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선택받은 큐캐피탈, 초록뱀미디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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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뱀미디어 우협 대상자로 큐캐피탈 낙점 
산은 혁신성장펀드, 수은 첨단전략산업 GP 자리도
큐캐피탈의 펀딩 순항, 회수 실적이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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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캐피탈파트너스/사진=큐캐피탈 홈페이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의 신규 블라인드펀드 결성이 순항하고 있다. 유한책임사원(LP)들의 출자를 연이어 받아내면서 펀드 결성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큐캐피탈은 새로운 펀드 조성을 위해 향후 투자 활동도 활발하게 벌일 예정이다.

큐캐피탈, ‘초록뱀미디어’ 우협 선정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초록뱀미디어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이날 큐캐피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최근 진행된 본입찰에는 PEF 운용사 큐캐피탈과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등 복수의 원매자가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씨티프라퍼티가 보유하고 있는 초록뱀미디어 지분 39.33%다.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씨티프라퍼티 지분의 가치는 약 800억원이다.

현재 초록뱀미디어는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7월 초록뱀미디어 전 임원의 배임 혐의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이에 초록뱀미디어는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영권 매각을 결정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거래정지 사유는 해소될 전망이다. 초록뱀미디어가 상장폐지 심의·의결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출한 결과 거래소는 개선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30일까지 경영권 지분 매각이 완료될 경우 실질적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될 예정이다.

큐캐피탈의 순항에는 회수 실적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큐캐피탈의 트랙레코드 중 동양매직(IRR 42%), 한글과컴퓨터(IRR 33.51%) 등이 잭팟을 터뜨린 딜로 꼽힌다. 이 밖에 큐로CC, 제네시스 비비큐 등의 투자건도 20%가량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산업·수출입銀 GP 선정도

최근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출자 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며 자금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큐캐피탈은 최근 1개월간 2건의 출자를 확정했다. 지난달에는 산업은행의 혁신성장펀드 출자사업 GP로 선정됐으며 이달에는 수출입은행의 첨단전략산업 GP로 정해졌다. 이로써 큐캐피탈은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각각 900억원과 300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최소 조성액 3,00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이 사실상 모집 예약된 상태다. 현재 국내 펀딩 시장의 조달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다수의 GP가 동시다발적으로 펀드 결성을 준비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두드러진 성과다.

지난 1982년 벤처캐피탈로 출범한 큐캐피탈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거쳐 2009년부터 PEF를 조성하며 PE 업계에 진입했다. 10배 이상 수익을 내는 소위 ‘대박’ 사례는 없지만 포트폴리오별로 2배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두산건설, 노랑통닭, 제네시스비비큐, 한글과컴퓨터, 아시아나항공, 이랜드리테일 등이다. 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및 메자닌 투자를 골고루 진행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한 딜은 동부익스프레스다. 지난 2014년 KTB PE와 컨소시엄을 조성해 지분 100%를 3,000억원에 인수했고 2년 뒤인 2016년 엑시트를 단행했다. 매각대금은 4,162억원이며 IRR은 9.88%다. 이밖에 큐로CC와 제네시스비비큐 등에도 각각 1,417억원, 1,2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2018년 3,000억원 규모로 결성된 ‘큐피씨13호’를 활용해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 전환사채(CB)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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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캐피탈파트너스/사진=큐캐피탈 홈페이지

풍부한 투자재원 업고 순항

큐캐피탈이 이처럼 꾸준히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투자재원 덕분이다. 특히 펀드레이징(자금조달)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큐캐피탈은 2009년부터 총 20개가량의 PEF를 조성했는데 2019년에는 3,000억원 규모의 단독운용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는 성과도 올린 바 있다.

가장 큰 규모의 펀드는 지난 2021년 결성한 블라인드펀드 ‘큐피씨15호’다. 총 4,060억원 규모로 조성된 이 펀드는 지난해 SK에코플랜트(500억원), 야나두(300억원), 에어스메디컬(100억원) 등에 투자하는데 활용됐다. 지난해 기준 2,500억원 이상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가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큐캐피탈은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등 향후 이어질 컨테스트에도 적극 참여해 펀드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펀드 결성 시한이 모두 올해 말인 만큼 컨테스트 외 국내 다수 LP와 출자 협의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새로운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뒤 내년 초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며 “기존 15호 펀드 규모(4,067억원) 이상의 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캐피탈은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만들기 위해 기존 펀드의 투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큐캐피탈은 큐피씨15호의 자금을 70%(2,800억원)가량 써야 하나, 현재 1,500억원 규모를 투자한 상황이다. 이에 큐캐피탈은 최소 1,300억원가량의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바이아웃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