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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 탑재 맥 라인업, 3종류 출시 "모든 맥 제품에 적용"
6월 개최되는 '연례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될 전망
AI 부재로 올해 10% 이상 빠진 주가, 이날 4.3% 상승
애플이 인공지능(AI) 승부수를 띄웠다. 아이폰에 이어 PC와 노트북 ‘맥’에도 AI 칩과 기능을 탑재한다.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제품 라인업 개편으로 건재함을 증명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애플, AI기능 가미한 M4칩 생산 임박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애플이 차세대 M4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맥 라인업의 전면 개편에 돌입할 것이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서 출시된 M3는 기능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던 만큼, AI에 집중한 M4를 통해 맥 라인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I 성능을 강화한 이번 반도체는 보급형에 장착할 도넌(Donan), 브라바(Brava)와 최고사양 하이드라(Hidra)로 나뉘어 생산에 들어간다. M4가 들어간 맥 라인업은 크게 세 가지가 될 전망이다. 기본형 14인치 맥북 프로와 고급형 14인치 및 16인치 맥북 프로, 맥 미니를 우선 출시하고 이후 13인치와 15인치 맥북 에어, 맥스튜디오(데스크톱) 등을 순차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맥 라인업 개편은 AI 기능을 모든 제품에 탑재하려는 애플의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AI 기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칩은 AI 기능이 기기 자체에서 실행되도록 지원하게 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낮은 판매량에 절치부심한 애플, M4 개발로 AI 기능 강화 노린다
애플이 서둘러 맥 라인업의 전면 개편에 나선 것은 최근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 판매량은 2022 회계연도(10월∼9월)에 정점을 찍은 이후 2023 회계연도에는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M3 칩을 탑재하며 새로운 맥 제품을 출시했지만, M3의 성능이 이전 칩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판매량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간 애플은 유독 '한방'을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등에 비해 AI 기능이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 주가가 10% 이상 빠진 상태다. 최근 10년간 공들여 온 애플카를 포기하고 AR(증강현실) 전략에 집중하는 큰 그림은 공개했으나 AI에 있어서는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AI 아웃소싱 이야기도 있다. 당장 구글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담는 것을 고려하는 한편, 오픈AI와도 접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도 나왔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애플이 곧 출시할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에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미지를 만들고 글을 작성하는 기능을 포함하는 생성형 AI 기능을 강화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애플이 중국 바이두에 매달리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애플은 최근 바이두와 접촉해 바이두의 AI 어니봇을 중국향 아이폰에 탑재하는 것을 논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AI칩 적용 소식에 주가 상승
다만 애플은 그간 AI 전략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0년(2010~2023년 9월) 동안 애플은 올해 동영상 AI 스타트업 ‘웨이브원(WaveOne)’을 포함, 총 32개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거의 2배나 차이가 나는 수치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콜롬비아 대학교 연구원들과 함께 오픈소스 형태인 멀티모달 LLM ‘페럿(Ferret)’도 공개했다. 아울러 생성형 AI 관련 논문 ‘휴먼 가우시안 스플랫(HUGS: Human Gaussian Splats)’과 ‘LLM in a flash: 제한된 메모리로 효율적인 LLM 추론’을 공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애플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아이폰에도 A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JP모건은 곧 탑재될 AI 기능으로 2026년에는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오는 6월 10일부터 일주일간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개발자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아이폰의 차기 운영체제와 인공지능 프로세서, 비전 프로와 맥OS 개발 방향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M4 출시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4.3% 상승한 175.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이번 M4 라인업 공개에 앞서 "시장은 애플 제품과 서비스 마진의 잠재력을 또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향후 제품 매출보다 서비스 비중을 늘리면 전체 마진은 60%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시한 애플의 목표주가는 현재보다 28%가량 상승 여력을 둔 주당 225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