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2018년 설립, 누적 투자 유치 430억원 쇼·배송·교통·군사 드론 상용화 노린다 방산혁신기업 선정, MUM 기술 개발에 한창
무인 이동체(드론) 제어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이 2024년 하반기 기술특례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라운드에서 21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파블로항공의 누적 투자금은 430억원이 됐다.
이번 파블로항공 프리IPO 라운드에는 KDB산업은행, 비하이인베스트먼트·키움투자자산운용, 이수만(개인투자자), 대신증권-SBI인베스트먼트, 유안타증권, 마상소프트와 GS건설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투자금 10%는 재투자, 드론 모빌리티 생태계 활성화할 것
2018년 설립된 파블로항공은 드론 자율군집비행 기술과 통합관제시스템을 비롯한 미래 산업 유용 기술을 다수 보유한 기업이다. 그간 드론 쇼, 드론 배송, 도심항공교통(UAM)의 상용화를 위해 앞장서 왔으며, 최근에는 국방 드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블로항공은 이번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힐 방침이다.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공연 전용 드론 판매와 드론 쇼 해외 진출을 통해서다. 이를 위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드론 쇼를 주관했던 미국 인텔사의 김원경 전 총괄담당 전무를 영입해 미국 법인 부사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양산시스템을 갖추는 동안 멀티미디어 쇼가 가능한 드론 판매를 위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이다.
UAM 사업 분야에서는 드론교통관제(UTM) 시스템을 개발하고 드론 및 항공 산업 동향을 전문적으로 분석 및 정보화하는 과정을 통해 국내외 드론 및 UAM 저변을 확대하고 인프라 구축에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스타트업 가운데선 처음으로 K-UAM(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고, 그랜드챌린지 1단계 제안서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후 LG유플러스와 협업해 UAM 교통관리플랫폼을 공동 개발 중이며, GS건설과는 도심 이착륙장 버트포트의 운영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이번 투자 유치에 대해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라 만만치 않았지만, 우리의 잠재력과 성장성을 검증받은 결과”라며 “이번 투자금은 파블로항공의 기술적 역량 강화와 수익성 확보를 견인하는 밑거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금액 중 10%가량은 우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재투자해 드론 모빌리티 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30년 글로벌 드론 시장 75조원 규모 예상
원격제어를 기반으로 비행하는 무인 장치인 드론은 첨단기술 발전과 함께 건설, 물류, 농업,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그 쓰임새가 확장되면서 미래 산업의 중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올해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드론 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225억 달러(약 30조원)에서 2025년 390억 달러(약 52조원), 2030년에는 557억 달러(약 75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토부 이와 함께 2020년 4,945억원 규모였던 국내 드론 시장이 2025년에는 약 1조392억원, 2030년에는 약 1조4,997억원 수준으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국내외 드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드론 업체들도 투자 유치와 판로 개척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율비행 드론 기반의 물류창고 재고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는 비거라지는 최근 263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북미 10대 물류회사인 켄코로지스틱스와 공동 개발한 드론 솔루션을 다수의 물류창고에 적용 테스트 중이며, 국내 최초 AI 군집 비행 제어 기술 특허를 출원한 다온아이앤씨는 지난 9월부터 매주 진행되는 한강 불빛 드론라이트 쇼, 부산 광안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M 드론라이트 쇼 등에 대규모 드론 쇼를 선보이며 해외 관계자들의 이목 끌기에 한창이다.
러·우 전쟁 계기, 핵심 군사 기술로 주목받아
무엇보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드론의 쓰임새는 방위 산업 분야다. 지난해 2월부터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비롯해 최근 불거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드론이 위협적인 공격 자원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다. 실제로 지난 17일 시작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에서는 정찰 및 타격 임무를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군용 드론을 전시한 LIG넥스원, 전투에 활용되는 드론을 비롯한 유·무인 복합체계를 전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대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안티 드론 시스템을 소개한 한화그룹 등 부스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드론의 활용 가능성을 향한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파블로항공 역시 일찍이 국방 드론 산업에 주목했다.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통해 독자적 기술 개발은 물론 국가 안보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파블로항공은 자사의 핵심기술인 군집 제어를 바탕으로 유인항공기와 무인항공기의 협업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소형 무인기(rotary wing·회전익) △중형 무인기(VTOL·수직이착륙기) △대형 무인기(fixed wing·고정익)를 고도별 3개의 구간으로 나눠 운용하고, 각 구간에 속한 다수의 무인기는 유인기가 통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해당 프로젝트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진행하는 ‘2023년 방산혁신기업 100’ 2기에 선정되며 그 가능성을 높이 인정받았다.
파블로항공은 방산혁신 기술 개발을 위해 20여 명의 전담 연구원을 비롯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사업에서의 기술 개발은 군에서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유·무인 협업(MUM) 체계’ 기술 획득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임승한 기술부사장은 “군집드론 기반의 유·무인 협업 체계는 국방력을 강화하는데 다양한 전략적·전술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술로 국가 안보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