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13일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 점검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위플로(Weflo)’가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의 급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위플로가 항공 모빌리티 산업에 필수적인 '안전성'을 성공적으로 견인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위플로' 누적 투자 38억원
이번 투자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GS벤처스 등 다수의 신규 투자사가 참여했다. 시드투자는 지난해 카카오벤처스, 롯데벤처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유치했으며,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총 38억원이다.
위플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자체 개발한 비행체 자동 점검 솔루션 ‘버티핏(Verti-pit)’을 고도화하고 해외 기업, 대학과 파트너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전기차와 전기자전거 등 지상 모빌리티 점검 및 정비 시장에도 보폭을 넓히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김의정 위플로 대표는 “앞으로 국내외 미래 항공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다양한 파트너사와 새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편의와 안전을 담보한 미래 항공 모빌리티의 새 장을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 ‘유지·보수·운영’에 초점 맞춰
지난해 4월 설립된 위플로는 항공우주분야 전문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비행체 진단 센서와 AI/빅데이터 진단·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드론·UAM 운영 사업체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한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의 비행체 자동 점검 솔루션 ‘버티핏’이 있다.
비행체는 특성상 결정적인 추락 사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버티핏은 이를 고려해 모터, 블레이드, ESC 등에서 발생하는 고장 유형을 직접 측정하고 사고를 예방한다. 또 비행체 점검 시 전자부만 점검하던 업계의 전례와 달리 기체부, 구동부까지 점검 범위를 늘려 안정성을 꾀했으며, 빅데이터를 통한 1초 이내의 고장 유형 판단·예지로 인건비와 시간을 절약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현재 스카이포츠,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해양드론기술, 파블로항공, 성남시, 제주시, 서산시 등 국내외 기업과 지자체에서 버티핏을 활용하고 있다.
UAM 시장 성장 가시화에 따른 기체 ‘안전성’ 요구 증대
위플로가 조명하는 AAM은 주로 단거리 수송으로 사용될 UAM과 장거리 수송 가능한 지역 간 항공교통(RAM, Regional Air Mobility)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중 UAM은 도시인구 증가와 도로교통 혼잡, 환경문제를 해결할 3차원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로 수직이착륙(VTOL,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 에어 택시, 유인 멀티콥터(Multicopter) 등이 있다.
현재 UAM 시장은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의 전문 스타트업이 개발을 주도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워가는 상황이다.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040년 전 세계 UAM 시장 규모가 약 1조5,000억 달러(약 1,700조원)까지 성장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시장연구업체 포르쉐 컨설팅 역시 오는 2035년에는 드론 운송의 절반을 승객 수송이 차지할 것이며, 승객 수송 비행체도 2025년 500대에서 30배 증가한 1만5,000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Airbus)는 지난 2019년 시티에어버스(4인승) 무인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오는 2035년까지 수소 항공기 상용화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피피스트렐(Pipistrel, 슬로베니아)도 지난 2020년 화물배송용 무인항공기 ‘누우바(Nuuva)’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반해 국내의 경우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K-UAM 로드맵 및 기술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지만 아직 eVTOL(전기 수직이착륙) 분야에서 기체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9년 미국의 오버에어사와 eVTOL 모형인 ‘버터플라이’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현재 위플로는 UAM 시장에서 미래형 모빌리티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닌 항공 모빌리티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항공 교통 수단의 안전과 정확성을 담보하는 버티핏을 통해 미래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8월 위플로의 시드 투자를 결정하며 "드론 및 도심항공교통 시장의 성장을 고려할 때 위플로의 솔루션 또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내 항공우주기계공학 전문가도 "사고가 나면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UAM 등 항공기 관련 사업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기체 안정성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UAM 시장의 확대와 위플로의 서비스가 맞물려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에 기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