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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샤오미에 밀리더니” 애플, 점유율 5위 추락 속 中 직영 매장 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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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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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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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위였던 애플, 2년 만에 중국업체에 밀려 5위로
애국소비 확산· 자국폰 보조금 지원에 발목
美 고관세 여파로 중국산 아이폰 생산 조정 불가피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폰 소비 보조금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중국 내에서 궈차오(國朝·애국소비) 기조가 확산한 여파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위까지 추락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중국을 피해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생산지를 다변화하면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스마트폰 수입 비중도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다.

中 애플 직영 매장 첫 폐점 예정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9일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시 중산구에 위치한 직영 매장인 애플스토어를 폐점한다. 애플이 중국에서 직영 매장 문을 닫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 고조로 중국 내에서 애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실제 애플의 중국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2023년까지만 해도 중국 내 애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위였지만, 2024년 3위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5위까지 추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는 화웨이(18%·1,220만 대)가 차지했다. 이어 비보(17%·1.180만 대), 오포(16%·1.070만 대), 사오미(15%·1.040만 대) 순이었다. 애플(15%·1.010만 대)은 5위에 그쳤다. 상위 5개 제조사 가운데 중국 업체가 4곳에 달했고, 4개 업체 합산 점유율만 65%가 넘는다. 연간 성장세를 봐도 1위 화웨이는 하모니OS 5.0을 탑재한 '노바 14' 시리즈로 독자 생태계를 강화하며 출하량이 전년보다 15% 성장했지만, 애플의 중국 출하량은 전년 대비 4% 증가에 그쳤다.

이와 반대로 미국에서는 중국산 스마트폰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미국 내 전체 스마트폰 수입의 61%를 차지하던 중국산 제품 비중은 올해 2분기 25%로 급격히 떨어졌다. 대신 인도산 스마트폰이 지난해 13%에서 올해 44%로 증가했고, 베트남산도 지난해 24%에서 올해 30%로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한 건 애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60%가 넘는 고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애플이 중국에 집중된 아이폰 공급망을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한 영향이 2분기부터 반영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전 세계에 공급되는 아이폰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됐으나, 중국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급망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중국 내 '애국소비' 급증, 이례적 할인에도 판매량 뚝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데는 미·중 갈등 심화로 중국 내 반미 감정이 커지면서 애국소비가 확산된 영향이 컸다.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현지 최대 고객 중 하나인 관영 기업·정부출연기관 소속 직원들이 더 이상 아이폰을 구매하지 않는 데다, 현지 브랜드가 아이폰에 준하는 스마트폰을 내놓은 여파도 크게 작용했다. 실제 지난 5년간 미국 정부 칩셋 제재로 5G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했던 화웨이는 자체 칩셋 개발에 성공, 고사양 스마트폰 출시까지 성공하면서 현지 내에서 자국 브랜드를 이용하자는 애국소비 열풍에 화력을 더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폰 소비 진작을 위해 6,000위안(약 115만원) 이하 스마트폰에만 정가의 15%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한 게 촉매제가 됐다. 중국산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위해 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의 아이폰(중국 판매용) 탑재가 중국 정부의 불허로 막힌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 최대 쇼핑 성수기인 광군제 기간에도 아이폰 판매량은두 자릿수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기간인 11월 1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아이폰 매출은 10% 이상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 스마트폰 매출은 7% 증가했다. 광군제 기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자체가 감소한 영향도 있지만 애국소비에 나선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 구매를 확대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거듭된 부진에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파격적인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지난 6월 애플은 중국 정부의 디지털 소비 촉진 정책에 맞춰 자사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대 2,000위안(약 38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보조금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했다. 애플이 중국 내 자체 공식 유통망에서 정부 보조금을 직접 적용하는 첫 사례로 현지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을 대폭 낮추는 조치였다. 그러나 애플은 보조금 정책에서 고가 정책의 한계로 상대적으로 소외돼 출하량이 1.9%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애플 매출 20% 차지

중국 시장은 애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과 유럽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도 그만큼 중국 시장이 애플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탓에 애플이 기존에 중국 중심이던 아이폰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중국에서 생산하는 미국 수출용 아이폰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중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애플 죽이기’에 나설 경우 과거 10여 년 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였던 삼성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삼성 죽이기’에 나선 적이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호 관세 가중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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