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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맏사위 윤관 BRV 코리아 대표, 국세청의 '국내 거주자' 판단에 종합소득세 소송 윤 대표는 미국 시민권자에 연간 183일 이하 국내 체류로 '국내 거주자' 아니라는 반박 글로벌 금융권 관계자들, '국내 거주자'로 확대해석 판례 안착될까 우려하는 분위기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양자 구광모 회장과 세 모녀간 상속 분쟁 관련됐단 해석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코리아 대표의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소송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3번째 변론에서 강남세무서는 윤관 대표가 미국인이고 국내 체류 일수가 183일이 되지 않아 '국내 거주자'도 아니라는 점에 대한 반박을 내놨다. 국내에 고정된 사업 장소를 두고 있고, 국내 기반 펀드 자금을 투자·운용하고 있는 데다, 일시 출국 기간을 해외 거주로 판단하지 않을 경우에는 183일 이상 국내에 체류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과거 홍콩 등지에서 체류하던 한국인 투자은행가들이 국내 거주일을 183일 이하로 맞추기 위해 휴가도 한국 밖에서 쓰라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내부 지침까지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일시 출국 기간을 국내 체류로 산입하는 소송이 세무서 조세심판원의 무리한 해석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이 윤관 대표의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대표가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벌이고 있는 상속 분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까지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LG그룹 맏사위의 소득세 소송은 LG 집안 상속 분쟁?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윤관 대표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소득 221억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 누락분을 근거로 123억원의 소득세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윤관 대표는 자신이 미국 국적자이고, 연간 한국 체류 일수가 연간 183일이 되지 않아 '국내 거주자'도 아닌 만큼, 한국에서 종합소득세 납부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남세무서 조세심판원은 △BRV가 국내에 있는 고정된 사업장이라는 점 △BRV가 운영하는 펀드가 국내 기반이라는 점 △윤관 대표가 국내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점에 이어, 일시 출국 기간을 국내 체류로 산입하면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국내 거주자'라는 주장을 내놨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소송에서 윤관 대표가 패소할 경우 향후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한국계 직원들에 대한 한국 출장 일수마저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직 G모 외국계 증권사의 홍콩 사무소 임원이었던 A씨는 심지어 휴가를 한국 밖에서 쓰더라도 연간 한국 체류일이 183일 이하가 되도록 조정하라고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득세법상 연간 국내 체류일이 183일 이상이 될 경우 '국내 거주자'로 간주되는 만큼 소득세도 홍콩이 아닌 한국에서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 라이선스 등의 이유로 영업장 소속은 홍콩이지만 실질적으로 한국 영업을 해야 했던 당시에 벌어졌던 촌극이지만, 여전히 해외 기관의 한국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들에게 체류일 183일 조건은 민감한 조건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소득세 소송이 강남세무서 측의 승소로 돌아갈 경우 '국내 거주자'에 대한 연간 183일 체류 요건에 일시 출국을 제외하게 되는 만큼, 일시 출국의 요건에 대한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 한국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에 대한 기준은 ①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②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으로, 통상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진 때 또는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그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 거주자로 본다.
국내 거주자 아닌데도 국내 거주자로 판단?
강남세무서 조세심판원의 판단은 윤관 대표의 아내인 구연경 LG복지재단대표가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고, 대표로 재직 중인 BRV 코리아가 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데다, 윤관 대표 본인이 한국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거주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관 대표 측에서는 '미국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가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183일 이상 거소를 두고 한국에 거주하는 경우 한국 거주자'라는 항목에서 183일 이하인 경우에는 '국내 거주자'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미국과 이중거주자인 경우 저주지 결정은 한미조세조약 제3조 4항 '양국에 일상적 거소를 두고 있거나 양국에 없는 경우 시민권(citizenship)이 있는 국가의 거주자'로 결정하게 되는 만큼, 시민권이 있는 미국 거주자라는 것이다.
이에 조세심판원은 같은 조 2항 '양국에 주거를 두거나 양국에 주거가 없는 경우 인적 및 경제적 관계가 가장 밀접한 국가(중대한 이해관계 중심지, center of vital interests)의 거주자'인 항목을 들어 윤 대표에게 한국이 중대한 이해관계 중심지라고 반박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일반적으로 183일 요건을 지킨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그간 국내 소득세 신고를 강요하지 않았던 국세청의 관례를 볼 때, 이번 소송을 단순한 소득세 소송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관 대표의 BRV가 투자한 배터리 소재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BRV의 지분 매각 차익이 최소한 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자금이 윤관 대표의 부인 구연경 대표와 구광모 현 LG그룹 회장의 상속 분쟁에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LG 세 모녀는 지난 2018년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작고 이후 LG그룹 내 장자 상속 원칙에 따라 현 구광모 회장에게로 지분을 양보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부터 구 선대회장의 아내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구연수 씨가 상속 지분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조용한 승계'라는 LG그룹의 대원칙이 깨진 상황이다.
금융권에서 이번 소득세 소송을 LG 집안의 상속 분쟁과 엮어서 보는 이유는 윤 대표에게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내 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가 과세되면, 향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매각 차액에 따른 수익도 과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막대한 소득세를 납부하게 될 경우 구연경 대표를 비롯한 김영식 여사 세 모녀는 LG그룹 경영권 참여를 요구할 수 있는 동력을 상당 부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