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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신세계·알리’ 전략적 동맹, ‘쿠팡 독주’ 이커머스 시장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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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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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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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독립 운영·소비자 정보 분리 조건
합병 이후 이용자수 쿠팡의 절반, 삼파전 예상 
쿠팡 견제는 ‘글쎄’, 멤버십·배송 격차 숙제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JV)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 공식 출범한다. 신세계그룹 산하 G마켓(G마켓·옥션)은 연내 알리바바의 유통망을 활용해 셀러들의 해외 진출을 도울 계획으로, 이를 통해 쿠팡과 네이버 양강 구도로 재편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합작법인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외 판로를 확장하고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미 독주 체제를 굳힌 쿠팡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정위, 양사 동맹 3년 조건부 승인

18일 공정위는 기업집단 신세계와 알리바바그룹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알리)를 함께 지배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안건을 심사한 결과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마켓과 알리는 합작회사 ‘그랜드오푸스홀딩(가칭)’ 산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번 결합은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두 회사가 국내 소비자 데이터(이름·ID·이메일·전화번호·서비스 이용기록·검색이력 등)를 3년간 서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전제로 승인됐다.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합작회사의 시장지배력 1위 지위가 공고해져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알리는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37.1%로 1위, G마켓은 3.9%로 4위인데 결합 시 합산 점유율이 41%에 달해 1위 사업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발 상품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점유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공정위는 G마켓과 알리를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이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광고와 추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 유입을 확대하는 구조다. 이에 두 회사가 데이터를 결합하면 쏠림 현상이 심화돼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데이터 역량이 부족한 경쟁사들은 대규모 투자 없이는 이탈을 막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차이나머니·글로벌 네트워크 역직구 확장 기대

이번 양사 합작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윈-윈 거래로 평가된다. 먼저 신세계는 지난 2021년 인수 이후 하락세에 접어든 G마켓의 본원적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단숨에 제고할 수 있는 기회다. 글로벌 최대 규모인 알리바바 네트워크와 막대한 자본력, 고도화된 정보기술(IT) 역량을 사업 전반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G마켓은 알리바바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한 60만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연내부터 개시할 계획이다.

실적 부담도 덜게 됐다. 합작법인은 알리 50%, 이마트 50%로 구성돼 있다. 이로 인해 이마트의 G마켓 지분율은 약 50%로 낮아졌다. G마켓이 그랜드오푸스홀딩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G마켓은 이마트의 연결 자회사에서 지분법 적용 대상 관계기업으로 변경된다. G마켓 손익은 이마트의 연결 실적에서 제외되고 영업외손익 중 지분법손익으로 반영된다.

알리는 한국 사업 과정에서 드러난 약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다. 국내 전통 유통사 신세계가 축적한 기업 이미지를 내재화해 신뢰도를 제고하고 유통 노하우, 물류 인프라까지 흡수할 수 있어서다. 실제 알리가 G마켓의 물류센터를 활용할 경우 당장 대규모 물류센터 착공에 나서지 않고서도 배송력을 키울 수 있다. 가전·패션 등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높은 상품군에서도 알리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리는 한국 시장에서 초저가 하나로 성장했지만,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며 "신세계그룹과 결합하면 알리의 먹거리나 하이엔드 상품군에 대한 소비자들의 품질 우려도 불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이용자를 확보한 쿠팡과의 격차를 상당 부분 따라잡을 수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달 종합몰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쿠팡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3,421만7,000여 명으로 1위였다. 2위는 알리로 이용자수는 920만 명이었고, 이어 테무(812만 명), 11번가(796만 명), G마켓(668만 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431만 명) 등의 순이었다. 알리와 G마켓에 옥션 266만 명을 더하면 이용자 수는 1,854만 명으로 늘어난다.

반쿠팡 연대 강화, 독주 제동 효과는 미지수

다만 합작법인의 시너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커머스업계 한 셀러는 "알리에 입점한 상품에 대해 '품질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속는 셈 치고 구매해 보자'는 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만연해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품목별로 비슷한 상품군을 갖춘 글로벌 공급자들이 워낙 많아 판매자 입장에서 해당 플랫폼에 입점하는 메리트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년간 적자를 감수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온 쿠팡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셀러와 이용자의 이탈"이라며 "이 부분을 막기 위해 가격 정책에서도 추격하는 사업자들의 정책을 지켜본 뒤 곧바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 경쟁자들이 판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작법인이 글로벌 판로에서는 강점을 지니지만, 멤버십 경쟁에서는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으로 로켓배송과 함께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쇼핑 적립과 함께 타 플랫폼과의 제휴 혜택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G마켓이나 알리는 아직 차별화된 멤버십 결합 서비스가 없는 상태다. G마켓의 경우 과거 스마일클럽이라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했으나, 현재는 옥션과 스타벅스 등 타 신세계 계열사와 합작한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을 운영 중이다.

배송 서비스 경쟁력에서도 경쟁사 대비 아직 한계를 지닌다는 평가가 많다. 쿠팡은 전국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주문 당일·익일 도착’을 보장하는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전용 로켓프레시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다양한 배송 형태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에는 컬리와 제휴해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동시 외부 셀러 물류와 자체 플랫폼을 결합해 배송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비해 알리는 해외직구 플랫폼이라는 특성상 배송 속도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다. 한 이커머스 기업 고위 관계자는 “국내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면 단순 해외 판로 제공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합작법인이 멤버십·배송 경쟁 구도에서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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