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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건설만으론 부족, 250억 달러 투자” 구글 AI 인프라 전략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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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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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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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발전소 포함 인프라 투자 확대
전기·냉각·자본 중심 구조의 AI 시대
효율성 및 지속 가능성 고려한 설계 각광
구글 댈러스 데이터센터의 냉각탑/사진=구글

구글이 미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며 에너지와 냉각 중심의 설계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단순한 서버 설치를 넘어 자체 발전소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구상으로, AI 연산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수급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거대한 투자, AI 인프라 핵심은 ‘전력’

1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구글 향후 2년간 미국 최대 전력망 지역에 위치한 여러 주에서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250억 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13개 주에 걸친 미국 최대 전력망인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 지역에 집중된다. 해당 지역은 미국 중서부와 남부, 중부 대서양 연안을 아우르며, 이 가운데 버지니아주 북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집적지로 꼽힌다.

다만 최근 데이터센터와 산업 부문의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로 PJM은 공급 여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구글은 이번 투자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의 수력 발전소 두 곳을 현대화하는 데에 30억 달러(약 4조원)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력 발전소 현대화 사업은 구글이 브룩필드 자산운용(Brookfield Asset Management)과 체결한 미국 전역에서 총 3,000메가와트(MW)의 수력 전력을 구매하는 포괄적 협약의 일환이다.

구글은 지난해 말에도 데이터센터와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한 바 있다. 인터섹트 파워(Intersect Power), TPG 라이즈 클라이밋(TPG Rise Climate)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는 이 3자 파트너십은 미국이 AI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청정 에너지를 기반으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함으로써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다.

이들 파트너십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AI의 발전과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 수요 증가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하려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친환경 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바로 공급한다는 개념이다. 구글은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같은 산업 단지에 배치함으로써 전력 전송 효율을 높이고 인프라 구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모든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친환경 에너지와 분산형 설계가 만든 변화

이 같은 접근은 빅테크 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텍사스, 버지니아 등 주요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는 발전 인프라와 IT 인프라가 함께 설계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AI 수요 증가와 전력 공급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는 환경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성능 연산 서버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기존의 전력 인입 방식만으로는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뿐 아니라 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유사한 방향으로 전력 자립형 설계를 서두르는 추세다.

전력 자립형 설계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 최소화다. 대규모 전력을 외부에서 끌어오면 변전소 확장, 송전선 신설 등으로 인해 지역 사회 반발이 생기기 쉽다. 하지만 발전소와 데이터센터가 함께 있는 구조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구글은 이와 관련해 “지역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 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거듭 밝혀 왔다.

결국 AI 인프라의 핵심은 더 많은 전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그 전기를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확보하느냐로 귀결된다. AI의 경쟁력은 고성능 연산 능력에 있고, 이는 다시 안정적인 전력 확보 능력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IT 기업이 에너지 기업화되는’ 경향은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란 게 업계 전반의 관측이다.

수랭식 전환 가속, ‘물’이 입지 조건이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랭식(액체 냉각, Liquid Cooling) 열처리 방식 또한 주목받고 있다. AI 모델의 규모 확대로 데이터센터 또한 고집적화가 진행되면서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수랭식이 부상한 것이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지난해 최대소비전력 120킬로와트(㎾)에 달하는 슈퍼컴퓨터 시스템 ‘GB200 NVL72’를 발표하며 초고집적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스템의 냉각을 위해 수랭식을 권장하기도 했다.

과거 데이터센터의 열처리 방식은 기계식 냉각기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는 공랭식이 주를 이뤘다. 202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2.2㎾의 저집적 랙이 주를 이뤘던 만큼 공랭식으로도 대응이 충분했다. 그러나 최근 30~50㎾의 고집적랙이 등장하면서 공랭식으로는 냉각 효율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수랭식 냉각은 공랭식 대비 냉각 효율이 뛰어나고, 고성능 장비 밀도가 높은 AI 전용 서버실에 더욱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서버 랙 주변을 순환하는 냉각수를 통해 직접적인 열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일 면적에서도 더 높은 연산 밀도를 확보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 역시 크게 향상된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철 온도 상승이 극심해지는 지역에서는 공랭식의 한계가 더욱 두드러지는 탓에 수랭식 도입은 점점 더 필수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물 있는 곳’을 찾아 움직이는 흐름을 보인다.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역을 선호하게 됐고, 일부 기업은 직접 지하수나 인공 저수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기도 했다. 캐나다와 맞닿은 미국 북서부 지역처럼 물을 끌어오기 용이하면서도 기후가 온화한 지역이 새로운 입지 후보로 부상 중이며, 이와 함께 냉각 효율성과 환경 지속 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새로운 설계 기준도 속속 도입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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