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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속도 내는 GM, 로보택시 사업 투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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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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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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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크루즈 로보택시 개발에 추가 자본 투입 않는다
속도 붙는 GM 구조조정, 美·中서도 생산 시설 매각·폐쇄
"관세 리스크 몰려온다" 트럼프 당선이 영향 미쳤나 
GM의 자율주행 차량호출 서비스 크루즈/사진=크루즈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로보택시 사업에서 철수한다. 대내외적 악재로 재정난이 심화하며 투자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자회사 크루즈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과감히 중단해 지출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GM은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 내 공장을 줄줄이 매각·폐쇄하며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 로보택시 사업 철수 예고

10일(이하 현지시간) GM은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의 자본 배분 우선순위에 따라 크루즈의 로보택시 개발 작업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는 2016년 GM에 매각된 이후 자율주행 자동차 등 로보택시 관련 기술 개발·투자를 주도해 온 GM의 자회사다. 앞서 GM은 크루즈를 통해 2030년까지 로보택시 요금·구독으로 연 500억 달러(약 71조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선 '멀티 플랫폼 기술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한 바 있다. GM이 크루즈 인수 후 로보택시 사업에 투자한 비용은 10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들어 GM의 로보택시 사업 투자 부담이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쟁 심화, 전기차 전환 지연 등 악재가 누적되며 GM의 재정난이 가속화한 결과다.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GM은 결국 로보택시 사업에서 발을 빼며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택했다. GM은 로보택시 사업 관련 구조조정이 완료된 이후 연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가량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기존 크루즈 관련 GM의 연간 지출은 20억 달러(약 2조8,600억원) 수준이었다.

미국 미시간주 랜싱 소재 얼티엄셀즈 제3공장/사진=얼티엄셀즈

GM의 구조조정 움직임

GM은 신사업 외 부문에서도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A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미시간 랜싱 지역의 얼티엄셀즈 제3공장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구속력 없는 합의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로, 최종 매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각은 내년 3월을 전후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GM은 미시간 공장에 투자한 10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중국 시장에서도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GM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중국 내 합작 투자 사업의 지분 가치가 최대 29억 달러(약 3조7,000억∼4조1,000억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내 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에 27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GM의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비현금 특별항목 비용 등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경제매체 CNBC는 이 같은 비용이 순이익 감소를 초래할 수는 있지만, 월가에서 주시하는 이자·세전 이익(EBIT)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GM이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GM이 지분 50%를 보유한 중국 합작사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법인 'SAIC GM'을 설립하고 뷰익, 쉐보레, 캐딜락 등의 차량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해당 법인의 실적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중국 현지 완성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 등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년 약 14%였던 SAIC GM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6% 상당으로 급감했다. 올해(1~11월) 차량 판매량은 전년 대비 59% 급감한 37만 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은 총 3억4,700만 달러(약 4,900억원)에 달한다.

완성차 업계 휩쓰는 '트럼프 리스크'

GM의 경영 전략 변경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GM을 비롯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우려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취임 첫날(2025년 1월 20일)에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또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관세 장벽'은 미국의 완성차 업체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미국 투자분석 회사 울프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970억 달러(약 138조8,300억원) 상당의 자동차 부품과 400만 대의 완성차에 대해 이 정도 규모의 관세가 부과되면 이는 ‘파괴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어 "이미 차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이 대규모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인해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포드, GM 등이 유의미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40%를, GM과 포드는 각각 30%, 25%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 더해 GM과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트럭의 55%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한다. 스텔란티스는 멕시코에서 램 픽업 트럭과 대형 상용 승합차를, 포드는 멕시코에서 전기차 머스탱 마하-e와 브롱코 스포츠 유틸리티(SUV), 매버릭 소형 픽업트럭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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