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절세 가장한 탈세' 불법 PG사, '근절' 나섰지만 해결은 '요원'
Picture

Member for

1 month 1 week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끊이지 않는 '불법 PG', 형사처벌 가능하지만 여전히 '횡행'
금감원 "연루된 가맹점도 불이익 있을 수 있다"
일각선 취약계층 보호 목소리도, "'투트랙 전략' 필요해"
절세단말기_국세청_20240105
불법 PG 영업/출처=국세청

영세·중소 판매업자와 음식점을 대상으로 불법 결제대행(PG) 영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금을 절세할 수 있다는 '절세단말기'에 이어 카드사 압류를 피할 수 있다는 '결제대행단말기'까지 출현한 상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현행법상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이들 불법 PG 업체의 근절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일각에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다각적인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불법 PG 영업 횡행, 카드사도 '대략난감'

최근 온라인 블로그 등에서 '카드대금상계처리' 등을 명목으로 한 불법 PG 영업 사례가 늘고 있다. 자금 애로를 겪는 가맹점에 오프라인PG(이하 오프PG)로 매출을 카드사 압류 없이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 식이다. 이들은 오프PG 단말기로 가맹점이 결제 요청을 할 때 카드사가 아닌 PG로 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PG사가 카드사에 결제 요청을 하게 돼 카드사는 매장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게 된다. 반 오프라인 매장은 밴(VAN·부가통신사업자)에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사업자 정보를 입력하고 카드사에 가맹점 신청을 해야 하지만, 이들은 개인회생 등으로 사업하기 어려운 점주 대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을 할 수 있는 PG결제로 매출을 받을 수 있다고 영업하고 있다. 온라인 결제의 경우 PG사가 일종의 가맹점이 돼 대신 결제를 요청하는 구조다.

이는 과거 절세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탈세를 유도하던 불법 PG 업체들과 영업 행태가 유사하다. 20만원 상당의 온라인결제가 가능한 캣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0.5∼1.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매출대금을 선정산할 경우 수수료는 계속 오른다. 이 같은 불법 PG 영업이 횡행하면서 카드사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매출이 빠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불법 PG가 소비자 피해나 민원으로 이어지면 카드사 입장에서도 마냥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영업을 하던 업체들 상당수가 2차 PG 정산 업무를 하는 대리점인 경우가 많아 전자거래법 위반 소지도 있다. 대리점의 경우 PG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은 무허가 업체기 때문이다.

절세단말기_금융감독원_20240105
절세단말기 불법 업체 광고/출처=금융감독원

소비자 피해 가능성 높아, 금감원 "엄정 지도할 것"

소비자 피해 가능성도 짙다. PG 하위 가맹점으로 등록되면 업체 확인이 어려워 환불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데다 가맹 계약을 해지할 경우 환불까지 불가능해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가맹점들에 불법 PG 업체가 성행하고 있음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국세청으로부터 미등록 혐의 업체들의 명단을 받아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미등록 PG사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PG업 전반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등록 PG사들이 전금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엄정히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업체들의 전금법 위반 및 탈세행위 등에 연루되면 가맹점 또한 가산세 납부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불법 PG 업체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선 영세업자가 불법의 마수에 뛰어들지 않을 수 있을 만한 여건을 먼저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법 PG 업체를 이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파이가 '생계 문제'이니 만큼 무작정 PG사만 잡아서 해결되진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결국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어려운 이들에게 있어 불법과 합법의 경계는 다소 흐릴 수밖에 없다. 물론 범죄 행위 자체를 옹호할 순 없겠지만 취약계층을 절벽으로 몰아넣는 미비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이 높아지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법 PG 업체 및 이를 이용하는 가맹점들을 철저히 조사함과 동시에 보다 탄탄한 사회 기반 시스템을 마련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1 week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