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스타쉽엔터, 매출 42.7% 카카오엔터로부터 발생 2021년 멜론 합병 이후 급증 ‘자회사에 수수료 차별적 부과’ 의혹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종속회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돌입했다. 카카오엔터가 계열사와 비계열사 간 음원 유통 수수료를 차별 부과하며 종속회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엔터 수수료 부과방식, '불공정 거래' 해당
27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스타쉽엔터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음원 유통 계약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스타쉽엔터 아이브(IVE), 몬스타엑스 등을 배출한 연예기획사로, 카카오엔터가 지분 58.17%를 보유하고 있으며, 설립자인 서현주 부사장은 18.95%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월 카카오엔터가 관계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음원 유통 수수료를 차별 부과했다는 의혹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당시 확보한 정황을 바탕으로 의혹을 심화 조사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공정위는 현장조사 결과 카카오엔터의 수수료 부과 방식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에게 용역을 제공하거나 거래 대가를 부당하게 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BPM 측 "수수료 차별 부과"
이번 조사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빅플래닛메이드(BPM)의 신고로 시작됐다. BPM은 올해 1월 카카오엔터가 운영하는 멜론에서 계열사와 비계열사 간 유통 수수료를 차별 부과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BPM은 “카카오엔터가 일반 업체에는 20% 안팎의 수수료를 요구하면서 관계사에는 5~6% 수준의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통 수수료 격차는 관계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부당한 방식”이라며 관련 정황과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실제 스타쉽엔터는 매출 상당 부분을 카카오엔터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스타쉽엔터의 매출 1,604억원 중 42.7%인 684억원이 모회사인 카카오엔터로부터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스타쉽엔터의 대 카카오엔터 거래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로부터의 매출은 대부분 수수료 수입으로, 2021년 177억원에서 2022년 470억원, 지난해 684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엔터가 스타쉽엔터로부터 벌어들인 매출도 2021년 33억원에서 2022년 77억원, 지난해 103억원으로 증가했다.
국세청도 조사 착수
두 회사 간 내부거래가 최근 급증한 데는 카카오엔터의 2021년 9월 멜론컴퍼니 합병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스타쉽엔터가 멜론컴퍼니와 주고받았던 유통과 음원 수수료 거래가 합병 후 카카오엔터와의 특수관계자 거래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스타쉽엔터에 대한 조사에 나섰던 것도 같은 의혹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스타쉽엔터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조사는 기업이 4~5년마다 받는 정기 세무조사 성격이지만 업계는 카카오엔터와의 부당거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해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단순 정기세무조사일지라도 조사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무자료거래, 세금 탈루 여부 등 각종 위법 사례는 반드시 꼼꼼히 검토한다”며 “이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사실로 판명된다면 정기세무조사는 조세범칙조사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이어 “세정당국은 그간 엔터업계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해외진출 관련 수입 미신고 등 역외탈세혐의, 개인 최대주주의 지분변동 내역,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 의혹, 계열사를 상대로 한 수상한 거래내역(과다 대여금‧미수이자 등)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