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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충당금 여파에 여력 상실한 DGB금융, 당국 정상화 압박도 '겹악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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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충당금에 '직격타', DGB금융 올 1분기 순이익 29.33% 감소 전망
정상화 방안으로 '인센티브' 내건 금융당국, 정작 은행권은 "인수 압박 아니냐"
계열사 하락세에 고사 위기 몰린 DGB금융, "PF 정상화 패러다임 고심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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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탓에 순이익 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그룹 실적을 떠받쳐 줄 대구은행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충당금 등 여파로 그룹 전체 이익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PF 정상화 압박을 가하면서 DGB금융의 부담이 한층 늘었다. 저축은행 업계의 추락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곤 하지만, 은행권 내부에서도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고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DGB금융지주, PF 부실에 대규모 충당금 쌓았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 금융지주의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기 시작했다.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등 지방금융지주 3곳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1분기 기준 3,232억원으로, 전년 동기(1,607억원) 대비 102.4%가량 증가했다. BNK금융은 818억원에서 1,249억원으로, DGB금융은 427억원에서 1,104억원으로, JB금융은 362억원에서 899억원으로 각각 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대됐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건 DGB금융이다. 충당금 적립 규모 증가액이 3대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 순이익도 하락 추세다. DGB금융은 올 1분기 1,255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33% 감소한 수준이다.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하면서 겹악재를 맞은 셈이다.

이에 글로벌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DG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 전체 자산건전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이투자증권의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8,920억원 수준으로, 자기자본의 약 70%나 차지한다. 이는 업계 평균 추정치(33%)의 2배가 넘는 수치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사업 초기 단계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비중이 높아 리스크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PF 정상화 발표 앞둔 금융당국, 은행권 압박 심화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5월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은행권에 거듭 압박을 넣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으로 신디케이트론 형태의 자금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은행과 보험사를 통해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PF 사업장에 집단 대출 형태로 자금을 대는 식이다. 아울러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PF 사업장을 인수하는 금융사를 위한 한시적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엔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확대하거나 부실이 발생해도 임직원에 대한 면책을 완화하는 등의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차원에선 인센티브를 강조했지만, 은행권은 이를 '정상화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사실상 필수 요건을 인센티브라는 이름으로 바꿨을 뿐이란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이야기하는 건 우리가 부실 사업장을 경·공매로 내보낼 테니 너희가 사업장을 인수해 살리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공공 산소 호흡기를 뗄 테니 민간 호흡기를 달라고 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은 알아서 살리겠지만, 경·공매로 나올 정도면 은행뿐만 아니라 2금융권에서도 사업성이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선 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권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부쩍 늘어난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PF대출 잔액은 총 135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저축은행은 약 9조6,000억원을 차지해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총자산 중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9월 7.1%에서 12월 7.6%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예상손실 규모를 약 2조6,000억원~4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추가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1조원에서 3조3,000억원까지인 것으로 분석됐다. 적자 규모 추정치는 2조2,00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하루빨리 저축은행 업권의 리스크를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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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부담 가중, "전략 재정비 필요해"

문제는 저축은행 리스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DGB금융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단 점이다. 업계에선 현재 DGB금융이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여력을 상당 부분 잃었단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1,32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연간 31억원의 손실을 기록,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탓에 2022년에도 연 1,1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DGB캐피탈도 지난해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대비 22.5% 감소한 59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충당금 규모는 692억원 수준이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93.8%를 차지하는 대구은행이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단 점도 악재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이 증가한 데다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예대금리차가 좁혀진 탓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효과로 그룹 실적에 크게 기여했던 DGB생명마저 기고효과에 따른 실적 감소가 가시화 추세다. 사실상 DGB금융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이 고사 직전에 몰린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추락이 가속한 건 사실이다.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KB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 4개사의 장기신용등급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은행권도 저축은행 중심의 정책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 "은행권도 PF 부실에 따른 리스크가 적지 않은 만큼 저축은행의 리스크 부담을 나눠 짊어지기엔 부담이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당국 차원의 전략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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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본 동원해 도전장 내민 에어프레미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새 주인 될 수 있을까

해외 자본 동원해 도전장 내민 에어프레미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새 주인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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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무 매각 본입찰 뛰어들어
룩셈부르크 카고룩스, MBK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 구성
경쟁사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도 외부 자금 유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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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를 위해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와 손을 잡았다. 해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인수 경쟁을 위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차후 인수전의 향방이 '자금 동원 규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어프레미아가 탄탄한 컨소시엄을 발판 삼아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에어프레미아 컨소시엄 구성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본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LOI에는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츄에이션(SS)펀드, 메리츠증권, 룩셈부르크 카고룩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와 파빌리온PE가 공동운용(Co-GP) 펀드를 조성하고, 카고룩스와 메리츠증권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MBK파트너스는 SS 2호 펀드를 통해 약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은 에어프레미아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룬 카고룩스에 주목하고 있다. 카고룩스는 룩셈부르크항공·카타르항공이 지분을 가진 해외 화물 항공사다. 에어프레미아가 인수전에서 승기를 거머쥘 경우,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의 실효적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항공업은 국가의 안보 및 안전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업종으로, 외국 법인 또는 외국인의 경영권 행사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외국 법인 및 외국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국내 법인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교부받을 수 없다.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이후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카고룩스가 순수한 재무적 투자자(FI)라는 점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어프레미아의 항공화물 부문 경쟁력

만약 에어프레미아가 이 같은 '장벽'을 넘어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국내 항공화물 시장 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기재를 보유한 항공사로, 여타 인수 후보자들과 달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자마자 가동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단일 기재인 B787-9 드림라이너 5기를 운용 중이다.

에어프레미아의 대형 기재 관리 역량은 인수 이후에도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11기 중 8기는 기령 25년 이상의 노후 항공기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기령이 30년을 넘으면 퇴역 수순을 밟아야 한다. 인수 이후 대다수 항공기의 정비·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미 대형 화물기를 운항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는 경험을 살려 인수 이후 여타 LCC보다 빠르게 기재 상황을 정상화할 가능성이 크다.

폭넓은 운항 노선도 에어프레미아의 강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LCC의 노선은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치중돼 있다. 반면 에어프레미아는 대형 항공사(FSC)와 LCC의 중간인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 일본·동남아 노선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장거리 미주 노선을 모두 운항하고 있다. 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미주·유럽 노선 비중은 70%에 달한다.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 조달 경쟁'

추후 관건은 에어프레미아가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다. 25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주관사 UBS가 진행한 본입찰에는 이스타항공과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 3곳이 참여했다. 예비입찰 참여 후 실사를 진행한 LCC 4곳 중 제주항공을 제외한 3곳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측은 "여러 불가피한 사정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을 준비하기에 한계가 있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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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입찰에 참여한 3곳 LCC가 모두 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자금 조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한 경쟁 자금 확보 역량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스타항공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5호 펀드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5,000억원을 목표로 조성 중인 5호 펀드는 1차 클로징에서 3,40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도 인수금융 주관사로 합류하며 힘을 보탠다.

에어인천은 자금력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한국투자파트너스의 PE본부를 FI로 확보하며 활로를 찾았다. 인수금융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펀드 자금)와 신규 결성할 블라인드펀드 재원이 인수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측인 대한항공과 UBS는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인수 희망 금액과 자금 마련 계획 등을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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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보이' IPO에 1조원 몰렸다, 中 지원책에 홍콩증시 부활 신호탄

'몹보이' IPO에 1조원 몰렸다, 中 지원책에 홍콩증시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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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中 정부 규제에 IPO 무산, 홍콩증시 하락세
최근 몹보이, 유비테크 등 'AI 대어' 상장 이어져
올해 중국당국, IPO 지원·AI 육성 등 지원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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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위축됐던 홍콩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로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24일 상장한 중국 AI 전문기업 몹보이(Mobvoi, 出門問問)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육박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상장한 중국 AI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유비테크(UBTECH)는 반년도 안 돼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여기에 연말까지 호라이즌을 비롯한 IPO(기업공개) 대어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그동안 홍콩증시의 위축을 야기했던 중국 정부의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中 AI기업의 홍콩증시 상장 이어져

26일(현지시간)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몹보이 주가는 전일 대비 0.89% 오른 3.39홍콩달러(약 596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4일 홍콩증시에 입성한 몹보이는 개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21% 급락했으나 장 마감 전 대부분 낙폭을 회복하면서 상장 당일 시가총액 54억8,900만 홍콩달러(약 9,700억원)를 기록했다. IPO 이후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주가가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1조원에 육박하는 시총은 유지하고 있다.

몹보이는 미국 알파벳 산하 구글 엔지니어 출신 리즈페이(李志飛)가 2012년 베이징에서 창업한 회사다. 리즈페이는 머신러닝의 일부인 음성 인식·자연어 처리 분야 전문가로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의 기술 개발을 주도하기도 했다. 몹보이는 지난 2015년 중국어 기반 운영체제를 적용한 스마트 워치 ‘틱워치(Ticwatch)’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AI 음성 인식 기술과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시퀀싱 몽키(Sequence Monkey)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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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보이의 스마트워치 '틱워치/사진=몹보이 유튜브 캡처

몹보이의 연 매출은 2021년 3억9,800만 위안(약 760억원), 2022년 5억 위안(약 953억원), 2023년 5억700만 위안(약 966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2022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AI 소프트웨어의 매출은 연평균 140% 성장해 2021년 6,000만 위안(약 114억원)에서 2023년 3억4,300만 위안(약 656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매출에서 AI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5%에서 2023년 67.7%로 급증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몹보이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7차례에 걸쳐 총 2억3,000만 달러(약 3,16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2015년에는 구글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2010년 중국에서 철수했던 구글은 당시 창업 4년 차였던 몹보이에 투자하면서 중국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이후 2017년에는 독일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으로부터 1억8,000만 달러(약 2,490억원)를 투자받아 합작사를 세웠다. 해당 합작사가 개발한 차량 내부 음성 컨트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현재 몹보이의 가장 큰 수익원이 됐다.

한편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최근 일주일 사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주요 AI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홍콩증시에 유비테크의 주가는 지난 26일 176.1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상장 당시 공모가 89.9홍콩달러 대비 96% 오른 수치로 시가총액도 13조원에 육박했다.

세계적인 AI 안면인식 기업 센스타임의 주가는 43.10% 급등했다. 센스타임은 중국 AI 굴기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최근 선보인 자체 AI 모델 '센스노바 5.0'을 샤오미 전기차에 탑재하기로 했다. 홍콩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된 메타버스 기업 플로잉 클라우드의 주가도 18% 뛰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AI 사진 보정 앱 메이투는 13% 올랐다. 메이투는 지난해 10월 AI 모델 '미라클 비전 3.0'을 발표하고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홍콩 IPO 시장 자금 조달 22년 만에 최저

홍콩은 오랜 시간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 자리를 지켜 왔지만 최근 미·중 갈등과 홍콩판 국가보안법 시행 등으로 금융 거래 통제가 강화되면서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해 홍콩 IPO 시장은 신규 상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22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증시 거래량은 크게 줄었고 IPO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증시에서 신규 IPO와 2차 상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58억8,000만 달러(약 7조7,000억원)에 그쳐 2001년 33억 달러(약 4조3,000억원) 이후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홍콩증시의 신규 상장 규모는 2010년 679억5,000만 달러(약 89조원)로 정점을 찍었고 코로나19 확산 초반이던 2020년에도 516억3,000만 달러(약 67조7,000억원)를 기록하면서 한때 뉴욕증시의 위상에 도전할 것이란 일각의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홍콩증시 부진과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 등으로 IPO 가뭄이 이어지면서 홍콩 항셍지수도 2018년 말 대비 35%가량 빠졌다.

IPO 기대주들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상장이 무산되자 임상시험이 필요한 바이오기업, 손익분기점을 못 넘긴 전기차업체, 사업을 확장하려던 기타 제조업체 등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촉망받던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마(威馬·WM)는 지난 2022년 홍콩증시에 상장을 신청했지만 무산됐고 이후 전기차 경쟁 격화와 경영난 속에 지난해 10월 파산을 신청했다. 중국 민영 병원 운영사인 루다오페이 의료그룹도 병원 건물 이전 자금 마련 등을 이유로 지난해 홍콩증시에 IPO를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21년 IPO를 신청한 주하이완다 상업관리그룹 역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초기 투자자들에게 원금 42억 달러(약 5조5,000억원)와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상태다. 투자자들이 막판에 자금 상환을 유예해 줬지만 기업주가 경영권의 상당 부분을 내려놔야 했다. 온라인 의료플랫폼 하오다이푸의 경우 IPO에 실패 후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상환하지도 못해 현재 투자자들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커머스업체 징둥닷컴의 자회사 2곳도 지난해 상반기 홍콩 증시 IPO를 신청했지만 승인받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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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호라이즌

홍콩 IPO 시장 침체에 중국 당국 상장 지원책 마련

홍콩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자 중국 당국은 침체된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중국 기업의 상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지난 19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성명을 통해 "홍콩 내 주요 중국 기업의 IPO를 지원하고 홍콩과 본토 거래소 간의 주식 거래 연결에 대한 규정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중국 선전과 홍콩증시 간 교차 거래가 가능한 '선강퉁'과 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 거래하는 '후강퉁' 등에 상장할 수 있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대상을 확대하고, 부동산투자신탁(REIT)도 증시 교차거래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홍콩증시에 위안화 표시 주식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로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의 위상을 다시 강화하고 거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감회는 "중앙 정부는 홍콩이 장기적으로 특별한 지위와 장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홍콩이 국제금융 중심지의 지위를 강화하고 자본시장 발전을 공동으로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양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ETF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승인한 바도 있다. 홍콩 당국이 가상자산 기관들의 허브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 앞서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에 나선 것 역시 흔들리는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달 중국 정부가 'AI+ 행동'으로 이름 붙인 AI 산업 육성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는 미국 중심의 AI 산업에 대항해 거국적인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중국 정부가 7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책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콩증시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더욱이 2분기 IPO 최대어인 호라이즌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어 홍콩 IPO 시장 회복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라이즌은 자율주행용 AI 반도체와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로, 지난 2022년 폭스바겐으로부터 24억 유로(약 3조3,600억원)를 투자받은 바 있다. 기업가치는 약 12조원으로, 이는 올해 1분기 상장된 12개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에 전문가들을 올해 홍콩 IPO 규모가 세계 3위권으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회계감사·컨설팅 회사인 PwC는 올해 홍콩 시장에서 80개 기업이 상장에 나서면서 지난해 두 배 수준인 총 1,000억 홍콩달러(약 16조7,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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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규모 1,900조원 육박,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리스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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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취약기업 상환능력 분석' 발표
기업 채무 1,900조원, 양은 늘어나고 '질'은 떨어지고
체감경기도 양극화, 수출기업 업황은 '개선' 내수는 '악화'
KIF_FE_20240429

기업들이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액이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상환 능력이 부족한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만큼이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여파의 직격타를 정면으로 맞은 기업들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와중에,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체감경기 양극화도 심화하는 모습이다.

채무 상환 능력 없는 기업 리스크, 금융위기 수준 '빨간불'

2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라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5.3%로 글로벌 평균인 157.1%에 비해 무려 68.2% 높은 세계 6위 수준으로 파악됐다. 국내 민간신용 레버리지는 팬데믹 종료 이후 글로벌 차원의 고금리 디레버리징(부채축소) 기간 중에도 지속 상승하며 신흥국 평균(152.1%)은 물론 선진국 평균(160.1%)도 크게 상회했다.

팬데믹 기간 국내 민간신용 레버리지 상승은 주로 기업신용 증가가 견인했다. 특히 은행권보다는 비은행권 대출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며 부채의 질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팬데믹 발발 이후 지난 2019년 말부터 2023년 말 기간 동안 은행권 대출은 45.1%(419조6,000억원) 늘어 1,350조5,000억원이 됐다.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은 539조1,000억원으로 94.7%(262조2,000억원)가 늘었다. 전체 기업대출 중 비은행권 대출 비중도 지난 2019년 말 29.7%에서 2023년 말 39.9%까지 상승했다. 팬데믹 기간(2019년 말∼2023년 말) 분기 평균 10.8%씩 불어난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대출이 각각 54.3%(98조9,000억원), 56.5%(564조원) 급증했다. 산업별로는 팬데믹 이후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관련 업종과 팬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업(175조7,000억원)과 건설업(44조3,000억원)의 대출 증가분이 전체 업종 대출 증가(567조4,000억원)의 38.8%를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이 팬데믹 이후 거의 2배 규모로 확대되면서 이들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팬데믹 피해가 컸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대출도 정부 지원금의 영향으로 각각 92조7,000억원, 27조5,000억원 늘었다.

이에 대해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별 기업대출 리스크를 비교·평가한 결과 최근 상환능력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7.4%로, 외환위기 고점(67.8%)보다는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4.1%)보다 높았다.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EBITDA)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기업의 경우도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50.5%로 외환위기 고점(62.0%)보다는 낮으나,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구조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기준으로 취약기업(200% 이상)의 차입금 비중을 계산한 결과에서도 지난해 6월 말 35.8%로, 외환위기 고점(84.3%)보단 크게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6.4%)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재무 단기 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으로는 취약기업(100% 이하)의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51.9%로 집계됐는데, 역시 외환위기 고점(58.2%)보다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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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증가, 건전성 악화의 '뇌관'

이같은 기업대출 규모 증가는 정부 규제와 더불어 고금리,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가계대출 수요가 급감하자 성장 한계에 부딪힌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기업대출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 결과다. 여기에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장기간 이어진 영향도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처럼 은행권 기업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건전성 악화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전 분기 말보다 1조원 증가한 12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기업여신이 전체의 80%(10조원)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5조7,000억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는데, 이 역시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4조4,000억원(전분기 대비 +1조3,000억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어려움을 커진 데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까지 덮친 영향이다.

문제는 기업대출 부실이 앞으로 더 확대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고강도로 관리하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실적 돌파구로 택한 은행들이 고객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대출 증가세는 올해 들어 더욱 가파른 모양새다. 지난해 3월까지 19조원이 늘어난 데 비해 올해는 같은 기간 무려 25조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조6,000억원 줄어 1년 만에 감소 전환한 반면, 기업대출 잔액은 10조4,000억원 급증했다. 가계대출을 억제한 풍선효과로 은행들의 공격 영업과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이는 역대 3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부실 위기감에 저축은행부터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까지, 금융권 전반의 건전성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그야말로 곳곳이 지뢰밭으로, 벌써 자영업자가 많이 몰린 인터넷은행과 지역 거점 중소기업 위주의 대출을 취급하는 지방은행의 경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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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내수 양극화, 수출기업 +5p·내수기업 -1p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양극화하고 있다. 경기 전망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대기업-중소기업, 수출-내수 기업 간의 온도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전산업 업황지수는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7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3년 5개월 만에 최저인 68까지 하락했다가 두 달 연속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9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치지만, 지난 20년간의 장기평균(77)에는 못 미친 수준이다. 업황지수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진단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특히 제조업의 4월 업황지수(73)가 전달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6월(73)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 규모·형태별로 살펴보면 대기업(+3)과 수출기업(+5)은 상승했으나, 중소기업(-1)과 내수기업(-1)은 내렸다. 이로써 대기업(80)과 중소기업(64), 수출기업(80)과 내수기업(69)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10포인트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5월 업황 전망도 대기업(81)과 수출기업(80)은 개선 흐름을 보였으나, 중소기업(67)과 내수기업(72)은 하락 또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총 수출 규모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최근 5년간 제자리걸음으로, 대기업과의 수출 격차는 점점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기업규모별 수출 동향을 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전체 수출액 중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19%, 17~18% 선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우 2020년 20%를 넘어서는 듯했으나 2021년 17%대로 하락했고, 중견기업도 2020년부터 3년간 17%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3대 수출국인 중국·미국·유럽연합(EU)에 대한 비중도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중소기업의 대중국 수출액 비중은 17.1%(232억 달러)였으나 2022년 13.8%(214억 달러)로 큰 하락폭을 보이다 지난해 소폭 상승(15.4%)했다. 대미 수출 비중도 2020년 17.4%(128억 달러)에서 2023년 14.8%(171억 달러)로 하락세다. 중견기업의 대미 수출 비중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중견기업의 대미국 수출 비중은 19.1%에 달했으나 2023년 16.1%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무역기술장벽(TBT)마저 최고로 치닫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3월(1분기)까지 누적 무역기술장벽은 1,19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21건)와 비교해 6.5%(73건) 증가한 수준으로,최근 3년간 1분기 TBT 통보 건수는 2022년 916건에서 작년 1,121건으로 늘었고 올해 1,194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TBT는 한계기업의 퇴장을 촉진하고 신규 기업 진입을 억제하는 등 수출 기업 수 감소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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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 영업이익 18% 하락, 프리미엄과 초저가 사이 차별화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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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하락, 매장 수도 겨우 1곳 늘어
업계 1위 스타벅스, 투썸은 두 자릿 수 성장
저가 브랜드와의 차별화 위해 리브랜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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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디야

이디야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다. 주요 카페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가 매출과 영업이익의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룬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한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업계 선두주자로 나섰지만 최근 메가커피·컴포즈커피와 같은 가성비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확장하면서 시장에서의 정체성이 애매해진 영향이다. 이에 이디야는 자체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브랜드 리뉴얼 등을 통한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영업이익, 2013년 이후 10년 만에 100억원 하회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 감소한 82억원을 기록했다. 이디야의 영업이익이 100억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더욱이 불과 2년 전인 2021년 영업이익은 190억원을 기록했지만 2년 만에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56억원으로 2022년 2,778억 대비 0.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45.7% 줄었다.

이디야는 브랜드가 성숙기에 접어든 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행한 가맹점주들을 위한 상생지원 정책을 이어가는 점 등이 본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가맹점 지원 비용을 살펴보면 이디야는 △원두 가격 8% 인하 △우유값과 원자재 공급가 최소화 △가맹점 원두 무상지원 등에 약 74억원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이디야 멤버스 애플리케이션 할인쿠폰 비용과 홍보물 등 판매촉진비 120억원도 전액 본사가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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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기간 투썸플레이스와 스타벅스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투썸플레이스는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3% 증가한 2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282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특히 케이크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실적 성장을 이뤘다. 투썸플레이스의 시그니처 케이크 '스초생'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 180만 개를 기록했으며 12월에만 60만 개가 판매됐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의 변화,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힘쓴 결과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업계 1위 스타벅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4.2% 증가한 1,3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9,295억원으로 12.9% 늘었다. 887ml의 대용량 컵을 새로 적용한 '트렌타' 등 차별화 음료 상품을 출시하고, 푸드 라인업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연중 프로모션 호조에 따른 매출 증대, 각종 원가 제비용 관리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며 "THE 매장, 커뮤니티 스토어 등 특화 매장을 꾸준히 오픈하며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저가커피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도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는 매출 3,684억원, 영업이익 6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4.1%로 대폭 성장했다. 경쟁사인 컴포즈커피도 매출 88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47% 증가했다.

저가 브랜드 등장으로 경쟁력 하락

이디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한 카페 브랜드다. 지난 2001년 3월 1호점인 '중앙대점'을 시작으로 20년 만에 가맹점 수 3,000개를 돌파하며 국내 최대 매장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2,885개, 2021년 3,018개, 2022년 3,019개로 2020년 이후 증가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반면 직영점으로만 구성된 스타벅스의 매장 수는 2022년 1,777개에서 2023년 1,893개로 증가하며 1년 새 116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도 2023년 가맹점 수가 전년 대비 75개 증가한 1,640개를 기록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직영점 비율은 약 10% 수준이다. 저가브랜드의 매장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의 매장 수는 각각 2,709개, 2,350개로 두 업체는 누가 먼저 3,000호점을 돌파하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포화 속 저가 커피 전문점 브랜드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이디야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저가 브랜드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 상황인 만큼 차별화 전략이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디야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보다는 저렴하지만 저가 브랜드에 비하면 가격대가 높아 상대적으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과 차별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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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디야

대대적인 리브랜딩 통한 신규 타깃 소비층 발굴에 총력

이에 이디야는 저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디저트류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출시한 '구움과자 디저트' 4종은 다양한 음료와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매장 이용객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카페 내 간편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고자 베이글, 데니쉬 등도 적극 도입했다. 기존 디저트 제품의 중량을 늘려 재출시하는 식이다. 이디야는 디저트류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올해 2월 1일부터 3주간 디저트 제품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경영전략 전반에 걸친 변화도 시도한다. 이디야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경영효율성 제고 △고객가치 중심 브랜드 리뉴얼 △가맹점 매출 신장 총력 △해외진출 본격화 등을 내세우고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연내 괌 2호점을 개점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추가 진출도 준비할 계획이다. 앞서 이디야는 지난해 말 해외 가맹 1호점으로 26평대 중형 점포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을 개장한 바 있다. 

아울러 프리미엄과 초저가 사이의 애매한 포지셔닝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23주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 이디야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추진하는 브랜드 리뉴얼이다. 이디야에 따르면 결과물은 이르면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신선함을 더해 신규 타깃 소비층을 발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리브랜딩과 함께 브랜드 변화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혁신팀과 CSR실을 신설하는 등 기업조직을 쇄신했다. 운영혁신팀은 가맹점 매뉴얼 고도화와 매출 활성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혁신사례를 적용해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 CSR실은 경영지원본부 산하로 배치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협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신설팀을 통해 가맹점 매장 운영을 활성화하고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또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 강화를 통한 조직효율화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전문경영인도 영입했다. 이디야는 이달 1일자로 브랜드 변화를 진두지휘할 신규 수장으로 김상수 전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롯데백화점 입사 후 마케팅, 상품 관련 부서를 두루 거치며 29년간 유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창업자인 문창기 회장과 2인 공동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디야가 공동 대표를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6월 이디야는 딜로이트컨설팅 부사장 출신의 이석장 대표를, 같은 해 7월엔 GS리테일 출신으로 파르나스호텔과 인터컨티넨탈 대표를 지낸 권익범 대표를 차례로 영입해 '3인 경영 체제'를 운영했지만 2명 모두 지난해 말 사임했다.

나아가 브랜드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매장 수 확대에 주력하기 보다는 가맹점의 수익성을 최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디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맹점 수익성 제고를 위한 상생 지원책을 전개하고 특히 올해는 물류비 신용카드 결제 확대를 비롯해 부자재 품목 발주단위 조정 등의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평(3.3㎡)당 평균 매출액은 메가MGC커피가 2,042만원, 컴포즈커피 1,721만원, 빽다방 2,043만원 수준이다. 이디야는 698만원으로 절반에도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공격적인 가맹점 확대를 통해 성장해 온 이디야와는 차별화되는 테이크아웃 중심의 판매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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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호황 끝났다" 꺾여버린 미국 GDP 성장세, 원인은 고금리 장기화?

"나 홀로 호황 끝났다" 꺾여버린 미국 GDP 성장세, 원인은 고금리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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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분기 GDP 성장률 1.6%에 그쳐, 시장 기대 하회
경기는 가라앉는데 물가는 뛴다? 미국 기준금리 향방은
한국은 수출·내수 소비 진작으로 GDP '깜짝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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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6% 선에서 머물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이 내수 소비를 끌어 내린 결과다.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 위기에 놓인 가운데, 한국 시장은 추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률 꺾였다

25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6% 증가했다(연율).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측치(2.4%)를 크게 밑도는 수치며,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3.4%)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단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공개될 잠정치와 확정치는 수정될 수 있다.

최근 미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 기조 속에서도 탄탄한 소비·고용 지표가 유지되는 '나 홀로 호황'을 누려왔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했다. 지난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강하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7%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수 시장의 흐름은 달랐다. Fed가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미국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2.5%에 그쳤다. 이는 작년 4분기 증가율(3.3%) 대비 0.8%포인트 감소한 수준이자, 월가 전망치(3%)를 눈에 띄게 하회하는 수치다. 통상 소비지출은 미국 GDP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스태그플레이션 속 '기준금리 딜레마'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경기 침체를 방어하던 주요 지표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GDP 물가지수가 연율 3.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예측치인 3%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GDP 물가지수는 국내총생산에 포함된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연율로 나타낸 지표다.

이에 Fed는 본격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지금껏 Fed는 물가 상승세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고용·소비 등 주요 경제 지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서둘러서 금리를 인하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었다. 이달 초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신중론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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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의 나 홀로 호황이 끝물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물가를 잡기 위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 경기가 가라앉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 물가가 뛰어오르는 '사면초가'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는 "Fed가 물가를 잡으려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둔화를 꼭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시장에서는) 고금리가 물가를 낮추지 못하고 경제 활동만 위축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내리겠지", 한국 내수는 반짝 회복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 경제는 오히려 '저점'을 딛고 상승세를 탔다는 점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1.3%로 확인됐다. 이는 2021년 4분기(1.4%) 이후 아홉 분기 만의 최고치이자, 시장 전망치(0.5~0.6%)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 호조에 더해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반등이 골고루 기여한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였다”며 “오랜만에 우리 경제성장 경로에 ‘선명한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연이어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 1분기에도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0.9% 성장했다. 같은 기간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도 각각 0.8%, 2.7% 늘었다. 소비 침체로 인해 GDP 성장률이 꺾인 미국과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이에 대해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내수 성장은) 올해 금리 인하 기대로 인한 소비 심리 회복, 외부 활동 증가, 신형 휴대폰 출시 효과 등이 작용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견해 차이가 각국 경제 지표의 희비를 결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Fed의 기준금리 조정이 추후 양국의 경기 회복·침체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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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입찰 앞두고 미지근해진 아시아나 화물 인수전, 에어인천-한투파 컨소시엄 뛰어들면서 관심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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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 D-day, 매각가 1조원 →5천억원에도 시장은 미지근
유력 후보로 꼽혔던 제주항공, 사업 시너지 부족과 자금 여력 문제로 후순위로 밀릴 듯
차순위 후보로 지목된 에어인천, 한투파와 컨소시엄 구성하며 자금력 문제 해결 '청신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이 D-day를 맞은 가운데 국내 유일의 화물 전문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막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다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합도 치열한 만큼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예정대로 이날 본입찰을 진행, 우선협상대상자와 차순위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의 선결 조건인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이 필수인 만큼 UBS로서는 이번에 반드시 인수자를 내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항공이 인수여력 측면에서 앞서있다는 평가였으나, 최근 매각가가 3천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제주항공이 그보다 낮은 금액을 써낼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순위 후보 물망에 올랐던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매각가 하락에 힘입어 에어인천이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와 컨소시엄을 형성하면서 인수전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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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인천, 한투파와 컨소시엄 형성하며 1순위 후보로 급부상

현재 유력 인수 후보는 2012년 화물 전문 항공사로 출범, 국제 특송화물과 전자상거래 물량 운송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에어인천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아시아 지역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보잉 737-800SF 화물기 4대를 운영 중인 에어인천은 향후 화물기를 추가 도입, 중장거리 노선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에어인천의 모회사인 소시어스가 한투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 만큼 자금력 부분을 보강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에어인천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와 더불어 중장거리 노선까지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경영상의 시너지 측면에서 높은 가점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한때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제주항공은 갑자기 커지는 화물 덩치와 자금 부분에서 적극성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특히 예상되는 매각가가 3천억원대로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와는 멀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에어인천처럼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화물 운송을 해 왔던 제주항공이 장거리 화물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의 타당성에 대해 고민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 유치 등을 통해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다. 5천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 중인 이스타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운송사업 면허도 확보했고, 에어프레미아는 대주주사인 AP홀딩스의 지원 아래 인수전에 힘을 붙이고 있다. 공통점은 양사 모두 화물 사업을 LCC의 새 성장 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스타항공은 “국제 전자상거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항공 화물 운송 수요가 늘고 있다"며 "화물 사업을 제2의 성장축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화물 사업을 통해 국제선 운항 노하우를 축적하고,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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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B747F/사진=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화물 격납고·지상 조업사 빠지며 매각가 낮아졌지만 매력도 떨어져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에 화물 격납고와 지상 조업사 등 일부 핵심 인프라가 빠진 것에 주목한다. 이미 화물 전문 항공사로 자리매김한 에어인천이나 화물 운송을 담당해 왔던 제주항공의 경우에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는 국내 항공 화물 운송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로,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화물 격납고를 자체적으로 마련하지 못할 경우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코로나19 영향으로 급증했던 항공 화물 매출이 점차 정상화되는 중이라는 점도 매각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된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의 화물 운송이 핵심인데, LCC 대부분이 장거리 노선이 없어 서비스 확대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차주 네트워크를 넘겨줘야만 화물 영업 이익이 나올 수 있는데, 경쟁사가 될 신규 인수사에 그런 정보를 넘겨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반적으로 인수자가 감당해야 할 위험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당초 예상과 달리 매각예상 가액도 크게 떨어졌다. 예비입찰 중 실사 참여자들에 따르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의 기업가치는 약 5천억원으로, 이 중 이자부부채(은행 차입금 및 금융리스)는 약 1,500억원이다. 부채성 항목인 1,500억원을 제외한 3,500억원가량이 대한항공 측에 지불할 비용으로 추산된다. 사업 시너지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CC들이 추가로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원매자들은 최대 3천억원을 전망한다.

에어인천-한투파 컨소시엄, 사업 시너지에 자금력까지 보충

전반적인 사업 시너지에 대한 기대치가 내려가면서 이미 화물사업부를 보유해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덜한 에어인천과 제주항공에 관심이 쏠렸으나, 제주항공은 코로나 기간 동안 쌓은 부채가 5천억원 이상 남아있는 상태인 데다, 팬데믹 당시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기간산업안정기금도 다 갚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려면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동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높은 금액을 써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IB업계 관계자들은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제주항공이 가장 낮은 2천억원 이하의 금액을 써낼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이에 반해 에어인천의 경우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소시어스PE가 한투파 PE본부를 FI로 확보했다. 소시어스와 한투파PE가 공동운용(Co-GP) 펀드를 조성해 각각 출자하면,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을 맡기로 했다. 한투파는 리업(Re-Up) 2호펀드와 혁신성장펀드 등에 남아 있는 드라이파우더(미투자자금)를 활용할 수 있다. 약 5천억원 규모로 알려진 고유 계정 중 일부와 함께 현재 조성 중인 새 블라인드 펀드도 활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간 에어인천은 사업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의 자금력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소시어스PE가 지난 3월 프로젝트 펀드 45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지만, 당시만 해도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인수 가액이 부담이었던 만큼,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예비입찰 중 실사에서 예상가가 절반 규모로 크게 떨어진 데다, 경쟁사로 지목됐던 제주항공이 더 낮은 금액을 써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투파 측에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높은 매각가에 인수금융단에 관심을 보였던 신한금융, KB금융 등이 빠져나가면서 한투파의 협상력이 높아진 것도 컨소시엄 형성에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매각주관사인 UBS 측은 예비입찰을 거치면서 인수전 흥행이 주춤하자 본입찰 참여 저조를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본입찰 참여자들에게 계약 보증금을 요구하는 사례는 기술 유출 등이 우려되는 경우 등으로 제한적이나, 이번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건에는 UBS 측에서 본입찰 참여사들에게 계약 보증금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실제 현금 거래가 내년에 이뤄지는 만큼, 투자자들이 변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후 코로나19 사태 등의 이유로 결국 결정을 번복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매각 무산이 자연재해 탓이라는 이유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중인데, 지난해 1심에 이어 올 3월 2심 판결에서도 아시아나 측이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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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너스CC 비싸게 팔렸다" 태영그룹 자산 매각 순항, 다음 주자는 에코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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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원 소유 디아너스CC, 3,500억원에 강동그룹 품으로
치열한 인수 경쟁 속 몸값 상승, 유동성 확보 효과는 미미
산업은행 지원사격 품은 '에코비트 매각전'도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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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의 관광·레저 계열사인 블루원 소유의 골프장 '디아너스CC(The honors CC)' 및 부속 시설이 3,500억원(약 2억5,500만 달러)에 매각된다. 중소·중견기업의 인수 수요가 몰리면서 기대보다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태영그룹의 자산 매각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업계는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의 '핵심 열쇠'로 꼽히는 에코비트 매각전에도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 주인 찾은 디아너스CC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블루원과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고려시멘트를 포함한 강동그룹 컨소시엄을 디아너스CC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전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디아너스CC와 리조트, 워터파크, 웨딩홀 등 부속 시설이며, 거래 가격은 약 3,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아너스CC는 경상북도 경주 소재 보문관광단지에 위치한 27홀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면적은 126만5,944㎡(38만3,000평)에 달한다.

태영그룹은 디아너스CC와 같은 지역에 위치한 루나엑스CC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으나, 강동그룹은 루나엑스CC까지 인수하는 건 원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엑스CC는 국내 최초로 6홀씩 4개 코스를 채택한 전체 24홀 규모 골프장으로, 지난 2021년 완공됐다. 태영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계열사인 블루원이 운영을 맡고 있다.

디아너스CC 인수를 결정한 강동그룹은 건설을 주업으로 영위하면서도 그간 골프 사업 확장에 힘써 왔다. 강동그룹은 1989년 설립한 강동산업을 모태로 하는 전라도 지역 시멘트 중견기업으로, 지난달 계열사인 고려시멘트는 현대자산운용으로부터 전라북도 김제시에 위치한 '김제스파힐스CC'를 인수한 바 있다. 2018년에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레이크힐스순천CC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의외로 잘 팔리네" 수요 몰리며 매각가 상승

한편 주목할 만한 부분은 태영그룹의 이번 골프장 매각전에 상당한 수요가 몰렸다는 점이다. 그간 두 골프장은 지방 지역에 위치해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산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골프장 사업 등에 기반을 둔 중견·중소기업들이 입찰에 줄줄이 뛰어들었고, 경쟁에 불이 붙으며 매각가가 상승했다. 애초 태영 측의 디아너스CC 희망 매각 가격은 3,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최종적으로 3,500억원에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앞서 태영그룹은 블루원 소유 골프장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용인CC와 상주CC를 담보로 한림건설로부터 2,0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한림건설이 골프장을 임차하는 대가로 보증금을 지급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이었다. 태영그룹은 임대차 보증금으로 받은 2,000억원 중 600억원을 기존 담보대출 상환에 투입했으며, 남은 1,400억원은 태영건설 운영 자금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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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골프장 매각이 현재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는 태영건설의 재무 상황을 크게 개선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디아너스CC의 보증금 및 차입금을 뺀 실제 매각 자금은 최대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루나엑스CC의 경우도 추후 매각 금액이 고스란히 한국투자증권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태영건설 유동성 공급을 목적으로 특수목적법인(SPC) ‘프로젝트티와이’를 설립, 2,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 바 있다. 이 중 800억원은 태영건설의 채무인수 약정으로 충당했으며, 나머지 2,000억원은 루나엑스CC를 담보로 자기자본을 활용해 마련됐다.

'워크아웃 핵심' 에코비트 매각전도 본격화

이런 가운데 업계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태영그룹 계열사의 행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시선이 쏠리는 것은 태영그룹 워크아웃의 핵심으로 꼽히는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의 매각전이다. 에코비트는 수처리, 소각, 매립 등 폐기물 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이전 폐기물 매립 사업 가치를 과대 계상하며 인수 후보자들의 외면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태영건설의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이 ‘스테이플 파이낸싱’을 통해 인수자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스테이플 파이낸싱(매각자 인수금융, Staple financing)은 매각 측이 잠재 인수자를 대상으로 주선하는 인수금융을 말한다. 산업은행은 스테이플 파이낸싱 규모를 최대 2조원으로 책정하고, 또 시장 수준보다 약 1% 낮은 금리로의 인수금융 주선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의 스테이플 파이낸싱이 매각 측이 희망하는 몸값(3조원)을 유지하며 인수자의 인수 부담을 대폭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지난 22일 에코비트 매각 주관사인 UBS·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에코비트 원매자 10여 곳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 블랙록, 그리고 국내 IMM인베스트먼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부진하던 자산 매각에 점차 속도가 붙는 가운데, 태영건설은 위기를 뛰어넘어 실질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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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정상화 사활 건 금융당국, 금융권에 '브릿지론 인수' 요청했지만 "리스크 너무 크다"

PF 정상화 사활 건 금융당국, 금융권에 '브릿지론 인수' 요청했지만 "리스크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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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PF 정상화 역할 부여한 금융당국, "자금 투입 동참해달라"
금융권은 난색, "브릿지론 사업장 본PF 전환율 5% 미만 수준"
연내 사업장 정리 마무리하겠단 금융당국, '캠코 역할론' 다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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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 은행과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권에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나섰다. 은행·보험에 초기 PF 사업장 자금 공급을, 저축은행에 부실 사업장 매각을 각각 요구하는 모양새다. 다만 당사자들의 반응이 미온적인 만큼 PF 부실 문제가 단기 해소되기는 어려우리란 전망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쏟아진다. 일각에선 결국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손을 벌리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자금 투입 주문한 금융당국, 금융권은 "글쎄"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비교적 자금 여력이 넉넉한 은행과 보험사에 PF 사업장 신규 자금 투입을 주문했다. 공동 펀드를 조성하고 착공 전 단계의 브릿지론을 인수해 달라는 게 금융당국이 내건 요구의 골자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개발사업 착공 전에 토지 매입 등 초기 단계에 자금을 빌려주는 단기 대출을 뜻한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브릿지론을 받은 뒤 토지 매입 등이 마무리되고 착공이 시작되면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새로운 대출(본PF)을 받아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게 통상적인 과정이다.

다만 은행과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브릿지론 사업장 가운데 사업성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브릿지론 사업장 가운데 본PF로 넘어가지 못하고 1회 이상 만기를 연장한 곳은 70%를 넘어섰다. 신용평가사에선 본PF 전환율이 5% 미만 수준이라는 언급도 나온다.

향후 전망도 회의적이다. 부동산 시장에 신규 분양 물량이 공급되지 않고 있음에도 미분양 감소세가 더딘 탓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865호로 전월(7만1,365호) 대비 3.5%(2,500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선 섣불리 브릿지론 사업장을 인수했다 투자금 손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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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부담 가중, "브릿지론 인수 시 손실 불가피"

금융권의 부담이 집중된 지점은 충당금이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시 브릿지론의 손실이 불가피하리란 전망은 이미 지난해부터 나온 바 있다. 지난해 12월 S&P와 나이스신용평가 공동 세미나에 참석한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브릿지론에 대출을 내어 준 금융사의 손실은 불가피하다"며 "고금리가 길어질 경우 브릿지론의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브릿지론을 인수하면 필연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충당금은 이익을 떼 쌓아두는 구조여서 순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브릿지론 사업장 인수가 금융권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실 비율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단 점도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등급을 보유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브릿지론에서 2022년 9월 20.1%였으나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더욱이 지난해 9월 기준 부동산 PF 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42.7%에 달하며 같은 기간 브릿지론의 고정이하자산도 2.4%에서 3.8%로 증가했다. 브릿지론 사업장 인수에 리스크만 커지고 있는 셈이다.

'캠코 역할론' 전면에, "은행에 부담만 지워선 안 돼"

이런 가운데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거듭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잖아도 업황이 어려운 와중 브릿지론 인수까지 떠맡으면 금융권 전반이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은행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이 지급해야 할 홍콩H지수 ELS 배상금은 2조원이 넘는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게 은행 관계자의 의견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어떻게든 연내 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마무리하겠단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PF 정상화에의 '시중은행 역할론'도 강조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PF 담당 실무자들과 개별 비공개 면담을 갖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의 PF 사업장 인수 움직임이 저조한 이유를 파악하고 인수 확대를 위해 현장에서 필요한 제도적 인센티브 등을 논의하겠다는 취지인데, 업계는 사실상 금융당국이 인수 압박을 본격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두고 금융권과 금융당국의 충돌이 거세지는 양상을 띠기 시작하면서, 일각에선 캠코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에만 부담을 지울 게 아니라 공공자금부터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캠코가 PF 부실 관련 부실채권(NPL) 2,000억원가량을 사들이겠다며 백기사를 자처한 바 있다는 점도 캠코 역할론에 힘을 싣는다. 막대한 출혈을 강요하는 금융당국과 이를 거부하는 금융권의 기싸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다시금 캠코에 손을 벌려야 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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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우회해 지원사격 퍼붓는 롯데 계열사들, 급한 불 끈 롯데건설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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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롯데물산, 롯데건설 대상 자금 지원 착수
자금보충약정 앞세워 채무보증 제한 제도 우회
급한 불 끄니 수익성·이자 비용 난관, 롯데건설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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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롯데물산 등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가 롯데건설 등에 자금 지원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자금보충약정 활용 등으로 공정거래법 제재를 우회하며 외부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롯데건설이 각 계열사의 지원 끝에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롯데건설이 부딪힐 '난관'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건설로 몰려드는 '계열사 자금'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롯데는 롯데건설의 자산유동화 단기사채를 매입하기 위해 설립된 SPC 샤를로트제일차와 샤를로트제이차의 일부 차입금(9,000억원)과 관련, 선순위 대주사인 우리은행,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에 이자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자금보충약정은 채무자의 여신 상환 능력이 감소했을 때 제3자가 출자 또는 대출 방식으로 채무자 자금을 보충해 주는 약정을 일컫는다.

호텔롯데는 올해 2월에도 이사회를 통해 프로젝트샬롯에 후순위대출약정 제공과 선순위·중순위대출 이자에 관한 자금보충약정을 결의했다. 프로젝트샬롯은 롯데건설 사모사채를 매입하기 위해 존재하는 SPC다. 올해 3월엔 롯데건설 전자단기사채를 매입하는 SPC 람다제일차에 이자자금보충약정을 결의하기도 했다.

롯데물산도 적극적으로 롯데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물산은 롯데건설 차입금과 관련한 대주사 하나은행에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샤를로트제일차와 샤를로트제이차의 일부 차입금과 관련해 선순위 대주사인 한강국내일반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1호, 메리츠캐피탈, 메리츠증권에 이자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울러 프로젝트샬롯의 선순위·중순위 대주의 프로젝트샬롯 차입금과 관련해서도 이자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공정거래법 제재 없이 해외 계열사까지 지원?

호텔롯데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해외 계열사에 대한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투자한 상당수의 해외 법인이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다. 미국 자회사인 롯데호텔 뉴욕 팰리스와 롯데호텔 시애틀은 지난해 596억원(약 4,325만 달러), 1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 리조트 법인인 롯데호텔 아라이는 120억원, 유럽 투자사인 롯데유럽인베스트먼트도 99억원(약 718만 달러)의 손실을 떠안았다.

해외 계열사 실적이 줄줄이 악화하는 가운데, 호텔롯데는 자금보충약정을 통한 재무적 지원 규모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일례로 롯데호텔유럽홀딩스(LOTTE HOTEL HOLDINGS EUROPE B.V.)는 최근 KB증권 주관으로 1억2,500만유로(약 1,800억원) 규모의 외화 대출을 받았는데,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호텔롯데는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며 신용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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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호텔롯데를 비롯한 롯데그룹 계열사가 '지원사격' 과정에서 채무보증 제한 제도를 우회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롯데 측이 현행법상 제재가 어려운 일종의 꼼수를 활용해 각종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24조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제외)는 채무보증을 하면 안 된다. 롯데 역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채무보증 규제 적용 대상이다. 이에 롯데호텔을 비롯한 계열사들은 SPC를 앞세워 채무보증이 아닌 자금보충약정을 통해 계열사를 지원했다.

롯데건설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계열사들이 제재를 우회하면서 쏟아부은 자금 지원이 대부분 롯데건설로 향했다는 점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 말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문제를 겪어왔다. 단기 금융 시장 악화로 인해 어음 및 사채 연장에 난항을 겪은 탓이다. PF 우발채무는 시행사를 대신해 건설사가 지급 보증을 선 자금으로, 보통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고 금리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쏟아지며 차입금이 급감했고, 롯데건설은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 차입금은 2조8,028억원(약 20억3,400만 달러)으로, 2022년 말 대비 1조881억원 줄었다. 부채총계는 2022년 6조9,537억원에서 지난해 6조2,157억원으로 10.61% 감소했다. 부채비율 또한 2022년 말 265%에서 지난해 말 235%로 30%p 급감했다. 총자산 대비 차입금 비율을 따지는 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41%에서 지난해 32%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롯데건설이 수년간 수익성 악화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595억원으로 전년(3,608억원) 대비 28.08% 급감했고, 영업이익률도 전년 6.1%에서 2023년 3.8%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문제는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하는 가운데, 외부 자금 수혈이 늘며 이자 비용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는 점이다.

롯데건설의 이자 비용은 2021년 284억원, 2022년 827억원, 2023년 2,030억원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이자 비용은 롯데건설 영업이익(2,595억원)의 약 80%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향후 추가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생길 위험이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2022년 12월부터 롯데건설의 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도가 하락하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들어가는 비용도 커지게 되는 만큼 롯데건설의 향후 성장 관건은 수익성 확보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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