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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퍼즐몬스터즈가 컴투스 계열 VC 크립트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일 발표했다. 퍼즐몬스터즈는 '닌자 키우기'와 '닌자 서바이벌' 등 소위 '닌자' 시리즈 게임으로 잘 알려진 스타트업이다. 퍼즐몬스터즈의 대표 게임인 '닌자 키우기'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독특한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형태로 개발된 게임이다.
메타버스 생태계 편입 준비
크립트벤처스의 모회사 컴투스는 종합 메타버스 서비스인 컴투버스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메인넷인 엑스플라(XPLA)의 확장을 통해 웹3.0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이에 크립트벤처스 역시 웹3.0 콘텐츠 및 플랫폼 기업을 포함,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된다. 퍼즐몬스터는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과 향후 출시될 게임을 XPLA 생태계에 통합할 예정이다.
양진환 퍼즐몬스터즈 대표는 "게임과 블록체인 영역 모두에서 탄탄한 제품으로 시장 입지를 다질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블록체인 커뮤니티와 인프라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환금 과정
'돈 버는' 게임이라지만 막상 돈 벌기는 쉽지 않다. 닌자 시리즈에서 코인을 획득하고 실제 돈으로 바꾸는 과정을 살펴보자.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생성하고, 표창을 모아 하위 닌자 등급으로 올라가야 한다. 하급 닌자가 되려면 약 3시간의 게임 플레이가 필요하다. 하급 닌자가 되면 매일 퀘스트를 받게 되며, 퀘스트를 완료하면 닌키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현재 '닌키 코인'의 시장 가격은 0.0001381달러다. 하급 닌자는 이론적으로 매일 약 1,500닌키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1,500*0.0001381=0.2(소수점 둘째자리 반올림), 즉 오늘 환율 기준 하루에 258원 정도를 벌 수 있고 한 달 내내 성실히 퀘스트를 수행할 경우 7,740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적당한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환금 과정이 다소 복잡하다. 한국에서는 닌키 코인을 획득할 수 있지만, 게임 내 '사행성 콘텐츠'를 금지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로 인해 교환이 불가능하다.
이에 한국의 유명 P2E 게임인 미르4를 개발한 위메이드는 국내 게이머를 위한 한국어 버전과 해외 게이머를 위한 글로벌 버전 두 가지를 출시했다. 게이머는 환금을 위해 VPN(가상 사설망)과 같은 '우회 방법'을 통해 글로벌 버전에 액세스해야 하며, 이는 닌자 키우기에도 적용된다. VPN뿐 아니라 송금을 위한 메타마스크 지갑도 필요하다. 플레이어는 △메타마스크 계정 생성 △네트워크 및 토큰 추가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으로 전환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VPN을 설정하고 다운로드한 플레이어는 게임에 접속하면 메타마스크 지갑 링크를 활성화할 수 있다. 단, 인출을 위해서는 최소 10,000닌키 코인이 필요하다.
P2E, 정작 게이머들은 '무관심'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많은 언론이 P2E를 금지하는 법을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비판했다. 세계적으로 P2E 게임이 공전의 히트를 거듭하는 와중에도 한국만 법에 막혀 기업이 기를 못 편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대다수 게이머는 P2E 게임을 부정적으로 봤다. P2E는 게임이라기엔 지나치게 ‘양산형’일 뿐이라는 것이다. 재미도 없을 뿐더러 금전적 수익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임 전문 미디어 디스이스게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게임 사용자 6,324명 중 23%가 P2E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으며, 무려 60%가 '부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정적 의견의 대다수(약 58%)는 P2E가 게임이라기보다는 노동이나 투기처럼 느껴진다고 답했다.
실제로 닌자 시리즈의 게임성을 살펴보면 일일 퀘스트 위주의 플레이로 무척 단순하다. 레벨업, 특정 아이템 획득, 몬스터 사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일 퀘스트를 제시하지만 결국 반복의 연속이다. 초반에는 몬스터 처치 퀘스트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플레이어가 일정 수준의 레벨에 도달하면 이마저도 단순 터치의 반복이 된다.
김재석 다이스게임 기자는 "한국은 게임사가 무분별하게 P2E를 도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로스트아크'나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인기 게임은 순수한 재미로 많은 플레이어를 끌어모으고, 외부 거래소를 통해 사고팔 수 있다"며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사용하는 P2E 게임의 경우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고 사기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P2E는 그 매력을 잃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