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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매수 불 붙겠네"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이후 주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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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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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측 공개매수 마무리,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 실패
장내 지분 매수 움직임 본격화 전망, 고려아연 주가 급상승
기존 투자자 차익 막대, 신규 투자에는 주의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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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맞서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무리됐다. 양측 모두가 공개매수를 통한 과반 지분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시장은 차후 최 회장과 영풍·MBK 연합이 나란히 장내 지분 매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 기대가 과열되며 고려아연 주가는 연일 매서운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최 회장, 공개매수로 1.41% 지분 확보

28일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 연합보다 높은 89만원의 공개매수가를 제시해 유통주 대부분에 해당하는 최대 약 20% 지분을 매수, MBK 연합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앞서 MBK 연합이 지난 14일 먼저 끝낸 공개매수를 통해 5.34% 지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고려아연 측은 당초 계획한 최대치보다 적은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공개매수를 통해 손에 넣은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 지분뿐이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까지 높아졌다. 영풍·MBK 연합은 앞선 공개매수로 38.47%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가 모두 소각될 경우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 지분은 각각 약 43%, 40%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향후 양측이 장내 지분 매수에 힘을 쏟으며 주주총회 '표 대결'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자사주 소각 후 지분율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어느 쪽에도 확실히 속하지 않은 '스윙 보터(Swing voter)'의 지분은 6.87%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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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고려아연 주가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28일 종가 기준 고려아연의 주가는 130만1,000원으로 전일 대비 3.83% 상승했다. 이는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 단가(89만원)보다 47.19% 높은 수준이다. 이날 3.75% 강세로 시작한 주가는 점차 상승폭을 키워 오후 한때 11.73% 강세로 140만원 선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고려아연 주가 급등의 원인으로 ‘숏 스퀴즈(Short squeez)‘를 지목한다. 고려아연 선물 투자에 나섰던 기관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매도 계약)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물 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숏 스퀴즈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해 일단 주식을 빌려 매도한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빌린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기관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고려아연 선물 11월물을 5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차후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선물 숏 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예상과 달리 고려아연 주가는 24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기관은 지난 24일 16억원, 25일 508억원 규모의 선물을 순매도하며 매수 물량을 대부분 정리했다. 특히 금융투자는 25일 고려아연 선물 11월물을 521억원어치 팔아치웠고,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같은 날 490억원 규모 주식 현물을 매수했다. 금융투자는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 등이 자기 자금으로 직접 투자할 때 잡히는 수급이다.

"고려아연 투자, 무작정 뛰어들면 위험"

이 같은 주가 상승세는 국민연금 등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막대한 호재가 될 수 있다. 28일 종가 기준 국민연금의 보유량 156만6,561주(최근 공시 기준)의 평가액은 약 2조380억원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공개매수를 공시하기 전날인 9월 12일(주가 55만6,000원) 기준 평가액은 8,710억원에 그쳤다. 불과 45일 만에 평가액이 133.98% 뛰어오른 것이다.

다만 이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국민연금이 보유 지분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나온 계산이다. 시장은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물량 일부를 매도해 이미 차익을 실현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직접 투자와 위탁 투자를 대략 50:50 비율로 병행하며 주식을 운용한다"며 "직접 투자한 지분은 매도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위탁 투자 물량은 이번 경영권 분쟁 기간에 처분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파른 주가 상승세와 차익에 현혹돼 무작정 고려아연 신규 투자를 단행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주가가 이미 눈에 띄게 과열된 데다, 향후 경영권 분쟁 진행 상황에 따라 급격한 가격 하락이 나타날 위험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전문가는 "최근 고려아연의 주가는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22년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일시적인 분쟁으로 과열된 주가는 결국 거품의 일종으로, 사태가 진정되면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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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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