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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퀄컴 AP 쓴다? 불어나는 AP 매입 비용, MX 사업부 '난감' 불확실한 성능·퀄컴-ARM 분쟁 등 리스크 산적
삼성전자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독립'이 지연되고 있다. 자체 개발 모바일 AP 제품인 엑시노스 2500이 수율의 한계에 부딪히면서다. 내년 출시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25 시리즈에 엑시노스 2500이 아닌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Gen 4)’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시장은 AP 매입 비용 증가, 스냅드래곤8 Gen 4의 불안정한 성능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갤럭시 S25 엑시노스 탑재 '불투명'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만든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은 내년 1월 출시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의 현재 3나노미터(nm) 수율은 10~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단기간 내로 엑시노스 2500 칩을 대량 생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엑시노스 2500을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갤럭시 차기작에 엑시노스 AP를 탑재하면 삼성전자 MX 사업부를 든든한 내부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25 플래그십 모델에 엑시노스 2500이 사용될 경우 하반기에 출시되는 폴더블 제품인 갤럭시Z 7 플립 등에도 줄줄이 엑시노스 시리즈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엑시노스 2500이 '수율의 벽'에 부딪히며 이 같은 시나리오는 사실상 힘을 잃게 됐다.
MX 사업부 비용 부담 가중 전망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500 대신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Gen 4’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갤럭시 S25에 퀄컴 AP 제품이 쓰일 경우 시스템LSI사업부뿐만 아니라 MX 사업부도 막대한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시리즈를 활용하지 못할 경우 퀄컴을 상대로 한 가격 협상에서 열위에 놓이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된다"며 "MX 사업부에도 상당한 비용 부담이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와 엑시노스 시리즈를 동시에 사용해 왔다. 예컨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프리미엄 제품인 ‘울트라’ 모델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비교적 저사양인 ‘베이직’, ‘플러스’ 모델에는 엑시노스를 탑재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듀얼칩' 전략 도입에도 불구 AP 매입 비용은 꾸준히 불어나고만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AP 매입액은 6조275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상반기(5조7,457억원) 대비 약 2,800억원, 재작년 상반기(4조4,944억원) 대비 1조5,331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출시를 목전에 둔 갤럭시 S25 시리즈에 재차 대량의 퀄컴 AP 제품이 탑재될 경우 관련 비용 부담은 한층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퀄컴 둘러싼 '불확실성 리스크'
퀄컴 AP 제품의 불확실한 성능 역시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샘모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진행된 스냅드래곤8 Gen 4가 탑재된 리얼미 GT7 프로의 벤치마크에서 심한 발열과 함께 테스트 앱이 중단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전화와 메시지를 제외한 모든 앱이 비활성화됐으며 기기 온도가 46도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리뷰어로 참여한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휴대폰이 불편할 정도로 뜨거워지면서 발열 관련 경고 메시지가 표시됐다"며 "절전 모드로 전환한 상태에서 다시 벤치마크를 돌렸지만, 완료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 향상 폭도 시장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 퀄컴에 따르면 대만 TSMC에서 2세대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는 최대 4.32GHz 클럭으로 동작하며, 이전 세대 모델 대비 코어 성능이 45%, 웹브라우징 성능은 62% 향상됐다. 하지만 벤치마크를 통해 확인된 실제 성능 개선 폭은 퀄컴이 제시한 수치를 한참 밑도는 약 11~13%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이어지고 있는 퀄컴과 ARM의 설계자산(IP) 라이선스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ARM은 퀄컴이 AP 신제품 스냅드래곤 8 Gen 4를 공개하자 "퀄컴이 자사의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기초 설계 저작권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퀄컴은 ARM이 오랜 파트너를 압박하고 있으며 취소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차후 ARM이 분쟁에서 승기를 쥐며 라이선스 해지 통보가 발효될 경우, 퀄컴은 일부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다. 퀄컴 AP의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AP 수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