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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두박질친 삼성전자 주가, D램·파운드리·HBM 나란히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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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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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연초 대비 30% 빠져
D램은 중국에, 파운드리·HBM은 TSMC와 SK하이닉스에 뺏겨
"이대로는 안 된다" 인력 쇄신 나선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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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주력 부문인 D램 시장에서 악재가 누적되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파운드리 등 반도체 핵심 부문 경쟁력이 줄줄이 약화한 결과다. 궁지에 몰린 삼성전자는 해외 인력을 감축하고, 통상 12월에 진행되던 정기 인사를 1개월가량 앞당기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위기의 삼성전자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직전 거래일 대비 1.24% 하락한 5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와 비교하면 30%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가파른 주가 하락세로 인해 삼성전자(보통주)의 시가총액은 이달 초 367조1,420억원에서 25일 333조7,100억원으로 33조원 넘게 줄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2,105조6,510억원) 중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5.85%로, 지난 2016년 6월 14일(15.79%)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미끄러졌다.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는 D램 부문의 경쟁력 약화가 지목된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D램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D램 가격 회복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평가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중국 D램 제조사 CXMT는 D램 생산 능력을 2022년 월 7만 장 수준에서 지난해 월 12만 장, 올해 월 20만 장으로 가파르게 늘리고 있다. CXMT의 글로벌 D램 생산 능력 비중은 2022년 4%에서 올해 말 12%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최선단 D램 공정 개발·양산 부문에서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6세대 1c(11~12나노) 미세 공정을 적용한 16기가바이트(GB)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D램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의 1c D램 수율은 6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1c D램은 아직 수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1c D램 양산이 2025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제기된다.

파운드리·HBM 시장 입지 좁아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 흐름 역시 삼성전자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첨단 공정 경쟁력이 약화하며 고객사가 줄줄이 이탈한 영향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TSMC의 시장 점유율은 1분기 61.7%에서 62.3%로 0.6%포인트(P) 늘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0%에서 11.5%로 0.5%포인트 늘었으나, 동시에 TSMC와의 격차 역시 50.8%p로 1분기(50.7%p) 대비 소폭 확대됐다.

HBM 부문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이전부터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독점 공급해 왔으며, 지난 3월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HBM3E 12단 제품은 올해 3분기 양산에 돌입해 4분기 본격 출하할 예정이며,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에 12단 제품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퀄테스트(품질 검사)에 통과하지 못하며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늦어도 8월까지는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이 퀄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현재까지도 통과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삼성전자의 HBM3 제품이 퀄테스트를 통과해 중국 판매용 AI 가속기에 일부 공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긴 했지만, 공급 물량 자체가 적은 만큼 사실상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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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쇄신에 '박차'

시장 경쟁력 약화로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는 인적 쇄신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삼성전자가 동남아·호주·뉴질랜드에서 인력 감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에 있는 삼성전자 직원이 인사 담당자, 관리자들과 비공개회의를 갖고 감원 계획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통보받았다는 전언이다. 인력 감축 규모는 해당 해외 법인 인력 중 10%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중국·인도 등 법인에서도 영업·마케팅 직군, 관리 직군 등 비제조 분야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전체 직원(2만5,000명) 중 1,000명을, 중국에서 영업 인력 30%를 감원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같은 해외 법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일부 해외 법인에서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자 일상적인 인력 조정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특정 직책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그런가 하면 업계에서는 조만간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의 조직 개혁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진행했던 인사를 앞당겨 이르면 다음 달 말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필두로 연말 정기 인사를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 경쟁력 부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일종의 감사 격인 경영진단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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