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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가 끝나면서 배달업에 종사하던 20대가 1년 전보다 무려 3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는 34,000여명으로 작년의 49,700명보다 31.6% 감소했다. 지난 2020년 33,000명에서 50.6% 늘었다가 다시 2020년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통계청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10월 기준 역대 최고(62.7%)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0월 기준 역대 최저(2.4%)다. 그러나 20대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배 이상인 5.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20대 실업자 수는 231,000명으로 전체 실업자(692,000명)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30대(-8%), 40대(-13.3%), 50대(-27.7%), 60세 이상(-23.5%) 등 전 연령대에서 실업자 수가 감소한 것과 달리 20대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3% 증가했다.
라이더 감소 폭, 20대에서 가장 커,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간 셈
코로나 특수로 2021년 들어 급속하게 증가했던 '라이더'는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고수익, 고위험 직종으로 각광 받았다.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배달이 폭증한 작년에 하루 60~80건의 콜을 받는 것이 예사였고, 배달 단가가 10,000원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올 초부터 엔데믹을 맞아 콜이 20~30% 가량 감소한데다, 배달 단가가 6,0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동년배들 사이에서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언급들이 나온다.
연비가 좋고 잔고장이 없어 라이더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혼다의 PCX는 이달 들어 매출액 증대를 위한 프로모션을 단행하기도 했다. 22년 모델에 대해 그간 없었던 2년 보증, 주행거리 제한 철폐까지 들고 나왔다. 그만큼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에 재고소진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반응이다.
비록 사회적 인식이 좋지는 않았으나 한 때 월 6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었다는 한 전직 라이더는 "다른 일 하던 사람들은 이미 다 떠났어요. 일 없는 사람들이 쿠팡(택배업 지칭) 대신 하는거죠."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당장 수입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일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특고로 일하는 20대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10명 중 7명꼴(70.8%)로 자발적 특고였으나 올해들어 절반가량(56.7%)으로 줄고, 비자발적 특고 비중은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조9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 감소했다.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7월부터 4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 시작되며 20대만 실업률 증가세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고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일자리를 찾는 20대 청년들이 크게 늘었다. 올해들어 고용 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20대들의 사정은 다르다. 지난 10월 고용 통계에 따르면, 전 연령대에서 유독 20대만 1년 전보다 실업자가 늘어났다. 20대 실업률 증가가 통계에도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빅데이터 여론 분석에서도 '배달' 관련 키워드들이 수익과 연결되던 지난 상반기와 달리, 월드컵 특수를 제외한 부분에서 두드러진 연관관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배달' 붉은색 키워드 그룹에 월드컵 관련 키워드 언급, 그 외 키워드는 최근 이슈들)
올 가을부터 급격하게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내년들어서는 내수 시장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적인 경치 침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수출 경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수 시장도 연이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장기 불황의 시작이라는 언급도 나오면서, 20대 청년들의 직업 훈련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기 회복 이후에 직업 연관도가 높은 업무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따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