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상장 기업, 기업가치 상승에도 매출 부진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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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비상장 기업의 가치 측정한 LPMI 사상 최고치 기록
비상장 기업의 30%, 매출 성장률 0% 혹은 마이너스로 실적 부진
영업이익률·매출 성장률 동반 하락 상쇄하기 위한 비용 절감 조치

지난 12일 링컨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링컨사모시장지수(Lincoln Private Market Index, LPMI)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의 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0.6%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PMI는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이자 M&A 자문사인 링컨인터내셔널(Lincoln International)이 주관하는 지표로 미국의 비상장 기업들을 추척해 매 분기별로 기업가치의 총액을 측정·공개하고 있다. 링컨인터내셔널은 지난해 4분기 미국의 비상장 기업들이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의 동반 하락을 상쇄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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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기업 매출 성장률 하락에도 EBITDA는 개선

이날 링컨인터내셔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의 매출 성장률은 4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링컨이 추적 조사한 비상장 기업의 30%는 매출 성장률이 0% 수준이거나 혹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EBITDA(상각전영업이익) 성장률은 3분기 4.2%에서 4분기 4.8%로 개선됐다. EBITDA는 이자와 법인세,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보고서는 “전체 비상장 기업의 매출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막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이 수요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EBITDA를 유지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으면서 매출 성장률이 EBITDA 성장률을 3% 상회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적은 격차”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사모시장에서는 EV/EBITDA 배수가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링컨이 추적 조사한 비상장 기업들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만 11.8배 떨어졌다. ‘EV/EBITDA 배수’는 기업가치(EV)를 평가할 때 포괄적인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금융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지표로 기업가치를 원가, 이자, 세금, 감가상각 등의 비용을 제외한 수익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실제 이 시기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한 전략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EBITDA의 축소라는 두 가지 목적에 초점을 뒀다.

소비재 기업 약정 불이행 증가, 신용에 대한 우려 확산

부문별 기업가치 성장률을 보면 기술·미디어·통신 부문의 기업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이어 공업 부문 0.6%, 에너지 부문 0.2%의 순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과 헬스케어 부문은 각각 0.2%와 0.1% 하락했고 소비재 부문은 변동없이 유지됐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소비재 기업의 기업가치 성장률이 0%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경기순환적인 산업 부문의 경우 채무불이행 등 신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링컨은 “소비재 기업의 약정 불이행률은 지난 2022년 이후 두 배로 증가했다”며 “특히 약정 레버리지와 실제 보고된 레버리지 간의 차이가 가장 적었다”고 설명했다. 약정한 레버리지와 보고된 레버리지 간의 차이는 기업이 추가 재원으로 부채를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링컨은 “두 수치간의 헤드룸은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일부가 약정한 레버리지를 넘어섰거나 다른 리스크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현재 업계 밸류에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링컨에 따르면 신용시장의 이자율이 2021년 8.0%에서 지난해 11.4%로 상승했음에도 사모신용펀드 운용사들은 평균 담보대출비율(loan-to-value, LTV)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고정비상환비율(Fixed Charge Coverage Ratio, FCCR)은 1.57배에서 1.07배로 하락했다. 론 칸(Ron Kahn) 링컨 상무이사는 “기업들의 연체율이 3.4%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정비 커버리지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아 앞으로 연체나 대출금 상환에 대한 기업들의 스트레스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신용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LTV와 수익, 고정비 커버리지 상태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물지급 대출 회복세, 혼합신용공여의 신용조건 강화

다만 지난해 4분기 현물지급(Payment In Kind, PIK) 대출은 회복세를 보였다. 링컨에 따르면 이 시기 PIK 성격의 회사채나 채무증권의 비율이 2021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 사모신용시장에서 신규 발행되는 회사채나 채무증권의 약 10%가 이자나 배당을 현금이 아닌 형태로 지불하는 PIK 요소를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링컨은 “기업의 입장에서 PIK의 증가는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리스크지만, 한편으로는 이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링컨의 선순위부채지수(Senior Debt Index, LSDI) 발표에 따르면 혼합신용공여(unitranche credit facilities)의 신용 조건이 25bps 가량 강화됐다. 액면가액보다 한참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할인발행채권(original issue discount, OID)의 발행 요건은 더욱 엄격해졌고 이에 반해 약정은 완화됐다. 이전에는 이같은 현상이 주로 대형주들에서 관찰됐지만 이제는 EBITDA 4,000만 달러(약 535억원) 미만인 기업을 위한 투자시장으로 이러한 역학 관계가 옮겨가면서 대출기관의 거래가 하향세로 돌아섰다.

영어 원문 기사는 Cost-cutting drives up private US company values, but revenues flag – Lincoln | PitchBook에 게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