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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 효성티앤씨 품으로? 주주 반대·매각가 산정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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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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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결렬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효성티앤씨가 품을까
"너무 비싸도, 너무 싸도 문제" 계열사 간 M&A의 맹점
비판적 의견 드러내는 주주들, 재무구조 악화 우려

사모펀드로의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티앤씨가 경영권 인수를 제안받고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의 대규모 부채 상환 시기가 목전까지 다가온 가운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효성그룹이 계열사 간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효성티앤씨 주주들은 경영권 인수로 인한 재무 구조 악화를 우려하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특수가스 인수 검토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효성티앤씨는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매각 마무리를 앞두고 컨소시엄과 협의를 맺지 못하며 협상을 철회한 바 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의 매각은 기존에 추진해 온 영업 양수도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효성화학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특수가스 사업을 양도하고, 이 SPC의 지분을 파는 것이다. 만약 효성화학이 직접 영업 양도를 한다면 상법 제374조에 의거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지만, 법인의 지분을 사고파는 것이라면 이사회 결의만 필요하다. 만약 신주가 아닌 구주 인수라면 이사회 결의조차 거치지 않아도 된다.

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사진=효성화학 홈페이지

적절한 가격 산정이 관건

효성그룹 측이 효성티앤씨를 동원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대규모 부채 상환 부담이 있다. 효성화학은 약 8,0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법인(효성비나케미칼)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사가 구성하는 집단대출)을 내년까지 분할 상환해야 한다. KDB산업은행 등 대주단은 특수가스 부문 매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에 대해 더 이상 웨이버(만기 연장)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효성티앤씨가 실제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를 추진할 경우, 차후 관건은 '매각가 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간 M&A를 진행할 때는 적정 가격이 특히 중요하다.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으면 한 회사가 다른 계열사를 일방적으로 도와준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반대로 가격이 너무 낮게 정해지면 매각하는 쪽에서 배임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시장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열풍이 불어닥친 현시점에는 매각가가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의 '적정 매각가'를 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최근 효성화학과 아이엠엠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1조1,750억원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려 했으며, 이후 컨소시엄이 1조원 안팎에서 재협상을 시도하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시장에서 바라보는 특수가스 사업부의 몸값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변수다. 올해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EBITDA 650억원) 비교하면 대폭 하락한 수준이다.

효성티앤씨 주주들 '불만'

한편 시장에서는 효성티앤씨 주주들이 매각가와 무관하게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에 반기를 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현시점 주주들의 여론이 상당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8일까지만 해도 30만원을 웃돌던 효성티앤씨 주가는 특수가스 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다음 날(22일) 20% 넘게 급락했다. 28일 장 중 한때는 20만원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효성티앤씨 주주들은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기보다는 효성티앤씨에 돌아올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 이후 효성티앤씨의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효성화학이 계열사를 통해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려고 한다는 시각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2년 3,36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매 분기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2조5,521억원, 자기자본은 32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자그마치 9,779.3%에 달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효성티앤씨가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는 반응도 나온다. 효성티앤씨가 섬유·무역 업체로서 중국에서 특수가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이번 M&A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효성티앤씨의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2조원 이상인 만큼,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를 위한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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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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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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