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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인천공항 사업권 반납 "임대료 부담에 과도한 손실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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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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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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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되며 객단가 하락
변동 임대료로 여행객이 늘수록 적자 누적
롯데면세점 등 경쟁 업체들도 상황 예의주시

면세업계 1위 호텔신라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 권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불발되면서 결국 사업 철수를 선택한 것이다. 회사 측은 운영 중단의 배경에 대해 여객 1인당 객단가를 반영해 산정하는 변동 임대료 구조로 인해 여행객 수가 증가할수록 손해가 쌓이는 상황이 고착화된 가운데, 장기적인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주 고객층 구매력 감소로 매출 기반 무너져"

1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이사회를 열어 인천공항 면세점 DF1 권역 운영권 반납을 의결했다. 회사 측은 18일 공시를 통해 "2023년 사업권 계약 이후 면세 시장의 급격한 환경 변화와 주 고객층의 구매력 감소로 고객 객단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져 예상했던 매출 기반이 무너졌다"며 "10년 계약을 유지할 경우 과도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해당 권역은 2026년 3월 17일부터 영업이 중단된다.

호텔신라는 2001년 인천공항 면세점에 처음 입점한 이후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같은 해 일본 도쿄 지점에 이어 2021년 태국 푸껫 지점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지점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 조정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팬데믹 종료 이후인 지난 2023년 면세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인천공항 4기 면세점 사업권을 10년 계약으로 따내 DF1 권역을 운영해 왔다.

인천공항 알짜 구역도 수익 하락 피하지 못해

이번에 반납하는 DF1 권역은 인천공항 최대 매출 구역으로 황금 노른자 구역으로 꼽힌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은 총 5개 권역(DF1~DF5)으로 나뉘는데 DF 1·2구역은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DF 3·4구역은 패션·액세서리·부티크를, DF 5구역은 부티크만 취급한다. 2023년 입찰 당시 호텔신라는 DF1 구역을 확보하기 위해 객단가로 1인당 8,987원을 써냈고, 공격적인 베팅 덕분에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4기 사업자 선정 직후인 2023년 7월 국세청이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면세의 꽃'이라 불리는 면세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면서 객단가가 하락했다.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고, 할인율이 기존 10%에서 40%까지 올라갔다. 공항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신라·신세계면세점 입장에서는 점포와 온라인 채널 간 가격 균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과도한 할인 경쟁을 펼치기가 쉽지 않았다.

또 2023년부터 여객 수를 반영하는 변동 임대료 체계가 도입됐는데, 공항을 찾는 여객 수가 늘면서 여객 1인당 객단가로 임대료 부담은 갈수록 커졌다. 입찰 당시 호텔신라가 제시한 객단가에 올해 6월 기준 출국 여객 수 297만 명을 곱하면 매달 약 340억원의 임대료가 발생한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매출을 좌우하던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월평균 8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이에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지난 4월 법원에 조정을 신청하며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정상화 국면까지 임대료 부담을 완화해 운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이를 강하게 거부하면서 협상 여지는 사라졌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결국 사업권을 반납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라면세점 철수 시 1,900억원 규모의 위약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다이소 찾는 관광객들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철수 후 시내 면세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이 밝지 만은 않다. 최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공항 면세점 대신 시내 곳곳에 위치한 올리브영, 다이소 등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여행객들도 가격 비교가 편한 온라인 면세점이나 현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제품을 직구(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시내 면세점 매출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03억 달러(약 14조3,000억원)로 △2021년 155억 달러(약 21조6,000억원) △2022년 137억 달러 △2023년 105억 달러로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호텔신라의 TR부문(면세점 사업부)은 지난해 영업손실 697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지난해 영업손실 359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신라·신세계면세점의 경쟁 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기 사업권 입찰 당시 신라·신세계면세점보다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은 2023년보다 40% 낮은 가격으로 인천공항 재입성을 타진 중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미 인천공항 명품 부티크 면세구역에 입점해 있는데, 임대료를 신라·신세계면세점의 8분의 1(객당 1,109원)로 합의해 상황이 나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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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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