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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경영난' 日 도시바, 도시바머터리얼 1.3조에 매각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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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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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소재 전문 제조업체 도시바머티리얼 매각
대규모 회계 부정 및 웨스팅하우스 실패로 몰락길
도시바 새주인 JIP, 재상장 위한 사업 재편에 박차
사진=도시바

일본 전자기업 도시바가 소재 전문 제조업체인 도시바머티리얼을 매각한다.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 경영 실패 후 침체에 빠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을 단행하는 모습이다.

도시바, 자회사 매각 결정

26일 NHK·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그룹 산하 소재 제조업체인 도시바머터리얼을 일본 기업 일본특수도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1,500억 엔(약 1조3,000억원)이며, 매각 완료 시점은 내년 5월 30일이다.

일본특수도업은 점화플러그를 비롯한 엔진 관련 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전기자동차(EV)용 세라믹스 등 소재에 강점을 가진 도시바머티리얼의 기술을 도입해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74년 상장 역사 마무리

도시바는 1970~1980년대 ‘일본 반도체 5공주’로 불린 기업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2015년 2조원대의 분식회계 사태와 2016년 웨스팅하우스 파산 등으로 경영난에 빠졌다.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인프라·정보기술(IT) 산업, 소니그룹이 게임·음악 분야를 중심으로 재건한 반면, 도시바는 원자력발전 사업에 손을 대면서 오히려 독을 마신 셈이 됐다.

여기에 지시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도 몰락의 길을 걷게 만든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988년 50.3%에서 2021년 6% 수준까지 떨어지며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2년 연속 채무초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도시바는 60개 해외 투자펀드로부터 6,000억 엔(약 5조5,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악수가 됐다. 증자를 맡은 해외 펀드 대주주들과 도시바 측이 경영 면에서 격렬하게 대립하게 된 것이다. 주주의 의향에 따라 경영 전략이 좌우되는 일이 빈번해지자, 도시바는 2021년 11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그룹을 3개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주주 반발로 2분할로 수정됐고, 2022년 3월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 방안조차 부결됐다.

결국 막다른 곳에 직면한 도시바는 이후 주식 공개매수를 거쳐 지난해 일본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즈(JIP)에 인수됐으나 지난해 JIP는 도시바를 인수한 후 자진 상장 폐지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경제 부흥을 떠받치며 과거 주식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 온 도시바의 상장 역사가 사모펀드에 의해 막을 내린 것이다.

사진=도시바

직원 최대 4,000명 감원도

JIP는 도시바의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을 통해 5년 뒤 재상장하겠다는 목표로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도시바가 일본 내 직원(6만7,000명)의 약 6%에 해당하는 4,000명 감원을 비롯한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것도 그 일환이다.

감원 대상은 자국 내 그룹 전체 사원으로, 다만 총무·경리 등 생산직이 아닌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해고 통보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은 오는 11월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시마다 다로(Shimada Taro) 도시바 사장은 "괴로운 결단이었다"며 "회사를 100년 뒤까지 존속시키려면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바는 2026년 3월 이전에 도쿄에 있는 본사를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로 이전하기로 했다. 가와사키에는 자회사와 연구·개발 거점이 있다. 도시바는 분사된 자회사들도 본사에 통한하는 것을 진행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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