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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시장 침체에 흔들린 LVMH, 아르노 회장 승계 작업에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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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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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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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알렉상드르, 모엣헤네시 부사장 임명
모엣헤네시 3분기 누적 매출, 전년 동기 대비 8%↓
지갑 닫은 中 소비자들, 명품 매출 최대 22% 감소 전망
사진=LVMH

프랑스에 본사를 둔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가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회장의 자녀들을 중심으로 경영진 재편에 돌입했다. 아르노 회장의 셋째 아들 알렉상드르 아르노가 지난 4월 이사회에 합류한 데 이어 와인 및 주류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다. 시장에서는 LVMH의 실적 개선 여부를 눈여겨보는 동시에, 향후 펼쳐질 후계자 구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새얼굴 새출발 모엣헤네시

17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LVMH는 지난 14일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직을 맡고 있던 알렉상드르 아르노를 그룹 정체성의 한 축인 와인 및 주류 부문 모엣헤네시(Moët Hennessy)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알렉상드르 부사장은 LVMH가 지난 2021년 티파니앤코를 인수하기 전까지 여행용 가방 브랜드 리모와를 이끈 바 있다. 알렉상드르의 모엣헤네시 정식 합류는 내년 2월로,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그룹의 중심 사업을 되살려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알렉상드르 외에도 모엣헤네시를 중심으로 한 그룹 내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이뤄졌다. 장자크 귀오니 LVMH 그룹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모엣헤네시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LVMH CFO에는 세실 카바니스 티케오캐피탈 부대표가 임명됐다. LVMH 그룹 내 두 번째로 큰 브랜드인 크리스챤 디올의 전무이사 샤를 들라팔므는 모엣헤네시 산하 코냑 브랜드 헤네시의 CEO 직함을 얻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 이동의 배경으로 모엣헤네시의 부진한 성적을 지목한다. LVMH의 올해 3분기 글로벌 매출은 190억7,600만 유로(약 2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감소했다. 특히 와인 및 주류 부문인 모엣헤네시의 올해 첫 9개월간 누적 매출은 8% 감소해 전 사업 부문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이번 인사 개편이 모엣헤네시에 집중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LVMH 회장 탄생 임박?

또 다른 해석은 이번 인사이동이 LVMH 그룹 세대교체의 일환이라는 시각이다. 아르노 회장이 지난해 초부터 자녀들을 핵심 직위에 배치하는 등 그들의 그룹 내 위치를 꾸준히 상향 조정해 왔다는 게 근거다. 실제 아르노 회장 슬하의 4남 1녀는 현재 대부분 LVMH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맏딸 델핀은 크리스챤디올 CEO를, 둘째이자 장남인 앙투안은 그룹의 커뮤니케이션 및 이미지·환경 책임자이자 LVMH 가족 지주 회사인 크리스챤디올SE의 CEO를 맡고 있다.

국내에서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의 열애설 상대로 유명한 넷째 프레데릭은 지난 1월 위블로, 제니스, 태그호이어 등 시계 브랜드를 총괄하는 LVMH 시계 부문 CEO로 승진했다. 이어 6월에는 LVMH 지주회사인 피낭시에르 아가슈의 전무가 됐다. 막내 장은 루이뷔통 시계 사업부의 마케팅과 제품 개발을 이끌고 있다. 모엣헤네시의 부사장이 된 알렉상드르를 포함해 이들 5남매는 막내인 장을 제외하고 모두 LVMH 이사회의 일원이다. 아르노 회장의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르노 회장은 지금까지 자신의 후계자로 누구를 염두에 뒀는지 공식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그간 맏딸 델핀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올해 들어 다른 자녀들도 그룹 내 고위직에 오르면서 후계자 구도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이번 인사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VMH의 리더십 교체는 아르노 회장이 언젠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룹을 물려주기 위해 진행하는 전반적인 세대교체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1949년 3월생인 아르노 회장은 지난 2022년 회장의 연령 제한을 75세에서 80세로 높여 회장에 재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는데, 회장직에서 내려와야 할 시간은 이제 5년도 채 남지 않았다.

올해 글로벌 명품 시장, 전년比 2% 감소할 것

반면 시장에서는 LVMH의 이례적인 매출 감소를 주목하는 모양새다. LVMH의 글로벌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LVMH는 그룹 내 주력 브랜드인 루이뷔통과 디올, 셀린느의 3분기 매출 감소가 그룹 전체의 매출 성적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들 세 브랜드는 작년에만 862억 유로(약 126조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등 LVMH 글로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올 3분기 이들 브랜드의 매출은 5% 이상 감소했다는 게 LVMH의 설명이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비단 LVMH에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명품 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축소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베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 감소한 3,630억 유로(약 538조원)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명품 기업들의 순익 또한 2%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게 베인의 분석이다.

베인은 일본의 지속적 강세와 남유럽의 견고성, 미국의 점진적 개선 추세와 함께 중국의 빠른 둔화 및 한국의 어려운 상황 등이 명품 시장의 위축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20~22%의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부동산 위기에 직면한 중국 부유층이 저축을 늘리고, 지난 10년간 주요 럭셔리 산업의 주요 소비자였던 중산층과 젊은 층이 실업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인은 “중국 본토는 급격한 성장 둔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신뢰도 저하로 내수 소비가 줄어들면서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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