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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조지 칼린의 목소리와 스타일을 모방한 AI 영상을 제작하여 논란 일으켜
소송은 피고들이 칼린의 이미지, 음성, 초상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영상 삭제 및 명시적인 서면 승인 없이 칼린의 유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해
코미디언 조지 칼린의 유족은 지난 1월 말 AI를 사용하여 고인이 된 코미디언의 작품을 재현한 두 명의 팟캐스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피고 중 누구도 AI로 생성된 '조지 칼린 스페셜'에 칼린의 초상을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적이 없으며, 고인이 된 코미디언의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도 없다'라고 적혔다.
코미디언 윌 사소와 채드 쿨트겐은 엔터테인먼트 AI를 사용해 고인의 개인 이메일, 문자,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등을 학습하여 '조지 칼린: 내가 죽어서 다행이다'라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게시했다. 영상은 5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 후 양측은 지난 2일 합의에 이르렀다. 피고들은 칼린의 유산에 대한 '명시적인 서면 승인 없이' 팟캐스트 또는 기타 온라인 콘텐츠에서 칼린의 이미지, 음성 또는 초상을 사용하지 않기로 밝혔다.
인공지능 시대의 저작권과 명예
AI로 제작한 한 시간 분량의 영상에는 칼린이 총기 난사 사건부터 사회 계급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유머에 관해 이야기한다. 또한 AI 조지 칼린이 인공지능에 관해 이야기하는 메타적인 내용도 담겨 있다.
영상 초반에는 이 모든 것이 단지 디지털 성대모사일 뿐 실제 조지 칼린이 아니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영상은 팬들뿐만 아니라 예술가, 배우 등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조지 칼린의 딸인 켈리 칼린은 그들의 영상이 칼린의 코미디 작품 가치를 떨어뜨리고 그의 명성에 해를 끼친다고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할리우드에서도 배우와 작가 모두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과 미국작가조합(WGA)은 대대적인 파업 후, 새로운 협상 계약에 인공지능 관련 지침과 규정을 포함시켰다. 배우와 모든 유형의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유산이 어떻게 변질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패러디나 풍자 같은 경우 모두 보호되는 표현으로 간주되지만, 타인의 초상을 허락 없이 도용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이름이나 초상을 동의 없이 사용한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법정에서 승소해 왔으며, 칼린의 가족 역시 법적 조치를 계속 취했을 경우 비슷한 결론이 예상됐다.
AI 기술의 위험성과 안전장치 논쟁은 계속
켈리 칼린은 화요일 성명에서 "이 문제가 신속하고 우호적으로 해결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피고들이 제작한 동영상을 신속하게 삭제함으로써 책임감 있게 행동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 사건이 예술가와 창작자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인간에게 AI 기술의 위험성과 적절한 안전장치의 필요성에 대한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고 측 변호사인 조슈아 쉴러도 "세계는 목소리를 흉내 내고, 가짜 사진을 생성하고, 비디오를 변경할 수 있는 AI 도구에 내재된 힘과 잠재적 위험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라며, "이것은 저절로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 법원에서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기술이 무기화되고 있는 AI 소프트웨어 회사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 합의가 "향후 예술가나 유명인이 AI 기술에 의해 권리를 침해당하는 유사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마지막으로 캘리 칼린은 조지 칼린의 원작들을 감상하기를 바랐다. 그의 실제 표정과 눈빛을 보면서 그가 치밀하게 쌓아 올린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기를 희망했다. 실제로 코미디는 관객을 웃기기 위해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성을 요구한다. 그러한 부분을 LLM으로 재현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에 가깝다. 두데시 팟캐스트에 올라온 AI 영상에서도 사소와 쿨트겐의 개입을 발견할 수 있다. 일각에선 의도적으로 편집된 지점이 많은 것과 기존 LLM의 농담 수준을 미루어보아 두 코미디언의 상당한 '노력'이 투입됐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