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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여성 창업’에 드리운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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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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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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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창업에 맞지 않는다?’
여성 창업가 실적, 남성보다 ‘우월’
인식 변화와 창업 교육 ‘필수’

본 기사는 VoxEU–CEPR(경제정책연구센터)의 칼럼을 The Economy 편집팀이 재작성한 것입니다. 원문 분석을 참조해 해석과 논평을 추가했으며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VoxEU 및 CEPR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여성 창업에 대한 관념은 구시대적 믿음에 오랫동안 지배받아 왔다. 여성은 안정을 선호하고 남성은 모험을 좇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모든 것은 타고난 차이가 아니라 알아주지 않고 기회를 주지 않으며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사진=ChatGPT

‘여성은 안정을 선호하고 남성은 모험을 좇는다?’

모든 실증적 사례도 여성이 특성상 창업에 부적합하다는 생각을 깨부순다. 대신 여성의 재능이 오랫동안 체계적 장벽에 가려져 왔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장벽을 허물면 여성은 물론 경제 전체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덴마크에서 20년에 걸쳐 80만 명을 대상으로 행해진 연구에 따르면 어렸을 때 친구의 사업가 부모 등을 통해 창업에 노출된 여성이 35세까지 직원을 고용한 회사를 운영할 가능성이 4% 더 높고 기업 경영에 보내는 시간도 6% 늘어난다고 한다. 신기하게 남성은 이러한 노출과 아무런 관련성도 없었다.

그렇다면 여성은 체질적으로 창업을 피한 것이 아니라 보고 배운 대로 행동했다는 얘기가 된다. ‘위험 회피’(risk aversion)는 정보나 네트워크, 역할 모델이 부족했기 때문이고 제약이 제거되면 여성의 창업가적 재능도 봉인 해제되는 것이다.

여성 창업, 20년 만에 70% 증가

이러한 사실은 1960~2010년 기간 미국 생산성 향상의 20~40%가 여성과 소수인종들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주어진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제 창업은 다시 한번 일자리 재배치를 통해 변화를 도모할 촉망받는 분야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글로벌 기업가 모니터(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 GEM)에 따르면 조사 대상 30개국에서 여성의 창업 참여는 2001~2005년 기간 6.1%에서 2021~2023년 10.4%로 20년 만에 70% 증가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세계 각국은 여성 기업인을 노출하는 데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 CEO가 매체를 통해 집중 조명되고 청년 창업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국가 혁신에서 여성 창업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중등 교육에 창업을 포함한 결과 여성의 창업 비율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헝가리와 네덜란드는 여성과 남성의 공동 참여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accelerator programs)을 진행한 결과 여성 참여율이 증가한 것은 물론 보다 공정한 여성-남성 간 기업 가치 평가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여성 창업 증가 추이(2001~2023년)

우수한 실적에도 ‘자금 조달 차별’은 여전

문호를 개방하는 만큼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 어린 시절 영향으로 창업한 여성들은 남성 경쟁자들 못지않은 정도가 아니라 지속 기간과 규모 면에서 남성들을 압도했다. 만약 이러한 효과가 경제 전 분야에 확산될 수 있다면 전반적인 고용률이 3%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능한 여성들이 영향력 있는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혜택인 셈이다.

2023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데이터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여성 창업가 기업이 창업 이후 5년 동안 평균 13.2%의 연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남성이 창업한 기업은 11.4%에 그친 것이다. 자금 조달 단계나 산업 등의 변수를 고려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여성 창업가의 자금 조달은 여전히 어렵다. 금융 정보 회사 피치북(PitchBook)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여성이 창업한 스타트업은 작년 총 388억 달러(약 56조원)를 조달해 금액적으로는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는 전체 투자금의 20%를 넘지 못한다. 여성으로만 구성된 창업팀은 단지 1%에 그쳤다.

여성 창업 기업 투자금 비중

역량 아닌 ‘고정관념’의 문제

이는 역량이 아닌 인식의 문제다. 실험에 따르면 벤처 투자사는 여성 후보자에게는 ‘번아웃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와 같은 부정적 질문을 하는 반면 남성들에게는 기회나 성장에 대해 묻는 경향을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들이 본인들과 비슷한 창업가를 선호하는 동종 선호(homophily) 경향에 있다. 그래서 투자 자금이 다양한 출처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 책임자가 남성임을 감안하면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인 셈이다.

유색 인종 여성에 이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성차별에 인종 차별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흑인 여성 창업가가 조달하는 전체 자금은 백인 남성의 0.27%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것이 역량 차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흑인 여성들이 기술 산업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되는 네트워크와 이미지와 서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력이 아닌 근거 없는 믿음이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책 방향은 명확하다. 창업을 교실과 매체와 사회에서 일찍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책 당국은 창업을 교과과정에 포함하고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벤처 투자사들이 다양성이 보장된 의사결정체를 운용하도록 해야 한다.

OECD 회원국들이 이러한 정책을 도입한다면 다음 10년 동안 1~2%의 추가 GDP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단지 인적 자원 배분을 효율화하는 것만으로 말이다.

원문의 저자는 미켈 메르츠(Mikkel Mertz) 이주 연구 및 분석 센터(Centre For Research And Analysis Of Migration) 연구 책임자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Female representation and talent allocation in entrepreneurship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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