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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나노’ 생산능력 대폭 확대, 삼성 추격 시나리오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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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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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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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내년 말 2나노 월 10만 장 공급
애플·엔비디아 등 빅테크 고객사 확보
삼성전자 추격 속 수율·생태계 우위 자신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주도권을 둘러싼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2나노 파운드리 시장 진입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TSMC가 생산능력 확대 카드를 꺼내 들며 삼성전자의 추격 의지를 무력화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수율에서 앞서 있는 TSMC가 물량까지 잠식하게 될 경우 삼성전자의 전략적 추격 자체가 봉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 2나노 투자 가속

4일(현지시각) WCCF테크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2026년부터 본격화하는 2나노 칩셋 시장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한다. 최근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고객사들을 비롯해 엔비디아, AMD, 그리고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AI 같은 세계적인 AI 플랫폼 기업들이 초도 물량을 선점하면서 TSMC는 지난 4월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한 데 이어 생산 기반 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TSMC는 대만 남부 가오슝과 북부 신주 바오산에 총 4개의 2나노 팹을 구축하고 있다. 가오슝에 있는 P1 팹은 현재 월 1만 장 규모로 양산하고 있으며, P2 팹은 장비 설치가 한창으로, 3~4개월 안에 시험 생산을 거쳐 월 3만 장의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가오슝 공장은 올해 3월 말부터 증설 공사를 시작했는데 8월 초에 이미 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과 클린룸 구축에 약 4개월, 장비를 설치하고 시험 가동에 들어가기까지 4개월 안팎에 불과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중심지인 신주에서도 2나노 전환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신주 P1 팹은 시험 생산을 마치고 곧 양산에 들어가며, P2 팹 역시 생산라인을 세우고 있다. TSMC의 2나노 공정 생산 능력은 올해 하반기 월 4만~5만 장에서 시작해 2026년 초 5만3,000장을 거쳐 2026년 상반기 월 6만 장에 이를 전망이다. TSMC는 시험 생산 단계에서 이미 안정된 수율을 확보해 양산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고 자신하고 있다.

더 나아가 TSMC는 가오슝에 이미 3곳의 공장을 신설해 2나노 또는 A16(1.6나노급)을 비롯한 차세대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강력한 고객사 수요에 힘입어 TSMC가 확보한 2나노 수주 물량은 이미 3나노 및 5나노 파운드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도 2나노에 파운드리 미래 베팅

삼성전자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파운드리 협력사 교류 행사인 ‘세이프 포럼 2025’에서 1.4나노 양산 목표를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연기하는 수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대신 올해 말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의 완성도를 높여 팹 가동률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신규 파운드리 팹의 양산라인 구축 속도를 앞당긴다. 당초 내년 초 투자가 예정됐으나, 최근 이를 올 연말에 집행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자사 스마트폰 칩 공급사로 선택되지 못하고 외면받는 현실을 고려할 때 2나노 공정의 성과는 더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수율이 나오지 않으면서 대형 고객사를 TSMC에 대거 뺏기며 수조원대의 파운드리 적자를 보고 있다. 이에 수율이 확보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일부 완성품을 만들어 고객사에 납품하는 게 이익이라는 판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S26 시리즈에 자사가 설계하고 생산한 2나노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칩 탑재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 칩의 경쟁력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그동안 선단 노드 경쟁에만 몰두하며 불안정한 공정 상태에서 다음 세대로 진입하는 일이 반복돼 수율이 낮아지고 고객사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이번 결정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수익성 확보 위해선 '수율 70%' 돼야

삼성전자가 2나노 파운드리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꺼내든 전략 카드는 GAA다. 최근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한 것도 GAA 기반 기술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인 AI6를 2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AI6 칩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비전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다. AI6 칩은 현재 로보택시 등 주력 사업에 적용된 AI4 칩보다 2세대 발전된 제품으로, 성능 면에서는 올 연말 양산될 AI5 칩보다 2배 이상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AI6 칩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슈퍼컴퓨터 등에도 탑재돼 테슬라의 전 사업 분야를 포괄하는 핵심 연산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X 계정에 “165억 달러는 최소 금액에 불과하고 실제 생산량은 그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 같은 확장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7나노 공정 기반의 AI4 칩을 테슬라에 공급했다. 그러나 3나노 공정을 사용하는 AI5 칩은 TSMC가 생산을 맡았다. 테슬라가 AI6 칩에서 다시 삼성전자 손을 잡은 데는 낮은 가격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실제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남는 장사'가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를 따내기 위해 테슬라 측에 TSMC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크고, 수율 문제도 존재해 마진율에 있어 TSMC보다 불리하다. 무엇보다 TSMC는 현재 생산능력이 한계에 다다라 테슬라가 원하는 만큼의 대규모 발주가 어려운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의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은 테슬라 본사와 같은 지역에 자리해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고, ‘미국 내 생산’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도 부합한다.

다만 삼성전자의 테슬라 수주를 놓고 업계 일각에서는 결국 수율을 높이지 못한다면 대규모 수주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의 수율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2나노 공정 수율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반도체업계는 초기 수율이 30%에 못 미쳤지만 올 상반기에는 40~50%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60%에 근접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율은 70% 선으로, TSMC의 경우 2나노 공정 수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양산 수율과 고객 생태계 면에서 여전히 TSMC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얘기다. TSMC의 2나노 전략은 '초격차 기술력', '대규모 생산능력', '초고가 정책'으로 요약된다. 기존 5나노에서 3나노로 전환할 때보다 4배 이상 빠른, 전례 없는 속도로 생산량을 늘리며 세계 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축을 확고히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가 가격 경쟁력이나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전까진 TSMC의 시장 독점 구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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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