 매년 관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메타는 애플의 MR 헤드셋 공개에 앞서 신제품 '메타 퀘스트3'을 출시했으며, 올해 말 차세대 XR 헤드셋 신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 업체들도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MWC 2023'에서 무선 AR 안경 '디스커버리 에디션'을 공개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칩 1세대와 레티나급의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비전 프로와 유사하게 손가락 제스처로 앱을 구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오포의 MR 헤드셋 'MR 글래스 디펠로퍼 에디션' △TCL의 AR 글래스 '레이네오 X2' 등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경쟁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2'/사진=메타

형태 잡히는 '하드웨어 생태계', 관건은 '소프트웨어'

최근 시장은 'XR 생태계' 조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이후 디바이스 제작을 좌우하는 하드웨어 생태계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XR 디바이스의 '원스톱' 생산을 위해 패널, 광학 부품, 반도체 등 XR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월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XR 헤드셋과 같은 하드웨어 △퀄컴이 XR 공간 구현을 위한 칩셋 △구글이 OS(운영체제)와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아 자체적인 XR 기기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하드웨어만으로 XR 생태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 경쟁이 일단락된 이후 경쟁의 중심축은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실감형 콘텐츠의 개발, 유통, 서비스를 구현하는 운영 기반)과 콘텐츠(가상 현실에서 즐길 수 있는 실감형 창작물) 등으로 대표되는 XR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구축된 뒤에야 비로소 소비자의 XR 디바이스 수요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삼성 등 '키 플레이어'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련 시장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과연 혁신의 파도 속에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XR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잡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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