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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개미들도 외면하는 한국주식, "낮은 배당 성향·쪼개기 상장부터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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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 기피 현상 만연, 원인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성장 동력 되찾으려는 정부, 정작 쪼개기 상장 등에는 '속수무책'
정부 전략은 배당 압박, 시장선 "기업의 주가 상승 노력부터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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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와 성장 동력 상실 우려 등의 이유로 한국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K-증시 패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에선 정부의 노력 방향성이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배당만 압박할 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개선, 국내 시장 내 기업과 투자자 간 상호신뢰도 향상부터 차근차근 이뤄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한국 증시의 현실은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나라 주식에 비해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적용된다. 같은 매출, 같은 이익을 내는 두 회사 중 한국 회사의 주가가 외국 회사 주가보다 싸다는 의미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대표적인 주식투자 지표를 비교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좀 더 확실히 드러난다.

2022년 결산 자료에서 한국 코스피200의 PER은 11.3인 반면, 미국의 PER은 20.4로 한국의 2배 가까이 된다. 삼성전자가 한국 회사가 아니라 미국 회사였다면 주가가 2배가량 더 비쌌을 것이란 뜻이다. 이외 일본의 PER은 16.3이고, PER이 낮은 편인 프랑스도 13.8 수준이다. 선진국의 PER 평균값이 17.9임을 고려하면 한국의 수치가 얼마나 낮은지 체감이 잘 된다.

PBR은 더 심하다. 지난해 기준 한국 코스피200의 PBR은 0.9였는데, 당해 선진국 시장의 PBR은 2.9, 신흥국은 1.6 수준이었다. PBR은 통상 1.0이 정상 수준이고 1.0보다 낮으면 굉장히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개별 회사도 아닌 한국 전체의 코스피200 평균이 1이 되지 않는단 점은 한국 증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정학적 위험이 원인? "자본활용성 등이 더 큰 문제"

이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1순위로 꼽힌다.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인 만큼 한국 기업은 외국 기업보다 위험도가 높다. 북한 위협 탓에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잘 사지 않다 보니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것만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전 세계에서 전쟁 가능성이 높은 국가가 비단 한국만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만은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 위기로 거듭 위협을 받고 있다. 전쟁 위험이 디스카운트의 진정한 원인이라면 대만은 한국보다도 주가가 낮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만의 PBR은 2.2로, 한국의 2배를 상회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 특유의 낮은 자본 활용성과 배당 성향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 주식시장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0%로 미국(14.9%), 일본(8.3%), 영국(9.6%), 중국(9.3%)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ROE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판단하는 수익성 지표로, 경영 효율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ROE가 낮다는 건 그만큼 자본 생산성이 저조하다는 뜻이다. 배당 성향도 주요국보다 낮다. 한국의 배당 성향은 10년 평균 26.0%로 미국(42.4%)·일본(36.0%)·영국(129.4%)·중국(31.3%)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 말로 주로 주주환원 관련 참고 지표로 활용되는데, 배당 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주고 있다는 의미다.

쪼개기 상장이 만연하다는 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부추기는 요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상호출자제한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가운데 상장 회사가 2개 이상인 집단에 속한 상장사는 208개에 달했다. 국내 상장사 전체(2,457개)의 8.47%에 이르는 규모다. 대기업 계열사의 '줄줄이 상장' 현상도 거듭 이어졌다.

문제는 모·자회사 동시 상장으로 인해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증권시장에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돼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의 지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단 뜻이다. 자회사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만큼 모회사에 투자할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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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밸류업, 시장선 "배당 압박만으론 부족해"

이에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상장주식 대주주 양도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확대 등 정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증시 투자 세 부담을 줄여 투자 수요를 끌어올리면 주가도 오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인데, 시장에선 정부가 핵심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진적인 국내 기업 지배구조를 해결하지 않고 피상적 문제 해결에만 매몰되면서 사실상 밸류업 동력을 잃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성공을 이루기 위해선 단순히 배당을 늘릴 것을 압박할 게 아니라 주가 상승을 위한 기업 차원의 노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르게 말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기업을 신뢰할 수 있게 해달란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시장에선 재벌그룹에 속한 기업은 이익 추구보다 계열사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 계열사가 경영난에 빠지면 같은 그룹에 속한 다른 계열사가 도움을 준다는 건데, 이는 기업의 본질인 이익 추구를 뒷전으로 돌리는 결과를 낳는다.

대기업 승계를 위한 꼼수로 계열사 동시 상장을 활용하는 양상을 틀어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공고히 해오던 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 도입으로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대안 중 하나가 자회사 상장"이라며 "불투명한 지배구조 체제가 지속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내에 국한된 자회사 상장 이슈는 지분율 희석을 꺼리는 지배주주와 승계 이슈, 자금 조달 수요, 증권사들의 이해관계 등이 맞물린 결과"라며 "주주 및 기관투자자들의 꾸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투자자의 투자금이 몰리려면 회사가 주가 상승에 힘쓰고 있음을 내보일 필요가 있다. 주가 상승에 큰 뜻이 없음을 스스로 내비치는 꼴을 반복하는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금이 몰리지 않음은 결국 당연한 시장 순환의 원리라는 것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먼저 디뎌야 할 지침돌은 이 같은 시장 불신을 먼저 지우는 일이라는 목소리가 거듭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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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터지면 다 죽는다" 직접 PF 신용 보강 나선 시공사·건설사들

"부실 터지면 다 죽는다" 직접 PF 신용 보강 나선 시공사·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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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PF ABSTB 순발행 2,000억원, 고금리에 투자 수요 몰려
증권사 물러난 자리 채우는 시공·건설사, PF 리스크 '후폭풍' 주의
PF 적극 지원하는 정부·유관기관, 급한 불 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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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가 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PF 리스크에 위협을 느낀 증권사들이 속속 관련 시장에서 발을 빼자, 당장의 자금 확보가 급한 건설사들이 속속 신용 보강에 나서며 관련 시장을 떠받친 결과다. 추후 부동산 PF 부실화 시 업계 전반이 '초토화'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각종 지원에 착수한 상태다.

고금리 타고 인기 끄는 PF ABSTB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PF ABSTB는 지난달 2,000억원(약 1억4,500만 달러) 순발행됐다. 상환액을 발행액이 웃돌았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PF 유동화증권(PF ABS·ABCP·ABSTB) 발행 금액이 24조7,025억원(약 180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33.8% 급감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수치다. ABSTB는 일종의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일반적으로 건설사나 시행사 PF 채권 등을 기초 자산으로 발행하는 만기 3개월 이하 초단기 사채다.

최근 PF ABSTB가 인기를 끄는 원인으로는 '고금리'가 지목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1~22일 거래된 A1 등급 PF ABSTB의 평균 거래 금리는 연 4.02%였다. 이보다 낮은 A2 등급의 ABSTB 거래 금리는 자그마치 연 7.35%에 달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당장의 '숫자'에 눈이 멀어 섣불리 ABSTB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PF 관련 부실이 본격화할 경우 ABSTB 차환에 문제가 생기며 원금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5조3,000억원 급증한 수치로, 같은 기간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70%로 1년 전(1.19%)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PF) ABSTB에 투자할 때 중요한 건 금리가 아닌 신용"이라며 "PF 부실 사태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 (투자를 하려면) 사업장의 안정성, 지급보증 기관의 신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3년-PF대출채권-유동화증권-발행-금액-비중

발 빼는 증권사, 직접 나서는 시공사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기존 PF 유동화증권 시장을 이끌던 증권사들이 최근 발행을 줄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산순위 상위 10대 증권사의 신용 보강으로 PF 유동화증권이 발행된 건수는 90건에 그쳤다. 이는 작년 1분기(146건) 대비 4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PF 사업 전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이 나온다.

증권사의 빈자리는 건설사가 채웠다. 한국신용평가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증권사가 신용을 보강한 PF 유동화증권 발행액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 감소했다. 반면 시공사 신용 보강으로 발행된 PF 유동화증권은 1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 금액(24조7,025억원)의 47.5%에 달했다.

PF 유동화증권의 위험 부담 주체가 증권사에서 시공사·건설사 등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PF 사업 자금 마련이 시급해진 건설사들이 직접 신용 보강에 나서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며 "당장의 자금 확보가 절실하니, 발등에 붙은 불을 끄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건설사의 유동화증권 발행이 증가하면 PF 사업이 부실화했을 때 건설업계에 돌아오는 타격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PF 유동화증권에 신용 보강을 한 주체가 관련한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건설현장이 부실화하며 PF 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경우, 그 책임을 고스란히 시공사가 져야 한다는 의미다.

PF 관련 지원 강화하는 정부

부동산 PF 부실화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자, 정부 및 유관 기관은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며 대응에 착수했다. 우선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캠코)는 저축은행이 보유한 2,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NPL)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PL을 대규모 매각하면 저축은행은 치솟은 연체 부담을 해소하며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저축은행 업계의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된 NPL 비중)은 지난해 말 7.72%로 2년 전(3.36%) 대비 두 배 넘게 급등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중소기업·소상공인 및 부동산 PF 등 취약 부문에 대한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가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보증 규모를 확대하고, 심사 시 시공사 연대보증 요건도 일부 완화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PF 사업자 대상 보증 공급 규모를 총 9조원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연내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비주택사업장 보증 규모도 4조원가량 늘릴 예정이다.

건설사 부실이 터질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제2금융권 역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중단된 PF 부지, 부실채권 등을 매입·개선하는 '정상화 펀드' 조성에 힘쓰고 있다. 업계가 지난해 9월 조성한 1차 펀드는 지난달 말까지 5개 사업장에 전액 집행됐으며, 이달 초에는 2차 PF 정상화 펀드 조성을 위한 첫 회의가 개최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2차 정상화 펀드는 약 700억~1,000억원 선에서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차 펀드(330억원)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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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3,000억' 파마리서치 경영권 지분 38% 매각 추진

'시총 1조3,000억' 파마리서치 경영권 지분 38%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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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중 거래 마치는 것 목표로 매각 절차 돌입
시총에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매각 대금 2조원 추산
회사 측 "어떠한 절차도 진행하지 않아" 매각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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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지 리쥬란/사진=파마리서치

코스닥 시가총액 38위인 재생의학 전문기업 파마리서치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정상수 창업자의 보유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 38.89%로, 일각에서는 2세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김신규 파마리서치 대표는 매각설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2조 매각설', 현재 투자자 협상 중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최근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주관사는 삼일PwC이며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았다. 다음 달 말까지 거래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재무적투자자(FI)뿐 아니라 전략적투자자(SI) 등 여러 투자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FI 중에는 인수 이후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방식으로 엑시트(투자금회수)를 계획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정상수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지분 34.51%를 포함해 최대주주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 38.89%다.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은 7.28%며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측은 코스닥 시가총액 1조2,89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2조~2조5000억원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측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데는 약 8,000억원에서 1조원(약 7억2,800만 달러) 안팎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1년 설립된 파마리서치는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추출한 재생물질 PDRN/RN을 분리·정제·규격화하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PDRN/PN은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분리된 DNA 분절체로 인체 고유의 재생 메커니즘을 활성화시키는 자기재생 촉진제로 파마리서치는 PDRN 기반 의약품·의료기기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2014년 출시된 스킨부스터 '리쥬란', 2019년 내놓은 관절강 주사제 '콘쥬란'이 있다.

2018년에는 '파마리서치바이오'를 인수해 보툴리눔 톡신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2019년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스에 대한 수출허가를 취득해 생산한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주 100단위(클로스트리디움보툴리눔독소A형)'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리앤톡주'는 국내 허가를 목표로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으로 중등증 내지 중증의 심한 미간 주름의 일시적 개선에 대한 효능효과로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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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8년 만에 매출 7배 성장, 영업이익도 5.7배 증가

파마리서치의 실적은 캐시카우인 PDRN/RN 등 재생의학 부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상장한 파마리서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화장품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상장 8년 만에 7배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연도별 연결기준 매출액을 보면 2015년 375억원에서 2020년 1,087억원, 지난해에는 2,608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률도 33.9%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18년 87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2019년 191억원, 2020년 334억원, 2021년 525억원, 2022년 659억원, 2023년 909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당시 영업이익 161억원과 비교하면 5.7배 증가한 규모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제약업계 1위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568억원임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30.7%, 2021년 34.07%, 2022년 33.83%, 2023년 34.85%로 4년 연속 30%를 넘어섰다.

파마리서치는 상장 이후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등 전 분야에서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며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의약품 21.4%, 의료기기 51.9%, 화장품 23.4%, 기타 3.3%로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2022년 이후 2년 연속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스킨부스터 '라쥬란힐러'를 중심으로 의료기기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의료기기 수출액은 2021년 136억원, 2022년 193억원, 지난해 412억 순으로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도 2021년 8.8%, 2022년 9.9%, 2023년 15.8%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1분기 파마리서치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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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마리서치

경영권 지분 매각, 승계작업의 일환이란 시각도

제약업계에서 파마리서치는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한 '현금부자'로 평가받는다. 상장 이후 이어진 호실적이 현금유동성으로 연결되면서 매년 유동성금융자산이 증대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03억원으로 여기에 유동성금융자산 1,249억원까지 합치면 2,000억원이 넘는다. 2022년 유동성금융자산 1,843억원보다 209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이를 토대로 한 타 법인 투자도 활발하다. 2021년 미용 의료기기 기업 메디코슨을 인수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플루토를 인수했다. 지난해 3월에는 동물의약품 생산시설과 기술 확보를 위해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인수에 3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후 장외투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가 같은 해 9월 지분율 17.27%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앞서 인수한 플루토의 지분 1.05%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8.32%까지 늘어난다.

이렇게 파마리서치가 국내·외 의료기기·화장품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해 가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경영권 지분 매각설에 대해 업계에서는 재정적 문제를 개선하거나 사업의 전략적 재편을 염두에 두고 이뤄지는 일반적인 M&A와는 결이 다르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런 매각설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지난해 3월 파마리서치는 정상수 의장의 장녀 정유진 파마리서치USA 법인장을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는데, 이는 1958년생인 정 의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정 법인장의 경영권 상속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파마리서치는 정 법인장의 사내이사 선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조사 배경으로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주식 이동 등이 지목됐다. 34.51%의 지분율을 확보한 최대주주인 정 의장과 달리 정 법인장의 지분율은 0.1%에 불과하다.

한편 이날 김신규 파마리서치 대표는 "어떠한 매각 절차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특정 투자자와의 경영권 매각 관련 협상 또한 진행되는 바 없다"며 최근 불거진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다. 매각을 위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자리일 뿐 매각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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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변화 추진하는 우리금융, 포스증권 인수 '소형 증권사 M&A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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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은행의존도 99.96%, 비은행 영역 확대 추진
임종룡 회장,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사업 다변화 강조
포스증권 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 시너지 창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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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의 한국포스증권 인수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에 빠졌던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과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우선 증권사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이하 우리종금)과 합병해 종합금융증권사를 출범시킴으로써 고질적인 과제로 지적돼 온 은행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당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강조해 온 만큼 우량 중형 증권사 인수가 점쳐졌으나, 초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 인수를 결정하면서 시장의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 목표로 증권업 진출 추진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현재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삼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포스증권의 최대주주인 한국증권금융 측은 "현재 합병과 관련해 우리금융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시기와 인수금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측도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삼고 실사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은행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지난 1월에는 임종룡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 리스크관리와 혁신역량도 갖춰 명가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며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규모가 가장 작은 데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포스증권의 인수합병(M&A)을 두고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 라이선스 확보가 최우선 과제였던 만큼 대상이 어디냐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포스증권 인수로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당초 계획대로 결국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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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금융 본사에서 열린 '2024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그룹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증권사 매물 찾기 난항, M&A 속도에 대한 압박 작용

그간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구조적인 사업 구조 한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임 회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사업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금융은 2조5,1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서 내려왔는데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 내 은행 의존도가 99.96%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취임 이후 증권사 인수를 위한 작업을 착실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 12월 우리종금에 대한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도 증권사 인수 후 합병 절차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M&A 시장이 얼어붙어 적당한 매물 찾기에 난항을 겪었고 공언했던 증권사 인수도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한때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검토 단계에서 중단됐다.

결국 우리금융은 중형 증권사를 물색하던 당초 전략을 선회해 초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정했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사까지 인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올해 증권사 인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기상의 문제를 고려한 결정이다. 여기에 임 회장의 임기가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M&A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투입 비용 면에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금융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자본비율이 가장 열위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1.94%로 12%를 하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형 증권사를 인수한다면 자본비율 하락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포스증권을 인수하면서 자본비율을 최대한 방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잠식' 초소형 증권사 인수, 라이선스 취득에 초점

특히 우리금융이 월등히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주도하는 만큼 인수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증권이 적자 지속으로 인해 결손금이 쌓여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고, 수차례 감자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한 점을 고려하면 인수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자본총계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펀드온라인코리아라는 사명으로 출발한 포스증권은 그동안 온라인 펀드 판매를 주력해 왔다. 다만 포스증권은 주력사업이 펀드 판매에 쏠려있는 만큼 수수료와 이자수익이 수익 원천의 전부다. 연평균 매출도 6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매출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작은 규모로, 2022년을 제외하고는 연 매출이 줄곧 1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순손익도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순손실 규모를 보면 2019년 69억원, 2020년 85억원, 2021년 75억원, 2022년 73억원, 2023년 5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적자 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매해 지속된 적자로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그동안 수차례 감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포스증권은 지난달 25일에도 이사회를 열어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의결했다. 지난해 말 결손금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한 207억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이 확대됨에 따라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처다. 이번 감자 조치로 포스증권의 자본금은 기존 698억원에서 69억원으로 10분의 1로 줄게 된다. 이렇듯 현재 포스증권의 사업재정 상황과 적자 규모 등을 감안하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증권업 라이선스 취득 목적을 제외하고는 M&A를 위한 매물로서의 당장의 가치는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우리종금과의 합병으로 발행어음업으로 영역 확장

현재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절차를 유력한 시나리오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은 오래전부터 우리종금의 활용법에 대해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종금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M&A 로드맵의 핵심 계열사로 국내 유일의 종금사이기도 하다. 한때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그룹 차원의 IB 사업 다변화 전략 덕분에 현재는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다만 국내 유일의 종금사라는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기에는 자본력 등에서 역량이 부족했다.

만약 이 시나리오대로 두 회사가 합병해 종금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로 재탄생하게 되면 해당 종금증권사는 라이선스를 활용해 전통적인 IB 영역인 기업공개(IPO)와 M&A,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 기업대출, 인수금융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2010년 메리츠종합금융과 합병해 종금업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여·수신 기능 등을 10년간 겸영했고 이 시기 메리츠증권은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으면 발행어음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증권업계의 효자 수익원으로 꼽힌다. 종금사 발행어음은 증권사와 달리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가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 규모와 초대형 IB 인가 획득이라는 녹록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종금이 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을 추가하게 되면 과거 메리츠종금증권과 같이 증권업과 종금업을 함께 영위할 수 있고 자본 규모와 상관없이 발행어음업을 지속할 수 있어 다양한 기능을 무기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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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 IPO 재추진, 변수는 부진한 수익성

'백종원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 IPO 재추진, 변수는 부진한 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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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창립 30주년 맞아 상장 재도전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매출,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
증시서 외면받는 프랜차이즈·요식업, '백종원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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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지난해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한 가운데, 창립 30주년을 맞아 IPO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부진한 수익성, 동종업계의 저평가 기조 등이 추후 상장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매출 성장 딛고 IPO 재도전

22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한다. 백 대표가 상장을 약속한 '창립 30주년'이 도래한 가운데, 꾸준한 외형 성장을 발판 삼아 재차 IPO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2018년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3,000억원의 기업가치로 IPO를 추진했으나, 영업이익 감소를 비롯한 실적 침체 문제로 상장을 중단한 바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 차례 상장에 실패한 이후 더본코리아 매출액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왔다는 점이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백 대표 출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자, 백 대표의 이름을 내건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실제 2019년 더본코리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10.4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0.74% 급증했다.

이후 더본코리아는 상장 실패의 오명을 벗고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2020년 1,507억원에서 2021년 1,941억원으로 늘었으며, 2022년에는 2,822억원까지 급증했다.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외형 성장을 입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급격한 매출 성장세가 더본코리아의 상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 늘어도 수익성은 지지부진

다만 주목할 만한 부분은 매출이 급증하는 동안 더본코리아의 '수익성'은 답보를 거듭했다는 점이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2,821억원) 대비 45% 급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257억원에서 2023년 256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각 가맹점의 식자재·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본사 측이 떠맡는 공격적인 사업 확대 전략이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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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공격적인 전략은 실제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했다.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수는 2020년 1,680개에서 2021년 2,060개, 2022년 2,520개, 2023년 2,800개로 연평균 약 18% 증가했다. 각 브랜드 매장 수는 △빽다방 1,514곳 △홍콩반점 283곳 △빽보이피자 218곳 △역전우동0410 198곳 등이다(22일 기준). 더본코리아 전체 가맹점의 최근 4년 사이 증가율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전국 외식 가맹점 증가율 대비 약 1.5배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가맹점 확대를 통해 급증한 매출액이 고스란히 '가맹점 지원 자금'으로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더본코리아는 외형 성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뒤, 공급품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 IPO 흥행의 관건이 '가맹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본코리아의 매출 대부분이 가맹사업과 연관돼 있는 만큼,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급증한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동종업계의 연이은 상장 실패

이전 상장에 도전한 동종업계 기업들이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KG할리스(할리스커피) △제너시스BBQ(BBQ치킨) △본촌인터내셔날 △본아이에프(본죽) 등 대다수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는 IPO 과정에서 쓴맛을 보고 일찍이 발을 뺐다.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실제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사실상 유일하다.

대다수 식품·요식업체들이 증시 내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추후 밸류에이션 관련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2020년까지만 해도 18~23배였던 식품·요식업체들의 PER은 현재 6~11배 수준으로 눈에 띄게 하락한 상태다. 동종업계와 유사한 수준의 PER(10배)를 적용할 경우, 더본코리아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에 머물게 된다. 이는 2018년 상장 시도 당시 밸류에이션(3,000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단 업계 일각에서는 '백종원'이라는 이름값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백 대표의 청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가 기업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다. 더본코리아가 신규 론칭하는 브랜드들이 줄줄이 성공하고 있다는 점 역시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다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이 같은 매력이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예상할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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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 본사 사옥, '디타워 돈의문' 매각 속도 낸다

DL그룹 본사 사옥, '디타워 돈의문' 매각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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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일대 디타워 돈의문 매각 진행 중
2020년 6,660억에 인수, 약 9천억대 매각 가액 정해질 듯
서울 시내 오피스 공실률 떨어져 매각 적기라는 분석
CBD에서 다소 떨어진 점이 흠, 프리미엄 오피스 요건은 두루 갖춰

DL그룹이 지난 2020년 입주했던 '디타워 돈의문' 매각 절차를 본격화한다. DL그룹이 주요 투자자(LP)로 있는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1일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8일 제안서 접수에 이어 오는 19일 매각 용역 담당 자문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디타워 돈의문은 마스턴투자운용이 2020년에 하나자산신탁으로부터 인수한 자산으로, DL이 사옥으로 활용하면서 '센터포인트 돈의문'에서 현재의 디타워 돈의문이라는 건물명으로 변경됐다. 마스턴투자운용에 따르면 디타워 돈의문 인수에 활용됐던 펀드의 만기는 2025년 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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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타워 돈의문/사진=DL이앤씨

서울 오피스 부족에 매각가 9천억원 이상 전망

투자(IB)업계 관계자들은 디타워 돈의문 매각가가 9천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서울 주요 업무 지구에 공실률이 크게 떨어진 만큼 매각 가격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돈의문 디타워는 지하 7층~지상 26층 높이에 연면적 8만6,267.77㎡로 2020년에 준공됐다. 2009년에 사업승인을 받았으나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진행하던 사업이 시공사인 금호산업의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무기한 중단된 바 있다. 이후 하나자산신탁이 금호산업의 PF대출채권을 매입한 뒤 효성을 시공사로 선정해 사업을 재개했고, 2020년에 준공 직후 마스턴투자운용이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79호' 펀드를 조성, 6,660억원에 빌딩을 매입했다.

매입 이후 DL이앤씨(전 대림산업)는 650억원(2종 수익증권 지분율 49.97%)을 투자하면서 당초 수송동에 위치했던 사옥을 디타워 돈의문으로 이전했다. 이 밖에도 당시 DL그룹 계열사 6곳(대림산업, DL케미칼, DL에너지 등), 임직원 약 3,000명이 이전하면서 건물 입주 초기 공실을 피할 수 있었다.

DL그룹은 입주 당시 마스턴 제79호의 수탁사인 하나은행 측 지분에 총 134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면서 공실 우려를 피하기 위한 단기 입주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2014년 매각을 검토했던 광화문 디타워는 공실 우려를 피하기 위해 대림산업의 플랜트 사업부가 임시로 이전한 바 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 떨어져 매각 시기적절하다는 분석

지난 2014년 DL그룹은 광화문 디타워 매각을 검토했지만 시세 등을 고려해 매각하지 않았다. 대신 SPC(특수목적법인)인 청진이삼프로젝트에 대림산업이 지분 20%를 출자했다. 여기에 JCP인베스트이차(15%), 미래에셋증권(5%), KB부동산신탁(20%), 한국자산신탁(20%) 등의 투자를 받았으며, 대림산업이 책임준공과 책임 분양 등을 맡고 플랜트 사업부를 입주시키기도 했다. 당시 대림산업의 청진이삼프로젝트 지분율은 48.46%로 이번 디타워 돈의문과 유사한 구조다.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Arco Seoul Forest)의 경우, 부지를 10년 넘게 보유하며 수차례 분양을 시도했지만 2008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번번이 실패하다 2019년에 주거 시설 분양에 이어 2020년 비주거시설을 LB자산운용에 6천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그러나 매각 종료와 함께 LB자산운용에 다시 1,169억원을 투자해 지분 49.5%를 확보했다.

IB업계에서는 DL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의 상업용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매각 후 재투자' 형태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매각 시점을 조율하면서 기회를 노렸던 것으로 본다. 오피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22년 코로나 엔데믹 이후 서울 시내 오피스 공실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매각 적기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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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타워 돈의문/사진=마스턴투자운용

중심업무지구(CBD)에서 벗어난 지역이라는 점은 극복해야

다만 업계에서는 광화문, 을지로 등 중심업무지구(CBD)에서 다소 벗어난 서대문역 인근이라는 점과 대형 매물로 자금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은 환경이란 점이 거래의 어려움을 키우는 요소라 지적한다. 실제로 DL그룹 직원들도 이주 초기에 과거 광화문-세종대로 인근의 수송동 시절에 비해 대외 협력 업무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신축 프라임급 오피스인 데다 입지 조건이 우수하고 좋은 근무환경을 갖춘 친환경 건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디타워 돈의문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글로벌 실물자산 지속가능성 벤치마크(GRESB)에서 최고 등급인 '5스타'를 획득했다. 이 평가에서 아시아 지역 비상장 오피스 중 평가 점수 전체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글로벌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리드(LEED) O+M 부문에서도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을 받아 대표 지속가능경영(ESG) 자산으로도 꼽힌다. 최근 오피스 시장에서 '플라이트 투 퀄리티(Flight to Quality·안전자산 선호 현상)'가 대두되고 있는데 디타워 돈의문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IB업계는 분석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도 디타워 돈의문의 강점으로 지목된다. 건물의 친환경적 성격이 자산 가격에 반영된다는 뜻의 그린 프리미엄은 최근 대기업, 금융사 등 주요 임차인들의 고려 요소 중 하나다. ESG에 대한 시장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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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내년도 힘들어", 미 연준 위원들 매파 발언에 원달러 환율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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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관계자들, 잇따라 '금리 인하 내년 이후'에 무게
일부 연준 위원 "필요시 금리 인상할 수 있다" 발언도
금리 인상 가능성 대두에 원달러 환율 사흘 만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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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연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인플레이션 반등 가능성과 견고한 미국 경제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겨우 진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금 출렁이고 있다.

미국 연준 위원들 "금리인하 서두르지 않는다" 한목소리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공개 연설에서 "현재 긴축적인 통화정책은 경제 활동을 늦추고 결국 우리를 2% 인플레이션에 도달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처럼 다른 여건이 좋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2%에 도달하려고 황급히 서두르지 않을 것(not in a mad-dash hurry)"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올해 연말 무렵까지(until toward the end of the year)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앞서 보스틱 총재는 올해 4분기에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내심을 갖고 싶다”며 “잠재적으로 내년까지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통화정책이 좋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연준 인사들은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안에 여러 차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 데다 노동시장 강세 및 소매 지출 호조 등 경제 지표가 되살아 나자 금리 인하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연준 위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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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국채 금리 추이/출처=Financial Times

연준 내 2인자 존 윌리엄스 연은 총재,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도

연준 고위 당국자들이 연일 금리 인하 기대를 꺾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필요한 경우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연준 내 실질적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18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세마포(Semafor) 경제 서밋에서 “미국 경제의 강세를 고려할 때 통화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며 “기준금리가 우리를 점진적으로 목표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 대해 급하게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언젠가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기는 경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 예상치는 아니지만 경제 지표에 따라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인상할 수도 있다”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같은 날 보스틱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가 금리 인상이 기본 입장은 아니라고 전제하긴 했으나,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경우 사실상 금리 인상 카드도 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지자 국채 금리가 또다시 출렁였다. 18일(현지시각) 2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93%를 기록해 5%선에 근접해졌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5bp(1bp=0.01%p) 상승한 4.6%까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는 미 국채 금리가 10년물 기준 5%를 넘어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냇얼라이언스증권(Natalliance Securities)의 앤드류 브레너 국제 채권 책임자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우리를 점점 더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며 “2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하면 그다음 단계는 5.2% 돌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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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원달러 환율 1,380원대로 복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370원대로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도 사흘 만에 1,380원대로 복귀했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일보다 18.05원 오른 1,390.95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13.9원(1%) 내린 달러당 1,372.9원에 거래를 마쳤던 환율은 이날 전장보다 8.1원 오른 1,381.0원에 개장했다.

최근 벌어지는 달러 강세에 대해 외환당국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중 열린 대담에서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강달러 현상은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데 따른 만큼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과거 미국이 실제로 네 차례 연속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했을 때 달러 강세 때문에 전 세계 통화 가치가 굉장히 빠르게 하락했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당시에는 내외금리차뿐 아니라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환율에 더 영향을 미쳤다"고 돌아봤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금융 당국)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고 그럴 수단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6일에도 기획재정부와 함께 구두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이 총재가 강달러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외환시장에 거듭 경고를 보내는 이유는 환율 변동성이 용인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선을 돌파했다. 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달러 대비 원화, 엔화 가치 하락이 과도하다는 우려를 담은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환율은 안정세를 찾아 이날 1,370원대까지 하락했다.

현재 원화의 실질 가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뒤에서 5번째로 낮은 상황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 실효 환율 지수는 지난 2월 말 기준 96.7(2020년 100)을 기록했다. 실질 실효 환율은 기준 시점과 현재의 상대적인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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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뉴욕 증시 일제히 '하락', 韓 금리 인하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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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금리 인하 멀어지자 줄줄이 하락
고금리 유지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 내릴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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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고금리 우려가 시장을 압박한 결과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고금리 기조에 수년간 채권 만기가 줄줄이 예고돼 있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상업용 부동산에 청신호가 들어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한다.

파월 매파 발언 이후 뉴욕증시 모두 하락, 엔비디아 3.9% 급락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58% 하락한 5,022.2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3.4% 하락하며 5,000선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S&P500 지수가 나흘 연속 하락한 것은 올해 1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15% 하락한 15,683.37, 다우지수는 0.12% 하락한 37,753.31에 마감했다. 3대 주요 지수 모두 이번 달 들어 4% 넘게 떨어졌다.

이날 주가는 고금리 우려로 인해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주로 빠지면서 하락장을 이끌었다. 1분기 랠리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수혜주 엔비디아는 3.87% 급락한 840.35달러를 기록했고, AMD(-5.78%), ASML(-7.09%) 마이크론테크놀로지(-4.47%) 등도 부진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25% 급락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 역시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0.08%포인트 하락해 4.581%에 거래됐고, 2년물 금리는 0.04% 하락해 4.928%에 거래됐다.

증시 하락에 대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대형 운용사인 BNY멜론 자산운용그룹의 시네드 콜튼 그랜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현재 예상은 12월 한 차례 인하에 그치고 있다"며 "이는 연초 시장 예상과 매우 다르다"고 평가했다.

전날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며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금리 트레이더들은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확률을 한 달 전 55%에서 이날 16%까지 낮춘 상태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던 파월 의장의 발언이 부메랑이 돼 다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해당 발언이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를 내면서 올해 1분기 주식·채권 시장에 7조5,000억 달러(약 1경) 규모의 자금이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안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를 0.14%포인트 낮추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으며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약 0.5%포인트 추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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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금리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지속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각까지 어려워짐에 따라 은행 부실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 서비스 업체 뉴마크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2조 달러(약 2,800조원)에 달한다. 금리와 공실률이 모두 높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이를 한꺼번에 상환하거나 훨씬 더 높은 금리로 재융자해야 하는데, 지난해 3월 SVB(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시그니처은행의 붕괴를 목도한 금융권이 대출을 쉽게 내줄리 만무하다. 대출이 안 될 경우 상환을 위해 오피스를 매각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자산 가치가 대출금을 밑도는 소위 '깡통 부동산' 비중이 4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1조 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가운데 약 70%는 중소·지역은행이 안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은행 중 자산규모가 1,000억 달러(약 138조원) 이상인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12.8% 수준인 반면 1,000억 달러 미만인 은행은 해당 비중이 35% 수준에 달한다. 이미 부실채권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2년 이후 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2022년 3분기 해당 대출의 연체율은 0.64%에서 2023년 3분기 1.07%까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 발생한 뉴욕커뮤니티은행(NYCB) 사태는 시장의 경계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중형은행인 NYCB는 1월 말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에 2억6,000만 달러(약 3,6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1억8,500만 달러(2,540억원) 규모를 상각 처리한 여파다. 예상치 못한 실적 악화 소식에 10달러대였던 주가는 60%나 급락했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낮춰 정크등급(Ba2)으로 강등하기도 했다. 이에 NYCB는 지난달 6일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급한 불을 겨우 껐지만 시장에서는 중소은행들의 줄도산 위기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상업용 부실 우려에 한국 금융권도 경고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 위기 우려가 확산하면서 올해 국내 금융사 손익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6조4,000억원(단일자산 투자 35조8,000억원·복수자산 투자 2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는 보험(31조9,000억원), 은행(10조1,000억원)에 이어 증권(8조4,000억원), 상호금융(3조7,000억원), 여신전문금융(2조2,000억원), 저축은행(1,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가 34조5,000억원(61.1%)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10조8,000억원·19.2%), 아시아(4조4,000억원·7.9%) 순이다.

전체 투자 금액 중 사업장이 어디인지 파악 가능한 단일 사업장에 들어간 돈은 3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한이익상실(EOD) 금액은 2조3,100억원(28개)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6.46%다. EOD란 선순위 채권자에게 이자 혹은 원금을 못 주거나, 자산가치 하락으로 LTV(담보인정비율) 조건이 미달한 사업장을 일컫는 말로, 상황에 따라 손실을 우려한 금융사들이 만기 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다. 금감원 파악 결과 EOD 사업장은 지난해 9월 이후 3개 더 늘어나 손실 우려 투자액도 2조4,600억원까지 증가했다.

금융사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9월 말 기준 임대형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는 21개로 이곳에 들어간 투자금액은 총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투자자 투자금은 1조9,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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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CNBC 캡처

한국은행 금리 인하도 지연되나

연준이 피벗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올해 4분기로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창용 한은 총재는 17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우리 금융통화위원회는 아직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근원물가는 예상대로 둔화 중이지만, 소비자물가는 상당히 경직적(Sticky)"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우리(한은)가 예상한 하반기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인데, 유가 등이 안정돼 경로가 유지되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전체 소비자물가(헤드라인) 상승률은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 등이 들썩이고 있는 만큼 2%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앞서 이 총재가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6개월 내 인하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발언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6월쯤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3분기나 이르면 7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총재의 이번 발언 이후 '7월 인하 전망'은 시장에서 힘을 잃었고, '4분기 인하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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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못 막는다" SK하이닉스의 매서운 HBM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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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시장 선점한 SK하이닉스, 1분기 시가총액 상승폭 1위
증권가에 불어든 'HBM 테마주' 열풍, SK하이닉스가 대장?
HBM 입지 다지기 실패한 삼성전자, 차후 반도체 시장 판도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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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를 앞세워 반도체 시장을 질주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며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소위 'AI 반도체'로 꼽히는 HBM 시장의 선두 자리를 꿰차며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꺾고 '차기 반도체·HBM 대장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HBM이 시가총액 상승세 견인해

16일 기업분석 전문 업체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1분기 국내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SK하이닉스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규모는 올해 초 103조6,675억원에서 3월 말 133조2,244억원으로 29조5,568억원(28.5%) 늘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75조1,946억원에서 491조9,100억원으로 16조7,153억원(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단연코 HBM이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생성형 AI 시장의 ‘필수재’로 꼽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며 글로벌 HBM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생성 AI용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선두 주자 자리를 꿰찬 것이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SK하이닉스가 HBM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글로벌 AI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HBM 제품 수요 역시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9%에서 올해 1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HBM 관련주 주가 줄줄이 급상승

증권가 역시 HBM '대장주'인 SK하이닉스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HBM 관련주들의 주가는 줄줄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디아이티의 경우, 레이저 어닐링(Laser Annealing) 장비를 공급하며 HBM 관련주로 묶인 뒤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레이저 어닐링은 웨이퍼 결함부에 열처리를 하기 위해 국소적으로 레이저를 조사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디아이티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16일 제외) 5~30%에 달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전일 대비 29.79% 상승한 2만8,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로도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에스티아이 △오로스테크놀로지 △와이씨켐 △윈팩 △미래반도체 △워트 △엠케이전자 등 수많은 HBM 관련주들이 증시 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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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시장 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주가 역시 가파르게 치솟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장중 19만1,400원을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기존 19만500원)를 경신한 바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급등)' 및 추가 주가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따라 차후 주가가 20만원 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적 여론이 확산한 것이다.

'부동의 1위' 삼성전자 꺾을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오랜 기간 반도체 대장주 자리를 지켰던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차후 HBM 시장 경쟁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SK하이닉스가 2010년대 초반부터 HBM 사업을 밀어붙이며 '초격차'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반면,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HBM 개발 예산을 삭감하고 개발을 늦춰온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 사업을 소홀히 하면서 당시 대다수 (삼성전자 소속) HBM 개발자가 SK하이닉스로 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뒤늦게 HBM 개발에 나섰지만, SK하이닉스가 이미 (HBM 관련 기술을) 선점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HBM 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HBM은 완제품 생산 이후 이를 GPU와 결합하는 '패키징 단계'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부문 경쟁사인 TSMC가 이미 관련 시장 강자인 엔비디아의 GPU 위탁 생산·패키징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TSMC에 GPU 생산을 위탁하고, TSMC가 GPU를 생산한 뒤 메모리 업체로부터 받은 HBM을 부착해 패키징을 마치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HBM 개발 초창기부터 TSMC와 패키징 기술 협력을 지속해 왔다. 양사 모두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는 사실상 설 자리를 잃은 셈이다. 이미 SK하이닉스와 파트너 관계를 구축한 엔비디아 역시 삼성전자보다는 SK하이닉스의 HBM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시장 '대장'으로 꼽히던 삼성전자가 HBM 부문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각 분야 강자들과 견고한 파트너 관계를 구축한 SK하이닉스의 입지는 자연히 굳건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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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의장 매파 발언에 돌아온 ‘킹달러’, 물건너간 韓 기준금리 인하

연준 의장 매파 발언에 돌아온 ‘킹달러’, 물건너간 韓 기준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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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뛰어넘은 고물가 지표에 '연내 3회 인하' 입장 선회
파월 발언에 달러화 최강세, 2년물 국채 금리 5% 넘기도
원·달러 환율 한때 1,400원 돌파, 금리 인하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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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연기를 시사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석 달간 물가 지표마저 예상을 크게 웃돌자 기존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 선을 돌파했고, 달러는 더욱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당초 7~8월로 예상됐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파월 의장 "인플레 목표치 달성 확신 더 오래 걸릴 것"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정책 포럼에서 “통화정책 완화가 적절하려면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확실히 우리에게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표는 견조한 성장과 지속적으로 강한 노동시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올해 현재까지 2% 물가 목표로 복귀하는 데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함(lack of further progress)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으며 동시에 노동시장이 예상 밖으로 위축된다면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당한 완화 여지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워질 때까지 기준금리를 현 5.25∼5.5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또한 이날 포럼에서 “정책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들어오는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현재 예상보다 더 지속적임을 시사한다면, 제약적인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퍼슨 부의장은 연준 내 중도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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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웃돈 소비자물가에 입장 선회

지난 2001년 이후 기준금리를 2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전제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해 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7일 연방 상원 청문회 당시만 해도 “더 큰 확신을 갖기까지 멀지 않았다(not far)”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1, 2월에 이어 3월에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하자 통화 정책 방침을 다시 매파로 돌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폭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가 지속됨에 따라 시장에서도 연준이 ‘더 늦게, 더 적게(later and fewer)’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3월부터 6~7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는 연내 1~2회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美 국채 2년물 한때 5% 돌파

대다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6월 인하 가능성을 포기했고, 선물 트레이더들을 통해 집계한 예측도 9월 이후 한 차례로 좁혀지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기준 금리 동결 확률은 5월 98.1%, 6월 84.8%, 7월 58.5%에 달한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 9일(43%) 대비 크게 오른 수치다. 이후 9월 25bp~50bp 인하 기대치가 64%로 올라섰고, 대선 이후인 11월, 12월까지 동결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지자 투자자들은 국채 투매로 대응했다. 이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파월 의장의 발언 도중 5% 선을 상향 돌파하기도 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5%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5개월 만이다.

10년물 금리도 장중 4.698%까지 튀어 오르며 4.7%를 눈앞에 뒀다. 작년 11월 13일 이후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은 시중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한때 하락세로 돌아선 뒤 다시 상승반전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다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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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추세에 한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불투명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106.46까지 오르는 등 달러화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유로화·엔화 등 주요국 통화들이 달러 앞에 무너졌고 특히 중국·인도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세계적인 강달러로 원·달러 환율도 16일 한때 1,4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으로 인한 고강도 긴축 이후 네 번째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1,394원대에서 마감했으나 고환율 추세는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환율로 인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불투명해졌다. 강달러가 수입 물가를 끌어 올려 국내 전체 물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8%에서 2월과 3월 3.1%로, 목표치(2%)를 웃돌고 있다. 여기에 중동 지역 불안으로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어 추가 물가 상승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금리를 인하할 경우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며 외국인 투자자금이 감소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외국인의 위험 회피 심리를 부추겨 환율 상승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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