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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파워11' 7나노 파운드리 수주한 삼성전자, 성숙 공정에 힘 싣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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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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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7나노 개량형 파운드리 공정으로 IBM CPU 수주
닌텐도 스위치2 SoC도 5나노 성숙 공정 활용해 제조·납품
테슬라와의 계약 역시 4나노, 선단 공정 도약 위한 기반 닦나
IBM 파워11/사진=IBM

삼성전자가 IBM의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칩 ‘파워11’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쟁사인 대만 TSMC와의 선단 공정 기술력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역으로 성숙 공정 고객사 확보에 힘을 실으며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양상이다.

7LPP 앞세워 IBM 고객사로 확보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7나노 개량형 공정 '7LPP'를 활용해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인 파워11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7LPP 공정은 7나노 공정에 EUV(극자외선) 노광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더욱 정밀하고 미세한 회로 패턴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전 공정 대비 성능이 23% 향상되고, 전력 소비가 45%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효율성이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IBM과 협력해 해당 칩에 ‘2.5D ISC 아키텍처 패키징’ 기술을 적용, 칩 성능을 한층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2.5D ISC 아키텍처 패키징은 고성능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첨단 칩 패키징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적용할 경우 여러 개의 칩(다이)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가까이 배치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제조를 맡게 된 IBM의 파워11은 99.9999%의 데이터센터 가동 시간을 제공해 다운타임 없이 시스템 유지 관리가 가능한 제품이다. 높은 전력 효율이 가장 큰 강점인 셈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인증을 받은 양자내성암호도 탑재됐다. 양자내성암호를 활용하면 선수집 후해독(harvest-now, decrypt-later) 공격, 펌웨어 무결성 공격 등으로부터 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다.

닌텐도도 성숙 공정으로 잡았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성숙 공정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수주 실적을 쌓아 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 5월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닌텐도의 야심작 ‘스위치2’에 탑재되는 엔비디아 테그라 시스템온칩(SoC)을 8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생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초 닌텐도는 삼성전자의 5나노 공정과 8나노 공정 사이에서 고민했으나, 단가와 수율을 고려해 EUV 노광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8나노 공정을 택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의 SoC를 탑재한 스위치2는 시장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출시 24시간 만에 3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신기록을 달성할 정도였다. 전작인 ‘스위치1’이 출시 1달 동안 270만 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선풍적인 인기다. 닌텐도 측에서 자체적으로 밝힌 2026년(2025년 4월~2026년 3월) 목표 출하량은 2,000만 대다.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게임 컨설팅 기업 칸탄게임즈도 스위치2의 출시 첫해 판매량이 2,000만 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역시 올해 연말까지 1,440만 대가 판매되리라 내다봤다.

스위치2의 흥행은 가동률 하락으로 인해 고전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명백한 호재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일단 스위치2용 수주 물량을 확보한 것 자체가 희소식이며, 닌텐도가 스위치2 출시 이후 성능 개선을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다른 공정을 사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이번 수주가 게임용 콘솔 시장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중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한다면 추후 AMD 등 경쟁사의 주문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 '빈틈' 파고드는 전략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지난 7월 테슬라와 인공지능(AI) 칩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7월 28일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기업과 165억 달러(약 22조7,648억원) 규모 반도체 위탁 생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고, 곧 해당 고객사가 테슬라임이 드러났다. 양 사간 계약은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인 'AI6'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의 계약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삼성과의 협력 내용에 대해 밝히고, 이번 AI6 생산을 시작으로 양사 간 협력이 더 큰 규모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당 계약 이후 삼성 파운드리는 추가로 다수의 신규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에 대적할 만한 첨단 파운드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사실상 삼성전자뿐인 상황에서,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며 시장 신뢰가 강화된 결과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중소 규모 파운드리 계약을 다수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고객사 중 테슬라 급의 거물은 없지만, 국내외 중견 팹리스나 AI 스타트업들이 칩 생산을 맡기기 위해 삼성 파운드리를 택하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최선단인 2·3나노가 아닌 4나노 이상 공정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선단 공정 생산에 집중하는 TSMC의 '허점'을 파고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TSMC와의 선단 공정 기술 격차를 당장 따라잡기는 어려운 만큼, TSMC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성숙 공정에서 고객사를 다변화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TSMC는 2나노 공정 수율을 시험 생산 단계에서 이미 60% 이상까지 끌어올렸으며, 본격 양산 시에는 90%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 엑시노스 2600의 초기 시험 생산에서 확보된 수율은 30% 수준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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